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쓴맛 (양장본 Hardcover)

사회의 쓴맛 (양장본 Hardcover)

$13.50
Description
제1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선생님이 교과서에 낙서하지 말랬는데
장우가 국어를 북어로 바꿨다

우리의 눈과 귀를 와글와글 즐겁게 해 줄
완전히 새로운 동시의 탄생
제1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회의 쓴맛』이 출간되었다. 같은 해 창비어린이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과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양슬기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예년을 상회하는 많은 응모작 중 “기존의 동시 형식을 탈피하는”, “기성의 동시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그동안 보아 왔던 말놀이와 분명히 차별되는” 작품으로 언급되며 심사위원들을 들뜨게 한 『사회의 쓴맛』에는 “생생한 말과 몸을 지닌 존재”(김준현)들이 대거 등장한다. ‘어린이 수다’라는 화법을 동시에 적극 도입해 어린이 삶의 현장을 생생히 그려 낸 50편의 동시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아이들의 일상을 생중계하는 유튜버가 된 듯한 착각”(유강희)에 빠질 것이다.
저자

양슬기

2024년『창비어린이』동시부문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사회의쓴맛』으로제13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을수상했습니다.

목차

1부선생님과눈을마주치지않도록주의하시오
우유탑10
떠드는사람:ㅇㅅㄱ12
늑대슬기14
사회(의쓴맛)16
수업시간에몰래노는방법20
얼음땡22
나주말에제주도간다!24
키가커서좋겠다고?26
우리반에100년묵은다람쥐가있다30

2부애들은나를어떤날씨라고생각할까요
오늘날씨는36
안경너머38
마니또니마40
진짜완전대박42
돌사람46
소희와나49
파란비누50
원시인들의오후52
무엇이든열쇠54

3부일부러잡아먹은건아니에요
조난자58
미안해요체리씨60
말았다62
백날삽질64
눈사람키우기68
잘먹었습니다72
귤붕어74
봄밤의뱀76
세균님의생일78
그림자분신술80

4부나의처음들이속삭였다
똥쟁이들84
누르지마복숭아86
어떤말90
난생각해92
살구잼94
고래낙하96
찹쌀아100
별것102
노바디104
액자속의나108
별똥별110

5부가위바위보,보,보!
낙타가바늘구멍을통과하기전에114
가위바위보,보,보!116
먹고살려면118
치킨의참맛120
가장큰생일선물122
엉망진창토마토124
이일은이나128
선130
괜찮다132
음파음파134
영화가끝나고136

해설유강희138

출판사 서평

“읽으면서빵빵터질것이다.웃다가문득쓸쓸해지기도할것이다.
어린이들이‘내이야기다.’‘어,이건네이야기야’라고말할수있는작품이다.“
_김준현(시인,심사위원)

“오늘의아이들이겪고있는현실적고민을
어린이특유의수다방식으로포착하여유쾌한상상력으로풀어내었다.
기존의익숙한동시문법으로부터튀어나가려는강한원심력이돋보인다.”
_유강희(시인,심사위원)

국어가북어가될때
사회가사회(의쓴맛)이될때
은밀하고쫄깃해지는교실의시간

하지만난봤다사회시간이되자마자
장우사회책이
사회(의쓴맛)이되는걸
_「사회(의쓴맛)」부분

초등학생이라면한번쯤해보았을‘교과서제목바꾸기’가한편의동시가되었다.표제작「사회(의쓴맛)」은국어책이낙서로인해‘북어’‘굵어’‘굶어’‘꿇어’로바뀌는풍경을생중계한다.선생님에게걸려박박박지우고다시‘국어’가되는가싶더니,이제사회책이‘사회(의쓴맛)’으로바뀐다.‘국어’와‘사회’가품은무한한말놀이의가능성만큼일탈의틈도무한히넓어진다.혼날줄알면서도어린이는금기를깨고싶어몸이근질거린다.“기존의언어놀이에사유와서사를입힘으로써동시문법의새로운활로를모색했다”(유강희)는평을받은양슬기시인의대표작이다.

표제작을비롯한동시들은독자를학교현장에데려다놓는다.마시기싫어서사물함안에쌓아놓은우유들(「우유탑」),떠드는아이의이름이삐뚤빼뚤적힌칠판(「떠드는사람:ㅇㅅㄱ」),화장실세면대의때낀손비누(「파란비누」)의이미지가손에잡힐듯선명하다.세대를막론하고누구나떠올릴수있는학교의풍경이공감을불러일으킨다.어린이의학교생활을그린동시들은많으나,양슬기시인의동시가특별한이유는학교생활을생생히옮기면서도예상치못한곳에서시적으로도약하기때문이다.우유탑은소원을이루어준다는돌탑이되고,칠판에적힌이름은세상에서가장길다는그물무늬비단뱀만큼길어진다.파란손비누는오래되고때가껴서친구들이안쓰지만,비누를좋아하는화자에게는아껴쓰고싶은존재다.친근한풍경에서시작해,걷잡을수없이확장되었다가,절묘하게끝맺는작품들이강한여운을남긴다.

동시집을읽다보면자연스레각인되는이름이있다.「떠드는사람:ㅇㅅㄱ」의ㅇㅅㄱ,「늑대슬기」의양슬기선생님,「영화가끝나고」의조명담당ㅇㅅㄱ선생님은모두양슬기시인이다.초등학교교사로일하며아이들과함께생활하는시인은여러작품속에서‘양슬기선생님’으로호명되며스스로를조연의자리에세운다.「수업시간에몰래노는방법」「우리반에100년묵은다람쥐가있다」와같은작품들을통해‘선생님이보는학생’이아닌‘학생이보는선생님’이그려지며,어린이들의입말이동시집전체를장악한다.선생님은다람쥐만큼작아지고,아이들은늑대,곰,호랑이만큼커진다.

좌충우돌종횡무진,‘떠든사람’들의시적복권
현실의억압을돌파하는수다의힘

뜨개질을하면생각이없어진대서코바늘이랑털실을사왔다
유튜브에코바늘토마토키링을검색하고
사슬뜨기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
짧은뜨기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
다시짧은뜨기하나둘셋넷어제내가왜그랬다섯여섯일곱여덟
다시짧은뜨기하나둘셋걔가완전날이상하게봤겠넷다섯여섯일곱여덟
다시짧은뜨기하나님제발어제아침으로둘아가게해주셋넷다섯이제학교를어떻게다녀여……
앗어디까지떴더라?
_「엉망진창토마토」부분

어린이들은늘말이고프다.궁금한것도많고억울한일도많다.질서와훈육이라는명분아래말과행위를제한받는어린이에게가장필요한건마음껏말할수있는시간과공간이다.시인은어린이가갈증을느끼는지점을정확하게짚고,그자리에서수다와공상을펼친다.“단어가문장이되고문장이문단이될때까지”(「찹쌀아」)나열되는수다와,「미안해요체리씨」「눈사람키우기」「세균님의생일」등의작품에서변화무쌍하게자라나는공상은마음을탁트이게한다.“현실의억압에의한압력이커질수록발화의강도는점점더세”지며(유강희),이날것의수다와공상은“어른이홀로공글리고매만진감정이아닌,여과되지않은어린이들의감정”(김준현)그자체다.

매일매일처음을살아갈네가
매일매일소중하다는것
헤아림과다독임의말

내가너무밉고싫은날
리모컨으로텔레비전채널만계속돌리던날
나의처음들이선반위에서속삭였다

너의
꽉쥔주먹
살짝벌린입
모래가달라붙은발바닥
빨갛게까진무릎
까만때가낀손톱
양갈래로땋은긴머리카락

모두
소중하지않은적이없었다고
매일매일처음을살아갈네가
매일매일소중하다고
_「액자속의나」부분

양슬기시인의말에는다정한힘이있다.시인은스스로가너무밉고싫은날(「액자속의나」),남들에게는별것도아닌일에한없이가라앉는날(「별것」)의풍경을사소하게넘기지않는다.그런날도있는것이라며아이의마음을알아주는말로꽁꽁언마음을녹인다.그런가하면,‘말의없음’을통해서도말의힘을드러낸다.까만먹구름같은말들을자기안에서없어질때까지녹여먹은다음똥으로싸버리거나(「어떤말」),친구들앞에서한마디했다가백마디참견으로돌아오는상황에서애써응답하지않고가뿐히빠져나가기를택한다(「나주말에제주도간다!」).할머니말에차마대답하지못하는화자의모습은말로표현하기어려운속사정을짐작해보게하고(「누르지마복숭아」),피구를하다선넘은아이를유일하게목격한화자는과연어떤말을할지독자의상상에맡기기도한다(「선」).말을쏟아낼때와아낄때를정확하게아는시인의사려깊음이느껴지는대목이다.

배애애애액날땅안파보면
저어어어얼대모를삽질의효능

모래놀이터에서땅파는데누나가
너는또삽질이냐?
배애애애액날땅파봐라돈이나오냐뭐가나오냐?
빈정빈정비꼬더니그네타러가버렸다

(중략)

아무데나핀민들레한송이의키가얼마나큰지
배애애애액날땅안파본누나는
저어어어얼대모른다
_「백날삽질」부분

양슬기시인의동시세계안에서놀다보면쓸데없어보이던수다가,엉뚱하게만보이던공상이어떻게현실극복의계기가되는지몸소알게된다.“뒤죽박죽의힘”이고“무질서의해방감”(김개미)이다.“말을잇대고또잇대는과정에서생성되는에너지”(유강희)를품은동시들이더마음껏떠들라고,더자유롭게상상해보라고부추긴다.종알종알수다스러운시와찰떡같이어울리는일러스트는차은정작가가그렸다.작고소중한존재들에활력과따스함을불어넣는차은정작가의일러스트에서자기감정에솔직하고당당한어린이의목소리가자동재생되는듯하다.

학교는사회의축소판이라지만,어린이의사회는어른의사회보다결코덜치열하지않다.끝이없는시험,샤프심처럼똑부러질듯한우정,뭘해도예쁨받는동생을향한질투,사랑하는존재와의이별을겪으며‘사회의쓴맛’을느끼는날들이많다.그러나마니또가슬쩍두고간편지,살구냄새로오는엄마의사랑,어느날시작된두근거림,절교하려했던친구가보낸생일축하카톡하나에‘인생의참맛’을느끼는날들도많다.오늘도학교와집을오가며,엉뚱함과진중함을오가며,시트콤과다큐멘터리를오가며,쓴맛과단맛을오가며어린이는좌충우돌종횡무진자란다.언제나할말이잔뜩쌓여있는어린이들에게,그리고어린이의속사정을엿보고싶은어른들에게『사회의쓴맛』을권한다.


■심사평

“이야기꾼으로서의자질과시적상상력이연결되는지점에양슬기시인의동시가놓여있다.시인만의개성이느껴지는건그만의거침없는독특한화법덕분이다.일반적의미의‘이야기꾼’이지니지못한생생한현장음이시의주된배음으로깔려있다.그의시를읽다보면마치유튜버의교실현장중계를듣는듯한착각에빠진다.어린이의수다를동시의장안으로과감히끌어들여양식화를시도한점은우리동시의큰성취다.”_유강희(시인,심사위원)

“교실현장의한가운데서어린이들과함께하고있는기분이들었다.어른의어설픈말놀이가아니라어린이들이지금-여기에서하고있는말놀이가있고,어른이홀로공글리고매만진감정이아닌여과되지않은어린이들의감정이살아있다.시의문법이실재하는어린이와정확하게만나는순간의충일감이좋았다.어린이삶의현장에서함께호흡할작품을오랜만에만난기분이라반가웠다.”_김준현(시인)

“그동안보아왔던말놀이와분명한차별성을보였다.에너지넘치는아이들의시끌시끌한수다로독자를집중시키며예상치못한방향으로치달려전복하는방식이돋보였다.조심하지않고내뱉는다채로운말들과그옆에서변화무쌍하게자라는상상은독자를친근하면서도엉뚱한공간으로초대한다.”_김개미(시인)

■『사회의쓴맛』을먼저읽은어린이들의추천사

“우리반을엿보고시를쓰셨나? 내사물함에도순함과악함(수학익힘)책, 상황(사회) 책이있는데ㅇㅅㄱ작가님께들킨것같다. 왜우리반을훔쳐보셨나요, 작가님?”_김가온(정읍동신초4학년)

“이동시집은읽을수록내경험이생각납니다.특히「가위바위보,보,보!」라는시가그랬습니다.어렸을때가위바위보를해서계단을한칸씩올라가던경험이기억납니다.친구를위에서기다리고있을때면시간이똑딱똑딱천천히가는것처럼느껴졌습니다.드디어친구와내가같은층에서만났을때는그친구와내가가장친하게지내는친구처럼느껴졌습니다.나중에친구와놀던기억이잘나지않을때이책을펼쳐읽어보면아주아주좋을것같습니다.”_김가인(남양주풍양초5학년)

“「고래낙하」라는시를읽을때외할아버지를하늘나라로보내드리며작별하던마음이떠올랐다.솔직한내경험을바탕으로다른사람의웃음과공감을이끌어내는시를쓸수있다는걸알았다.앞으로시를더많이찾아읽고,내마음을담은시도써보고싶다.”_김지율(서울두산초5학년)

“이동시집에서가장재미있던시는「나주말에제주도간다!」이다.내가첫소절을읽기시작하자마자엄마,아빠,동생이킥킥거리다가배꼽을잡고웃기시작했다.동생이랑엄마도시속주인공들처럼티키타카할때나를웃게한다.가끔나와친구들도학교에서아무말대잔치하듯이렇게이야기하면서논다.딱나와친구들이야기다.”_이태양(서울두산초6학년)

“마치양슬기시인님께서우리들의마음에들어갔다나오신것같이,너무나도시로잘표현을해주셨습니다.이동시집을한마디로표현한다면,“어린이들그자체“라고말할수있을것같습니다.‘사회의쓴맛’이무엇인지궁금한초등학교고학년에게추천합니다.”_채다은(시흥매화초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