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충청도는 내 고향이다. 충청이 고향이기에, 그리고 워낙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 까닭에, 젊었을 때에는 계룡산, 대둔산, 속리산, 안면도, 대천 등등 이곳저곳 많이도 가 보았지만, 부산에 정착하고 난 다음부터는 발길이 거의 뚝 끊어진 셈이었다.
그러다가 은퇴한 후,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생각에 서울에서 내려올 때 들른 곳이 부여이다.
일부러 부여 쪽으로 길을 잡아 미암사에 들른다. 세계 제일 큰 와불이 있다던가, 궁금하여 들른 것이다.
어느 관광지든 그 볼거리에는 늘 재미있는 설화나 전설이 따라다닌다. 이러한 이야깃거리가 없으면 볼거리가 시시해진다.
미암사는 쌀바위라는 뜻의 미암에 걸친 이야깃거리가 있다. 쓸 데 없는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교훈과 함께 쌀바위와 누워 계신 부처님을 구경한 후, 이제 부여 궁남지로 간다.
부여는 옛날 옛날 한 옛날, 정말 오래된 옛날, 초등하교 때인가 수학여행을 갔었다는 기억만 희미할 뿐, 무엇하나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건 없다.
그러니 부소산성, 궁남지 등을 둘러보지만 모든 게 새삼스럽다.
여기에도 물론 백제 무왕(서동)의 탄생설화와 선화공주와 서동에 관한 옛 전설이 따라다닌다.
이러한 이야깃거리를 품고 사비마루로 이름 지은 국립부여박물관에 들른다. 여기에선 옛 사비백제의 흔적을 엿보며 우리 조상들의 옛 생활과 당시의 영화를 상상할 수 있다.
한편 대전 근교, 특히 동학사는 심심하면 한 번씩 가던 곳인데 언제 가도 좋은 곳이다. 명산으로 이름난 계룡산 이쪽저쪽에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이 있어 언제든지 마음을 식히기 위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고즈넉한 산사와 맑은 공기를 내뿜는 숲,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다면 이보다 좋은 안식처가 없다.
쉬다가 지치면--쉬는 것도 오래 하다 보면 지치는 법이다--연화봉엘 올라갔다 내려와도 좋고, 은선폭포와 남매탑을 방문하거나 산 너머 갑사까지 다녀와도 좋다.
옛날 젊었을 때, 아니 어렸을 때에는 남매탑을 지나 갑사까지 갔다 오기도 했는데 이제는 동학사에만 들렀다 오기에도 바쁘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왜 더 바빠지는지 모르겠다. 교통도 발달하고 소득도 높아지고, 그러면 이제 쉬거나 놀거나 할 시간이 많아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은 정 그 반대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렇지만 왜 그런지는 알 수가 없다.
옥천의 부소담악은 그 이름이 생소하여 호기심을 끄는 곳인데, 대전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예전엔 전혀 몰랐던 곳이다. 아마도 옛날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가 안 가봤으니까~!
부소담악이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여기도 한 번 꼭 들려야겠다 싶어 서울에 갔다 내려오며 작정하고 들렸는데, 기대 이상의 아름다움을 선물로 받은 곳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가을이어서 그런지 단풍이 참으로 아름답게 물들었고, 그것이 푸르고 잔잔한 호수와 잘 어울려 정말로 한 폭, 아니 여러 폭의 그림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아마도 봄에는 봄, 여름엔 여름, 그리고 겨울엔 겨울로서 나름대로 흥취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꼭 다시 한 번 더 들려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법주사는 워낙 이름 있는 절이니, 여기서 왈가왈부해봐야 군더더기가 될 뿐이다. 법주사 구경을 하러 오신다면, 아울러 속리산 문장대도 한 번 올라가 보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속리산 기슭에는 선병우 고가가 있어 여기에서 하룻밤 민박하며 멍 때리는 것도 권할 만하다. 특히 비 오는 날 권하고 싶다.
진천은 서울 가는 길에 슬쩍 들렸는데, 생거진천자연휴양림은 하룻밤 묵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은 곳이고, 농다리는 천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며 천천히 걷고 싶은 곳이다.
내가 들렸을 때는 장마철이어서 농다리를 건너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농다리가 놓인 강 이름은 백곡천인데,, 비가 오면 강이 되고 비가 안 오면 내가 된다.
내가 될 때 다시 한 번 들려, 농암정을 거쳐 초평호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인 미르다리를 건너 산책길을 따라 하늘다리까지 걸으려 한다. 물론 하늘다리에서는 다시 초평호를 건너 농암정 쪽으로 와 농다리로 되돌아오고 싶다. 이 산책길은 3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경치가 아주 좋다니 기대를 해볼 수밖에 없다.
한편 월악산과 청풍호(충주호)는 예전에 가보지 않은 곳이다. 언제였든가 부산에서 출발하여 월악산 기슭의 덕주산성과 덕주사를 거쳐 도담삼봉을 구경하고 소백산휴양림에 짐을 푼 적이 있었는데, 그때 보았던 청풍호 풍경에 감탄하며 언젠가 시간을 내어 이곳을 들러보리라 작심했던 곳이다.
그렇지만 이때에도 패망한 신라의 비애가 서려 있는 월악산 기슭의 덕주산성과 덕주사를 들려 덕주공주와 마의태자의 나라 잃은 설움에 잠시 잠겨보았을 뿐, 청풍호를 제대로 즐기지는 못하였는데 나중에 또다시 이곳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이번에는 청풍호에서 배를 타고 호수 좌우에 있는 옥순봉, 구담봉, 금수산 등 아름다운 봉우리들을 감상하며 즐긴 것이다. 정말 배를 타고 맑은 바람 쐬며 한 번쯤 청풍호를 돌아볼 만하다.
도담삼봉은 몇 번 들른 적이 있지만, 이번에 다시 한 번 또 들렸다. 역시 언제 들려도 경치가 좋은 곳이다. 이곳 역시 정선군과 단양군에 얽힌 도담삼봉에 얽힌 전설이 전한다.
이제 소백산 휴양림으로 가 쉬면서 단양으로 나가 아찔아찔한 만천하스카이워크에 올라 단양 시내를 전망할 수도 있고, 그 밑으로 내려와 단양강 잔도를 천천히 걸어볼 수도 있다. 또한 카페산의 카페에 들려 차를 마시면서 여유를 즐기거나,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의 새가 되어 볼 수도 있다. 참으로 단양은 볼거리도 많고, 쉬며 놀기 좋은 곳이다.
한편 소백산 휴양림은 그 자체로도 머물기에 좋은 곳이다. 단양 시내로 나가지 않더라도 그냥 휴양림 숙소에 머물면서 멍 때리는 것도 권할 만하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현대인에게는 여유가 없다. 1박 2일이나 2박 3일 조금 여유를 가지고 산사를 찾는다거나, 산속 휴양림에서 뒹굴뒹굴하는 것도 꼭 필요하지 않을까? 그냥 멍 때릴 때도 필요한 법이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여, 이 책의 제목처럼 그저 맑은 바람 쐬고 쉬어 보시지 않겠는가?
그러다가 은퇴한 후,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생각에 서울에서 내려올 때 들른 곳이 부여이다.
일부러 부여 쪽으로 길을 잡아 미암사에 들른다. 세계 제일 큰 와불이 있다던가, 궁금하여 들른 것이다.
어느 관광지든 그 볼거리에는 늘 재미있는 설화나 전설이 따라다닌다. 이러한 이야깃거리가 없으면 볼거리가 시시해진다.
미암사는 쌀바위라는 뜻의 미암에 걸친 이야깃거리가 있다. 쓸 데 없는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교훈과 함께 쌀바위와 누워 계신 부처님을 구경한 후, 이제 부여 궁남지로 간다.
부여는 옛날 옛날 한 옛날, 정말 오래된 옛날, 초등하교 때인가 수학여행을 갔었다는 기억만 희미할 뿐, 무엇하나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건 없다.
그러니 부소산성, 궁남지 등을 둘러보지만 모든 게 새삼스럽다.
여기에도 물론 백제 무왕(서동)의 탄생설화와 선화공주와 서동에 관한 옛 전설이 따라다닌다.
이러한 이야깃거리를 품고 사비마루로 이름 지은 국립부여박물관에 들른다. 여기에선 옛 사비백제의 흔적을 엿보며 우리 조상들의 옛 생활과 당시의 영화를 상상할 수 있다.
한편 대전 근교, 특히 동학사는 심심하면 한 번씩 가던 곳인데 언제 가도 좋은 곳이다. 명산으로 이름난 계룡산 이쪽저쪽에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이 있어 언제든지 마음을 식히기 위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고즈넉한 산사와 맑은 공기를 내뿜는 숲,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다면 이보다 좋은 안식처가 없다.
쉬다가 지치면--쉬는 것도 오래 하다 보면 지치는 법이다--연화봉엘 올라갔다 내려와도 좋고, 은선폭포와 남매탑을 방문하거나 산 너머 갑사까지 다녀와도 좋다.
옛날 젊었을 때, 아니 어렸을 때에는 남매탑을 지나 갑사까지 갔다 오기도 했는데 이제는 동학사에만 들렀다 오기에도 바쁘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왜 더 바빠지는지 모르겠다. 교통도 발달하고 소득도 높아지고, 그러면 이제 쉬거나 놀거나 할 시간이 많아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은 정 그 반대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렇지만 왜 그런지는 알 수가 없다.
옥천의 부소담악은 그 이름이 생소하여 호기심을 끄는 곳인데, 대전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예전엔 전혀 몰랐던 곳이다. 아마도 옛날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가 안 가봤으니까~!
부소담악이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여기도 한 번 꼭 들려야겠다 싶어 서울에 갔다 내려오며 작정하고 들렸는데, 기대 이상의 아름다움을 선물로 받은 곳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가을이어서 그런지 단풍이 참으로 아름답게 물들었고, 그것이 푸르고 잔잔한 호수와 잘 어울려 정말로 한 폭, 아니 여러 폭의 그림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아마도 봄에는 봄, 여름엔 여름, 그리고 겨울엔 겨울로서 나름대로 흥취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꼭 다시 한 번 더 들려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법주사는 워낙 이름 있는 절이니, 여기서 왈가왈부해봐야 군더더기가 될 뿐이다. 법주사 구경을 하러 오신다면, 아울러 속리산 문장대도 한 번 올라가 보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속리산 기슭에는 선병우 고가가 있어 여기에서 하룻밤 민박하며 멍 때리는 것도 권할 만하다. 특히 비 오는 날 권하고 싶다.
진천은 서울 가는 길에 슬쩍 들렸는데, 생거진천자연휴양림은 하룻밤 묵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은 곳이고, 농다리는 천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며 천천히 걷고 싶은 곳이다.
내가 들렸을 때는 장마철이어서 농다리를 건너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농다리가 놓인 강 이름은 백곡천인데,, 비가 오면 강이 되고 비가 안 오면 내가 된다.
내가 될 때 다시 한 번 들려, 농암정을 거쳐 초평호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인 미르다리를 건너 산책길을 따라 하늘다리까지 걸으려 한다. 물론 하늘다리에서는 다시 초평호를 건너 농암정 쪽으로 와 농다리로 되돌아오고 싶다. 이 산책길은 3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경치가 아주 좋다니 기대를 해볼 수밖에 없다.
한편 월악산과 청풍호(충주호)는 예전에 가보지 않은 곳이다. 언제였든가 부산에서 출발하여 월악산 기슭의 덕주산성과 덕주사를 거쳐 도담삼봉을 구경하고 소백산휴양림에 짐을 푼 적이 있었는데, 그때 보았던 청풍호 풍경에 감탄하며 언젠가 시간을 내어 이곳을 들러보리라 작심했던 곳이다.
그렇지만 이때에도 패망한 신라의 비애가 서려 있는 월악산 기슭의 덕주산성과 덕주사를 들려 덕주공주와 마의태자의 나라 잃은 설움에 잠시 잠겨보았을 뿐, 청풍호를 제대로 즐기지는 못하였는데 나중에 또다시 이곳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이번에는 청풍호에서 배를 타고 호수 좌우에 있는 옥순봉, 구담봉, 금수산 등 아름다운 봉우리들을 감상하며 즐긴 것이다. 정말 배를 타고 맑은 바람 쐬며 한 번쯤 청풍호를 돌아볼 만하다.
도담삼봉은 몇 번 들른 적이 있지만, 이번에 다시 한 번 또 들렸다. 역시 언제 들려도 경치가 좋은 곳이다. 이곳 역시 정선군과 단양군에 얽힌 도담삼봉에 얽힌 전설이 전한다.
이제 소백산 휴양림으로 가 쉬면서 단양으로 나가 아찔아찔한 만천하스카이워크에 올라 단양 시내를 전망할 수도 있고, 그 밑으로 내려와 단양강 잔도를 천천히 걸어볼 수도 있다. 또한 카페산의 카페에 들려 차를 마시면서 여유를 즐기거나,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의 새가 되어 볼 수도 있다. 참으로 단양은 볼거리도 많고, 쉬며 놀기 좋은 곳이다.
한편 소백산 휴양림은 그 자체로도 머물기에 좋은 곳이다. 단양 시내로 나가지 않더라도 그냥 휴양림 숙소에 머물면서 멍 때리는 것도 권할 만하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현대인에게는 여유가 없다. 1박 2일이나 2박 3일 조금 여유를 가지고 산사를 찾는다거나, 산속 휴양림에서 뒹굴뒹굴하는 것도 꼭 필요하지 않을까? 그냥 멍 때릴 때도 필요한 법이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여, 이 책의 제목처럼 그저 맑은 바람 쐬고 쉬어 보시지 않겠는가?
[POD] <우리나라 여행기 6: 충청 편> 맑은 바람 쐬고 쉬어 보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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