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초록

일곱 개의 초록

$13.50
Description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네임 스티커』의 황보나 연작소설

“누군가가 나를 추궁하지도 않고,
나를 밀어내지도 않는 그런 관계라면 너무 따뜻하잖아.”
『네임 스티커』로 제14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황보나 작가의 첫 소설집. 황보나는 “소설을 읽을 독자는 물론, 작품의 주인공으로서의 청소년을 존중하는”(송수연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작가이자, “작품 속 인물들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는 자세”(윤성희 소설가)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으며 청소년문학의 믿음직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네임 스티커』에 이어, 다시 한번 청소년들이 지닌 내면의 소용돌이와 소수자성을 사려 깊게 그려 내는 동시에 관계 속에서 나 자신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서는 일을 이야기한다. 작품 속의 청소년들은 누군가에게 기대어 쉴 자리를 얻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 주며 자신을 마주한다. 색이 바랜 이들의 마음을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이는 연작소설 『일곱 개의 초록』이다.

『일곱 개의 초록』은 각자의 고민으로 웅크리고 있던 아이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힌다.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치매에 걸린 할머니 집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는 희연, 의도치 않게 학교에 불을 내고 무엇이든 자신이 망쳐 버릴까 걱정하는 수현, 아빠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누군가를 미행하게 되는 다은, 삼촌에 대한 호기심으로 새로운 관계를 쌓아 나가는 진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연애 연습을 시작하는 승미, 이민을 가기 전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마음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는 성민,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신비로운 ‘꿈과 시간의 마법’을 경험하게 되는 호원까지, 다채롭게 일렁이는 일곱 아이들의 마음을 끌어안으며 서로를 돌보고,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 일곱 편의 이야기에는 작가가 심어 놓은 초록색 키워드가 등장한다. 독자들은 ‘이스터에그’처럼 작품에 숨어 있는 키워드를 찾아 읽으며, 숨겨진 선물을 발견한 듯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선정 및 수상내역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저자

황보나

저자:황보나
『네임스티커』로제14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청소년앤솔러지『너의오른발은어디로가니』에참여했다.

목차

가방처럼7
과일맛젤리35
파란원피스61
진녹색양말87
거짓말의진심117
우박과안부143
꿈과시간의마법165

출판사 서평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수상작
『네임스티커』의황보나연작소설

“누군가가나를추궁하지도않고,
나를밀어내지도않는그런관계라면너무따뜻하잖아.”

『네임스티커』로제14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을수상한황보나작가의첫소설집.황보나는“소설을읽을독자는물론,작품의주인공으로서의청소년을존중하는”(송수연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작가이자,“작품속인물들의삶을함부로판단하지않으려는자세”(윤성희소설가)가돋보인다는평을받으며청소년문학의믿음직한작가로자리매김했다.그는『네임스티커』에이어,다시한번청소년들이지닌내면의소용돌이와소수자성을사려깊게그려내는동시에관계속에서나자신에게한발짝더다가서는일을이야기한다.작품속의청소년들은누군가에게기대어쉴자리를얻기도하고,때로는서로의빈자리를채워주며자신을마주한다.색이바랜이들의마음을온통초록빛으로물들이는연작소설『일곱개의초록』이다.

『일곱개의초록』은각자의고민으로웅크리고있던아이들의마음을환하게밝힌다.내키지않는기분으로치매에걸린할머니집에서여름방학을보내는희연,의도치않게학교에불을내고무엇이든자신이망쳐버릴까걱정하는수현,아빠를향한의심을거두지못하고누군가를미행하게되는다은,삼촌에대한호기심으로새로운관계를쌓아나가는진솔,사랑을쟁취하기위해연애연습을시작하는승미,이민을가기전소중한사람들에게어떻게마음을전해야할지고민하는성민,좋아하는일을할때신비로운‘꿈과시간의마법’을경험하게되는호원까지,다채롭게일렁이는일곱아이들의마음을끌어안으며서로를돌보고,내일을기대하게하는이야기를전한다.
이일곱편의이야기에는작가가심어놓은초록색키워드가등장한다.독자들은‘이스터에그’처럼작품에숨어있는키워드를찾아읽으며,숨겨진선물을발견한듯한재미도느낄수있다.

온통초록으로물드는마음
조금은가벼워지는리듬

『일곱개의초록』은눈사태처럼덮쳐오는사랑,설렘,희망,아쉬움,불안과같은감정을마주하는청소년들을대변하여다양한이야기를펼쳐보인다.부모님의불화로할머니집에가게된「가방처럼」의희연은할머니와밥을먹지않기위해날마다배달음식을시키고,좋아하는상대에게자신의마음을고백한「과일맛젤리」의수현은진심을외면당해갑갑함을느낀다.「파란원피스」의다은은아빠에대한실망으로일그러져선을넘으려하고,비밀을짊어진「진녹색양말」의진솔은자신을덮친죄책감에스스로에게벌을주며,「거짓말의진심」의승미는좋아하는제우의마음을얻기위해자신을속이고거짓으로연애연습을시작한다.이민을가야하는「우박과안부」의성민은승미와어릴때했던그림자놀이를떠올리며안부를전하려하고,자퇴후편의점에서일하는「꿈과시간의마법」의호원은자신을놀잇감취급했던학교아이들과마주치자다시한번울렁대는기분을느낀다.

이들의불안한마음은나를밀어내지도,추궁하지도않는존재를만나면서천천히희석되고가벼워진다.할머니의품처럼넉넉한가방을발견한희연은그동안할머니가자신을살뜰히돌봐주었음을알아차리게되고,의문과질책이아닌상대를있는그대로바라보는윤선의시선은서서히수현의마음을연다.아빠에대한오해가풀리며스며든작은희망은다은의엉킨마음을잘라내고,가족들이관계속에서지워버린존재에대해관심을지니게된진솔은그와특별한시간을갖게되며,제우의연애연습중단선언은승미가스스로의진심이무엇이었는지생각해보게한다.

이렇듯다정한시선과위로가교차하는순간마다아이들은조금씩스스로를세워나간다.“어떤말을털어놓았다는것만으로도꽉막힌속의가장자리가녹진해지는기분”(「가방처럼」)을느끼며잔잔하게퍼지는마음의파동을간직한채끝끝내더좋은쪽으로몸을기울이는것이다.자신이건네받은마음처럼또다른상대에게편안히머물수있는자리를내어줄준비를하듯,나란히의자에앉아“비슷한방향으로제각각몸을흔들”(「파란원피스」)면서.


줄거리

「가방처럼」#희연의이야기#풀잎파우치
엄마는방학동안만외할머니집에가있으라고했다.엄마와아빠의불화가처음있는일은아니었지만이번에는그문턱을넘어가게될것만같았다.치매에걸린할머니가내게가장많이하는말은‘희연아.’하고내이름을부르는것이아닌‘밥은?’이라는말이었다.나는아무리배가고파도할머니랑밥을먹기는꺼려져서매일배달음식을시켰다.오늘따라할머니가안방에서늦잠을자고있었다.“할머니,돌봄센터안가?어디아파?”

「과일맛젤리」#수현의이야기#샤인머스캣젤리
나는망설이다가선욱이에게내마음을고백했다.하지만내진심은무참히짓이겨졌다.나는무심코노트에나의욕망을반복해서적었다.다태워버리고싶다,다없애고싶다….그문장은곧현실이되었다.간절히바랐던일이지만맹세코실수였다.멀리학교를옮겼다.그런데같은반도윤선이자꾸만내곁을맴돌며시답지않은질문을던졌다.저아이,설마날알고있는거야?

「파란원피스」#다은의이야기#라임색포장지
아빠에게여자친구가생긴것같다.언제부터인가자기만알고있는깊은우울의늪에빠져있는엄마는이사태를모른다.어떻게엄마를두고여자친구를만들수있는거지.이혼이라도하고만나든가.우연히아빠의통화내용을듣고,아빠여자친구의딸을미행하기시작했다.그아이의뒷모습을훔쳐보면나도모르게함부로살아버리고싶다는기분이들었다.그리고내블로그로날아든낯선이의비밀댓글.‘우리만날까?’

「진녹색양말」#진솔의이야기#진녹색양말
할머니집화장실너머에서딸깍,하는소리가났다.그곳은창고방,아니열면안되는방이었다.대체거기에는무엇이있을까.나에게한번도만나본적없는삼촌이있다고했는데,혹시삼촌일까.결국나는궁금증을참지못하고문을두드렸다.똑똑.그러고는문고리를조심스럽게돌렸다.덜컥,소리를내며열면안되는방의문이열렸다.

「거짓말의진심」#승미의이야기#청귤차
제우야….너의이름을부르는것만으로도마음이아파와.진솔이에게만향해있는너의눈을볼때면나는내가아닌내가되어버려.너와연애연습을하게된다면도독한너의입술만은가질수있지않을까.나는어쩌다복도에혼자남게된너에게다가갔어.“야,신제우너좋아하는사람있지?너근데모쏠아님?연애연습이라도해야하는거아냐?사실나도누군가를좋아하고있는데,제대로된경험은없어서말이야.”

「우박과안부」#성민의이야기#모시떡
엄마가반년을외국에서살아보고이민을결정하자고했다.난관에부딪히면회피해버리는엄마의뒤둥그러진마음이또다시수면위로떠오른것같다.엄마는아빠와헤어질때도,회사를그만둘때도,친구들과멀어질때도모든것을냅다버리고도망쳤으니까.승미가기념이자선물로준돌멩이들은놓고갈수밖에없는데.떠나기전승미에게만은안부인사를건네고싶다.창밖을보니우박이내리고있었다.그소리는어쩐지눈이부셔서나도모르게얼굴을찌푸리게되었다.툭,투둑,툭,투두둑,툭툭,투둑.

「꿈과시간의마법」#호원의이야기#애쉬그린염색
편의점에서아르바이트를한지도벌써3개월이다되어간다.학교밖청소년이된나는시간을자유롭게활용할수있었기에편의점알바를하면서틈날때마다좋아하는책을읽었다.그날은세챕터를읽고시간을확인했는데,놀랍게도1분도흐르지않은채였다.편의점에들어온단골손님이물었다.“시간이멈춘거죠?그러니까꿈과시간의마법말이에요.확인하려하지마요.확인하려들면더이상일어나지않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