삼각뿔 속의 잠 - 문학동네 동시집 94 (양장)

삼각뿔 속의 잠 - 문학동네 동시집 94 (양장)

$12.50
Description
제12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나는 몇 개짜리 퍼즐일까요?
나를 얼마나 발견해야 나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초록 불빛이 깜빡깜빡
집에 가서 충전해야겠어
난 예민한 아이니까

“우리 동시에 ‘예민한 아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조명해야 할 몫이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_유강희(시인, 심사위원)

제12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제12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임희진 시인의『삼각뿔 속의 잠』이 출간되었다. 어느덧 12회를 맞이한 문학동네동시문학상은 그동안 새로운 동시와 동시인을 주목하고 발굴하며 꾸준히 지평을 넓혀 왔다. 『삼각뿔 속의 잠』은 이번 공모전에 응모된 작품들 중 “날카로운 촉수로 독자를 찔러 화학적 반응을 유발”(김개미)하며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동심의 가장 근원적 형태인 ‘질문’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유강희) 주며 “뚜렷한 목소리로 감정을 공들여 매만지면서 화자의 상을 구체적으로 그려”(김준현) 냈다는 찬사와 함께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삼각뿔’이라는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운 시적 공간으로 안내하는 임희진의 동시 세계로 들어가 보자. 골목마다 ‘나’를 찾는 질문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미로 찾기의 시간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저자

임희진

저자:임희진
동시를읽고씁니다.한국일보신춘문예에동시로등단하고,『삼각뿔속의잠』으로제12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을수상했습니다.그림책『달과토끼』를썼습니다.
수상:2024년문학동네동시문학상

목차

1부초록배터리가깜빡깜빡
별그리기10
찐체험후기12
일찍일어나는트럭운전사14
모르는척해줘18
뭐하는사람20
숭어22
한문장아닌한문장24
겹25
예민한아이26
삼각뿔속의잠28

2부너한테만말하는건데
도미노34
비밀의귓속말36
순간포착38
무표정한ㅇ40
끈질기다42
달팽이집44
나도모르게46
나비핀48
미로에게50

3부꼭대기에서는볼수없어
우물안56
모르겠어58
마트네잎클로버60
퍼즐62
꼬마야꼬마야66
강물처럼67
옷장테트리스68
너는괜찮댔지만70
인형72
나를기다려74

4부커다란풍선을안겨주었어
우린아직친구일까78
대여불가80
바람이불지않아서82
제자리걸음84
아직있어86
연필톡,88
아리송89
풍선을불어주었어90
다시돌아오겠다!92

해설김개미(동시인)95

출판사 서평

초록불빛이깜빡깜빡
집에가서충전해야겠어
난예민한아이니까

“우리동시에‘예민한아이’를적극적으로발굴하고
조명해야할몫이있음을분명하게보여준다.”_유강희(시인,심사위원)

제12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수상작

제12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수상작인임희진시인의『삼각뿔속의잠』이출간되었다.어느덧12회를맞이한문학동네동시문학상은그동안새로운동시와동시인을주목하고발굴하며꾸준히지평을넓혀왔다.『삼각뿔속의잠』은이번공모전에응모된작품들중“날카로운촉수로독자를찔러화학적반응을유발”(김개미)하며심사위원들의마음을사로잡았고,“동심의가장근원적형태인‘질문’을다양한방식으로보여”(유강희)주며“뚜렷한목소리로감정을공들여매만지면서화자의상을구체적으로그려”(김준현)냈다는찬사와함께대상작으로선정되었다.‘삼각뿔’이라는생소하면서도흥미로운시적공간으로안내하는임희진의동시세계로들어가보자.골목마다‘나’를찾는질문들을만날수있는,특별한미로찾기의시간에독자들을초대한다.

처음부터끝까지멈추지않는‘나’에대한질문
정교하게찾아낸감정의주파수

내눈은고성능카메라야
미세한표정변화도놓치지않아

내귀는고성능음성증폭기야
아주작은소리도크게들려

내신경은고성능안테나라서
사람들기분을살피느라늘곤두서있어
_「예민한아이」부분

이동시집에서가장주목할점은단연‘예민한아이’에대한집중조명이다.그간많은동시들에서씩씩하고당찬아이,착하고맑은아이,소심하고부끄러운아이들이등장했지만“미세한표정변화를놓치지않”고,“아주작은소리도크게”듣고,“사람들기분을살피느라늘곤두서있”어스스로를예민하다고소개하는아이는드물었기에,동시에서만나는낯선얼굴이반갑다.

얼음!
책상도,서랍도,창문도,커튼도,이불도,전등도,안대도
그대로멈춰요
모든감각에날을세워
흐트러진게없나,
살펴봐요

삼각뿔의뾰족한쪽을
푹신한쿠션들로잘받쳐둬야해요
엎어지면,잠이
깨지거든요
_「삼각뿔속의잠」부분

표제작「삼각뿔속의잠」은불면의밤을건너느라뾰족한삼각뿔처럼신경이곤두선아이의모습을그린다.김개미시인은해설에서“특별함의강박”에빠진사회속에서“모든감각을동원해주변을파악하느라빠르게방전되고”있는오늘날어린이들이처한현실을언급하며“자신의예민함때문에곤란을겪기도하지만고쳐야겠다는생각따위는하지않고,다만자신의예민함을이해”하는새로운아이의등장에주목했다.

나는뱀이무섭지않아요
한번도보지못했거든요
번지점프도무섭지않아요
한번도해보지못했으니까요
_「퍼즐」부분

자신의예민한기질을인지한아이는어디로향할까.외부의자극을수용하면서도아이는자기안으로더깊이걸어들어간다.“가볍게지나치던일상의장면들이섬광처럼떠오르고,그장면들을의미있는순간들로재감각하게”한다는심사평처럼,아이는돌파해야할질문들을손에쥐고자신만의답을향해나아간다.이모티콘없이온‘이응’답장하나에줄줄이따라오는질문들과복잡미묘한감정들(「무표정한ㅇ」),하나의대상이어떤때는좋다가도어떤때는불편하다는아이러니의자각(「모르는척해줘」),시들시들한풀인줄알았던친구가팔딱거리는숭어였음을알아챈순간의경이로움(「숭어」),꼴찌도누군가의사진속에서는일등이될수있다는역발상(「순간포착」)모두이용기있는자기탐구의성취다.하루하루새롭게펼쳐지는날들속에서구체적인호오에눈을뜨고,그렇게나라는존재를구성하는퍼즐조각들을수집해나가는아이의단단한내면이편편의동시에그려져있다.

“바람이불지않아서내가달렸어”
끝내긍정에이르는경쾌한발걸음

★★★★☆
*별은하나뺐어요.우리엄마는동생이랑내이름을
가끔바꿔불러서요.
_「찐체험후기」부분

아무리복잡한미로라해도
한쪽벽만따라가면
출구가나온댔어

돌아가더라도
확실한길로가야겠어

이제,한쪽벽에손을짚고
걸어갈거야
끝까지

너를
완전히통과할거야
_「미로에게」부분

「찐체험후기」에서12년간자신을길러준엄마를소개하며별다섯중하나를빼는아이의목소리가발랄하다.이처럼『삼각뿔속의잠』은아이의모자란‘별하나’를알아주고대변하는동시집이다.“소중하게간직하고싶었”던마음을“함부로열어젖”히는이를향해단호한경고를날리기도하고(「옷장테트리스」),다툰후에도친구가비를맞을까봐걱정하기도한다(「나를기다려」).끊임없이외부세계와상호작용하며증폭되기도했다가잦아들기도하는감정의주파수가세밀히묘사된다.‘나’를탐구할수록내가낯설게느껴지는아이들은물론,예민함을부정적으로여겨아이에게무던할것을주문해왔던어른들도곰곰이들여다보아야할감정의상(像)들이동시집안에빼곡하다.

‘나’를탐구하는과정에서겪는환희와실의를일상적인언어로표현해냈다는것또한임희진동시의빼어난지점이다.시인은아직별을그려본적없는아이에게“자,점을찍어”(「별그리기」)라고편안히말을건넨다.이리저리헤매는길의끝에결국눈부신자신이있을것이라는위로와희망도햇살처럼사뿐하다.“깜깜하면깜깜할수록/빛이가득해”(「강물처럼」),제자리걸음같아도“디딜때마다/다른데야”(「제자리걸음」)라는응원의메시지가진실되게다가오는건예민한아이를그려낸시인의예민한감수성덕분일것이다.“고성능카메라”같은눈으로,“고성능음성증폭기”같은귀로,내면에서샘솟는치열한질문들을동심의언어로옮겨적은임희진의첫동시집을예민한감각의촉수로놓치지않기를!

“나는밤이두려웠습니다.나의밤은유난히길고캄캄했으니까요.그러던어느날동시를만났습니다.행운이었습니다.간직하고싶은말들을찾을수있었거든요.어둠속에서도그말들을놓치지않고꽉잡았습니다.그리고말의귀퉁이를꼭꼭눌러별을만든후밤하늘에하나둘붙였습니다.이제나의밤은말의별들이반짝여다정하기만합니다.앞으로찾아올많은밤도두렵지않습니다.”
_「시인의말」중에서

빛과어둠이공존하는성장의순간을
높고넓게그려낸나노작가의일러스트

따뜻함과유쾌함을품은그림으로이야기에유니크한매력을덧입히는나노작가가일러스트로참여했다.‘나’를향한셀수없이많은질문들은다채로운일러스트를만나그여운이더깊어졌고,상승과하강,긍정과부정,불안과환희를수차례오가며자라는아이의순간들이더눈부시게표현되었다.시적공간을드넓게운용하며광활하게펼쳐지는일러스트는언제나어디서나자신만의상상세계로자유로이진입하는아이의기질을그대로보여준다.『찐체험후기』속엄지척이모티콘처럼,‘좋아요’꾹누르고싶은장면들을한가득만날수있을것이다.

심사평

『삼각뿔속의잠』에서가장눈에띄는점은‘예민한아이’에대한예민한반응이었다.이는우리동시에‘예민한아이’를적극적으로발굴하고조명해야할몫이있음을분명하게보여준다는점에서값졌다.예민한감각의촉수를가진자만이세계의복잡한내면과존재의의미를드러낼수있다.앞으로그의시적행보가더욱기대되는이유이다._유강희(시인)

『삼각뿔속의잠』은다채로운사유의내용을당당한목소리로전달하였다.난해하거나애매하지않아어렵지않게읽히는점과실감나는감정표현도강점이었다.동시단에서자의식이드러난작품을만나기는쉽지않은데,『삼각뿔속의잠』은시인의자의식이불편하지않게잘드러났다.대상과현상을기술하는데치중하지않고그것과작용한내면을짚어과감하게끄집어냈다._김개미(시인)

치열한내면을현실감있는질문을통해투사해내는힘이있었다.입체감이느껴졌다.뚜렷한목소리로감정을공들여매만지면서화자의상을구체적으로그려내고있었다.표면상으로는‘나’의이야기지만,자기안에함몰되지않고외부세계를끊임없이살피고영향을주고받는주체를통해화자의캐릭터를드러냈다.끝내놓치지않은‘나’에대한질문은시인의동시가보다물성이뚜렷한현실에기반해확장될수있는여지와가능성을보여주고있었다.작품을읽다보면보다나은방향을추구하는태도와앞으로도변함없이꿋꿋하게작품을쓸거라는분명한의지,그리고단단한내면이느껴졌다._김준현(시인)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