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문자 받고 나갔더니

달팽이 문자 받고 나갔더니

$13.50
Description
피노키오는 자라난 코를 잘라
모닥불을 피웠습니다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참 따뜻했습니다

팔랑팔랑 날아든 이야기가
머리맡에 두고 간 달콤한 세계
김성민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달팽이 문자 받고 나갔더니』가 출간되었다. 『브이를 찾습니다』로 권정생문학상, 『고향에 계신 낙타께』로 천상병동심문학상을 받으며 독특한 상상력을 인정받은 김성민 시인은, 초록빛으로 나부끼는 언어를 켜켜이 쌓아 마침내 그만의 ‘김성민랜드’를 완성했다. 시인의 세계에서는 달팽이, 다람쥐, 풍뎅이, 매미, 귀뚜라미, 지렁이, 기린 들이 정답게 우정을 나누고, 거짓말로 모험을 만들어 내는 피노키오가 동무들과 함께 “모닥불가에서 ‘화목’”하게 어울린다. “진정으로 같이 눈물 흘리며 ‘공감’할 줄 아는 ‘우리’들”(남호섭)의 풍경이 선물 상자처럼 쌓여 있다. 시인이 “고치 속에서 쓰고 고치고 다시 쓰고” 고치길(「고치 쓰기」) 반복한 꿈결 같은 이야기들은 읽는 이가 어느덧 김성민랜드의 일원이 되도록 끌어당긴다. 독자들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시인의 “눈물 같은 발자국”을 들여다보며 가만가만 웃음의 출처를 곱씹게 될 것이다.
저자

김성민

저자:김성민
2012년『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에동시「나비효과」외4편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동시집『브이를찾습니다』로제9회권정생문학상,『고향에계신낙타께』로제4회천상병동심문학상을,동시「아이우에오」로제7회동시마중작품상을받았습니다.그림책『괄호열고괄호닫고』에글을썼습니다.

그림:최진영
생활속에서스치는생각들을모아두었다가낙서로만듭니다.낙서를마음의근력운동이라생각하며'건강에좋은낙서'활동을하고있습니다.여러책에그림을그렸고,지은책으로는『인간들은맨날』이있습니다.

목차


시인의말

1부그옆그아래아니위로
수박같은집을짓고|달팽이집|달팽이신|착한일은그렇게하는거니까요|한번쯤은|즐거운가방|모과오토바이|아이우에오|시원하십니까|목련학교|망할놈의불쌍한매미이불가게|귀뚜라미이불|의자의자

2부달팽이는인사성이참밝아
봄은우주여행하기좋은궤도|세상에서가장느린달팽이는인사성이참밝아|지렁이지팡이|꼬리의바람|봄이저만치서오면|아침바람찬바람에|달탐사계획|모닥불|슬픔이랑산책하기|물방울일|눈물|느티나무할머니|물방울이야기

3부쓰고고치고다시쓰고고치고
집으로가는길|고치쓰기|바지를꺼내입을만큼키가자라면|그림일기1|그림일기2|짓궂다뭐|눈사람|웰컴투피노키오랜드|거미줄|그러거나말거나|옛날옛날금멩이|그랜드피아노

4부이야기가팔랑팔랑날았어
옆집사는달팽이|너무나인간적인|따스한바람비행기풍으로|그림자연극|케이크상자에서달랑거리던원뿔꼬마이야기|검객|찻길건너는방법연구소|그늘에서|고요한밤|달팽이오시네|오예!|잊지마세요중요한건인내심이에요|크리스마스선물|달팽이는돌멩이는안녕해요

해설_남호섭(시인)

출판사 서평

달팽이문자받고나갔다
피노키오가도란도란들려주는다정한거짓말

달팽이는
아주오래오는친구라서
얼마나긴환대가필요한지몰라요

하지만달팽이는
아주오래가는친구이기도해서
떠나는길이아주눈물콧물범벅이되고말아요
_「달팽이오시네」

『달팽이문자받고나갔더니』에실린52편의동시중13편에달팽이혹은민달팽이가등장한다.이처럼달팽이는김성민시세계로들어가는중요한안내자이다.김성민의달팽이는느리지만진득하게돌아다니며만물을환대한다.자기도먼길을떠나면서동무에게“그래,너도잘가”다정히인사하고(「집으로가는길」),꽃이피어나고지는모든순간에진심으로“안녕”을건네고(「세상에서가장느린달팽이는인사성이참밝아」),친구가약속시간에나타나지않아도“내일은꼭만나자”하며웃는다(「옆집사는달팽이」).김성민시인은낮은곳에서한없이느리게살아가는달팽이를반복해보여주며,경쟁대열에뒤처져불안해하는아이들에대해연민과연대를꾀한다.

피노키오는거짓말로
이야기를만들어주었습니다

우리는그만큼자라난코를잘라
불을피울수있었습니다

조금오래가는불길이일기도했는데
내가나오는이야기를할때였습니다

내이야기가오래가서좋았습니다
거짓말인줄알면서도
참따뜻했습니다
_「모닥불」

이동시집에서달팽이다음으로눈길이가는존재는바로‘피노키오’다.거짓말쟁이의대명사인피노키오는김성민랜드에서사뭇다른모습을보여준다.모닥불의땔감으로쓰기위해일부러거짓말을하고(「모닥불」),우주여행을위해거짓말로코를쭉쭉늘려달까지닿게한다(「달탐사계획」).시인의세계에서피노키오의거짓말은쓸모를가진다.쓸모가있기에“피노키오랜드”에서는“거짓말이일상”이다.시인은다른어른들처럼거짓말을하면안된다고아이들을가르치지않는다.대신,본인이직접피노키오가되어“허풍과상상력과모험심”이뒤섞인거짓말의세계로아이들을안내한다.“아이의본모습”을지닌피노키오처럼자유롭게꿈꾸고,거침없이얘기하라며응원을건넨다.

또르르울일데려온물방울
눈물이모여바다가되도록

김성민시인은언제나유머를잃지않는단단한동시세계를보여준다.하지만어린이에게도커다랗게울음을터뜨리는,울수밖에없는순간이있음을분명히알고있다.“자꾸눈물속에만있으려”하는민달팽이(「슬픔이랑산책하기」),또렷하게반짝이며“울일”있는물방울(「물방울일」),떠나는길이아주“눈물콧물범벅”이되는달팽이(「달팽이오시네」)등축축한감정에서허우적대는모습을가만히바라보며지켜준다.

또르르울일데려온물방울
울음은아무래도그치질않았단다
온몸이아무리눈물로가득차있다해도
그만큼많은눈물을쉬지않고흘리다니

마치눈물로기적을만들려는것같았지
물방울이흘린눈물로우리발디딘곳은
섬이되고말았지

아무도좌절하진않았어
눈물이결국거대한물길을내리란걸알고있다는듯이

우린힘모아커다란배를만들었고
그렇게모험은시작되었지
_「물방울이야기」

시인은아이들의내면에숨은슬픈감정을부정하지않는다.차라리“울일”을잔뜩데려오라고한다.“눈물을쉬지않고”흘려마침내바다를이룰때까지.이것은슬픔에잠식되어버린무기력한모습이아니다.물방울이모이고모여“결국거대한물길을내리란걸알고”있기때문이다.실컷울고,슬픔을함께하며마침내“우리”가된다.“우린힘모아커다란배를”만들어위대한모험을시작한다.“눈물로기적을”만든다.남호섭시인은이동시집을읽으면서“유독다정한느낌을받게되는이유는,이런‘공감’의정서가짙게깔려있기때문”이라고말한다.

『달팽이문자받고나갔더니』는어린이의인사를나누고싶은마음,장난치고싶은마음,때로는울고싶은마음을따뜻하게껴안는다.오늘도김성민시인은달팽이,피노키오,물방울들과함께김성민랜드에서있는그대로의모습이면충분한어린이독자들을기다리고있다.

꼬깃꼬깃한하루를꿈틀꿈틀펴드립니다
찰나의빛을포착하는‘낙서가’의일러스트

잔뜩구겨진하루의틈새에서도빛나는재미를포착할줄아는최진영화가는,‘낙서가’다운순발력과기발함으로『달팽이문자받고나갔더니』의이상한다정함을한껏끌어올렸다.와글와글한그림부터고요히마음을다독이는그림까지막론하고통통튀는발상은마치불지않고는지나칠수없는민들레꽃씨같다.장난스러움과진중함을모두갖춘안정적인그림은시의여백을채우기도,오히려비우기도하며탁월한완급조절을보여준다.말의재미와철학적자장을모두갖춘김성민시인의시와,명랑한언어에서피어난온기를포착해사랑스럽게낙서한최진영화가의그림이만나펼치기만해도기분좋아지는동시집이탄생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