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B. 토클러스의 자서전

앨리스 B. 토클러스의 자서전

$18.06
Description
20세기 새로운 예술운동의 증인이자
‘길 잃은 세대’의 영적 어머니 거트루드 스타인
동반자의 이름으로 쓴 문학사상 가장 독창적인 자서전
벨에포크를 지나 1차대전 전후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에서는 그전과는 다른 새로운 예술운동의 조짐이 여럿 요동치고 있었다. 그 용틀임의 한복판에서 역동적인 예술 사조의 탄생을 지켜보고, 격려하고, 그것에 문학가로서 직접 참여한 이가 거트루드 스타인이다. 그녀는 파리 플뢰뤼스가 27번지에 위치한 자신의 스튜디오를 예술가들이 모여 인생을 이야기하고 예술론을 펼칠 수 있는 살롱 공간으로 내어주었다. 이는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 그려진 바 있다. 그녀는 당시 아직 무명이었던 현대 거장 화가들의 작품을 사들여 그들의 작품활동을 뒷받침해주었으며, 전후 인생의 지향점을 잃은 세대를 가리키는 ‘길 잃은 세대’라는 명칭을 고안해냈고, 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사조를 문학의 영역에서 확장시켜나가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기여했다. 이처럼 예술가들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거트루드 스타인은 잘 알려져 있으나, 그간 “문학의 입체파”라고 〈뉴욕 타임스〉가 극찬할 만큼 다채로운 그녀의 작품세계는 아쉽게도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 책 『앨리스 B. 토클러스의 자서전』은 국내 독자들로 하여금 스타인만의 고유한 문학세계로 안내하는 입문서이자 당대 예술의 지형을 살필 수 있는 시대적 길잡이 역할도 해줄 것이다.
저자

거트루드스타인

저자:거트루드스타인GertrudeStein
1874년미국펜실베이니아주엘러게니에서부유한독일계유대인가정의막내로태어났다.대학에서심리학과의학을공부했다.1903년미술품수집가로서의활동을시작하려는오빠레오를따라파리로거처를옮기고플뢰뤼스가27번지에정착하여많은유명화가및작가와교류했다.1907년미국을떠나파리에온앨리스B.토클러스와처음만나,1910년부터평생의동반자로함께살았다.
1920년대는파리에거주하던국외이주예술가들이플뢰뤼스가27번지스타인의집에모여들어열띤토론을벌였던시기로,스타인은당시만난다양한인물의초상,여러국적의사람에대한묘사를『지리와희곡들』에담아냈다.1930년토클러스와함께‘플레인에디션’출판사를세워자비로『어떻게쓸것인가』『오페라와희곡들』등을출간했다.이작품들은소설,시,희곡,오페라등다양한장르를통해전복적인실험과대담한언어유희로모더니즘에지대한기여를했다는평가를받았다.1945년프랑스가나치에점령되어연합군에의해해방되기까지를담은회고담『내가지켜본전쟁들』을출간했다.그밖의작품으로『세인생』『부드러운단추들』『미국인의형성』『Q.E.D.』등이있다.
1946년72세를일기로사망하여파리페르라셰즈묘지에안장되었다.1967년에사망한토클러스도같은묘지에나란히묻혔다.

역자:윤희기
영문학을공부하고대학에서강의하면서주로문학,철학,종교분야의글을우리말로번역,소개해왔다.옮긴책으로『의심스러운싸움』『소설』『샤먼』『소유』『도리언그레이의초상』『동행』『정글북』『위대한개츠비』『비평과이데올로기』『무의식에관하여』등다수가있다.

목차

1장파리에도착하기전_7
2장파리도착_12
3장파리에서의거트루드스타인,1903년~1907년_50
4장파리로오기이전의거트루드스타인_113
5장1907년~1914년_138
6장전쟁_234
7장전쟁이끝난뒤,1919년~1932년_316

해설|한여자의초상,그리고그안의풍경들_413
거트루드스타인연보_423

출판사 서평

“대니얼디포가로빈슨크루소의자서전을쉽게썼듯이
나도쉽게꾸밈없이쓸거야.”

‘앨리스B.토클러스의자서전’이란제목에서보듯,그의평생반려자앨리스의자서전으로오해할수있으나,실은거트루드스타인이앨리스의이름을빌려쓴자신의자서전이다.앨리스B.토클러스는1910년부터스타인과동거했고둘은어딜가나함께였다.지넷윈터슨이지적했듯이,거트루드스타인은이책을통해자기자신의이야기를타자의눈으로재해석하여확장하는,버지니아울프의『올랜도』에비견할만한특이한형식을취하고있다.가장마지막에가서야작품은정체를밝힌다.

한달반전인가거트루드스타인이말했다,내가보니까당신이영자서전을쓸것같지않더라고.그럼내가어떻게나올지알거야.당신대신에내가쓸거라고.(…)그리고그녀는그말대로했고이책이바로그자서전이다.(411)

디포의『로빈슨크루소』는소설이지만1인칭시점으로전개되어로빈슨크루소의자서전형식을취하고있다.『앨리스B.토클러스의자서전』은앨리스의시점에서거트루드스타인을3인칭으로지칭하는데,자신의이야기를타인의시선을통해서술하는과정에서생겨나는픽션과논픽션의미묘한경계또한흥미롭다.이지점이이자서전의가장큰독창성이자,자기자신이나주변관계에대한우정어린신뢰에바탕한서사적긴장을불러일으키는맥락이기도하다.

파리예술가들의든든한버팀목이자
독창적인문학세계를꿋꿋이펼친문학가

이책속의등장인물들만봐도알수있듯,온갖국적의다양한예술가들이플뢰뤼스가27번지를다녀갔다.거트루드스타인의스튜디오를거쳐간많은유명인들과예술가들의뒷이야기에서스타인의남다른유머감각과사람에대한따뜻한시선을엿볼수있다.거트루드스타인은아직무명이었던세잔,마티스,피카소등여러화가의재능을세상보다일찍알아보고그들의그림을구매하여창작을격려했다.그녀에게는시대가미처이해하지못했던예술가들의잠재력을알아보고발견해내는날카로운감각이있었다.특히피카소와의우정은오래지속되며서로의창작활동에많은영향을주었다.소설가어니스트헤밍웨이를창작으로이끌고글을쓸수있도록격려해준이도거트루드스타인이다.헤밍웨이가1926년에발표한첫소설『태양은다시떠오른다』서문에등장하는“길잃은세대”라는표현도거트루드스타인이생각해낸것을사용한것이다.제자로여기며아끼는헤밍웨이에게따끔한충고를해주기도했다.

관찰하고구성해야상상력이생겨난다는것,그래야상상력을지니게된다는것,이것이그녀가많은젊은작가에게가르치는핵심이다.한번은헤밍웨이가거트루드스타인은세잔의좋은점이무엇인지잘알고있다고어느글에쓴적이있었는데,헤밍웨이를만난그녀가그를바라보며말했다,헤밍웨이,촌평은문학이아닙니다.(124쪽)

이렇게예술가들을후원하고아이디어를제공하고필요할때면날카로운직언도서슴지않던,예술가들에게어머니와같은존재인거트루드스타인은,그자신이빼어난문학가이기도했다.모더니즘의태동과발맞추어,전통과관습에서벗어나문학의형식을통해언어를과감하게재구성했고,소설,시,희곡,오페라대본등여러장르의글을쓰며자신만의굳건한작품세계를구축해나갔다.그녀의작품에서특징적인점은의도적인문법의파괴와말장난이다.“장미는장미고장미는장미다Roseisaroseisaroseisarose”라거나,번역에서는잘드러나지않지만비슷한모음이반복되는“아내가암소를얻게될때:사랑이야기AsaWifeHasaCowALoveStory”등스타인은무엇에도얽매이지않는독창적인표현으로언어적실험에몰두했다.그러나당대많은신문이재미삼아거트루드스타인의작품을흉내내거나조롱하는글을실었다.심지어<라이프>는‘거트루드스타인따라하기’라는코너를신설하기도했다.이렇게세상이그작품들의진가를바로알아보진못했지만,스타인은굴하지않고토클러스와‘플레인에디션’이라는출판사를차려자신의책들을직접세상에내놓았고,그결과20세기를대표하는작가로불멸의지위를확립했다.

또한가장유명한20세기레즈비언커플이라고해도좋을거트루드스타인과앨리스B.토클러스가함께지낸일상의낱낱을보여주어,거트루드스타인의작품들이“꽤훌륭한살림꾼이고꽤능력있는정원사이고꽤솜씨좋은바느질꾼이고꽤멋진비서이고꽤꼼꼼한편집자”인앨리스의보살핌아래태어났음을짐작하게한다.영화<미드나잇인파리>속파리의축축한밤공기를상상하며읽으면더욱실감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