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발췌 도박사(큰글자책)

원서발췌 도박사(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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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 도스토옙스키의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 그의 운명적 사랑, 열정, 열등감, 굴욕, 비참함, 증오, 그리고 도박과의 만남, 첫 승리, 제어할 수 없는 중독이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재능과 열정이 있어도 조국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도박에 빠져 파멸해 가는 젊은 지식인의 모습은 우리 청년 실신 세대의 모습이기도 하다.
저자

표도르도스토옙스키

표도르도스토옙스키(ФёдорМихайловичДостоевский)
표도르도스토옙스키(ФёдорМихайловичДостоевский,1821∼1881)는1821년10월30일(신력으로는11월11일)군의관이었던미하일안드레예비치의둘째아들로태어났다.그의아버지는모스크바빈민병원에서일을했으며,잔인할정도로엄격한성격의소지주였다.종교적이고온화한성격의어머니와는달리,잔혹한아버지의이미지는도스토옙스키에게도큰영향을미쳐,그의작품속아버지들은처음부터부재하거나,무능하거나,잔학하여자신의자식들을길거리로내몰아몸을팔게하거나,자식들에게살해당하거나,아니면그자신이자녀에대한육체적,정신적,심지어성적인폭군으로등장하거나한다.
도스토옙스키가태어나고유년시절을보낸곳은그의아버지가의사로일하던모스크바빈민병원이었는데,그병원의많은환자들은모두가가난하고억눌린사람들,사회에서버림받은사람들이었으며,어린도스토옙스키는이들과대화하기를즐겼다.가난의심리학의대가가될씨앗이여기서부터자라나고있었던것이다.물론작가스스로도평생을가난의굴레에서허덕였다.그는돈에관한문제에있어서는결코“현실적”이지못했던사람이고,자신이감당할능력이있건없건간에떠넘겨지는짐을사양할줄몰랐다.
도스토옙스키의처녀작≪가난한사람들≫(1846년)에는작가의가난에대한날카로운인식과가난이인간심리와삶에끼치는영향들,그리고가난하고핍박받는자들에대한강한동정심이잘나타나있다.이런젊은날의도스토옙스키에게형제애속에서모두가풍요롭게살수있다는믿음을가르치는유토피아사회주의자들의모임인페트라솁스키서클은목마른물고기가물을만난듯반가운만남이었다.하지만차르니콜라이1세의반동정치하에서는당대현실에대한비판뿐만이아니라,사회주의적유토피아등에대해토론하는것,금지서적을읽는것들만으로도총살감이었다.
고골에게보내는벨린스키의편지를낭독했다는죄목으로체포된도스토옙스키는사형은간신히면했으나시베리아로끌려갔고,4년간의감옥생활과또4년간의유형이끝난후,도스토옙스키의인간관및세계관은완전히다른것이되어있었다.1840년대사회주의적유토피아를지향했던도스토옙스키는1860년대완전히극우보수주의자(슬라브주의자)가되어있었다.유형을마치고돌아온작가는1861년러시아의문화적정치적생활에적극적으로참여하기위해그의형미하일과함께잡지≪시대(Время)≫를창간했고,1863년≪시대≫지가정치적이유로발행정지조치를받게되어폐간된다.이듬해형미하일과함께두번째잡지,더욱더극우적이고슬라브주의적인잡지≪세기(Эпоха)≫를발간하여,그첫호에≪지하생활자의수기≫를발표한다.
1866년,후에그의부인이된속기사안나를고용하여≪노름꾼≫과≪죄와벌≫을속기하게하여발표하고,1868년그리스도를닮은“긍정적으로가장아름다운인간”을그리고자한≪백치≫를,1872년≪악령≫을,죽기한해전인1880년≪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을모두≪러시아통보≫에발표했다.
이렇게해서세계문학사중가장위대한작가도스토옙스키는(역자는이렇게말하는데일말의주저함도없다)1881년1월28일,그의소설만큼이나극적인사건들이넘쳐나는자신의삶을마감했다.러시아철학자니콜라이베르댜예프가말한것처럼,도스토옙스키라는작가를낳았다는사실만으로도,이지구상에러시아인의존재이유는충분하다.도스토옙스키의작품을제대로접한독자라면베르댜예프의이말에충분히공감을할것이다.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제15장
제16장
제17장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도스토옙스키란이름은단순한소설가이상을의미한다.그것은묵시론적인종교주의자,정치적예언가,위대한철학자,날카로운비평가,훌륭한저널리스트,열렬한사상가,병적인정신의심리분석가등어딘지의미심장하고거대한의미를내포한다.사실주의작가에게붙이기엔너무도낭만적인수식어다.그래서그의사실주의를낭만적사실주의라부르는것인지도모르겠다.독자대부분의의식속에서도스토옙스키의이름은4대장편≪죄와벌≫≪백치≫≪악령≫≪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을상기시키며,읽기도전에그두께에서우리를경악케할뿐만아니라,주제또한무겁고난해해서큰맘을먹지않는한감히어찌해볼길조차없는그런작가라는두려움을느끼게한다.
하지만여기소개하는≪도박사≫는책의두께도만만하고,다루고있는소재와주제또한일반독자가공감하기에아무런무리가없다.26일이라는짧은시간동안에완성된작품속에서우리가조우하게될작가는거대한철학과사상으로우주적인고통에괴로워하는형이상학적인물이아니라,돈이없어절절매고,불안정한사회적지위로열등감에사로잡혀있으며,또갖지못하는사랑에애달아하는생생히살아있는19세기의청년이다.작가의4대대작이거대한철학적사상의전쟁터이며,그전쟁은언제나하느님에의길,예수의겸허하고희생적인사랑을역설하며기독교적인승리로마감한다면,≪도박사≫에서는거대한철학적사상이나기독교적색채는거의찾아보기가힘들다.거대철학의조각들은인물의대화를통해발견되지만,그것들이결코작품을관통하는주된주제로까지발전하지는않는다.도스토옙스키하면떠오르는짙은종교적인색채도거의느낄수없다.전인류를염려하는신적인고통대신,결핍된인간의생생한고통이느껴지는작품이다.신의냄새대신사람냄새가나는작품이다.
이작품은작가가집필직전에직접경험했던,그래서아직도기억과느낌이생생한도박중독과또중독같은사랑이라는테마가중심을이루고,도박도사랑도중독과같이극단으로치닫고자하는주인공의심리에방점을둔다.프로이트가극찬한심리분석가로서의면모가가장잘드러난작품중하나다.1866년에쓴≪도박사≫에는3년전,즉1863년작가의인생에서가장뜨겁고질긴운명적사랑이었던아폴리나리야수슬로바와의만남과그애증관계에서작가가느껴야했던사랑과열정,열등감,굴욕,비참,증오,그리고그와거의동시에일어났던도박과의만남,첫승리,제어할수없는중독이생생하고사실적으로그려져있다.그만큼≪도박사≫는그의다른작품들보다실제작가의삶과가깝고작품의인물들역시작가의삶속에등장했던실제인물들과닮아있다.화자이자주인공인알렉세이이바노비치는20대라는옷을입은40대의작가도스토옙스키라고보아도무방할정도로실제그와겹치는부분이많다.
재능도있고조국에도이바지할수있었던이청년이이런식으로자신의재능을썩히고인생을끝장낼수밖에없는것,이것은비단알렉세이개인의문제가아니라,1860년대러시아의가난하고힘없는귀족인텔리겐치아의문제다.대학의박사후보생이자3개국어를하는귀족,그러나조국러시아에서도해외에서도할수있는것이없는현실은그들에게자신이쓸모가있다는,그래서삶이의미가있다는,살아있다는생생한자각을주지못한다.매우주관적인화자의고통은시대의고통이된다.그가느끼는낮은자존감,도박외에는어떤것에서도큰희망을볼수없는상황,정체성의위기,심리적위기는시대의위기다.사실주의소설의가장큰특징인전형성을보여주는인물이다.
극심한스트레스,도박과강박증,생과사의갈림길의경험,많은아픔등,작가의인생을함께했던고통은그의작품을통해다양한방식으로형상화된다.사실주의시대를이끌어간작가답게그의개인적고통은시대의고통을담아내는거울이되고,개인적무기력과소외는19세기지식인이감내해야했던무기력과소외가된다.전통과혁신,러시아적인가치와서구적인가치,과학과신사이에서혼란스럽던19세기의러시아,그안에서도밖에서도생의의미와가치를찾아낼수없는지식인의내면과심리를배경으로부조리로가득한인간의삶이희비극적인색채로그려져있다.그래서도스토옙스키의작품은작가가처한역사적상황의실존적본질이담겨있을수밖에없다.하지만그의주제선택과심리분석,소설의플롯라인은세기를뛰어넘어오늘을사는우리에게말을걸어온다.도스토옙스키와그의작품은언제나현재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