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 빌런 고태경 (정대건 장편소설 | 개정판 | 양장본 Hardcover)

GV 빌런 고태경 (정대건 장편소설 | 개정판 | 양장본 Hardcover)

$18.50
Description
“나의 대표작으로 기억됐으면 싶을 만큼 이 소설에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
『급류』 정대건의 등장을 알린 화제의 데뷔작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물살처럼 독자의 시선과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으며 마법 같은 역주행 신화를 일으킨 장본인. 작품을 읽는 순간 머릿속에 단단히 각인되어 독자들이 잇따라 호명하게 되는 작가 정대건. 육 년 전 한국문학계에 그의 등장을 알린 첫 소설 『GV 빌런 고태경』을 문학동네에서 새로이 펴낸다. “소설 속 여러 요소가 균형을 이루고 있고 장편으로서 완성도를 충실하게 갖췄다”는 심사평과 함께 2020년 한경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에 당선된 『GV 빌런 고태경』은 명실공히 정대건 소설의 출발점이자 풋풋하고도 애틋한 첫 작품이라 하겠다. 지난날의 문장을 세세히 가다듬고 새로운 작가의 말을 더해 새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아온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자

정대건

2020년한경신춘문예에장편소설『GV빌런고태경』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급류』,소설집『아이틴더유』,산문집『나의파란,나폴리』가있다.

목차

1장원찬스
2장GV빌런과의조우
3장선택의프로
4장여의도PA제작지원
5장베리임포턴트퍼슨
6장조건이있어
7장시네필들은시네마테크에서재회한다
8장촬영시작
9장유튜버윤미와프리솔로
10장단팥죽은언제든지
11장택시드라이버인서울
12장감독똑바로해
13장영화제초청
14장바르샤바,젠쿠예바르조
15장가편집본
16장나행복하지가않다
17장장례식장
18장신피디와의미팅
19장서울영화제
20장막이내리고

초판작가의말
개정판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우선영화잘봤습니다.그런데-”
유명한GV빌런과의조우가만들어낸뜻밖의기회

영화학교를졸업하고첫독립장편영화〈원찬스〉의흥행에실패한뒤아르바이트를전전하며지내고있는서른세살의영화감독‘조혜나’.그는충무로의주목을받는신예배우이자전남자친구인‘종현’의배우전GV(GuestVisit,영화상영후영화감독등관계자들이자리해관객과함께영화에대한이야기를나누는행사)에게스트로초대받는다.종현이예전에배우로출연한단편영화의감독이기도해서다.여느때와다름없이영화에관한소개와촬영당시있었던소소한에피소드를이야기하며무난히GV를이어가던중,극장맨뒷좌석에앉은중년남성이번쩍손을들더니예상치못한질문을던진다.일부러공격하려는의도는아니었을지몰라도혜나가만든영화의촬영기법과편집에대해매섭게지적하는듯한발언에무대위관계자들은당황하고관객들은서로조용히눈빛을교환한다.영화를좋아하는사람이라면낯설지않을존재,“GV빌런의등장”(22쪽)이다.‘GV빌런’이란GV와빌런(Villain,악당)을합친조어로,관객과의대화행사에서분위기를흐리거나다른이들을불편하게할수도있는질문을던지는사람을가리킨다.혜나는순간발끈한나머지상황을유연하게넘기지못하고맞받아치고,그장면을촬영한영상이온라인에퍼지면서화제에오른다.곧혜나는자신에게질문을던진사람이일명‘베레모빌런’으로불리는영화계에서유명한인물임을알게되고,그에게복수하고자그를주인공으로하는다큐멘터리를구상하기에이른다.

GV빌런,프레임밖에있던그에게카메라가돌아가면어떨지.재미있겠다.그혹은그들은자신의모습을스크린에서보더라도낄낄거릴수있을까.그의얼굴이화끈해지도록일침을가하고싶었다.그덕에극장까지청정해진다면더좋고.모처럼새로운일을도모할때의에너지가샘솟았다._55쪽

처참한성적으로막을내린첫장편영화이후이를만회할기회가오지않을까봐초조해하던혜나는이아이디어를실현시켜,‘고태경’을조롱하는동시에자신의인생을바꿀‘원찬스’로삼고자열의를불태운다.GV빌런고태경은알고보니혜나에게영화감독의꿈을심어준1990년대멜로영화〈초록사과〉의조감독출신이다.어쩌면자신이좋아해마지않는〈초록사과〉의주연배우와도연이닿을수있는절호의기회가될지모른다는남모를속셈까지품은채혜나는그에게접근한다.그러나촬영을본격적으로시작하기도전부터상황은애초구상과딴판으로흘러간다.“과거에영화인이셨던분들이현장을떠나서도어떻게영화와극장을사랑하며지내는지담고싶”(64쪽)다며나름대로살갑게다가선혜나에게고태경은싸늘하게잘라말한다.“나아직영화인이오.”(같은쪽)그러면서그는도리어자신의감독데뷔과정을담아달라고요청한다.“나는곧데뷔할거야.그과정을담으면참의미있는인간승리기가되지않겠어?”(89쪽)
과연이작업은순조롭게진행될수있을까?
실패한사람들은모두어디로사라졌을까?
볼품없는NG컷들이쌓여마침내펼쳐지는
내인생의눈부신오케이시퀀스

조혜나와고태경,두사람은공통적으로우리사회에서실패자로치부되곤하는조건을가진인물들이다.삼십대의혜나는자기몫이상을성취해내며살고있는듯보이는동기들사이에서혼자일인분의삶조차도제대로못살고있다는열패감과자책감을느낀다.반면오십대의나이에도영화감독의꿈을품고있는고태경은스스로자기자신을어떻게여기는가와는무관하게,주변으로부터현실감각없이미련하게오랫동안준비‘만’하고있는가망없는지망생취급을받는다.무언가를간절히바라왔으나인정할만한성과를내지못했다는사실만으로둘은무시‘당할만한’존재로비추어진다.하지만고태경과조혜나의삶을잠시나마밀착해서들여다본우리는자연스레묻게된다.실패란뭘까?누가이사람들을감히실패했다고말할수있지?
꿈꿔온것과다른현실에좌절하고절망하면서도영화에대한혜나의사랑은옅어질줄모른다.깜깜한방에서홀로소리내어“나는극장을정말사랑해.나는영화를정말사랑해”(133쪽)하고불쑥털어놓는장면은보는이의마음을뭉클하게한다.일그러진질투심과자격지심으로똘똘뭉친악의적인인간으로의심되던고태경이오랜시간꿈을버리지않고우직하게노력하는한인간으로다시보일때,우리는그어떤사람도패배자나실패자로함부로규정할수없음을거듭되새기게된다.

“우리의삶이영화같은줄알았는데……오케이는적고엔지만많다.편집해버리고싶은순간투성이야.”_237쪽

삶은영화같지않다.애끓는마음만으로기적이일어나지않는다.확신없이흔들리고넘어지면서보내는보통날들이모여대부분의생을이룬다.콘티를꼼꼼하게그려놓아도자꾸어긋나는촬영현장처럼,아무리탄탄하게계획을세워도결코기획대로흘러가는법이없는인생.어쩌면우리삶은영화라기보다는좌충우돌NG컷모음에더가까울지도모르겠다.다만이노굿NG순간들이쌓이다보면언젠가시원하게오케이를외칠수있는날이오겠지,고대하며기다리고또꿈꾸고계속하는것.
『GV빌런고태경』은실제로영화학교출신인정대건작가의경험이진하게녹아든작품이기도하다.“뜻대로풀리지않는삶에절망한채힘든시기를보내고있었”(‘초판작가의말’에서)을때이소설을집필했다고밝힌작가는그당시자신처럼힘든시기를보내고있는이들에게“꼭뭐가되어야지만사랑받을수있는건아니”(195쪽)라고,“네탓만하지말고세상탓도절반”(159쪽)하면서이시간을통과해보자고자상한위로와응원의말을건넨다.어둠속으로들어가야만선명한빛을볼수있는극장처럼이암전의시간이끝나면곧당신을위해마련된총천연색장면들이펼쳐질거라고어깨를도닥인다.그러니사랑하는것을계속사랑해보자고.

“누군가오랫동안무언가를추구하면서도이루지못하면사람들은비웃습니다.자기자신도스스로를비웃거나미워하죠.여러분이자기자신에게그런대접을하지않았으면좋겠습니다.냉소와조롱은누구나쉽게할수있는값싼것이니까요.저는아직생각만해도가슴뛰는꿈과열망이있습니다.”_2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