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태너힐
저자:조던태너힐(JordanTannahill)
캐나다의소설가이자극작가,연출가.희곡,소설,영화,무용등다양한분야를넘나들며독창적인작품세계를펼쳐온그는‘공연예술계의이단아’‘캐나다를대표하는작가’라는평가를받는다.
1988년오타와에서태어났다.18살때부터단편영화를만들고실험극을무대에올리며활동을시작했다.그의작품들은베니스비엔날레,아비뇽페스티벌,런던영빅극장,뉴욕링컨센터등전세계주요극장과예술제에서공연되었고12개언어로번역되었다.희곡으로캐나다최고권위의문학상중하나인총독문학상을두차례수상했다.
2018년첫장편소설『리미널Liminal』을출간해2021년프랑스리브레리상을받았다.『소리를듣는사람들』(2021)은두번째장편소설로,어느날부터갑자기정체불명의지속적인소음을듣게된여성의이야기를통해음모론과믿음,사회적균열을집요하게탐구한다.캐나다베스트셀러가된이소설은길러상최종후보에올랐고,오페라로제작되어오슬로,필라델피아,시카고등에서상연되었으며,BBC드라마시리즈로제작되었다.
성소수자인권운동가인작가는2019년‘캐나다의역사를형성한LGBTQ인물69인’가운데한명으로선정되었다.현재뉴욕에거주하며작품활동을이어가고있다.
역자:김산
이화여자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통번역대학원한영전공번역학과를졸업했다.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으며,소설『미러랜드』『죽이고싶은남편들』『일곱번의거짓말』을우리말로옮겼다.
소리를듣는사람들_9
후기_382
감사의말_385
귓가의작은웅웅거림으로시작해
머리통을날려버릴만큼강력해지는이야기
고등학교영어교사인클레어는남편폴과딸애슐리와함께안정적인생활을꾸려가고있다.어느날밤,친구들과의모임을마치고평소처럼남편과잠자리에든클레어는갑자기어떤소리를듣기시작한다.희미하게웅웅대며거의진동처럼느껴지는소리.이소리가들리는지가족들에게물어보지만,남편도딸도아무소리도들리지않는다고한다.주방환기구부터화장실환풍기까지모두확인하며집안곳곳을돌아다녀봐도소리가어디서나는지,소리의정체가무엇인지알수없다.결국밤새잠을이루지못한클레어는이웃과동료교사,심지어학생들에게도이소리에대해물어보지만,누구도이특정한소리를듣지못하는듯하다.소리가지속되며클레어는불면증을겪고코피를흘리며두통에시달린다.병원에가서검사를해보지만극심한스트레스때문에주변의백색소음에과민하게반응하는것같다는설명만들으며심리치료사와의상담을권유받는다.
나는밤잠을이루지못했다.전에는한번도없었던편두통이생기기시작했다.소리자체때문인지수면부족때문인지는알수없었지만맙소사,두통은극심했다.코피가주기적으로터졌다.중요한것은,소리는전혀크지도,특별히거슬리지도않았다는점이다.그것은그저언제나그곳에있었으며,지속적으로나를마모시키고잠식했다.하지만때로는심지어나조차그것이실재하는지의심하게되었다.
_본문41쪽
그러던어느날클레어는자신이가르치는학생카일역시같은소리를듣는다는사실을알게된다.아무도같은소리를듣지못하는상황에서,심지어그런소리가존재한다는사실자체를아무도믿어주지않는상황에서,카일의존재는클레어에게엄청난위안으로다가온다.가족과동료로부터고립되어가던두사람은서로에게강한친밀감을느끼며특별한우정을쌓아나가는한편,방과후함께주변을돌아다니며소리의원인을찾아보려한다.이시도는성과를거두지못하지만,뜻밖에도주변에소리를듣는사람들이더존재한다는사실을알게되고,그들의모임에합류하며클레어와카일의삶은다른차원으로치닫기시작한다.
아직도내가완전히이해하지못한것은어떻게그렇게작고무해한무언가가내삶을통째로뒤흔들수있었느냐는것이다.어떻게그모든자기성찰과초월과파괴가거의감지할수도없는낮은소리에서시작될수있었는지._본문12쪽
들리지않는다는것,믿지못한다는것
엔진의공회전소리같기도하고,머리위로비행기가날아갈때대기중에깔리는낮은울림같기도하고,콘서트장에서들은최저음부의깊은소리같기도하다는그소리는클레어와소리를듣는사람들에게는분명히실재하는것이지만,듣지못하는이들에게는실체가없는주장일뿐이다.가족과친구도,심지어의사도그소리를인정하지않는다.처음에는소리가들린다는말을믿는다며말뿐인공감를전하다가,상황이지속되자소리를듣는이들을정신에문제가있다거나광신도집단이라는식으로몰아간다.그래서이소설에서클레어가겪는가장큰고통은소리자체가아니라,아무도자신의말을믿어주지않는다는사실이다.가장가까운이들에게조차신뢰받지못하고부정당하는경험이쌓여가며클레어는누구와도현실을공유할수없게된다.
작가는이렇듯사회가공유하는현실에서추방된존재가된클레어의경험을,오랫동안불신당해온여성의목소리와겹쳐놓는다.오랜세월여성의질병과증상은종종무시되거나,그저히스테리를부리는것으로치부되어왔다.자기몸에대한여성의감각은언제나가장먼저의심받고폄하되어왔으며,그런수세기의역사가남긴상처는여전히유효하다.그렇기에이소설에서‘소리’는사회가신뢰하지않는경험의은유로서기능한다.그것은여성의목소리이자,소수자의감각이며,다수가인정하는현실바깥에서만존재하는진실인것이다.
우리가듣는것은진실일까
아니면진실이라고믿고싶은이야기일까
그렇게현실에서밀려난‘소리를듣는사람들’은서로를발견한뒤작은공동체를만든다.이모임구성원은과학자,퇴역군인,독실한신앙인,이민자등계층과인종면에서전혀접점이없지만,오직‘소리’를듣는다는사실하나로어쩌면가족보다도더끈끈한유대를형성한다.하지만이들역시소리의정체가무엇인지에대해서는서로다른설명을내놓는다.누군가에게이소리는과학의영역이고,누군가에겐신성한현상이며,누군가는산업소음을의심한다.소설은그중어떤설명이맞는지결코결론을내리지않는다.중요한것은모두에게이현상을,나아가이세계를이해할하나의설명이반드시필요하다는점이다.
작가는그설명중하나로‘음모론’을들고온다.모임의일부멤버는이‘소리’가유구하게존재해왔으나세계를지배하는막후세력에의해정보가은폐되었고더불어소리를듣는사람들이탄압을당해왔다는음모론을제시한다.이와함께소설은큐어넌,트루서등현대사회의음모론문화를예리하게분석하는데,흥미로운점은음모론을단순히비합리적인믿음으로치부하며조롱하거나비판하지않는다는것이다.오히려음모론역시오늘날세계를설명하는하나의언어가되었다고말하는듯하다.인간은모두종교,정치,과학,이념등자신에게의미있는렌즈를통해현실을해석하기마련이고,우리는현실을이해하기위해끊임없이이야기를만들어내기때문이다.또한사람들이결국갈망하는것은진실이아니라같은설명을공유하는사람들이며,이고립의시대에그런공동체를향한갈망은때로광신으로변모하기도한다고소설은이야기한다.
설명되지않는현상앞에서인간은어떻게믿음을만들어내는가.왜우리는서로다른진실속에서살아가는가.누군가의경험을믿는다는것은무엇을의미하는가.귓가에울리는작은소리에서시작된이야기는믿음과해석,진실과음모론을통과해우리가세계를이해하는방식까지나아간다.극작가이자연출가인작가는청각적이미지를활자화된소설로읽는재미를극대화하며,독자의눈앞에말그대로이야기가펼쳐지게만든다.뛰어난서사적추진력과철학적통찰을모두갖춘,음모론과탈진실의시대를살아가는우리모두를위한매혹적인소설이다.
책속으로
의사들에게,또는이웃들이나폴에게그소리를설명하려할때,나는비유를사용할수밖에없다는사실을깨달았다.다른사람은인지하지못하는감각을달리어떻게표현할수있겠는가?그것은마치눈이보이지않는사람에게색깔을설명하는것과같았다.다른감각에비유해설명할수밖에없었다.호우가내린뒤의냄새같은회색.아침햇살속침대시트에남은열기같은노란색.
---p.50
이전에는우리아파트가신경계를갖고있고그토록시끄럽게흐느껴울고있었다는사실을알아채지못했었다.나는소리의부재속에서만감지할수있는소리가있다는사실에놀랐고,그런소리들을들을수없도록얼마나나자신을길들여왔는지를깨닫자불안해졌다.그럭저럭무디게살아가기위해얼마나많은소리를몰아내야했던것일까.
---p.25
마침내그소리를듣는사람이나타났다.내게서몇미터떨어진곳에앉아있는사람.그느낌을말로설명하기란어려웠다.투명인간으로살자고체념했는데,문득자신이보일수있다는사실을깨닫는것.세상의단한사람에의해서.그친밀감.안도감.
---p.60
고통받거나고문받고있을때,앉아서영원히그이야기만하고있을수는없다.행동을취해야한다.
---p.74
사람들은어쩌면자기가하는일의절반은왜하는지그이유조차알지못하는지도모른다.
---p.179
이이미지를찾았을때내눈은무리의왼쪽에있는여성의형상에머물렀다.마치신에게도전하듯이,그녀의시선은하늘을향해있고눈썹은격렬히주름져있다.그녀는그순간너머를,자기자신과,육체의구속과,그녀를제지하려는사회질서너머를응시하고있다.위를향한그녀의시선은천국을,머리위에서맴돌고있는새들을,이혼돈의와중에그녀만이유일하게목도한신적신비를응시하고있다.내게는그녀의표정에광기가보이지않는다.
결의가보인다.210~211쪽
내생각은이랬다.사람들이이것을무엇으로보고자하든그렇게이해하게놔두자는것이다.나역시그렇게할자유를그들이제한하려들지만않는다면.따라서그것은어떤사람들에게는과학이고,어떤사람들에게는신성한현상이다.또다른어떤이들에게는산업소음이다.그게무엇이든나는여전히그로인해밤잠을이루지못했다.훨씬빈도가줄긴했지만편두통은계속되었으며코피도마찬가지였다.하지만그런것들이소리를내삶속으로환영하는것을막지는못했다.나는이새로운상황,이새로운인지를통제하는사람이되기로했다.나는그것을완전히이해하고싶었다.내가그것을소유하지않으면그것이나를소유할것이기때문이었다.
---p.232
하나의사물은다른것과의관계속에서만묘사될수있다.
---p.275
자연이란원래기적으로가득한것이었다.우리가한때알았으나잊었거나찾지못하는기적들로.
---p.277
거기누워서이질문에대해생각해보다가,세상은참을수없이아름답고무한한은혜로가득한데한계를지닌것은오직그것을인지하는우리의능력뿐이라는생각이문득들었다.아무도그러한은혜를소유하지못했듯이,그것을인지할수있는우리의능력을소유한사람도없었다.
---p.278
사람들은우리에게이름을붙일거예요,틀림없이.
그러지못하면두려운마음이드니까요.
---p.348
추천사
음모론과컬트,믿음과광기의경계를탁월하게그려낸소설.
-데일리메일
이나라에서가장독창적인작가가쓴숨이멎을정도로굉장한소설.태너힐은엄청난아이디어를맛있는조각들로나누어내놓는다.진실이란무엇인가?우리는누구를믿는가?믿음보다회의가더나은가?그는극작가의귀와연출가의눈을지녔다.나는이소설을읽었다기보다이야기가눈앞에서펼쳐지는것을지켜본것에가까웠다.
-이언윌리엄스(소설가)
음모론이시대정신이된오늘날을위한이야기.
-포스트미디어
이소설은내영혼속으로들어와뇌세포를재배열하고,결국내가세상을바라보는방식까지바꿔놓았다.태너힐은신의열정과지혜로이야기를빚어낸다.
-클라우디아데이(소설가)
처음에는귓가의작은웅웅거림으로시작해결국머리통을날려버릴만큼강력해진다.완전히탈선해버린여정을그린,충분히그럴듯하면서도우습고또섬뜩한이야기.
-에마도너휴(소설가)
『소리를듣는사람들』은숭고한것에대한몽상이자,우리삶의리듬을이루는무해한소리들의태피스트리에대한찬가이며,동시에그것을찢어삼켜버릴수있는소음공해에대한이야기다.또한이작품은몸이라는존재에대한탁월한탐구인동시에,소셜미디어와음모론,고립과환경파괴의시대를떠받치고있는폭력성을집요하게파헤치는소설이기도하다.조던태너힐은시인이자극작가로서,밀레니얼세대의일원이자철학자로서글을쓴다.그는독자들이‘소리’의주파수에귀를맞추도록이끌며,육체적감각너머,믿음에대한우리의인식너머에펼쳐진풍요로운미지의영역을경험하게한다.
-길러상심사위원단
놀라울만큼현시대를잘반영한작품.21세기의멜랑콜리아를다룬불가사의한이야기로,추진력있으면서도지적인문장들로가득하다(그아름다운결합이라니).모두가이책에대해이야기하게될것이다.
-빌리레이벨코트(시인)
이작품은평범한사람이기존의틀밖을슬쩍내다보기로결심했을때얼마나큰혐오와공포를불러일으킬수있는지를보여주는증거다.
-헤더오닐(소설가,시인)
수수께끼같고도발적인이소설은우리시대를왜곡해비추는거울처럼독자의시각마저늘리고비틀어놓는다.
-몬트리올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