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난바다 (김멜라 장편소설)

리듬 난바다 (김멜라 장편소설)

$21.00
Description
어떤 시점에 이르러 모든 것이 파도처럼 휩쓸리듯 무너져내리는
김멜라의 브레이크 없는 러브 드라이브 소설
깊은 몰입의 시간을 통해 소설 읽기의 순정한 즐거움을 느끼는 일, 그 달콤하고 고유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김멜라의 신작 장편소설 『리듬 난바다』가 출간되었다. 어느 순간 주위의 소음이 사라지고 책 속 인물들에게 바짝 붙어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모습은 책을 읽는 흔한 풍경으로 묘사되곤 하지만, 요즘같이 한 가지 일에 진득하게 집중하기 쉽지 않은 때에 하기 어려운 경험이기도 하다. 『리듬 난바다』는 지난 2024년 7월부터 12월까지 약 6개월간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된 뒤 새롭게 내용을 덧붙이는 등 전면 개고를 거친 끝에 완성된 소설로, 한적해 보이는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농도 짙은 사랑과 미움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며 읽는 이를 강하게 잡아당긴다.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인물들과 지금 시대 중요한 화두인 정치적인 열망을 둘러싼 움직임, 그리고 어느 시점에 이르러 처음으로 되돌아가 다시 읽게 만드는 구성의 묘까지, 최근 4~5년간 젊은작가상 4회 연속 수상을 비롯해 문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눈부신 성취를 쌓는 중인 ‘지금의 김멜라’이기에 가능한 것들로 넘실거리는 역작이다.


“그런데, 그런데 이 사람은 왜 자꾸 나에게 다가오는 걸까.
겁도 없이, 가면도 없이,
그렇게 향긋한 과일 냄새를 온몸에 가득 묻히고서.”

한낮의 햇살같이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소설에 처음 등장하는 인물은 삼십대의 젊은 농부 을주다. 남쪽에는 붉고 우람한 침식 바위가, 북쪽에는 옥녀산이라 불리는 산이 솟아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딸기 농장을 운영하며 지내는 을주의 기쁨은 함께 생활하는 도베르만 성견 오복이와의 산책 시간이다. 오늘 역시 농사일을 마치고 오복이와 같이 해변을 거닐 계획이었다. 하지만 트럭의 시동 장치가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아 마음이 타들어가고, 한참을 끙끙거린 끝에 겨우 트럭이 움직이며 어두운 해변가를 벗어난다. 물론 을주에게 이 정도의 실패는 실패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한 자잘한 것이다. 고향인 이곳으로 오기 전 서울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하며 일찍이 회사생활의 쓴맛을 맛보았고, 그보다 더 어릴 적엔 촉망받는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다 소년체전 준결승전에서 상대의 강력한 돌려 차기에 패배한 경험이 있다.
그래도 을주에게 삶을 이어나가게 하는 또다른 기쁨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짝사랑 상대 둘희의 존재이다. 옥녀산 삼층집에 사는 비밀스러운 외지인인 둘희는 재작년 겨울에 한 남자가 절벽에서 추락해 죽은 사건과 관련되었다고 여겨지며 마을 사람들의 은근하고도 지대한 관심을 받는 인물로, 꿀떡처럼 하얗고 동그란 얼굴에 사연 많은 뉘앙스를 잔뜩 풍기며 을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을주는 해변에서 둘희와 몇 번의 우연한 만남을 거치며 조금씩 관계가 진전되어간다고 느끼던 중 돌연 자신과 오복이를 처음 본 사람처럼 대하는 둘희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남몰래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다. 둘희의 외면과 냉담으로 시름시름 앓던 을주는 도저히 이렇게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당사자의 은신처로 돌진하기로 마음먹”(19쪽)는다.
둘희가 있는 곳, 그러니까 수상한 외지인들이 시시때때로 드나들며 마을 사람들의 궁금증과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곳, 그곳은 〈욕+받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방송이 생중계되는 현장이다. 프로그램명 그대로 모니터 너머의 사람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 온갖 욕을 듣는 방송. 그나마 나은 점이라면 욕을 듣는 대가로 이른바 ‘상생 지원금’이라는 이름의 돈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방송을 총괄하는 팀장이 바로 둘희이다. 회사의 또다른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방송의 목적은 이것이다. “자기네 회사는 돈이면 다 된다는 이 썩어빠진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일종의 혐오 노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전염성이 강한 혐오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욕받이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키우자는 건데, 진짜 목적은 그렇게 남의 아픈 데를 찌르며 비웃지 말자는 거라고.”(332쪽)
을주로서는 그 허울 좋은 명분이 전혀 납득되지 않지만, 둘희를 만나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가 일하는 바로 그 현장으로 가는 것뿐이기에 스스로 욕받이가 되어 출연하기로 결심한다. 어린 시절 태권도 선수로 생활하며 다져진 맷집과 특유의 낙천성, 그리고 둘희를 향한 깊은 사랑이 그것을 가능케 한다.


바다와 달이 서로를 잡아당기는 듯한 구성과 재구성의 형식
그간의 관습과 상식을 뒤엎는 김멜라식 독보적인 글쓰기

둘희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보기 위해, 다시 만나 “왜 우릴 모른 척해요? 오복이랑 나! 사람이 그렇게 변덕스러워도 되는 거예요?”(398쪽)라고 묻기 위해 옥녀산 삼층집으로 향하는 을주의 계획이 착착 진행되는 동안, 한편에서는 둘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둘희는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이십대 초반에 영화 〈더없이 오래 사는 따개비〉를 보고 매료되어 그 작품을 만든 영화감독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영화감독의 이름은 한기연, “공학도 출신에 뒤늦게 데뷔한 이력과 계단 위에 올라선 듯한 큰 키, 좀처럼 웃지 않는”(111쪽) 태도로 사람들의 주목을 끈 인물이다. 무엇보다 사회를 들썩이게 한 굵직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이미 가정이 있는 한 국회의원과의 열애설이 난 데 이어 데뷔작 〈배부른 구름〉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며 추문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둘희는 한기연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와는 무관하게, 아니 오히려 그 과격하고 부당한 평가를 연료 삼아 자신의 애정을 키워나간다. 애정의 방식은, 가히 한기연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자료를 팬 사이트에 아카이빙하는 것. 그렇게 한기연을 향한 마음 하나를 간직한 채 이십대를 통과하던 중, 흠모의 대상으로부터 믿기지 않는 연락을 받는다. “난 괜찮아요. 걱정하지 말아요”(141쪽)라는 연락을. 팬 사이트에 비밀 댓글로 달린 그 문장을 숱하게 곱씹던 둘희는 그것을 계기로 한기연과 만남을 갖고 예정된 수순처럼 그녀와 연인이 된다.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사랑의 모양이 특별한 것은, 한기연이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세상에 변화를 일으”(195쪽)키려는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강력한 태풍도 결국 소멸해버리는 것처럼, 한기연은 거센 풍속과 폭우로 세상에 변화를 일으킨 다음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한시적인 영화를 만들 거라 했다. 한기연에게 영화란 불확실한 가능성을 끈질기게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몰두와 헌신이 너로 하여금 ‘사랑’을 믿게 했다. 사랑, 영화, 태풍…… 그 맹목에 어떤 이름을 붙이든 너에겐 같은 모양, 같은 뜻이었다. 비록 영화나 태풍이나 모두 한순간의 소요에 그칠 뿐이라 해도 너는 한기연을 따라 그 이상의 종착점까지 가보고 싶었다.(같은 쪽) 

그간의 관습과 상식을 뒤엎을 수 있는 영화, 그 전복의 꿈을 실현하는 일에 둘희도 의욕적으로 참여하지만 기존 질서에 틈을 만들어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두 사람은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점차 지쳐가고, 견고했던 관계에도 자연스레 균열이 생겨난다. 흥미로운 점은 한기연과의 과거 이야기가 현재 둘희의 시점에서 새롭게, 완전히 재구성되어 쓰인다는 것이다. 둘희 스스로를 ‘너’라고 부르면서 과거의 자신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쓰는 것, 한기연과 관련된 온갖 자료-인터뷰, 메일, 판결문 등-를 적극적으로 가져와 쓰는 것, 그리하여 사실보다 허구를 더 핍진하게 쓰는 것. 소설에서 말하는바, “인간은 자기가 이해할 수 없는 걸 이야기로 만”(498쪽)드는 거라면 이 열렬한 다시 쓰기를 통해 둘희는 어디에 가닿고자 하는 것일까? 둘희의 이야기가 진전되면서 소설 안에 감춰져 있던 복잡하고 거대한 구조가 서서히 드러나고, 바로 이 지점에서 『리듬 난바다』는 다른 어떤 소설과도 구분되는 독특한 형질을 획득한다.

나는 당시의 자료를 찾아보며 그때 일을 재구성하고 있어. 아니, 재구성이란 표현은 맞지 않겠지. 차라리 나는 그 기록들을 찢고 조각내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로 새롭게 지어내려는 거야.(128쪽)
을주와 둘희, 둘희와 한기연, 각각의 인물이 엮이는 시작에는 바다와 달이 서로를 잡아당기는 것처럼 서로를 향한 강렬한 이끌림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이끌림은 서로가 원하는 꿈을 함께 꾸고자 하는 바람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열망으로 변화하면서 인물들을 앞으로 끌고 갔다. 과연 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리듬 난바다』는 잠잠하다가도 어느 순간 거칠어지는 파도처럼 순수와 정념을 오가며 끝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지만, 중요한 것은 김멜라가 두텁게 쌓아가는 이 이야기의 지층 위에서 우리 모두 인물들과 함께 진실한 꿈을 꾸게 되리라는 것이다. 모두가 동시에 꾸는 하나의 꿈을.
저자

김멜라

저자:김멜라
2014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적어도두번』『제꿈꾸세요』,장편소설『없는층의하이쎈스』,경장편소설『환희의책』,산문집『멜라지는마음』이있다.문지문학상,이효석문학상,젊은작가상대상,이호철통일로문학상특별상을수상했다.

목차

6물…7
7물…85
1물…99
2물…153
8물…201
3물…223
9물…263
4물…281
10물…325
11물…377
12물…407
5물…457
13물…481
물흐름…513
1물…535

작가의말…563

출판사 서평

“그런데,그런데이사람은왜자꾸나에게다가오는걸까.
겁도없이,가면도없이,
그렇게향긋한과일냄새를온몸에가득묻히고서.”

한낮의햇살같이밝고건강한에너지를내뿜으며소설에처음등장하는인물은삼십대의젊은농부을주다.남쪽에는붉고우람한침식바위가,북쪽에는옥녀산이라불리는산이솟아있는바닷가마을에서딸기농장을운영하며지내는을주의기쁨은함께생활하는도베르만성견오복이와의산책시간이다.오늘역시농사일을마치고오복이와같이해변을거닐계획이었다.하지만트럭의시동장치가도무지말을듣지않아마음이타들어가고,한참을끙끙거린끝에겨우트럭이움직이며어두운해변가를벗어난다.물론을주에게이정도의실패는실패라고이름붙이기도민망한자잘한것이다.고향인이곳으로오기전서울에서웹디자이너로일하며일찍이회사생활의쓴맛을맛보았고,그보다더어릴적엔촉망받는태권도선수로활동하다소년체전준결승전에서상대의강력한돌려차기에패배한경험이있다.

그래도을주에게삶을이어나가게하는또다른기쁨이있다.그것은바로짝사랑상대둘희의존재이다.옥녀산삼층집에사는비밀스러운외지인인둘희는재작년겨울에한남자가절벽에서추락해죽은사건과관련되었다고여겨지며마을사람들의은근하고도지대한관심을받는인물로,꿀떡처럼하얗고동그란얼굴에사연많은뉘앙스를잔뜩풍기며을주의시선을사로잡았다.을주는해변에서둘희와몇번의우연한만남을거치며조금씩관계가진전되어간다고느끼던중돌연자신과오복이를처음본사람처럼대하는둘희의갑작스러운태도변화에남몰래가슴앓이를해야만했다.둘희의외면과냉담으로시름시름앓던을주는도저히이렇게만있을수없다는생각에“당사자의은신처로돌진하기로마음먹”(19쪽)는다.

둘희가있는곳,그러니까수상한외지인들이시시때때로드나들며마을사람들의궁금증과의문을불러일으키는곳,그곳은[욕+받이]라는이름의인터넷방송이생중계되는현장이다.프로그램명그대로모니터너머의사람들에게무방비로노출되어온갖욕을듣는방송.그나마나은점이라면욕을듣는대가로이른바‘상생지원금’이라는이름의돈을받는다는것이라고할수있을까?그방송을총괄하는팀장이바로둘희이다.회사의또다른직원의설명에따르면방송의목적은이것이다.“자기네회사는돈이면다된다는이썩어빠진사회에경종을울리기위해일종의혐오노동을한다는것이었다.전염성이강한혐오바이러스를막기위해욕받이백신을맞아면역력을키우자는건데,진짜목적은그렇게남의아픈데를찌르며비웃지말자는거라고.”(332쪽)

을주로서는그허울좋은명분이전혀납득되지않지만,둘희를만나는유일한방법은그녀가일하는바로그현장으로가는것뿐이기에스스로욕받이가되어출연하기로결심한다.어린시절태권도선수로생활하며다져진맷집과특유의낙천성,그리고둘희를향한깊은사랑이그것을가능케한다.

바다와달이서로를잡아당기는듯한구성과재구성의형식
그간의관습과상식을뒤엎는김멜라식독보적인글쓰기

둘희의얼굴을제대로마주보기위해,다시만나“왜우릴모른척해요오복이랑나!사람이그렇게변덕스러워도되는거예요”(398쪽)라고묻기위해옥녀산삼층집으로향하는을주의계획이착착진행되는동안,한편에서는둘희의시점에서이야기가펼쳐진다.둘희는지금으로부터14년전인이십대초반에영화[더없이오래사는따개비]를보고매료되어그작품을만든영화감독의열렬한팬이되었다.영화감독의이름은한기연,“공학도출신에뒤늦게데뷔한이력과계단위에올라선듯한큰키,좀처럼웃지않는”(111쪽)태도로사람들의주목을끈인물이다.무엇보다사회를들썩이게한굵직한스캔들의주인공으로,이미가정이있는한국회의원과의열애설이난데이어데뷔작[배부른구름]이표절시비에휘말리며추문의한복판에놓여있다.

둘희는한기연에대한사람들의평가와는무관하게,아니오히려그과격하고부당한평가를연료삼아자신의애정을키워나간다.애정의방식은,가히한기연에대한모든것이라고할수있는자료를팬사이트에아카이빙하는것.그렇게한기연을향한마음하나를간직한채이십대를통과하던중,흠모의대상으로부터믿기지않는연락을받는다.“난괜찮아요.걱정하지말아요”(141쪽)라는연락을.팬사이트에비밀댓글로달린그문장을숱하게곱씹던둘희는그것을계기로한기연과만남을갖고예정된수순처럼그녀와연인이된다.두사람이만들어가는사랑의모양이특별한것은,한기연이새로운영화를만들어“세상에변화를일으”(195쪽)키려는꿈을갖고있기때문이다.

그어떤강력한태풍도결국소멸해버리는것처럼,한기연은거센풍속과폭우로세상에변화를일으킨다음사람들의관심에서멀어지는한시적인영화를만들거라했다.한기연에게영화란불확실한가능성을끈질기게추구하는것이었다.그리고그몰두와헌신이너로하여금‘사랑’을믿게했다.사랑,영화,태풍……그맹목에어떤이름을붙이든너에겐같은모양,같은뜻이었다.비록영화나태풍이나모두한순간의소요에그칠뿐이라해도너는한기연을따라그이상의종착점까지가보고싶었다.(같은쪽)

그간의관습과상식을뒤엎을수있는영화,그전복의꿈을실현하는일에둘희도의욕적으로참여하지만기존질서에틈을만들어내기란좀처럼쉽지않다.두사람은도전과실패를반복하며점차지쳐가고,견고했던관계에도자연스레균열이생겨난다.흥미로운점은한기연과의과거이야기가현재둘희의시점에서새롭게,완전히재구성되어쓰인다는것이다.둘희스스로를‘너’라고부르면서과거의자신으로부터거리를두고쓰는것,한기연과관련된온갖자료-인터뷰,메일,판결문등-를적극적으로가져와쓰는것,그리하여사실보다허구를더핍진하게쓰는것.소설에서말하는바,“인간은자기가이해할수없는걸이야기로만”(498쪽)드는거라면이열렬한다시쓰기를통해둘희는어디에가닿고자하는것일까?둘희의이야기가진전되면서소설안에감춰져있던복잡하고거대한구조가서서히드러나고,바로이지점에서『리듬난바다』는다른어떤소설과도구분되는독특한형질을획득한다.

나는당시의자료를찾아보며그때일을재구성하고있어.아니,재구성이란표현은맞지않겠지.차라리나는그기록들을찢고조각내우리에게필요한이야기로새롭게지어내려는거야.(128쪽)

을주와둘희,둘희와한기연,각각의인물이엮이는시작에는바다와달이서로를잡아당기는것처럼서로를향한강렬한이끌림이있었다.그리고그이끌림은서로가원하는꿈을함께꾸고자하는바람으로,꿈을현실로만들어나가고자하는열망으로변화하면서인물들을앞으로끌고갔다.과연그끝에는무엇이기다리고있을까.『리듬난바다』는잠잠하다가도어느순간거칠어지는파도처럼순수와정념을오가며끝을예측할수없게만들지만,중요한것은김멜라가두텁게쌓아가는이이야기의지층위에서우리모두인물들과함께진실한꿈을꾸게되리라는것이다.모두가동시에꾸는하나의꿈을.

‘난바다’라는말을생각합니다.난바다는‘먼바다’를뜻하는단어입니다.땅에서바라보는바다가아니라바다를뒤로한채배를타고멀리갔던사람의‘나온바다’입니다.저는이말에서한시절을지나온사람의안도감이느껴집니다.소설을길어오겠다고나선바다에서저는시간과사람의힘에흠뻑젖었습니다.눈감으면아른거리는물결과빛살만으로도넘치게받아온듯합니다.문득소설도바다처럼자기의흐름대로흐를뿐못내휩쓸리고허우적거린것은제마음이었다는생각도듭니다.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