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여지

장안의 여지

$17.50
Description
*드라마 〈장안적려지〉 원작 소설*

인생에 찾아온 행운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힘도 돈도 인맥도 없는 말단 관리의
목숨을 건 십일 일의 여정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삶을 들여다보는 작가 마보융
융성하고 화려했던 당나라의 그림자를 조명하다

인민문학상, 주자청 산문상, 마오둔 신인상, 준마상을 수상하며 중국 문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마보융은 역사 속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작가다. 역사서에 적힌 한 문장의 성취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단히 노력했을 개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2005년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첩보소설 『풍기농서』로 데뷔했으며, 흥미로운 전개와 생생한 묘사가 돋보이는 『삼국기밀』 『장안 24시』 『장안의 여지』 등의 작품은 영상화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장안의 여지』는 부패한 당나라 현종 말기, 권력에 희생당한 이들의 삶을 선명하게 묘사한다. 주인공 이선덕은 황궁으로부터 불가능한 임무를 받고 진퇴양난에 빠지지만, 최선을 다해 황명을 수행하기로 결심한다. 지난한 임무 수행 과정에서 배신과 기만에 좌절하고 부당함에 대한 분노가 쌓여가지만, 뜻밖에 얻은 도움의 손길에서는 용기를 얻는다. 불합리한 상황에 처한 말단 관리의 좌충우돌을 그린 『장안의 여지』는 중국 역사상 가장 부강했던 당나라의 찬란함 뒤에 가려진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포착한다.
저자

마보융

중국의소설가이자시나리오작가.1980년중국네이멍구자치구에서태어났고,본명은마리(马力)다.뉴질랜드와이카토대학교에서경영학을공부했다.2005년삼국시대를배경으로한첩보소설『풍기농서』로데뷔했고,같은해발표한중편소설『고요의도시』로중국최고의SF문학상인은하상을수상하며문단에새로운바람을일으켰다.2010년「풍우(낙신부)」로인민문학산문상,2012년「풍우(낙신부)」와「공작동남비」로주쯔칭산문상을받았다.2021년중국작가협회제10회위원으로선출되었고,제4회마오둔신인상을수상하며현대중국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자리매김했다.흥미로운전개와생생한묘사가돋보이는대표작중『풍기농서』『삼국기밀』『장안24시』『장안의여지』등이영상화되어큰호응을얻었다.철저한고증과역사의식을바탕으로기록되지않은평범한사람들의삶을조명하는작가로서문단과대중의사랑을받고있다.

출판사 서평

사흘이면상해버리는까다로운과일여지를
영남에서몇달이걸리는오천리길장안까지신선하게운송하라!

무소불위의권력을휘둘렀던당현종은온갖파견직을만들어사적인일을처리하곤했다.정식품계는없어도황제의명을직접수행하는자리였기에파견직은명예와부로가는지름길이었다.그러던어느날,황궁에서는양귀비의탄일인유월초하루까지여지를대령하라는명을내리며‘여지사’라는파견직을신설한다.여지사로임명된이선덕은오랜세월말단관리로일했던자신에게찾아온행운이라느끼며기뻐한다.그러나기쁨도잠시,여지사에게주어진임무가실은성공할수없는일이라는것을깨닫고절망에빠진다.꿀에절여오래보관할수있는‘여지전’이아니라,사흘이면색도향도맛도변해버리는‘생여지’를오천리떨어진머나먼영남에서장안까지운송해야한다는사실을뒤늦게깨달은것이다.

이선덕의수염이덜덜떨렸다.제귀로들은말인데도도저히믿을수가없었다.“생여지요?서령께서도여지의특성을잘아시잖습니까.하루지나면색이변하고,이틀이면향이변하고,사흘이면맛이변하는것을요.영남에서장안까지못해도오천리길입니다.무슨짓을해도시간안에댈수가없습니다!”
“그러니이특사자네가애를많이써야겠지.성상께서기다리시니말일세.”류서령은냉랭하게한마디하고는악의가가득담긴말을덧붙였다.“잘좀보게.조서에분명히써있잖나.성상께서원하시는것은영남의여지라고!”(33p)

얼마전잔뜩빚을내장안성끄트머리에있는집을겨우구한이선덕은자신만믿고있는아내와딸아이를걱정하고,친구들은그에게서둘러합의이혼이라도해야가족을살릴수있다고조언한다.죽을때죽더라도최선을다하고싶은이선덕은영남에내려가지역관리들의도움을받고,여지재배지도직접둘러보며방법을찾아보려한다.그러나실패로귀결될일임을알아챈영남지역의총수하이광은이선덕에게어떠한도움도주지않는다.그아래에서일하는하급관리조신민역시이선덕의성패에따라기회를잡을틈만노린다.돈도,인맥도,빠져나갈방법도없는이선덕에게마지막남은희망은여지농장주인의호의뿐이다.이선덕은과연때맞춰장안까지신선한여지를운송하고살아남을수있을까.


양귀비의미소를위해희생되었던백성들의삶에서
집도성과도없이고군분투하는직장인의애환을짚어내다

이선덕이목숨을걸고수행했던여지사임무는양귀비의일순간기쁨을위함이었으나,수많은진상품중하나에불과했던여지한알에는큰희생이뒤따랐다.책임을회피하려는조정으로부터외면당한말단관리의사투뿐아니라수많은백성들의노역과세금,베여나간수십그루의여지나무,쓰러질때까지달려야했던말,위험한길을달린기수들이있었다.여지를맛본양귀비는환하게웃었지만,힘이없어온몸으로고난에부딪혀야만했던이들의삶에는일말의연민이나존중도찾을수없었다.

그가이리뛰고저리뛰는동안그들이악의를품었었다면묻힐땅하나없이죽었을테고,일말의인정이있었다면손쉽게구해주었을것이다.생사여부는오롯이그들신선의조화에달렸고,정작자신은생을한점도장악하지못하는하찮은버들개지부평초와같았다.
이런지극히황당한느낌은역로를내달릴때보다도깊은피로감을느끼게했다.이일은귀비가무심코내뱉은감탄사한마디로시작해마침내귀비의웃음소리로끝났다.처음부터끝까지모두들귀비를에워싸고떠받드는데온힘을다하느라다른것은안중에도없었다.(327p)

일하는사람들의고충은헤아리지않고손쉽게명령을내리는황제와,목숨과돈이아쉬워쩔쩔매며문제를해결하는백성들의모습은현대사회와닮아있다.천정부지로치솟는물가,불안정한일자리,박봉,높은세금,전국민의꿈이되어버린‘내집마련’이라는목표아래이리저리치이며매일을살아내는직장인들의모습을이선덕에게서볼수있기때문이다.마보융은‘여지를좋아했던양귀비를위해신선한여지를진상했다’라는역사속한문장에가려진이들을불러내고,과거의이야기에빗대어먹고사는일에매몰되어분주히살아가는우리의애환을애틋하게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