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 시문선집(큰글자책)

성재 시문선집(큰글자책)

$38.00
Description
1919년 파리 장서 운동에 서명하고 일제의 탄압에 항거해 최초로 자정순국(自靖殉國)한 유학자 성재 정재기의 시문을 소개한다. 한강 정구의 후손인 그는 격동의 근대 전환기 속에서 치열한 학문적 수양과 실천을 중시한 전형적인 도학자였다. 이 책에는 그의 학문과 일상을 담은 편지글, 수양 과정이 생생히 기록된 일기 등 시대적 고뇌가 투영된 산문과 시가 실려 있다. 망국의 위기 앞에서 위정척사 사상을 애국 운동으로 승화시키고 목숨으로 지조를 지킨 한 선비의 기록을 통해, 오늘날 참된 지식인의 길이 무엇인지 묻는다.
저자

정재기

정재기(鄭在虁,1857∼1919)의본관은서원(西原),자는성로(成老),호는성재(省齋)다.경상북도성주군지촌(갖말)에서문목공(文穆公)한강(寒岡)정구(鄭逑)의13대손으로태어났다.한강을불천위로모시는종가마을에서자라며깊은가학(家學)을이어받아투철한도학자(道學者)로성장했다.어려서부터총명해아버지와외삼촌,족조(族祖)고헌정내석등에게사서오경을두루수학했다.특히《서경》에정통했으며,선조한강이지은《심경발휘(心經發揮)》를평생손에서놓지않고마음을다스리는수양의지침으로삼았다.
그의삶은끊임없는자기성찰과실천의연속이었다.방문위에‘낡은습관을긁어낸다’는뜻의‘괄구습(刮舊習)’편액을걸어두고매일성인(聖人)의도를기약했다.평생지병으로고통받으면서도학문을향한열정을꺾지않았으며,한려시비(寒旅是非)등가문학을수호하고선조를현창하는일에앞장섰다.또한숙야재와회연서당등유풍(儒風)이깃든공간에서강회를열며옛선비들의길을따르고자했다.
성재가살았던시대는서세동점과일제의침탈이이어지던뼈아픈망국의시기였다.그는서구문물의무분별한수용을비판하며,정학(正學)을수호하는위정척사(衛正斥邪)의길을굳건히걸었다.1905년을사늑약이체결되자영남유림300여명과함께늑약파기와적신처단을요구하는연명상소에참여했다.나아가1919년,한국의독립을세계에호소하는유림의‘파리장서(巴里長書)’운동에서명하며민족의대의를밝혔다.
이일로일제의거센탄압이시작되자,그는치욕을견디는대신스스로목숨을끊어자정순국(自靖殉國)의길을택했다.파리장서운동과관련된최초의순국이었다.학문적깨달음을나라를향한충절로승화시키며마지막까지선비의꼿꼿한지조를지켜낸그는남겨진《성재집(省齋集)》을통해난세를정면으로돌파한실천적지식인의숭고한정신을오늘날까지전하고있다.

목차

시(詩)
삼가족조고헌옹의〈독서하는제군에게드림〉을차운함2수
삼가고반동중수시를차운함2수
선석사독서
우연히읊다
숙야재에올라
고헌옹에대한만사3수
한주이공에대한만사
윤3월초7일
다음날
완계재에서유천이장께올리는시
회연서당에서여러벗들과시를주고받다10수
만구이종기공에대한만사3수
암하송기선어른에대한만사3수
효산이수형어른에대한만사3수
교리안순중(효제)에대한만사−짧은서문아울러씀2수
홍류동석각
계재에서벗을보내며
여러벗들과작별하며
손첨사에대한만사3수
한유천의등곡권안소알성시에차운하다
성성진(종호)에게준시에화운하다−짧은서문을아울러씀5수
최사언(성규)의생신축하시에차운하다
무흘에서수령김동만과주고받다
어떤이에대한만사3수
종조지수공을대신해쓴족조혜와(호석)에대한만사−짧은서문을아울러씀2수
숙야재에서배서구(주환)와함께하다
최모의생일축하시

잠명(箴銘)
독서를권하는잠
서첨(書籤)에쓴명
‘격물치지성의정심’에관한명

찬(贊)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관한찬

서(書)
족조고헌옹께올림
외삼촌농산장선생께올림
고을수령허석께드림
성공옥(영찬)에게답함
장순화(석영)에게드림
내형장진해(상기)에게답함
권우약(상락)에게드림
이맹연(중화)에게드림
박자교(해령)에게드림
종숙진용께답함
권치약(상행)에게답함
또권치약(상행)에게답함
권천약(상연)에게답함
이형숙(전희)에게드림
이순성(소구)에게답함
이맹원(기형)에게답함
백동이씨문중에드림
교동에답함
이충부(기정)에게드림
이덕부(재형)에게답함
이수영에게답함
송윤화(인집)에게답함

선석일기(禪石日記,1886)
1월15일,매형과책상자를지고중암에가다
1월18일,서쪽상방에책상자를들이다
1월19일,명간에서양식과음식이오다
1월20일,승려경우가와서배알하다
1월21일,내종숙이와서이야기를나누다돌아가다
1월22일,승려경호편에집으로편지를부치다
1월23일,나무꾼이들어오지못하게하다
1월24일,재봉이책상자를지고오다
1월25일,수레꾼편에집으로편지를부치다
1월26일,각산에서책을빌려오다
1월27일,승려경호편에집으로편지를보내다
1월28일,큰절의승려가글을요청하다
1월29일,승려경호가집편지를갖고오다
2월1일,장군의생일을맞이하다
2월2일,승려경우가금오산약사암으로가다
2월3일,〈하서〉를마치다
2월4일,승려경우와행옥이돌아오다
2월5일,승려용성이불존이되고자하다
2월6일,산중의맛송피떡을먹다
2월7일,도윤필과허교하다
2월8일,증조부제사에참여하지못해안타까워하다
2월9일,승려용성과대화를나누다
2월10일,승려쾌옥이《팔양경》을염송하다
2월11일,《법화경》읽는소리가청량하다
2월12일,책머리에선군자가기록한현토를보다
2월13일,승려용성과법담을나누다
2월14일,여러불상을살펴보다
2월15일,저녁에발을삐다
2월16일,걸립패들이절에오다
2월17일,배움은일상에서벗어나지않는다
2월18일,이태인이재봉에게글씨를배우다
2월19일,승려성문이발원문에대한시주금을요청하다
2월20일,〈열명〉상·중을읽기시작하다
2월21일,승려영수편에집으로편지를부치다
2월22일,〈열명〉하를읽다
2월23일,맑다
2월24일,《상서》읽기를마치다
2월25일,《서경》마지막편을빌려오다
2월26일,내종의집안에천연두가만연하다
2월27일,서책과이부자리를부치다
2월28일,집으로돌아와가묘에배알하다
2월29일,고헌어르신께《서전》과《소학》의의문처를질문하다
3월1일,비가내리다
3월2일,재봉과명간에투숙하다
3월3일,두통으로밤새앓다
3월4일,〈태서〉를읽기시작하다
3월5일,거처하는곳이좁아상방을트다
3월6일,동자가《통감》과《사기》를가지고오다
3월7일,비가내리다
3월8일,〈태서〉중·하편에서〈목서〉까지읽다
3월9일,은암어른께답장을쓰다
3월10일,기이한차림의처사를보다
3월11일,기이한행자승한사람을만나다
3월12일,진암당의재일에사람들이모이다
3월13일,거처가좁고인원이많아불편하다
3월14일,〈홍범〉을읽기시작하다
3월15일,부의여자가재를준비하다
3월16일,노부인이읍에서오다
3월17일,승려성민부친의감동적인편지를읽다
3월18일,승려성민이부친의편지를읽고눈물을흘리다
3월19일,명간에서한글편지가오다
3월20일,오후에매형과각산으로가다
3월21일,비에막혀머물다
3월22일,내종이나들이를준비하다
3월23일,사돈이음식을갖고와나누어먹다
3월24일,불인촌으로가서시회를열다
3월25일,승려용성과모임을갖기로하다
3월26일,승려영수가스승의쌀을훔치다

부록
성재선생서원정공묘도비명병서(省齋先生西原鄭公墓道碑銘幷序)

해설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지만지한국문학의〈지역고전학총서〉는서울지역의주요문인에가려소외되었던빛나는지역학자의고전을발굴번역합니다.‘중심’과‘주변’이라는권력에서벗어나모든지역의문화자산이동등한대우를받을수있도록합니다.지역학문발전에이바지한지역지식인들의치열한삶과그성과를통해새로운지식지도를만들어나갑니다.

난세의한가운데서유학자의길을묻다
1919년3월,일제의억압에맞서한국의독립을호소한유림의'파리장서(巴里長書)'운동.이숭고한저항에서명하고일제의탄압을받아최초로순국자정(自靖)한선비가있다.바로문목공한강정구의13대손이자성주지역의꼿꼿한유학자였던성재(省齋)정재기(1857∼1919)다.《성재시문선집》은격동의근대전환기를살다간그의미간행필사본《성재집》가운데핵심적인시와산문을엄선해번역한책이다.
이책은단순한문집번역을넘어선다.시보다서(書,편지글)를압도적으로많이남긴그의저술성향이말해주듯,성재는문학적낭만보다는치열한학문적토론과실천을중시했던전형적인도학자였다.성재시문선집》에는그의시와잠명(箴銘),찬(贊)을비롯해시대적고뇌가담긴편지글,그리고성재의치밀한독서와수양과정을엿볼수있는〈선석일기〉등을고루수록했다.
성재의학문은사서오경,특히《서경》과선조한강정구의《심경발휘》에깊은뿌리를두고있다.책상에서첨(書籤,책갈피)을두고“절차탁마하지않으면어디에서덕을취할까”라며스스로를경계했던그는평생지병에시달리면서도‘수기치인(修己治人)’의이상을포기하지않았다.
그가살았던시대는병인양요부터경술국치에이르는망국의뼈아픈역사가진행되던때였다.성재는“어지러운세상,이미망한삼천리강토”라통탄하며,시대의위기앞에서구문물을무비판적으로수용하는세태를강하게비판했다.그의철저한위정척사(衛正斥邪)사상은단순한복고주의가아니라,망국의위기속에서민족의정체성을지키려는치열한애국운동의발로였다.
또한이책은선조한강정구의학맥을잇고가문을지키려했던그의숭조의식과,자연속에서어짊과지혜를구했던자연관도상세히조명한다.
AI시대라는또다른격변기를맞이한오늘날,타협없는지조와굳은절개로목숨까지바쳤던성재정재기의글은우리에게‘어떻게살것인가’라는묵직한질문을던진다.혼란한시대를정면으로돌파했던한지식인의올곧은정신을이책을통해생생하게만나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