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왜수십년이지난지금까지도지브리애니메이션을펼쳐보며위로받는가?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의아득함속에서,『귀를기울이면』의서툰첫발에서,
『천공의성라퓨타』의멸망속에서독자들이느껴온정체모를온기의실체가드러납니다.
지브리를사랑한젊은승려(호소카와신스케)는지브리작품속거장들의메시지와
불교의‘선(禪)’의가르침이정확히같은곳을향하고있음을발견했습니다.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낯선세계속에서도나를지켜내는방법
『귀를기울이면』-하루하루,매순간을소중히여기는마음
『바람이분다』-단한번뿐인지금을살아가는방법
『모노노케히메』-대립과갈등을넘어서로를포용하는힘
『마녀배달부키키』-무너진마음을다시일으켜세우는힘
『게드전기』-인생은혼자달리는마라톤이아니라함께이어가는릴레이
『이웃집토토로』-우리가평생찾아헤매는진정한‘자신’
『바람계곡의나우시카』-‘밝음’과‘어둠’은서로어우러지며공존하는것
『천공의성라퓨타』-나쁜인연마저좋은인연으로바꾸는힘
주인공들의시련과성장의순간을깊이있는'선의언어'로짚어내는이책은,
복잡한인문학적지식을강요하지않습니다.
눈앞의‘생(生)’을소중히여기려는지브리의철학을통해,스스로를다잡고오늘을살아갈용기를선물합니다.
책속으로
영화『게드전기』에서도‘사람은혼자마음대로살수없다’라는미야자키고로감독의생각이「테루의노래」를통해우리에게전해지고있습니다.그토록강하고늠름하며고고한외톨이매조차도홀로살수없습니다.그래도우리는자기인생의골인지점까지어떻게든혼자달려보려고합니다.도중에지칠때도있고우울해져달리기를포기할때도있습니다.그런사고방식을바꿀수있다면틀림없이사물을보는관점도달라질겁니다.인생은역전마라톤과같습니다.혼자달리는마라톤이아닙니다.내게주어진구간을,내가받은바통을꼭움켜쥐고달리면그만입니다.내가부여받은구간이끝나면반드시누군가가그바통을받아줍니다.나쓰메소세키의뜻을잇는아쿠타가와류노스케처럼.진심으로그렇게생각하면어깨의힘이빠져자연스럽게달릴수있습니다.그리고그바통이라는것은,말로는전할수없는것이며두눈깊은곳에있답니다.
선어도목적이아닙니다.하나의수단에불과합니다.
영화대사도,시도,노래도다언어입니다.언어속에서무엇을느끼고그느낀바를어떻게다음사람에전할까.언어를초월해한걸음나아간끝에‘전하고싶은’마음이있기에우리의마음이흔들리는거랍니다.
---pp.24~25「'군간쌍안색불어사무수君看雙眼色不語似無愁'와《게드전기》」중에서
「일기일회」는어떤삶의방식일까요?저는『바람이분다』의지로와나오코의삶에서그것을봅니다.
지로의여동생카요는병원을빠져나와지로와결혼한나오코를보고“이대로는병든나오코가너무불쌍해”라고말합니다.그때지로는“우리는지금,하루하루를아주소중하게살고있어”라고대답합니다.
한정된두사람의시간을충실하게채우고싶다면왜일을그만두고함께지내지않는가.또환자옆에서담배를피우다니무슨생각이냐고여동생은물은거죠.그러나나오코는담배를피우는잠깐의시간도가장사랑하는사람의손을잡고있기를바랍니다.지로가비행기설계에몰두한모습을옆에서보고싶어합니다.지로도나오코의기대에부응하려고자는시간도아끼며일에열중합니다.
---pp.42~43「'일기일회一期一會'와《바람이분다》」중에서
토토로라는존재는우리가평생찾아헤매는자신의‘진정한마음’일지모릅니다.아이때는매일이발견의연속이라고집하는견해도없습니다.늘눈앞의마음을발견할수있었죠.
그러나인간으로성장함에따라학교에다니고일하고사랑하고교우관계를쌓으면서사는데필요한지식과경험을축적합니다.자신을지키며살려고갑옷을입어상처받지않고살준비를합니다.물론쾌적하게살려면필요한준비입니다.그러나‘마음’을깨달으려할때는오히려방해물이됩니다.너무심하게몸에갑옷을두르면마음대로움직일수없듯.앞을가린구름은점점짙고두꺼워져마침내우리시야를빼앗아우리는진정한마음을잃고맙니다.
미야자키감독의기획서에는다음과같은말이이어져있습니다.
잊고있었던것
알아차리지못한것
없어졌다고착각했던것
그러나그것이지금도있다고믿고『이웃집토토로』를제안합니다.
깊은산으로‘토토로’를찾으러가도어쩌면못찾을지모릅니다.그래도‘토토로’가없는건아닙니다.병원에서어머니가문득두딸의존재를알아차렸듯,우리가태어나면서지닌‘순수한마음’을되찾을수있다면틀림없이바로옆에있을겁니다.그것이우리가찾는진정한마음이고도솔스님의질문이자‘토토로’입니다.
왜냐하면,이이상한생물체는여전히일본에있으니까요.
---pp.67~68「'지재차산중운심부지처只在此山中雲深不知處'와《이웃집토토로》」중에서
인간이산다는것은수많은일과만난다는이야기와같습니다.우리는희로애락이라는감정만으로는너무나부족할만큼다양한일에마음을빼앗기고맙니다.그야말로일희일비,만족했다가상처를입고웃다울며하루하루를보냅니다.그런일들에마음이흐트러지지않도록하려면감정을봉인하고‘보지도듣지도,말하지도않기’로정하는게최선이라고생각하겠지요.사람과만나지않으면관계로고민할일이없습니다.반려동물을기르지않으면사별해슬플일도없겠죠.그러나과연그러면다될까요?가구야공주는알려줍니다.“고귀한공주도땀을흘리고때로는깔깔대고웃고싶을때도있다고!눈물이멈추지않을때도,화내고싶을때도있어.”그러지않는게고귀한공주라면고귀한공주는인간이아니라고.
보고,듣고,말하면서우리를상처받을지모릅니다.그러나그것에한없이마음을두지않으면되죠.이러한「응무소주이생기심」의삶을내것으로만드는일이‘선의깨달음’입니다.
딱한번,황제에게안긴가구야공주의마음은‘더는이곳에있고싶지않아’라고멈추고맙니다.천개의손을가진천수관음은하나의손에정신을빼앗기면나머지999개의손을쓸수없게된다고합니다.무슨일에나자유자재로마음을쓰던가구야공주도하나의감정에사로잡혀꼼짝못하게된겁니다.
---pp.100~101「'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과《가구야공주이야기》」중에서
“온건어쩔수없어.맞아야지.”
치히로가처음으로목욕탕당번을하는데오물의신오쿠사레사마가목욕탕을찾아왔을때유바바가한대사입니다.원치않은손님은우리인생에도있기마련입니다.생각지도못한자연재해를만나거나직장에서갑자기인사이동이생겨바라지않은업무가할당되기도합니다.이때느끼는괴로움이나슬픔에서어떻게도망칠지에마음을빼앗기기보다,주위탓으로돌리고부루퉁하기보다도,허심탄회하게맞이한다.이게바로큰어려움을피하는가장좋은방법입니다.
그리고유바바의말은여기서끝나지않았습니다.
“이렇게된이상,빨리돌아가게하는수밖에없어.”
어려움을어려움으로그냥받아들이지만,그것을한없이마음에두지않는다.이것이야말로주위환경에마음을빼앗기지않는방법입니다.
---pp.108~109「'수처작주입처개진隨處作主立處皆眞'과《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중에서
101세에세상을떠나기직전까지강의하고책상에서원고지와마주했던조부는말년,항상‘살아낸다’라는단어를중요하게여겼습니다.그냥사는게아니라살아낸다는단어로정말열심히사는모습을표현한아주멋진말입니다.예를들어‘달리다’와‘달려내다’라는것에는결의와의욕이전혀다르잖아요?
이‘살아낸다’라는게바로‘그기본’이아닐까요.이전저의수준낮은대답을단숨에녹여버리고눈앞이탁트이는느낌이었습니다.저는‘좌선만제대로하면된다’라는,나무로치면나뭇가지에집착해‘기본’을보지못했습니다.‘그기본’이란승려가좌선하는것도,자기가맡은일과역할을잘해내는것도아닙니다.그저‘열심히사는것’입니다.
자고먹고놀고일하는모든게우리가힘써야하는소중한것입니다.그저하는게아니라열심히해야함을잊어서는안됩니다.
즉하루하루를무엇과도바꿀수없는시간으로소중하게,매사를소중히여기며살아간다.그게바로무소대사가‘바라건대,그기본에힘써라’라는선어에담은메시지입니다.
무소대사의유언에는다음이있습니다.‘자칫잘못해잎을붙잡고나뭇가지를찾는일은없어야한다’라는겁니다.지엽적인문제에매달려서는안된다고엄격하게제시하고있죠.
소설속미야모토무사시도깨달음으로이끌어준선승에게감사의마음을전하려고뒤를쫓다가‘이것도지엽적인일……’이라고생각하고멈춥니다.감사의말을전하기보다제시한길을스스로걷는게중요하기때문입니다.
---pp.140~141「'청기본무請基本務'와《귀를기울이면》」중에서
호소카와“최선을다해제가해왔고하려했던일이불요불급한일이라고판정된처음에는낙담했습니다.낙담한채의뢰받은원고를쓰고청소하고정원의나무를다듬고절일부를밭으로가꾸고…그런일을하면서제게불요불급하지않은,꼭필요한일을해나가는게당면목표였습니다.의식주만있으면우리는살수있다는생각과함께실은우리인생에깊이를주는게불요불급이라얘기되지않는게아닐까.멀리돌아그부분으로돌아왔습니다.그렇게생각한뒤로는청소,정원가꾸기,밭농사가더생생하게다가왔습니다.지금은중지중인좌선모임을재개할수있게된다면그때는또다른마음으로임하겠죠.‘언제든놓아버릴수있는소중한것’이랄까요,그런마음으로해나갈것같습니다.”
요코타“‘언제든놓아버릴수있는소중한것’이라는말은깊은울림이있네요.소중하나언제든놓을수있을만큼만쥐고있겠다는뜻이겠죠.”
호소카와“그랬으면좋겠습니다.좌선은모두의몸과마음이건강해지려고하는일입니다.건강을최고로생각한다면용기를내어중지한다.당시는정말고민이많았는데중지된지금은할일을모색하고있습니다.‘이런선승으로있고싶다’,‘아버지시절그대로절을잇고싶다’라고제목표를고집하면좌선모임에서유통성이사라집니다.그러면모두의마음을지킬수없고잘못하면엉뚱한데로가겠죠.그러므로꽉움켜쥐지않고늘흔쾌히넘겨줄정도로해나갈생각입니다.”
---pp.171~172대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