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동물 : 이국적 풍경과 동물권의 태동 (양장)

18세기의 동물 : 이국적 풍경과 동물권의 태동 (양장)

$22.00
저자

고연희외

저자:고연희외15명
고연희_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동아시아학과부교수
구혜인_이화여자대학교한국문화연구원연구교수
김보성_원광대학교한문번역연구소연구교수
김소연_국민대학교교양대학조교수
김수진_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연구교수
김영_이화여자대학교미술사학과강사
류지이_한국과학기술원(KAIST)인문사회과학연구소연구교수
류혜원_고려대학교학부대학초빙교수
박소현_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교수
서윤정_명지대학교인문콘텐츠학부미술사·역사학전공부교수
유재빈_홍익대학교미술사학과부교수
이정은_한국외국어대학교미네르바대학조교수
이종묵_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
이혜원_국가유산청문화유산감정관실문화유산감정위원
전동호_이화여자대학교미술사학과교수
최지혜_국민대학교예술대학겸임교수,국가유산청전문위원

목차

머리말_비인간동물과인간의공존을읽다

1부.일상을파고들다
꿩.주인공이된암꿩:18세기조선의노래와그림속풍경
전복.자연에서찾은아름다움:영롱한빛깔을뽐내다
서양의말.수단에서목적으로:18세기영국의말초상화
스패니얼과퍼그.귀족의무릎을차지한개:친구가된쓸모없는개
개.확실한심부름꾼이자충실한하인:영국고딕소설과동물
고양이.교활하면서도사랑스러운요물:시대에응답하다

2부.새로운의미로다가오다
사슴.18세기청황제와사슴:상서와길상사이
잉어.적혼공을노래하다:용이될상인가회가될상인가
동양의말.말을위한나라는없다:태조팔준도의이상과18세기조선의현실
쥐.법정에선쥐:조선후기우화소설속동물법정을가다

3부.세계를확장하다
축생도.짐승이된인간:죄와윤리의경계로인간의본질을묻다
호박개와발발이.기이한품종의등장:조선인을사로잡다
고래.피와뼈,뼈와살:포경산업과고래의상품화
낙타.멀리서온크고신기한동물:구경거리이자지식의대상
용.18세기용무늬:백자위를비행하는아시아와유럽의용
코끼리.부재하는실재와상상의세계:18세기조선의세계인식

·한국18세기학회
한국18세기학회는한국의18세기를비롯하여세계의18세기를다채롭고참신한시각으로연구하는인문학자들의모임이다.국제18세기학회의한국지부로서1996년에창립된이래문학,역사,철학을아우르는다양한분야의학자들이학문의경계를넘어활발한학술활동을펼치고있다.

출판사 서평

·악마를상징한용은어떻게동양의신비한동물로거듭났을까?
·임금의무덤옆에묻힌고양이의비밀은?
·왜까투리는수차례남편을잃었을까?
·개는언제부터가족의일원이된걸까?

야생에서인간사회로,시대와국경을건너는동물들의대이동
비인간과인간,지식과상상,현실과이상…
경계를뛰어넘는역사적만남이펼쳐진다!

애완동물보다는반려동물이라는말을익숙하게쓰고식재료를구매할때도동물복지인증이나난각번호를신경쓸정도로동물에대한인식이달라진요즘이다.동물을인간의소유물내지오락거리로본과거와달리동물권에대한고민과논의도다양하게이뤄지고있다.그야말로이제는인간과더불어살아가고있는동물.과연언제부터동물은우리인간과함께살아가게된것일까?야생에서살아가던동물이어떻게인간의문명권으로들어와인간의지식을넓혀주고새로운상상의동력으로자리매김하게된것일까?이책은바로그질문에대한답을18세기에서찾는다.
『18세기의동물:이국적풍경과동물권의태동』은한국18세기학회에서활동하는인문학자열여섯명이‘동물’을키워드로18세기동물에얽힌이야기와역사를탐구한책이다.도시산업혁명과경제성장으로동서양의도시화가진행되고정치·사회적으로변화한18세기.이시기동물과인간사이에어떤사건과이야기가펼쳐졌는지를날카로운눈으로주목한다.그동안한국18세기학회는‘맛’과‘도시’,‘방’과‘사랑’등우리삶과뗄수없는다양한주제를18세기라는렌즈를통해꼼꼼히살피며독자를새로운세계로안내했다.이책은『18세기의맛:취향의탄생과혀끝의인문학』『18세기도시:교류의시작과장소의역사』『18세기의방:공간의욕망과사생활의발견』『18세기의사랑:낭만적혁명과연애의탄생』과궤를나란히하는한국18세기학회의다섯번째책이다.인간과비인간동물의조우,일상과비일상의넘나듦에대한이야기를다채롭게짚으면서꿩,전복,개,고양이,잉어,사슴,쥐,용,코끼리,낙타,고래등익숙한듯낯선동물과의역사적만남을친절하게주선한다.다양한자료를곁들여‘18세기동물’을만나다보면동물에대한지식뿐아니라세계를바라보는시선까지확장될것이다.

비인간동물은인간과공존하며지구생태와지구의역사를함께이루어왔다.‘18세기동물’들은18세기의시대성속에서인간과관계를맺어야했다.18세기인간사회의발명품으로흔히낭만적사랑과유흥의여가,지식의확장을꼽는데이모든면에서동물들은꽤적극적으로역할했다.이시절동물들은동아시아황권과왕권의정치적표현을도왔을뿐아니라학자들의호기심과상상을자극했다.유럽과아시아에서다른가치와의미로역할하기도했다.이책에소개된‘18세기동물’들은그들이18세기사회의특성을구성한행위자이자인간의동행자였음을당당히주장한다._머리말에서

상징적인존재에서친근함의대상으로…
동물의존재로인간다움을고찰하다

18세기는동물에대한인간의시선이극적으로변화한전환기였다.17세기의철학자데카르트는‘동물이란감각도,감정도,생각도없는영혼없는기계’라고이야기했는데,이에영향을받은이들은동물을일종의기계로인식하기도했다.그러다가18세기계몽주의가도래하면서동물에대한인식이달라진다.제러미벤담이“동물들이고통을느낄수있는가?”라는질문을던진이후동물권에대한논의가이뤄졌고,인간과동물의경계를가르는생물학적,해부학적분류도시도되었다.서양뿐아니라조선에서도동물이인간처럼도덕적본성을가지고있느냐를놓고‘호락논쟁’이치열하게벌어지기도했다.18세기들어동서양모두동물을바라보는태도가다양하고도복합적으로변한셈이다.『18세기의동물』에서는이러한의식의변화상을짚고,인간의일상으로침투해온동물에대해다룬다.
18세기예술작품에서동물은이전과다르게그려진다.때로는귀엽고친근한대상으로,때로는과시의대상이자아름다움의대상으로우리곁에자리를잡는다.꿩을예로들어보자.중국옛문헌에서‘경계를지켜죽어도절조를잃지않는다’고묘사될정도로옛사람들은꿩의인격을높게평가했고,그래서당당하고화려한생김새의수꿩을주로작품소재로다뤘다.하지만18세기들어조선에서는수꿩보다는암꿩을주목했다.조총사냥이만연한시대적흐름속에서많은수꿩이인간에게잡혔지만암꿩은모성애와적응력을발휘해살아남았다.이모습을지켜본조선사람들은사냥물혹은식용동물로여기던꿩을새롭게인식하게되었고,이전과는다른모습으로노래나그림에서암꿩을소비했다.서양의말에대한인식또한이와비슷한맥락에서이해할수있다.경마산업의황금기였던18세기영국에서는‘말초상화’가유행했다.그중대표적인말초상화가조지스터브스가남긴〈휘파람주머니〉〈노동자들〉같은작품을보면소유욕이나과시욕을넘어선동물에대한애정과인식의전환이감지된다.주인의지위나성격혹은정체성을대변하는존재가아니라‘말자체’로서존재함을느낄수있다.이처럼다양한작품을토대로동물은인간을위해존재한다는전통적인세계관에균열이생기는과정을살피고개,고양이같은오늘날에도친숙한동물을통해동물과인간의관계맺음까지세심히짚는다.

전통적으로미술작품에등장하는동물은주인의지위및성격을암시하는기호내지는주인의정체성을대변하는기능을수행했다.이런관점에서보자면18세기영국의말초상화는이들초상화를주문한귀족계급의부와취향,그리고욕망을내포하는담지체다.그러나이들말초상화를모두주문자인귀족들의단순한과시욕의산물로볼수만은없다.비록극소수이기는하지만17세기중엽영국의퀘이커교도들은말을혹사시킨다며경마를맹비난했다.이후1776년프리맷은『말못하는동물학대와자비에대한논고』를출간하여,동물도인간과똑같이고통을느끼며인간이신앞에모두평등하듯이누구도동물을학대하거나괴롭힐권리가없음을역설했다.오늘날동물권의효시라할만한이러한주장은당시사회에서주류의견은아니었다.하지만서서히힘을얻어결국1822년마틴법으로불리는가축학대금지법이세계최초로제정되기에이른다.다시말해,18세기중엽에이르면동물은인간을위해존재한다는전통적인세계관에심각한균열이일어난다._52~3쪽

말하는동물의등장부터문화코드까지…
상징의의미를구현한다양한동물을만나다

고대그리스의이솝우화부터조선시대우화소설『토끼전』『장끼전』까지동물세계의모습으로인간사회를풍자한문학작품은시대를불문하고거듭창작되어왔다.검은고양이나까마귀는불운을,올빼미는지혜를,까치는좋은소식을,여우는교활함을상징한다는식으로동물을문화적코드로이해하는상황도익숙하다.이렇게동물을인간의관점으로해석해온역사는길지만,동물이문학이나예술작품에서새로운상징으로표현되는현상은동물을과학적관찰의대상으로삼은18세기이후더욱세분화되고많아졌다.
사슴을상서로움이나장수의상징으로,잉어를충과효의상징으로여겼다는이야기를들으면옛사람들이왜그렇게생각했는지쉽게이해되지않는다.거기에어떤역사적,문화적배경이깔렸는지를고려해야연결고리가파악되기때문이다.한국18세기학회저자들은『18세기의동물』에서그림과문학작품을통해그근거를차근차근제시한다.쥐를예를들어보자.십이지신의첫번째동물로다산과번영,지혜를상징한쥐를현실에서는곡식을훔쳐먹거나병을옮기는더러운동물로인식했다.농경사회였던동아시아에서는자연스럽게쥐를도적,간신배에빗댔고,이러한인식은조선후기의송사적우화소설『서대주전』『서옥기』등에도반영돼쥐가‘교활한악당’으로묘사되기에이른다.
같은동물이라도시대마다다르게해석되기도했는데,이는조선의‘팔준마’해석에드러난다.태조이성계와전장에서생사를함께한여덟필의명마‘팔준마’를세종대에는활을맞아피흘리는모습으로그렸다고한다.하지만18세기숙종대에는수려하고평화로운모습으로담는다.‘전장의공신’이었던말이어떻게‘평화와번영의상징’으로재탄생했는지그과정을짚어가는과정은왕권을정당화하는정치적상징으로동물이어떻게활용됐는지를보여주는흥미로운시선이라하겠다.

서양에는검은고양이나까마귀가불운을상징한다는식의미신이많다.그런데동양에는이와반대로몇몇동물을상서로운동물,즉‘서수(瑞獸)’라고하며특별하게여겼다.고대중국인들은서수가나타나면하늘이좋은징조를내린것으로믿었다.이러한서수는주로기린,용,봉황등실제로보기어려운동물이주를이루었다.그런데분명히존재하고인간생활에밀접하면서도서수의반열에오른동물이있으니,바로사슴이다.어떻게사슴처럼평범한동물이상서로운동물로인식된것일까?그양상을18세기청궁정의회화작품을통해어느정도짐작해볼수있다.청의황제들은서수나그밖의상서로운징조가나타나면가장먼저그것을그림으로남겨두게했다.따라서회화예술은당시사람들의상서로움에대한생각을가장잘반영하는예술형태이고,동시에상서로움의개념은회화예술을이해하는데중요한단서를제공한다._108~9쪽

동양과서양,생과사의경계를넘나든
인간과비인간동물사이의‘관계맺기’

대항해시대이후항해기술이정교해지고무역시스템이정착되면서,18세기들어동서양의교류가폭발적으로증가한다.신대륙을찾아나서는탐험대로서가아니라거대자본이조직적으로움직이는흐름속에서진귀한물건뿐아니라다양한동물들이국경을넘어퍼져갔다.『18세기의동물』에서는동서양을,심지어는이승과저승을오간동물을통해18세기인간의상상과지식이어떻게확장되었는지보여준다.
동양에들어온대표적인이국동물로낙타를꼽을수있다.18세기일본에서는중국에서유입된박물학이나본초학뿐아니라유럽의자연사,해부학,과학지식에대한관심이커졌다.이른바난학으로불린서양학문에심취한지식인들의수도자연스럽게늘어났다.하지만이들이접한정보는어디까지나‘책속지식’이었다.그러다가나가사키로들어온낙타를직접접하며에도인들의상상은지식과관찰의영역으로넘어간다.일본만이아니라비슷한시기조선에서도코끼리가과학적고증의대상으로거듭났다.조선시대사람들도이전까지는코끼리를지리지나백과사전같은서적에담긴서술이나세계지도에나타난도상으로만접했다.그러다18세기들어김창업,홍대용,박지원등이북경에가서코끼리를직접보고그기록을연행록으로남긴다.그렇게차츰기록이쌓이자코끼리는관찰과측정,고증의대상으로자리잡았다.낙타와코끼리의실물관찰은단순히새로운동물과의만남이아니라,상상이지식과관찰의영역으로변모해간,인간의세계관이확장되어간거대한흐름의단면을보여주는사건이다.과학기술도,자연환경도,동물권에대한인식도18세기와는달라진요즘이다.이책은친근한동물에대한옛사람들의독특한인식을엿볼수있다는점에서신선한재미를전해주지만,동물을바라보는다양하고도복합적인태도에대해질문을던지고앞으로의공존방식을찾기위한거울도된다.그렇기에‘18세기의동물’을오늘날다시주목해볼만하다.

연행록속에서코끼리에대한기록이어떻게변화했는가는곧조선사신들의대청인식이어떻게달라졌는지를반영한다.허봉의간략한언급과박지원의치밀한묘사는단순한기록기법의차이가아니다.청문물을이해하고받아들이려는시선의변화가놓여있다.나아가코끼리에대한글쓰기와그속의전언,관찰,도상은주체와타자가소통하는지점에서끊임없이재편집되고재생산되었다.결국코끼리를따라가다보면단순한동물의이야기를넘어선다.코끼리이야기는,18세기조선이세계를어떻게상상했고,또어떻게기록하며다시그려넣었는가에대한이야기다.코끼리는조선이청을이해하고자신을위치짓는과정에서빼놓을수없는‘타자의얼굴’이었다._26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