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큰글자책)

침묵(큰글자책)

$24.00
Description
나탈리 사로트의 〈침묵〉은 한 인물의 완강한 침묵이 주변에 일으키는 심리적 파장을 그린다. 사로트는 침묵의 이유를 찾기보다 그로 인해 촉발되는 미세한 내면의 진동인 ‘트로피즘’을 소리의 질감으로 형상화한다. 존재하면서도 부재하는 침묵의 양면성을 통해 언어의 허망함과 집단적 불안을 조명하며, 시각을 넘어선 청각적 문학 체험의 정수를 선사한다.
저자

나탈리사로트

인간내면의미세한심리적움직임,‘트로피즘’을문학적으로형상화한프랑스작가다.러시아와프랑스를오가며다양한문화를접했고,법학,문학,사회학등을공부한후변호사로활동하다39세에《트로피즘》을발표했다.이후누보로망의대표작가로자리잡았으며,《의혹의시대》,《황금열매》등에서전통적서사와인물심리를벗어나발화이전의감각과침묵속긴장을포착했다.희곡에서도말과침묵사이의틈새에서발생하는인간관계의불안과내면의파장을섬세하게그려내며,문학과연극의경계를허문독창적작품세계를구축했다.

목차

나오는사람들
침묵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나탈리사로트의첫희곡〈침묵〉은무명의인물들과화제의중심에선장피에르가대립하는독특한구조를지닌작품이다.극중인물들은침묵을고수하는장피에르를대화로끌어들이기위해애원을하기도하고재담도떨어보지만무거운침묵이계속될뿐이다.그리고이런침묵은불안과동요를일으키며긴장을고조시킨다.장피에르가침묵하는이유를내성적인성격이나지적우월감같은심리적·사실적잣대로분석하는것은무의미하다.작가스스로밝혔듯작품의표면에는아무것도없으며,중요한것은침묵이일으키는파장자체이기때문이다.사로트는‘왜’라고묻는대신지금이순간일어나는느낌에집중할것을제안하며,침묵을통해수면위로떠오르는욕망과질투,두려움의감정들을포착한다.
이작품은구조적으로도침묵과언어가팽팽하게대립한다.형체없는여섯개의목소리가침묵이라는공허를중심으로맴도는원추형구조를띠고있는데,이는등장인물의개별성보다소리의질감을강조하는사로트의문학관을잘보여준다.사로트는인식이전의미세한심리적진동인‘트로피즘’을구현하기위해시각적무대대신청각매체인라디오극을선택했다.대화의표면적의미가아니라그저변에깔린심신의미세변화를음색,강약,속도그리고침묵의무게를통해변주해낸것이다.특히라디오라는매체는존재하면서동시에존재하지않는장피에르의양면성을상상력의영역으로확장하며침묵의긴장감을극대화한다.
성경구절을인용한간절한호소에도불구하고장피에르의침묵은구원보다는부정적인압박으로다가오며,사실을은폐하고왜곡하는언어의허망함을드러낸다.1964년독일방송당시홀로코스트의책임문제와맞물려집단불안을자극했던이작품은,전쟁과부조리가여전히만연한21세기관객에게도시사하는바가크다.〈침묵〉은완강한침묵이일으키는내적경련을소리예술로실험한걸작으로,낭독을통해미세한변화가만드는출렁임을온몸으로체험하게하는특별한문학적경험을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