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소년 (개정판)

싸우는 소년 (개정판)

$13.96
Description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당연해질 때
“싸우지 않고 뭘 얻을 수는 없는 거야.”
『그치지 않는 비』로 언젠가는 한국어로 씌어진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가 될 수 있을 것(신형철 문학평론가), 오랜 수련 끝에 나온 것임에 틀림없는 문학적 기량(안도현 시인), 읽는 내내 멈칫거리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유해야 하는(유영진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이라는 평을 받으며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오문세. 그가 두 번째로 펴낸 장편소설은 『싸우는 소년』이다. 출간과 동시에 ‘세대를 불문하고 울림을 주는 책’ ‘일상에 스며든 폭력을 잘 드러내 주는 책’ ‘두 번 정독한 책’ ‘결국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라는 독자 후기에 힘입어, 마침내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오문세 작가는 『싸우는 소년』 출간 10주년을 맞아 현재의 청소년 독자들과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도록 문장과 장면을 수정하고 매만졌다. 해당 장면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 주면서, 현재의 언어로 다듬는 과정을 통해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또한 새로운 일러스트를 표지화로 꾸며 작품의 의미를 살렸다. 어둠 속에서 작은 틈으로 세상을 내다보는 소년의 이미지는, 오랜 시간 웅크리고 있다가 세상에 맞서기 위해 한 걸음 내딛는 작품 속 주인공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당연한 세상, 그리고 당연하지 않았어야 할 것들이 당연하게 자리 잡아 온 세상. 끊어 내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계속될 부당함 속에서 해야 할 싸움을 외면하지 않고 싸우기를, 달아나지 말고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기를, 그렇게 끊임없이 싸워 나가는 이들의 건투를 빌며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저자

오문세

이야기를듣고,읽고,보고,쓰는사람.
blog.naver.com/ssavanoise

목차

00[]07
01룰이존재하지않는싸움판17
02교묘하고악랄해진무언가31
03스스로가견뎌야할몫46
04공기처럼부유하는인간62
05그냥그렇게벌어지는일82
06버리다시피던지고간질문103
07당연하지않은것들124
08지금껏잊고있던기억144
09남의아픔까지신경쓸여유164
10해야한다고결심한싸움188
11내가있어야할자리205
12싸우는소년231

후기244

출판사 서평

‘싸워.’이렇게시작한다.
응급실에서눈을뜨던순간보았던문구로

소년은응급실에서눈을뜬다.움직일수없을정도로큰사고를당한소년은침대에누워한사람을떠올린다.안승범의샌드백이나다름없었던친구서찬희의별명은‘좆밥새끼’였다.소년이서찬희를위해당당하게나섰다면달라졌을까.소년이그의‘친구’라고말할수있을까.그리고귓속을파고드는누군가의말.“전부니잘못이라는거알지.”

소년은병원이라는작은세계에서저마다의이유로싸우는사람들을만난다.누군가를때려주기위해복싱을시작한산이누나를만났고,입이가벼워보이지만싸움앞에서만은진지한트레이너주관장을알았으며,반쯤정신을놓은듯하다가도이따금“착한건안돼.”하고맥락없는말을던지는박할아버지와사람들의숨은특질을간파해의인화된새로묘사해내는도도새아줌마를알았다.그리고반장양아영이규칙적으로병실에찾아와던져주는노트가좋았다.
하지만가슴한편에박힌장면하나는줄기차게악몽을끌고왔다.떨치고싶어도차마지울수없는선명한장면이다.오랜병원생활을끝내고일상으로돌아온날,소년은주관장의명함을쥐고체육관으로향한다.수없이상상만해온그싸움의결말을매듭짓기위해,머릿속에서수없이그려온펀치를직접내지르기위해.

주먹을뻗어야한다
나한테는싸워야할이유가있다

소년은몸과마음을단련하며싸움과도피의차이를서서히깨달아간다.소년은생각한다.서찬희를절벽끝으로몰아세운안승범을때려눕히면무언가달라지는지,이번에는제대로싸울수있을지,싸워서이길수있을지소년은무엇도확신할수없다.하지만한가지확실한건“내가있어야할자리를찾아야한다.”는것이다.
또한소년은주변사람들과점차가까워지며알게되었다.하루도빠짐없이체육관에나와경기준비를하는산이누나도,소년의글러브의원래주인인‘I’라는이름의누군가도,그리고반장양아영도자신을괴롭히는문제와싸우고있다는것을.포기하고싶어질때마다소년은마음을다잡는다.싸우는걸멈출수는없다고.마침내기회는찾아왔다.땡,하고라운드의벨이울리기도전에.소년은안승범을향해그동안혼자수차례되풀이했던말을내지른다.“나랑싸우자.이좆밥새끼야.”

이말은다시소년에게로날아와그의가슴에날카로운파편처럼박힌다.소년은온힘을실은자신의펀치가진짜로향한곳이어쩌면안승범이아니라,자기자신일지도모른다는진실을맞닥뜨린다.단편적인장면으로조각나있던기억이하나로잇대어져되살아난그날의풍경속에서소년은자신의이름을한자한자되짚어본다.당연하지않은것을당연하게만든건,바로소년자신이었다.소년의싸움은모두의기억속에서그날을바로잡기위한싸움이었고,자신의망각속에서제이름석자를되찾기위한싸움이었으며,자신이있어야할자리로가야하기에치른싸움이었다.이싸움의결말이어찌될지알수없어도분명한것은소년이“앞으로걸어갈거라는사실이다.”

소년은안다.이길확률이없다는것을.그래도다시시작하기로결심했기때문에소년은싸웠다.이겼냐고?나는소년이이겼다고생각하지않는다.다만,지지않았다.지지않았기때문에이겼다.
_윤성희(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