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폭발

폭발은 준의 이야기다. 준이 폭발에 휘말려 준이 알고 있던 그의 세계가 송두리째 무너져내리는 과정은 어찌 보면 우습고, 재미있고, 가벼우면서도 그 내면으로 파고들수록 섬뜩한 공포를 그려낸다. 준이 겪는 그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방법은, 모두가 그 폭발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 말고는 없을 것이다. 그 모든 경험과 불가사의하면서도 두서없는 고통에 찬 신음을 습자지 위에 펼쳐놓는다면 이 소설이 될 것이다.
또한 폭발은 독자들에게 기성 작가들의 작품에선 단언컨대 한 번도 찾아본 적 없을 만큼 유례가 없고, 괴이하면서도 모순적인 이야기를 선사한다. 그 모든 이야기를 내면으로 받아들이는 유일한 방법을 말해주자면, 바로 이렇게 아무도 구매하지 않을 것 같으며,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작가의의 이름이 들어가며, 유명한 기성 출판사도, 작가를 제외하면 누군가의 칭찬이나 추천, 수상 기록 따위가 전무한 이 소설을 사는 것이다.
동시에, 이 소설은 웹사이트에서 구매하지 않으면 절대로 이 문구를 읽을 수 없도록 설계된 소설이기도 하다. 책의 표지 어디에도 이 문구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이 소설의 판매 페이지에 들어왔다면 당신은 이 소설의 숨겨진 문구를 읽은 셈이다.
그러니 웹사이트에 들어온 이들에게만 작은 진실을 말해주자면, 급작스러운 발생은 장편소설 폭발의 일부가 아니며, 별개의 작은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