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Братья Карамазовы) 세트 (전 3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Братья Карамазовы) 세트 (전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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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도스토옙스키의 마지막 작품이다. 원래 이 작품은 2부로 구상되었으나 도스토옙스키의 죽음으로 2부는 집필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미완의 대작은 그 자체만으로도 테마나 플롯에서 하나의 완성된 장편 소설로서 아무런 손색이 없다. 4대 장편은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순으로 출간되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이전 작품에서 다루었던 크고 작은 사상적 문제들의 총합이며 그 문제들에 대해 작가가 제시하는 가장 성숙한 답변이다. 물리적인 차원에서 두터운 분량뿐만이 아니라, 사상적, 심리적, 철학적 차원에서 너무도 방대한 이 소설을 1879년과 1880년, 2년 만에 썼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 천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작품을 탈고한 지 두 달 만에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던, 또 자신이 평생을 두고 옹호했던 신의 품에 안겼다.
저자

표도르도스토옙스키

표도르미하일로비치도스토옙스키는1821년10월30일(구력)태어났다.아버지는모스크바빈민병원에서일했으며,잔인할정도로엄격한성격의소지주였다.종교적이고온화한성격의어머니와는달리,잔혹한아버지의이미지는도스토옙스키에게도큰영향을미쳐,그의작품속아버지들은처음부터부재하거나,무능하거나,잔학하여자신의자식들을길거리로내몰아몸을팔게하거나,자식들에게살해당하거나,아니면그자신이자녀에대한육체적,정신적,심지어성적인폭군으로등장하거나한다.
도스토옙스키가태어나고유년시절을보낸곳은그의아버지가의사로일하던모스크바빈민병원이었는데,그병원의많은환자들은모두가가난하고억눌린사람들,사회에서버림받은사람들이었으며,어린도스토옙스키는이들과대화하기를즐겼다.가난의심리학의대가가될씨앗이여기서부터자라나고있었던것이다.물론작가스스로도평생을가난의굴레에서허덕였다.그는돈에관한문제에있어서는결코“현실적”이지못했고,감당할능력이있건없건간에떠넘겨지는짐을사양할줄몰랐다.
도스토옙스키의첫작품≪가난한사람들≫(1846년)에는작가의가난에대한날카로운인식,가난이인간심리와삶에끼치는영향들,그리고가난하고핍박받는자들에대한강한동정심이잘나타나있다.이런젊은날의도스토옙스키에게형제애속에서모두가풍요롭게살수있다는믿음을가르치는유토피아사회주의자들의모임인페트라솁스키서클은목마른물고기가물을만난듯반가운만남이었다.하지만차르니콜라이1세의반동정치하에서는당대현실에대한비판뿐만이아니라,사회주의적유토피아등에대해토론하는것,금지서적을읽는것들만으로도총살감이었다.
고골에게보내는벨린스키의편지를낭독했다는죄목으로체포된도스토옙스키는사형은간신히면했으나시베리아로끌려갔고,4년간의감옥생활과또4년간의유형생활을보낸다.그후,도스토옙스키의인간관및세계관은완전히다른것이되어있었다.1840년대사회주의적유토피아를지향했던도스토옙스키는1860년대완전히극우보수주의자(슬라브주의자)가되어있었다.유형을마치고돌아온작가는1861년러시아의문화적정치적생활에적극적으로참여하기위해잡지≪시대(Время)≫를창간했고,1863년≪시대≫지가정치적이유로발행정지조치를받게되어폐간된다.이듬해형미하일과함께두번째잡지,더욱더극우적이고슬라브주의적인잡지≪세기(Эпоха)≫를발간하여,그첫호에≪지하생활자의수기≫를발표한다.
1866년,후에그의부인이된속기사안나를고용하여≪노름꾼≫과≪죄와벌≫을속기하게하여발표하고,1868년그리스도를닮은“긍정적으로가장아름다운인간”을그리고자한≪백치≫를,1872년≪악령≫을,죽기한해전인1880년≪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을발표했다.
이렇게해서세계문학사중가장위대한작가도스토옙스키는1881년1월28일,그의소설만큼이나극적인사건들이넘쳐나는자신의삶을마감했다.러시아철학자니콜라이베르댜예프가말한것처럼,도스토옙스키라는작가를낳았다는사실만으로도,이지구상에러시아인의존재이유는충분하다.

목차

주요등장인물
작가로부터

제1부
제1장.어느작은가족의내력
1.표도르파블로비치카라마조프
2.장남을내쫓다
3.두번째결혼과두번째아이들
4.셋째아들알료샤
5.장로들

제2장.부적절한모임
1.수도원에도착하다
2.늙은어릿광대
3.신심깊은시골아낙들
4.신심약한귀부인
5.아멘,아멘!
6.저런인간은대체왜살까!
7.신학도−출세주의자
8.스캔들

제3장.음탕한사람들
1.하인의방에서
2.리자베타스메르댜샤야
3.열렬한마음의고백.시형식으로
4.열렬한마음의고백.일화형식으로
5.열렬한마음의고백.“곤두박질”
6.스메르댜코프
7.철학적논쟁
8.코냑을마시며
9.음탕한사람들
10.두여인이한자리에
11.또하나의실추된명예

제2부
제4장.감정의격발
1.페라폰트신부
2.아버지집에서
3.초등학생들과어울리게되다
4.호흘라코바의집에서
5.거실에서감정의격발
6.오두막집에서감정의격발
7.그리고신선한공기를마시며

제5장.프로(Pro)와콘트라(Contra)
1.언약
2.기타를든스메르댜코프
3.형제들,서로를알아가다
4.반역
5.대심문관
6.아직은몹시막연한우수
7.‘영리한사람과는잠깐대화를나누는것도흥미롭다’

제6장.러시아의수도사
1.조시마장로와그의손님들
2.고스히마수도사제조시마장로의《생애전》에서,장로자신의말을토대로알렉세이표도로비치카라마조프가엮음
3.조시마장로의담화와설교에서

제3부
제7장.알료샤
1.시체썩는냄새
2.이런순간
3.양파한뿌리
4.갈릴리가나

제8장.미탸
1.쿠지마삼소노프
2.랴가비…
3.금광
4.어둠속에서
5.갑작스러운결정
6.내가간다!
7.옛사람,논쟁의여지조차없는사람
8.섬망

제9장.예심
1.관리페르호틴출세의시작
2.소동
3.고난속을걷는영혼.첫번째고난
4.두번째고난
5.세번째고난
6.검사가미탸를포획하다
7.미탸의위대한비밀,야유를받다
8.증인들의증언.언나
9.미탸,호송되다

제4부
제10장.소년들
1.콜랴크라솟킨
2.꼬맹이들
3.한초등학생
4.주치카
5.일류샤의침대곁에서
6.조숙
7.일류샤

제11장.이반표도로비치형제
1.그루셴카의집에서
2.아픈발
3.어린악마
4.찬송과비밀
5.형이아니야,형이아니라고!
6.스메르댜코프와의첫번째만남
7.스메르댜코프를두번째로찾아가다
8.세번째이자마지막으로스메르댜코프를찾아가다
9.악마.이반표도로비치의악몽
10.“이건그놈이한말이다”

제12장.잘못된판결
1.운명의날
2.위험한증인들
3.의학감정과호두한푼트
4.행운이미탸에게미소짓다
5.급작스러운파국
6.검사의논고,성격묘사
7.사건의역사적배경에대한개관
8.스메르댜코프에대한논고
9.전속력으로질주하는심리분석.질주하는트로이카.검사논고의피날레
10.변호인의변론.양날의칼
11.돈은없었다.강도짓도없었다
12.게다가살인도없었다
13.사상의간음자
14.촌놈들이제고집을부리다

에필로그

작품이해를돕는자료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4대장편을국내최초로1인이번역하다
도스토옙스키의4대장편은각작품의분량이대하소설에육박할정도로장대하다.이대작들의번역역시치열한작업이다.한사람이4대장편을다번역한사례는세계적으로매우드물고,한국에서는김정아가유일무이하다.4대장편에는도스토옙스키의사상이서로잇닿아있다.고유한문체역시각기다른사람의작업으로는일관된결을살리기어렵다.한사람이번역해야하는이유가여기에있다.김정아단독으로4대장편을번역했다는건우리출판계의쾌거이고독자들을위한선물이다.이번역작업은백년갈번역으로도스토옙스키를국내에소개하겠다는지식을만드는지식의열망에서시작된일이었다.김정아는가장성실하고가장정확하고가장유려하고가장현대적으로4대장편을번역했다.

막장너머의진실,도스토옙스키의인간탐구
표면적인줄거리로만본다면소설《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은친아들에의한아버지살해를둘러싼주요인물들이엮어내는사랑과미움의드라마다.
카라마조프형제들의아버지인표도르는부성이라고는눈을씻고찾아봐도없는사람으로,육욕과정욕,그리고돈에대한욕심만이남은저열한본능의화신이다.그는아들의재산을가로채고,그것도모자라스물두살의글래머미인인그루셴카를놓고장남과문자그대로피튀기는싸움을한다.
장남드미트리는카테리나이바노브나라는아름답고오만한귀족여인과약혼을한사이이나,늙은상인삼소노프의첩으로있던그루셴카에게완전히넋이나가,그녀에게로가기위해카테리나를자신의동생이반에게양보하지못해안달이다.이를비롯해작품의주요인물이한사람도빠짐없이사랑의삼각관계에빠져있으며,연관된이들이모두부자또는형제간이다.
이런막장드라마같은플롯라인을갖는소설이어떻게인류역사에길이남을세계명작이될수있을까싶다.그러나해답은플롯자체가아니라인물들자신과그인물들의성격과사상이서로부딪치고공명하는긴밀한구성에있다.작가는가치관의변화가심하고무신론등서구사상이횡행하던19세기의러시아현실을배경으로가족의분열을그리면서,하나하나의인물과그들의심리변화,사상변화속에모순적이고복잡다단한인간의본질에대한사색을담아내고있다.또시대적문제들을지성의대변인인이반을통해제시하며,그의분열과파멸을통해인간에대한체르니솁스키적인이해는옳지않으며,그런유의답은결코성공할수없음을강변한다.그리고더나아가그에대항해,알료샤를통해근본적이고영원히옳은해답,즉작가의사상이집약된종교적인해답을제시한다.

드미트리표도로비치카라마조프: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
드미트리는아버지표도르로부터육체적인정욕을물려받았으나,‘치마만두르면어디나달라붙을만반의준비가되어있는’표도르의퇴폐적인정욕과는달리,그루셴카에대한그의사랑은남성적이고정열적이며진지하고희생적이기까지하다.아버지표도르와는서로그루셴카를차지하기위해온갖추잡한짓을다하지만,정작그녀가5년간이나잊지못하고꿈에도그리던첫사랑에게로갔다는사실을알게되자,그녀의행복을위해기꺼이자신의행복을희생하고자한다.진정한사랑이란사랑하는사람의행복을자신의행복보다소중히하며,그것을자신의행복보다앞에두는것이리라.사랑할수있는능력,자신을희생하면서까지사랑할수있는능력,그것은작가에게매우긍정적인자질중의하나이자,불멸과신의세계를향한길,즉구원을위한필수요소다.드미트리의사랑의대상이이지적이고차갑고오만한카테리나가아니라,감정적이고정많은전형적러시아미인인그루셴카라는점역시주목할만하다.그루셴카는드미트리를보고“짐승같은데가있으나고결한사람”이라고하는데이지적은매우적절하다.그는어머니에게서물려받은억세고뛰어난육체적완력과,충동과감정에충실한면을지니고있으며,아버지표도르에게서물려받은호색하고방종한생활에기우는면을지녔다.카라마조프의저열한본성을나타내는“거미”를영혼속에지니고있지만,동시에자신의명예뿐만아니라타인의명예도존중할수있는능력이있다.

이반:이성과논리의화신인무신론자
이반은어려서부터학문에매우재능이뛰어나고,동생알료샤와는달리자신이남의밥을얻어먹고살고있음을날카롭게자각하며,과학과수학의신봉자이나일반범죄에대한교회의재판권에대한논문을써서많은이들의주목을받는다.주로이반의이야기를다룬〈제5장프로(Pro)와콘트라(Contra)〉는작가가작품전체에서가장심혈을기울여썼다고얘기하는부분이며,작품에서가장뛰어난부분으로평가받고있다.특히‘4.반역’과‘5.대심문관’의서사시는소설의플롯라인과는직접적인관계가매우약해서,따로떼어하나의작품으로보아도무관할정도로독립적이며,실제로‘대심문관’만따로출판되는경우도종종있다.하지만이런미약한외적관계대신에주제에서,또작가의주된의도에서그내적인관계는‘반역’과‘대심문관’의서사시를작품전체의중심이자,다른모든테마의주된연결고리로자리매김하게한다.
‘반역’에서이반은신을받아들이지않는것이아니라신이만든세계를받아들이지않는다고말한다.그는죄없는어린아이들의고통과눈물위에세워졌기때문에이세계를받아들일수없다고한다.만약순진무구한아이들의죄없는고통을야기한자들이저마지막시간에지옥에서영원한고통의벌을받게된다하더라도이미흘린죄없는눈물에대한보상은될수없으며,더나아가만약지옥이란것이있다면그것은영원한조화도평화도아니라고지적한다.
‘대심문관’에서대심문관의입을빌려이반은자신을괴롭히는모든지성적논리적종교적문제들을논한다.대심문관과예수의대결이다.그는예수가사막에서있었던악마의세가지제안을거부함으로써인류를곤경에처하게했다고비난한다.대심문관은예수가자유의지를감당할수있는선택된자들의신이라면,대심문관자신은나약한영혼을지닌대부분의사람들편에서서그들을대신해선악선택의자유의지라는무거운짐을지고그들을대신해무엇이옳고무엇이그른지를선택해보여주고,그결과에대한책임까지도대신져주겠다고한다.
대심문관의입을통해전개되는이모든대립과비난은도스토옙스키를일생동안괴롭혀온대립이자,작가스스로도이성적으로는부정하기힘든논리였다.대심문관은이반이요,지성적이고논리적이고이성적인도스토옙스키의또다른자아다.‘대심문관’을보면,도스토옙스키의위대한지성이삶의마지막순간까지도무신론과유신론사이에서얼마나처절하게투쟁했는지를알수있다.작품을구상하며작가가말했던것처럼그가“일생동안의식적으로,무의식적으로고민해왔던문제,즉신의문제”가대심문관에서극화된다.

알료샤:한알의밀알
이반이얼굴없는추상적인인류에대한사랑을말하는무신론자의가짜사랑,공상적사랑의대변자라면,알료샤는살아숨쉬는이웃에대한능동적이고진정한실천적사랑의체현이다.이반의사랑이머리와말로된것이라면,알료샤의사랑은가슴과행동으로하는사랑이다.이반의사랑이“개미떼”와같은인류에대해적선해주는듯한오만한가짜연민이라면,알료샤의인간관은한배를탄인류에대한진정한연민이다.이반은모두를끊임없이비판하고,비난하고,판단하지만,알료샤는아무도비난하지않고모든것,모든인물들을있는그대로사랑한다.그렇기에그의앞에서는모든인물들이꼭꼭숨겨놓았던상처받은자아도드러내놓고속마음을털어놓게된다.도스토옙스키의긍정적인물들은말하는자가아니고듣는자들이다.알료샤도예외는아니다.작품속에서그는말하기보다는듣는경우가많다.그는조용하면서도밝고,적극적이며,무엇보다도환경에영향을받지않는굳은심지같은것을지닌다.그는모든인물들의구심점이자,타인들을움직이고그들을지배하는중심인물이다.모든인간을경멸하는오만한지성인이반조차도알료샤가있어삶을사랑할수있다고고백한다.
이반의말처럼,알료샤는긍정과삶의전도사다.그루셴카도알료샤를타락시키기위해그를초대하지만,오히려그를통해정신적인갱생의길을걷게된다.“누이”라는알료샤의말한마디는,그녀에게서표독스럽고피도눈물도없는여자라는마스크를벗기고,관대하고부드럽고,사랑할줄알고,연민할줄알며,희생적인자아를살아나게한다.음탕하고이기적인노인인그의아버지표도르조차도‘머리보다가슴이좋은사람이라는’알료샤의한마디에진심으로감동하며,자식에대한진정한사랑을느낀다.알료샤는남녀노소,좋은사람,나쁜사람,이성적인오만한사람,감정적이고직정적인사람,모두를있는그대로받아들이고인정하며,개개인안에있는아름다운자아를이끌어내도록도와준다.그는만나는모든인물들을진심으로사랑하고,그인물하나하나가그에겐똑같이소중하고가까운존재들이다.
이반이회의하고묻고질문하는도스토옙스키의이성적인자아라면,알료샤는회의하는자아에종지부를찍는순종하고사랑하고답하는신앙심깊은도스토옙스키의종교적인자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