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 스님의 반야심경 읽기 (양장본 Hardcover)

재연 스님의 반야심경 읽기 (양장본 Hardcover)

$19.80
Description
가슴에 품을 단 하나의 불교 경전,
『반야심경』

초월적 가르침이 아닌
인간적인 가르침으로 만나다!
한국초기불교대학원 원장이자 지난 30여 년간 빨리어 니까야를 전해온 재연 스님의 『반야심경』 해석서인 『재연 스님의 반야심경 읽기』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반야심경』은 불교의 대표적인 가르침인 공(空)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전으로, 불교의 핵심을 정면으로 다루는 만큼 대중에게도 무척이나 유명하다. 하지만 공이란 무엇인가? 『반야심경』은 그 공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 불교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도 이는 쉽게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재연 스님의 반야심경 읽기』는 이런 이들을 위해 사성제, 팔정도, 연기, 무아 등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반야심경』의 가르침을 설명한다.
『반야심경』에 대한 해설은 여러 차례 시도되었으나 이 책은 빨리어 경전 원문부터 살피며 차근차근 나아가는 방식을 취한다. 인도 푸나대학교에서 13년간 공부한 후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 선운사 초기불교불학승가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하며 초기 불교 경전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행보와 어긋나지 않는다. 이 책은 고따마 붓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초전법륜경』 『보름날 밤 경』 『무아상경』 등의 빨리어 니까야로 불교의 주요 개념을 먼저 설명한 뒤 『반야심경』에 대한 본격적인 고찰로 나아간다. 이를 통해 『반야심경』이 난해하고 심오한 초월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인간 고따마 붓다의 실존적 고민에서 비롯된 가르침임을 전한다.
재연 스님은 초기 불교 경전 읽기로 개념을 정리하는 한편 현대적 감각으로 『반야심경』의 가르침도 풀어낸다. 공감하기 힘든 엄숙함도, 이해하기 힘든 진지함도 이 책에는 없다. 그보다 오늘날 우리의 고민까지 끌어안는 『반야심경』의 넉넉한 세계를 펼쳐 보이는 데 주력한다. 구체적인 인간 현실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불교의 본질적인 성격을 유념하며 『반야심경』에 접근함으로써 『반야심경』 해설서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내가 만난 불자들은 거의 모두 『금강경』 『유마경』 『화엄경』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시험 삼아 팔정도 이야기를 슬쩍 내비치면 금세 정색을 하고 그 정도는 이미 다 통달해 마친 듯한 태도를 보이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당혹스러웠습니다. 온당한 이해가 아니라고 지적하기에도, 모른 척 함구하기에도 편치 않은 것은 매한가지였습니다. 대충 알고 있는 사람을 가르치기는 참 어렵습니다. 한 큰스님이 내게 그러셨지요. “자는 척하는 놈은 깨울 수가 없다!”고.
원고를 정리하는 내내 나는 오래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그분이 이해하실까?’ 그분은 평생을 절에 다니셨고, 신심이 장한 불자였습니다. 다음 세상에 다시 기회가 오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성제, 팔정도, 연기, 무아를 차근차근 설명해드려야지 하고 여러 번 다짐했습니다. 빨리어를 전공하고 초기 경전을 끼고 살아온 사람으로야 당연할 수도 있지만, 나는 줄곧 제대로 된 불교 공부는 초기 경전 강독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번에 나는 『초전법륜경』을 시작으로 몇 편의 중요한 초기 경전을 먼저 읽고 붓다의 열반 이후 수세기에 걸친 변화를 살펴본 다음 『반야심경』 풀이로 들어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때로는 조금 돌아서 가는 길이 더 곧고 쉬운 길일 수도 있습니다. _6~7쪽
저자

재연

1953년전북김제에서태어나열아홉살에선운사로출가했으며제방선원에서수도했다.원광대학교철학과졸업후인도푸나대학교산스크리트어및프라크리트어석박사과정을수료했다.13년간의유학후1998년귀국해지리산실상사화엄학림학장,실상사주지,선운사초기불교불학승가대학원원장등을역임했고현재전등사한국초기불교대학원원장으로초기불교의가르침을나누고있다.2025년대한불교조계종대종사법계를품서받았다.
지은책으로어른을위한동화『빼빼』,산문집『입산』『방랑시작』『흔들리는날엔말리꽃향기를따라가라』등이있고,옮긴책으로『사성제』『싯다르타의길』『죽어라!그대죽기전에』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불교용어로마자표기
산스크리트어및빨리어자모음로마자표기
일러두기

제1부부처님의깨달음
보리수아래서|정각자의고독|범천의권청|녹야원으로

제2부부처님의가르침
사성제|경전읽기:『초전법륜경』|오온|경전읽기:『보름날밤경』|삼법인|경전읽기:『무아상경』|중도|경전읽기:『가전연경』|무아와윤회|연기|수행

제3부불교경전의성립과전승
제1차결집|바나까전통|표준말과방언|산스크리트경전의출현|외도,위경,이단|보살

제4부『반야심경』
『반야심경』에대해|첫번째마당|두번째마당|세번째마당|네번째마당|다섯번째마당

부록:장본(長本)『반야심경』

맺음말

출판사 서평

빨리어경전을통해
고따마붓다의생생한목소리를접하다

가장짧은경전이지만『반야심경』의이해는생각보다쉽지않다.이는『반야심경』이자세하고친절한표현이아닌,지극히간결하고압축된표현으로공에대해설명하기때문이다.그래서세간에서는이경전을암호같다거나신비로운주문같다고평가하기도한다.지금까지수많은해설서가나온것도『반야심경』의대중적인기때문이기도하지만그만큼난해한경전이기때문이다.
『재연스님의반야심경읽기』는빨리어니까야원문과함께『반야심경』을읽는다.빨리어니까야는인간고따마붓다의생생한가르침을전하는경전이라는점에서불교의뿌리이자근본이라고할수있다.재연스님은『반야심경』에서언급되는여러개념을빨리어니까야에담긴고따마붓다의목소리를통해전한다.『초전법륜경』을통해사성제를,『보름날밤경』을통해오온을,『무아상경』을통해삼법인을,『가전연경』을통해중도를설명한다.난해하고심오하게만느껴지는『반야심경』의가르침역시결국은인간고따마붓다가세상의여러고통을목격하며품은실존적인고민에뿌리둔다는것을짚어줌으로써『반야심경』해설서의새로운경지를보여준다.

최상의설명은부처님말씀을직접듣는것이다.여러곁가지이론과설명모두를능가하고잠재우는것은,말할것도없이일차자료를직접보는일이다.오온에관한설명으로수없이많은경전이있지만,그가운데서도비교적일목요연하게짚어볼수있는경전으로상응부에있는『보름날밤경』이라는경전을선택하였다.이경전을통해앞에언급한‘온’이어떻게쓰이고,묘사되는지알게될것이다._59~60쪽


지혜의완성을위한한걸음

『반야심경』은공(空)에대한깨달음을통해해탈에이를것을촉구하는불교경전이다.기본적으로불교는연기의관점에따라현상세계를보라고가르친다.‘나’를포함한현상세계의모든것은무수한원인과조건이뒤얽혀흘러가는거대한흐름안에서,시간이든공간이든어떤차원으로도한정될수없는무수한사건들의집합안에서일시적으로발생한것이다.하지만우리는연기의관점이아니라자성(自性)의관점에서현상세계를바라본다.우리에게‘나’를포함한현상세계의모든것은본질적인정체성,즉자성에의해규정되어저마다스스로존재하는것이다.불교에서는연기의관점이아니라자성의관점에서현상세계를바라보는것을‘어리석음’,즉무명(無明)이라고이야기한다.무명에서벗어날때우리는무아(無我)혹은공(空)으로설명되는깨달음을성취하게되며,깨달음을성취할때우리는고통과윤회에서해방된해탈의경지에도달하게된다.
『반야심경』은불교의정수라고할수있는이이치만을집중적으로파고든다.그렇기에『반야심경』은여러불교경전가운데특히중요한경전이자수많은이가가슴에품은단하나의경전으로자리잡을수있었다.『반야심경』은여러차례한역되었고,동아시아불교도에게오랫동안널리사랑받아왔다.오늘날에도사찰에서,그리고독실한불교신자들에의해일상적으로낭송된다.불교에대해잘모르는이들도익숙해하는“색즉시공(色卽是空)공즉시색(空卽是色)”같은구절역시현장이옮긴『반야심경』에나온다.그만큼이경전은그어떤다른불교경전보다우리와가까이있다하겠다.

사실『반야심경』은매우어려운경전입니다.그럼에도,어린시절에이경전을읽고큰감명을받았다거나,이후이경전이자기삶의지표가되었다는등의이야기를들으면나는마음속으로‘나는왜저렇게빼어난이해력과감성을타고나지못했을까!’싶어서한편부럽기도하고,‘저사람을계속만나야하나?’하는생각에두려운마음이일었던적도있습니다.그러다가아주늦게서야초기경전의핵심인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연기설(緣起說)을가장충실하게계승한것이대승반야부경전이며,초기경전에서설명하는혜해탈(慧解脫,paññā-vimutti)을성취한아라한의깨달음을그대로수용한것이중국선종의골수라는생각이더욱또렷해졌습니다._10쪽


현실의언어로
불교의본질을살피다

재연스님은불교에대한이해가깊지않은독자의안목에맞추어『반야심경』의가르침을설명한다.생경할수있는여러가지개념을세세히구분짓기보다그이면에자리한본질에집중한다.재연스님은연기의이치에기반한수행을통해개인의고통을소멸하고따뜻한공동체를만들어나갈것을설파하는가르침이라면그것이어느시대,어느곳에서나왔든부처님의가르침으로인정할수있다고이야기한다.이러한입장에서이책은불교의여러개념을이해하기쉽게교통정리한다.무아는소승의개념이고공은대승의개념이라고말하지만,무아도공도별개의것이아니라연기에붙은다른이름일뿐이다.팔정도는소승의수행법이고육바라밀은대승의수행법이라고도하지만,올챙이와개구리가같은생명체이듯팔정도도육바라밀도그근본은같다.
『반야심경』의가르침을추상적담론이아닌구체적현실로설명하는방식또한이책의빼놓을수없는장점이다.재연스님은‘엉성한스님’으로서의자신이겪는일상적인마음의부침이나‘된장국을무척좋아하는중년남성아무개’의위태위태한수행담등을소재로난해하고지루해질수있는십이연기에대한설명을흥미롭게풀어낸다.무아(無我)의가르침은불교의근본교설인만큼마땅히존중해야한다고근엄하게말하는대신,보통사람에게는그것이‘호랭이물어갈’엉뚱한소리로들릴수있음을선선히인정한다.십결(十結)가운데색탐(色貪)과무색탐(無色貪)은솔직히자신도잘납득이가지않기때문에아예언급하지않겠다는선언,그리고“중노릇50년으로도넷째인욕탐과다섯째인악의의해결은막막하다는생각에많이부끄럽고서글프다”라는고백에서는현실속에서불교를고민하는한사람의진정성이느껴진다.

고(苦)에해당하는빨리어‘dukkha’라는단어는대개‘고통’‘불만족’‘고통’‘슬픔’으로번역된다.이는사소한불편함부터견딜수없는고통까지모든달갑지않은상태를포괄한다.괴로움은육체적인것일수도있고정신적인것일수도있고또는둘의조합일수도있다.
한아기가태어나성장하고생명을유지하는모든과정은고비마다어렵고위험한상태의연속이다.뭇사람들의축복속에건강하게태어난다해도수없이많은질병에노출된다.집밖에나가면도처에내걸린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이비인후과,안과,치과간판이눈에들어온다.크고작은의원에서부터엄청나게큰대형종합병원의대합실을떠올려보시라.당장병마에시달리는환자본인뿐만아니라이들과함께많은사람이정신적고통을겪는다.
이를피해보겠다고온갖처방이난무하고,효과가있는지없는지알수없지만자연산,유기농등으로치장한갖가지건강식품선전광고가넘쳐난다.단몇주복용으로당뇨,혈압문제를해결해준다는신통한식물의줄기,뿌리,열매,껍질등등.누구나다쓰는식수필터,공기청정기,마사지의자,러닝머신,이집저집다가지고있는혈압,혈당,맥박,콜레스테롤수치등을측정하는장비들……이모든것이다병에대한고통과두려움의증거물이다._73~74쪽


『반야심경』의세계로가는길을비추는등불

『반야심경』의세계는쉽게도달할듯하지만실은쉽게닿을수없는세계다.이상하게도그세계는빨리도달하려고할수록더아득해진다.재연스님역시과거에는『반야심경』의가르침을이해하는데어려움을겪었다.이경전을읽고큰감명을받았다는사람들을만날때마다그들의이해력과감성에부러움을느끼다못해두려움까지느꼈다고고백한다.그런자신의경험을떠올리며왜이책을쓰게되었는지이야기한다.“어떤사람은비교적빨리이런것을알아채고,나처럼둔한사람은삶의내리막길을가면서비로소알게되는가봅니다.이글을쓴것도실은더많은사람들이이런것들을좀더일찍,쉽게터득했으면하는바람에서입니다.한참세월이흘러‘그때그걸알았더라면!’하고뒤돌아보는일이적었으면좋겠습니다”라고말이다.
『반야심경』의세계로가는길은안개속에잠긴길같기도,어둠속에잠긴길같기도하다.그안개와어둠속을오랫동안여행해오며얻은이해와통찰을이책에담았다.그이해와통찰을등불로의지한다면『반야심경』의세계로가는길에는안개도어둠도없을것이다.

긴불교역사의고비마다위대한스승,용수(龍樹,Nāgarjuna),무착(無着,Asaṅga),세친(世親,Vasubandhu),달마(達磨,Bodhidharma),혜능(慧能),대혜(大慧)스님등의선각자들이출현하였습니다.그분들가운데누구도새로운교단을만들어교주로군림한분은없습니다.다만그분들의업적은하나같이고따마붓다의근본가르침으로돌아갈것을역설한것입니다.고따마붓다의근본가르침‘연기’는어떤식의절대도없다는것입니다.앞에서읽었던『반야심경』을포함한방대한반야부경전역시고따마붓다의연기,무아의가르침을애써강조하고있습니다.익숙하지않은논리전개에빠져헤매다보면정작중요한실천문제를간과할수도있습니다.다시강조하건대,『반야심경』의‘심(心)’은멈춰선‘마음’이아닌‘뛰는가슴’이며,부처님가르침의‘핵심’인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연기(緣起)를말하는것입니다._23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