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봄

두번째 봄

$18.00
Description
어머니의 죽음과 남편의 배신 후
11일간 자취를 감춘 애거사 크리스티
그 실종 미스터리의 진실이 담긴 유일한 소설
◆ 애거사 크리스티 타계 50주기 기념 ◆

“‘개인적인’ 글이 필요했다.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기억은 믿을 수 없고 추억은 잊히기 마련이다.
그러니 꼭 그런 책을 내야만 했다.”
_애거사 크리스티
애거사 크리스티가 필명으로 발표한 숨은 명작 6편을 모은 ‘메리 웨스트매콧 컬렉션’에 포함된 장편소설 『두번째 봄』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소박한 꿈을 키우며 살아가던 여자가 타인과의 관계 속에 무너지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이 작품은 애거사 크리스티가 남편과의 불화 후 스스로 자취를 감춰 세상의 큰 주목을 받았던 실종 사건의 전말을 추측할 단서를 남겨놓은 유일한 작품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소설의 주인공은 애거사의 분신과 같은 실리아이지만, 애거사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제삼자의 화자를 내세워 자신의 삶을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진짜 세상으로부터 달아나려는 한 여자
그녀가 안착한 ‘기억’이라는 평화의 땅

『두번째 봄』은 한 손을 잃은 젊은 초상화가인 래러비가 삶을 정리하러 떠나온 실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소설로 재구성하는 형식의 액자소설이다. 래러비는 그녀에게서 과거 자신이 느꼈던 절망과 체념의 기미를 알아채고 그녀를 돕기 위해 이야기를 청한다. 실리아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웠던 그 시절부터 조용히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감수성과 상상력이 풍부했던 실리아는 아버지를 여읜 뒤 엄마와 각별한 삶을 이어갔다. 가세가 기울었지만 그녀에게는 자상한 엄마와 혈기왕성한 할머니가 있었고, 귀여운 작은 새 ‘골디’, 멋진 정원이 딸린 아늑한 집, 상상 속 친구들이 있었다.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것이 고민이었지만 엄마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파티에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며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배워나갔고, 열정적이고 야심만만한 더멋과 열렬한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남편과 꿈같은 신혼을 보내고, 아이를 낳고, 소설가로 데뷔해 행복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실리아는 엄마의 죽음과 남편의 외도라는 충격적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이 극심한 슬픔에 몸서리치는 동안 남편이 태연하게 그녀를 떠날 준비를 했다는 것을 깨달은 실리아는 충격에 휩싸여 혼자 그를 동정하고 설득하고 합리화하다가, 그의 이혼 요구가 협박으로 번지자 남편이 ‘총을 든 남자’로 변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쫓기듯 도망친다. 모든 것이 완벽하던 꿈속에서 불현듯 나타나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누던 ‘총을 든 남자’. 어린 시절부터 그녀를 괴롭히던 이 공포의 존재는 이제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해 하루하루 그녀를 압박해오고, 몰아치는 고통과 괴로움을 견딜 수 없던 실리아는 이 모든 불행을 돌릴 누군가를,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려보내줄 누군가를 찾아 비에 젖은 시골길을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한다.


애거사의 내밀한 감정과 욕망이 담긴
가장 진솔한 작품

애거사 크리스티는 1926년 엄마의 죽음과 남편의 외도 등에 큰 충격을 받고 스스로 실종 사건을 일으켰다. 실종 11일 후 그녀는 요크 지방의 한 호텔에서 발견되었지만 단기기억상실 증세를 보이며 실종 기간의 일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그때의 일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심지어 직접 집필한 방대한 분량의 자서전에서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실종 당시 애거사와 비슷한 입장이었을 실리아의 행적을 따라가보면 애거사 실종 사건의 진실을 추측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고, 당시 애거사의 심정을 짐작해볼 수 있다. 소설이라는 특성상 작가의 내밀한 감정과 욕망을 좀더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었을 테니,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애거사가 발표한 수많은 문학작품 중 가장 진솔한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절망 끝에 맞은 애거사의 ‘두번째 봄’
누구나 겪는 어리석고 흔한 삶이 ‘진짜’ 인생이다

굵직한 갈등과 이에 얽힌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과 나약함을 고발하는 이 컬렉션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에서 애거사는 자신의 삶을 정리하듯 연대순으로 죽 훑어내려가며 다양한 인물의 모습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세밀하게 담아낸다. 그래서 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식구처럼, 친구처럼 모두 생생하다. 너무나도 순진한 딸을 위해 인간의 본성을 묘사한 프랑스 사실주의 소설을 권하는 실리아의 엄마에게서는 딸에 대한 애정과 엄마만의 교육 철학을 엿볼 수 있고, 자기 행동에 대한 효용을 꼽아가며 농담을 던지는 할머니에게서 고지식하고도 쾌활한 면모를 포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실리아, 바로 애거사 크리스티다. 애거사 크리스티는 수많은 추리소설을 발표하고 영국 왕실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명실상부한 ‘추리소설의 여왕’이지만, 이 책에서 그녀는 겁이 많고 병적일 정도로 수줍음을 타며 “다른 여자에게 일어나는 일이”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는 순진하고 세상에 대해 잘 모르는 인물로 그려진다. 인간의 내면을 꿰뚫어보는 예리함, 명석하고 냉철한 추리작가의 이미지에 가려진 진짜 ‘애거사’의 모습을, 이 소설로 추측해볼 수 있다.
평생 자신에 대한 무력감과 존재적 공포에 시달리며 살았지만 실리아는 자신이 겪은 일이 그저 “많은 여자가 겪는 어리석고 흔한 일”이라고 결론짓는다. 다들 저마다의 상처를 꿰매면서 사는 게 인생이지 않으냐고 말하는 듯한 그 의연한 모습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오랜 팬들뿐 아니라 인생에 답답함을 느끼거나 좌절을 경험했던 많은 이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애거사크리스티

1890년영국데번주에서미국인프레더릭밀러와영국인클라라보머부부의삼남매중막내로태어났다.어린시절에는집에서어머니에게교육을받았고열여섯살때파리로이주해학교에서성악과피아노를배웠다.1912년영국으로돌아와이년뒤아치볼드크리스티대령과결혼했고,1차세계대전시기에쓴『스타일스저택의살인사건』으로데뷔했다.1976년85세를일기로사망할때까지『그리고아무도없었다』『ABC살인사건』등80여편의추리소설을집필했다.
『애크로이드살인사건』출간직후애거사는어머니의죽음과남편의외도등에큰충격을받고잠적하는등방황의시간을보내지만,이때의사유를바탕으로1930년부터1956년까지‘메리웨스트매콧’이라는필명으로여섯편의장편소설을발표한다.필명을쓴것은추리소설독자들을혼동시키지않기위한배려였고,이는애거사의뜻에따라수년간비밀에부쳐졌다.
1955년미국추리작가협회에서수여하는거장상을받았고1967년여성최초로영국추리작가협회회장이되었으며,1971년영국왕실에서수여하는작위훈장DBE을받았다.그녀의작품은103개언어로번역되었으며,영어권에서10억부이상이판매되었고다른언어판역시10억부이상판매되어기네스세계기록에등재되었다.2009년에는미발표단편두편이실린창작노트『애거사크리스티비밀노트』가출간되었다.그녀의유해는영국옥스퍼드셔의세인트메리교회묘지에안장되었다.

목차

프롤로그007
1부섬011
2부캔버스031
3부섬429
옮긴이의말457

출판사 서평

◆‘메리웨스트매콧컬렉션’시리즈소개

‘범죄의여왕’애거사크리스티가추리소설로못다한이야기
미스터리로남은실종사건후사유와삶이담긴
인간애거사의가장사적인컬렉션

봄에나는없었다|딸은딸이다|두번째봄|사랑을배운다|장미와주목|인생의양식

‘메리웨스트매콧컬렉션’은애거사크리스티가추리소설이라는장르를벗어나새로이도전한문학의정점으로,‘메리웨스트매콧’이라는필명으로발표한여섯편의장편소설로구성되어있다.사랑하는어머니의죽음과믿었던남편의외도에큰충격을받고11일간행방이묘연해지는등혼란스러운시간을보내던애거사크리스티는,실종사건으로부터4년이지난1930년부터1956년까지‘인간’,특히‘여성’의삶을주제로여섯편의장편소설을발표한다.추리소설작가로서이미명망이높았던그녀는독자들의혼동을우려해필명으로작품을출판했고,이는본인의뜻에따라비밀에부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