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발췌 지하생활자의 수기

원서발췌 지하생활자의 수기

$14.80
Description
인간의 본바탕은 선하다는 체르니솁스키의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면으로 반박하여 쓴 이 작품에서 도스토옙스키는 비겁하고 소심한 한 지식인을 내세워 인간 본성의 추악함과, 인간의 행동은 완결된 수학 공식으로는 규정할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단절을 원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소통을 갈구하는 지하생활자의 비논리적인 고뇌는 현대 지식인의 모습 그 자체이다. 이 책은 원작의 균형을 잃지 않으며 중요한 부분을 50% 발췌했다.
저자

표도르도스토옙스키

표도르도스토옙스키(ФёдорМ.Достоевский)
표도르도스토옙스키는1821년10월30일(신력으로는11월11일)군의관이었던미하일안드레예비치의둘째아들로태어났다.그의아버지는모스크바빈민병원에서일을했으며,잔인할정도로엄격한성격의소지주였다.종교적이고온화한성격의어머니와는달리,잔혹한아버지의이미지는도스토옙스키에게도큰영향을미쳐,그의작품속아버지들은처음부터부재하거나,무능하거나,잔학하여자신의자식들을길거리로내몰아몸을팔게하거나,자식들에게살해당하거나,아니면그자신이자녀에대한육체적,정신적,심지어성적인폭군으로등장하거나한다.도스토옙스키가태어나고유년시절을보낸곳은그의아버지가의사로일하던모스크바빈민병원이었는데,그병원의많은환자들은모두가가난하고억눌린사람들,사회에서버림받은사람들이었으며,어린도스토옙스키는이들과대화하기를즐겼다.가난의심리학의대가가될씨앗이여기서부터자라나고있었던것이다.물론작가스스로도평생을가난의굴레에서허덕였다.그는돈에관한문제에있어서는결코“현실적”이지못했던사람이고,자신이감당할능력이있건없건간에떠넘겨지는짐을사양할줄몰랐다.도스토옙스키의처녀작≪가난한사람들≫(1846년)에는작가의가난에대한날카로운인식과가난이인간심리와삶에끼치는영향들,그리고가난하고핍박받는자들에대한강한동정심이잘나타나있다.이런젊은날의도스토옙스키에게형제애속에서모두가풍요롭게살수있다는믿음을가르치는유토피아사회주의자들의모임인페트라솁스키서클은목마른물고기가물을만난듯반가운만남이었다.하지만차르니콜라이1세의반동정치하에서는당대현실에대한비판뿐만이아니라,사회주의적유토피아등에대해토론하는것,금지서적을읽는것들만으로도총살감이었다.고골에게보내는벨린스키의편지를낭독했다는죄목으로체포된도스토옙스키는사형은간신히면했으나시베리아로끌려갔고,4년간의감옥생활과또4년간의유형이끝난후,도스토옙스키의인간관및세계관은완전히다른것이되어있었다.1840년대사회주의적유토피아를지향했던도스토옙스키는1860년대완전히극우보수주의자(슬라브주의자)가되어있었다.유형을마치고돌아온작가는1861년러시아의문화적정치적생활에적극적으로참여하기위해그의형미하일과함께잡지≪시대(Время)≫를창간했고,1863년≪시대≫지가정치적이유로발행정지조치를받게되어폐간된다.이듬해형미하일과함께두번째잡지,더욱더극우적이고슬라브주의적인잡지≪세기(Эпоха)≫를발간하여,그첫호에≪지하생활자의수기≫를발표한다.1866년,후에그의부인이된속기사안나를고용하여≪노름꾼≫과≪죄와벌≫을속기하게하여발표하고,1868년그리스도를닮은“긍정적으로가장아름다운인간”을그리고자한≪백치≫를,1872년≪악령≫을,죽기한해전인1880년≪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을모두≪러시아통보≫에발표했다.이렇게해서세계문학사중가장위대한작가도스토옙스키는(역자는이렇게말하는데일말의주저함도없다)1881년1월28일,그의소설만큼이나극적인사건들이넘쳐나는자신의삶을마감했다.러시아철학자니콜라이베르댜예프가말한것처럼,도스토옙스키라는작가를낳았다는사실만으로도,이지구상에러시아인의존재이유는충분하다.도스토옙스키의작품을제대로접한독자라면베르댜예프의이말에충분히공감을할것이다.

목차

1부:지하실
2부:진눈깨비에관해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지하생활자의수기≫는도스토옙스키의전창작활동에서간과해서는안될중요한작품이다.이작품은도스토옙스키의작품을두시기로구분하는하나의커다란전환점으로서,과거작품에대해서는거부의정신으로충만해있으며,이후대작소설들에대해서는철학적서문으로서의역할을톡톡히하고있다.비록양적으로는그리많지않지만≪지하생활자의수기≫는작가의5대소설이라일컬어지는≪죄와벌≫,≪백치≫,≪악령≫,≪미성년≫,≪카라마조프가(家)의형제들≫속에서나타나게될주요한주제들,정치적·철학적·윤리적·종교적인제반문제들과그해결방안으로서의구원의문제들을모두소개하고있다.

인간본성의추악함과불합리함
도스토옙스키가≪지하생활자의수기≫를집필하게된직접적인동기는1860년대젊은층에서폭발적인인기를누리던체르니솁스키의소설≪무엇을할것인가?≫에대한이데올로기적인반박이었다.
체르니솁스키는1860년대당시젊은지성인들사이에열렬한우상적숭배를받을정도로감격을불러일으켰던허무주의적유물론의기수였다.그는인간본성이원래선하며,따라서환경이좋아지고개선되면인간의모든악행은저절로사라질것이라고주장했다.
도스토옙스키는인간의실제적본성과는전혀맞지않는그이론의순진한허구성과인간을개미떼나가축떼로몰아가려고하는,즉인간성박탈을전제로하는사회주의적이상국가의두려움을분명히자각했다.체르니솁스키의≪무엇을할것인가?≫를마치하나의삶의지침이요,교과서요,성서처럼받들고있던당시의많은젊은이들에게도스토옙스키는인간성상실에대한우려를강력히나타내며,그들이신봉하는이데올로기의위험성을알려야할의무를느꼈다.
≪지하생활자의수기≫는체르니솁스키의≪무엇을할것인가?≫에나온주요단어들,텍스트,내용,표현,주요사건등을차용하여지하생활자의말속에서왜곡하고패러디하고희화한다.체르니솁스키가꿈꾸었던것과는달리,인간의본성은추악하여누구나마음속깊은곳에추한것들로가득찬지하실을가지고있고,논리나이성,자연법칙으로는설명할수없는성질을가지고있어서이자유로움이야말로인간의본성이며특징이라고역설하고있다.
그러나이데올로기적인반박이라는작품의직접적인동기에도불구하고,지하생활자가구체화하고있는고독,자유,선택,고통,노예화,정체성,구원으로서의사랑의문제등의모든테마는한시대에국한된것이아니라시대를초월하여늘현대적이고,늘보편적으로남아있는인간의주제다.이렇듯작품이구현하고있는시공을초월한우주적이고무시간적인주제성은작품자체의예술성을영원히가능케해줄뿐만아니라,지금으로부터몇세기가지나더라도사람들의마음한구석을건드릴수있는영원한명작으로자리매김할수있게해주리라믿는다.

관념과철학을예술적으로승화시킨걸작
또한≪지하생활자의수기≫는가장도스토옙스키적인예술작품으로평가되어야마땅하다.이작품속에서“지하실”의추악성과비극성을낱낱이파헤칠수있었던것은도스토옙스키의천재성의승리다.수기의저자“역설가”는단순히관념적,철학적으로설정된것이아니라,도스토옙스키자신이그시대와사회의모든정황을몸으로앓아내고난후가장구체적이고실제적으로설정한것이다.그리고≪지하생활자의수기≫를통해이루어진문학적·철학적·윤리적·세계관적발견들은이후도스토옙스키가창작하게될모든대작들의뼈대를이루는내적근거가되었다.또이작품이새로운세계로의물꼬를터준셈이되어,≪지하생활자의수기≫라는작지만무거운문을지나야비로소예언적인위대한“도스토옙스키적세계”가활짝펼쳐지게된다.도스토옙스키하면≪죄와벌≫≪백치≫≪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같은대작만이문제시되고있지만,≪지하생활자의수기≫도인문학도라면,아니지성을지닌교양인이라면절대로지나쳐서는안될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