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16.80
Description
KNIFE의 K처럼 분명 존재하지만
결코 불리지 않는 사람들의 14가지 이야기

소외되고 지워진 존재들을 조명하는 작가
수반캄 탐마봉사가 포착한 삶의 장면들
시와 소설, 두 장르에서 활약하며 주목받는 작가 수반캄 탐마봉사의 첫 소설집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에는 이민자, 여성,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소수자의 다채로운 삶이 담겨 있다. 25년간 시인으로 활동했던 탐마봉사는 “시에서 배운 것을 소설로 번역”하고자 새롭게 소설 집필에 도전했다. 표제작인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으로 2015년 영연방 단편소설상 후보, 단편 「매니 페디」와 「파리」로 2016년 저니상 후보에 올랐으며, 단편 「슬링샷」으로 2019년 오헨리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서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에서 작가는 라오스계 캐나다인으로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세상에서 소외되고 지워진 존재들을 조명한다.

저자

수반캄탐마봉사

저자:수반캄탐마봉사
라오스계캐나다시인이자소설가.1978년태국농카이에있는라오스난민촌에서태어났다.한살에부모가정부도움으로캐나다로이주해온타리오주토론토에서자랐다.2003년에출간한첫시집『작은다툼SmallArgument』으로리릿어워드를,2013년에출간한시집『빛Light』으로트릴리움북어워드를수상했다.단편「나이프를발음하는법」으로2015년영연방단편소설상후보,단편「매니페디」와「파리」로2016년저니상후보에올랐으며,단편「슬링샷」으로2019년오헨리상을받았다.『나이프를발음하는법』은작가의첫소설집으로2020년캐나다최고영예의문학상인스코샤뱅크길러상을받았다.첫출간작부터뛰어난문학적성취를보인탐마봉사는소외된이들의서글프지만꿋꿋한삶의모습을다채롭게그려내며독보적인작품세계를구축하고있다.

역자:이윤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사회학과여성학을공부하고동대학통번역대학원에서번역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옮긴책으로『난사랑이란걸믿어』『안에있는모든것』『엄마와내가이야기하지않는것들』이있다.

목차


나이프를발음하는법009
파리021
슬링샷037
랜디트래비스057
매니페디073
치-카-치!093
우주가이토록잔인할줄이야105
세상의가장자리117
스쿨버스기사133
당신은너무창피해145
으으으어어얼끄157
주유소165
저멀리있는것181
지렁이잡기197
감사의말218

출판사 서평

*2020스코샤뱅크길러상수상*
*2020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최종후보*
*2019오헨리상수상작「슬링샷」수록*

“아무도울거나슬퍼하지않았다.슬픈이야기일수록웃음소리는더커졌다.”
좌절하는약자로만그려지던소수자들의욕망,사랑,승리를그리다

『나이프를발음하는법』의중심에는소수자들이있다.영어를읽지못하는난민가정의어린이(「나이프를발음하는법」),여성노인(「슬링샷」),실패한복서(「매니페디」),모국어를고집하며정체성을지키려는이민자(「우주가이토록잔인할줄이야」「세상의가장자리」),정규교육을받지못해육체노동에종사하는부모(「지렁이잡기」)등소수자로서사회의우선순위에서밀려난이들이다양하게등장한다.‘여성’‘라오스인’‘직업인’이라는정체성을부정당하며살아가는이들의삶에는슬픔만이가득할까?작가는『나이프를발음하는법』의14가지이야기를통해그렇지않다고대답한다.

“그래도난꿈꾸고싶어.기분이좋거든.오랫동안그런기분을느껴보지못했어.제길,내게기회가없다는건알아.그렇지만그게내가헤쳐나가는힘이야.매시간,매일을헤쳐나가게해.나같은남자가어떤꿈을가져야하는지알려줄필요없어.조금이라도꿈꿀수있다는게중요하니까.”(91p,「매니페디」)

탐마봉사소설의주인공들은욕망과꿈을향해나아가고사랑을하며자신만의방식으로승리를거머쥔다.「매니페디」의레이먼드는복서로서실패하고누나가운영하는네일살롱에서일한다.누나는자신에게실패한인생이라며꿈을꾸지말라고조언하지만,멋진여성과사랑에빠질것이라는희망을놓지않는다.「슬링샷」의‘나’는일흔의여성이다.이웃에사는젊은남자리처드와잠자리를가지는사이가되지만,리처드는이감정이사랑이아니라고부정하며‘나’의존재를지운다.손녀역시할머니는노인일뿐이라며질책한다.하지만‘나’는주눅들지않는다.오히려자신의존재를지우려는리처드를‘나’의삶에서지우고,홀로당당히존재하는방식을선택한다.「나이프를발음하는법」의조이는부모님이영어를몰라학교에서책을읽지못하고,혼자준비물을챙겨가지못하는등어려움을겪는다.하지만부모를원망하는대신스스로해나갈수있다는용기를갖는다.
소수자에게는슬픔과좌절이라는견고한프레임이씌워져있다.자기를부정당하는상황에자주놓이는사람들에게패배주의가만연할것이라는추측은다수의오만이다.작가는인정받지못하는사람들이승리하는서사를통해우리의편견을고발한다.

자기부정,저항,도피,순응……
존재를부정당한사람들이살아가는방식은다양하다

『나이프를발음하는법』에는인물들의사연이다채롭게펼쳐진다.그들은이민자,소수자,여성,어머니등단순히한단어로뭉뚱그릴수없는,개별적이고다층적인존재다.각자의상황,성격,가치관이다르며,세상을살아가는방식또한제각각으로그려진다.
「파리」의레드는자신이갖지못한것들을동경한다.이웃집에서팔려고내놓은트럭,상사토미의아내의오똑한코,공장의사무실자리……레드는라오스인이라는정체성을지우고싶지만그럴수없는처지를비관한다.「저멀리있는것」의‘나’는어린시절친구케이티와같은꿈을꾸었다.하지만그녀와달리현실의삶에안주해아버지와같은삶을산다.반면「우주가이토록잔인할줄이야」의미스터봉과「세상의가장자리」의엄마는라오스인이라는정체성을잊어서는안된다는신념이있다.「랜디트래비스」에는새로운환경에적응하지못하고공허와우울때문에죽음에이른아내와그안에서고군분투하며살아남은남편의모습이자녀의시선을통해그려진다.

라오인은청첩장에라오어를쓰지않고는결혼할수없어.그리고청첩장엔진짜자기이름을넣어야지.그래,이름이길긴해.그래도자기이름을넣어야해.진짜이름은사봉나바타카드인데왜수라고적어?(본문113p,「우주가이토록잔인할줄이야」)

“아이가라오어를알아들어요?”엄마는한번도라오스에가보지않은내게고국의무언가가남아있다는사실을자랑스러워했다.하지만그여자는말했다.“이런안돼요,안돼!아이고!아이는영어로말을떼는게좋죠.학교에서어떻게어울리겠어요?!”그여자가주방을떠나자엄마와나는그녀를비웃었다.그녀는모두와잘어울려야한다고생각하는듯했다.(본문122p,「세상의가장자리」)

『나이프를발음하는법』의등장인물들은사회적약자라는지위에서냉혹한현실을맞닥뜨린다.그러나그들의삶은공동체의경험이자개인의경험이다.좌절하는지점,헤쳐나가는방식,경험속에형성되는가치관은각기다르다.작가는이지점을예리하게파고들어소수자들이약자라는지위에국한되지않고개인으로인식될수있는이야기를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