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재 시선(큰글자책)

심석재 시선(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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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구한말의 강직한 유학자 심석재 송병순의 한시 173수를 엄선해 번역한 《심석재 시선》을 소개한다. 우암 송시열의 후손인 그는 일제의 국권 침탈에 통탄하며 모든 회유를 거절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순국한 인물이다. 이 시집에는 자연을 매개로 한 서정시부터 독특한 기교의 12첩 제화시까지 다양한 작품이 담겨 있다. 특히 망국의 비애 앞에서도 결코 꺾이지 않았던 참된 지식인의 꼿꼿한 절의와 치열한 시대적 고뇌가 짙게 배어 있어, 구한말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다.
저자

송병순

송병순(宋秉珣,1839∼1912)은구한말의대표적인유학자이자우국지사다.자는동옥(東玉),호는심석재(心石齋)이며본관은은진(恩津)이다.대전회덕에서우암송시열의9세손으로태어났다.큰아버지인송달수와외삼촌이세연의문하에서성리학과예학을깊이수학하며전통적인선비의길을닦았다.1888년49세의나이에의정부의천거로의금부도사에임명되었으나관직에나아가지않았다.
1894년을미사변이일어나고단발령이내려지는등국가적위기와치욕을겪자,그는벼슬의뜻을완전히접고학문연구와후학양성에만전념했다.충북영동군학산면활산에강당을세우고수많은문인을지도하며,기울어가는국운속에서도굳건한민족의식과선비정신을고취하는데온힘을쏟았다.
1910년일제에의해경술국치를당하자,비통함에빠진그는산봉우리에올라투신하여순국하려했으나문인김용호의제지로뜻을이루지못했다.이후두문불출하며망국의뼈아픈슬픔을시로달래던중,일본헌병대가가져온은사금을매섭게질책하며거절했다.1912년일제가회유책의일환으로경학원(經學院)강사직을제안했으나이마저도단호히물리쳤다.결국그는일제의치하에서구차하게생명을잇는대신대의(大義)를지켜순국할것을결심하고,유서를남긴채독약을마시고자결하며유학자로서의꼿꼿한절의를완성했다.
저서로는35권에달하는방대한문집인《심석재선생문집(心石齋先生文集)》을비롯해,《독서만록》,《학문삼요》,《사례축식》,《용학보의》,《주서선류》등다수의학술서가전한다.

목차

남쪽유람기행
병이심해져무료하기에도정절의〈형영신〉에차운함
숙부의석리복거시에차운해
삼가곧장석리강회의운에차운해
12화첩에지음
거미
매미
두날짐승의말에답함
밝은달에게물음
소나무와국화
정원가꾸는이를문책함
기로행
가을밤
주자서를읽고우연히절구두수를얻었기에
영족와
경태송첨인의만취당에두수제함
갑신년(1884)의제개혁후되는대로절구한수읊음
9월에강회를열어즐긴후주자와송시열두선생의운을차운해공경히두수지음
봄의끝자락에객이찾아왔기에
무자년(1888)정월대보름에손아천귀에게보여줌
을미년(1895)겨울되는대로적음
교동에서돌아오는길에절구한수읊음
김영준군이보여준시에곧장화운함
침류정
상산에서의여행밤중에
되는대로읊음
무신년(1908)정월그믐밤에꿈속에서지음
화양동에들어가화현을넘어지음
읍궁암−선조이신문정공께서바위에새긴운을공경히차운해
암서재−문정공께서현판에쓰신운을공경히차운해
파곶−정문공이지은시에삼가차운해
세심대에적음
여름밤
신해년(1911)8월뜨락앞분재한연꽃이가득하기에우연히느낀바있어
소자유의소요당시를읽고그운에따라형제를생각하는마음을적어두수지음
버들을심고서되는대로읊음
그윽한흥취두수
여름날든생각
죽계의옛살던곳을지나며두수지음
가을날즉석에서
중추절달밤에
동작나루를건너며
율옹의풍악시를읽고느낀바있어지음
동중서의책문을읽고감응절구한수읊음
두초당을읊은시
《창려집》을읽고서
을축년(1865)9월상순정일에만동묘를흠모하며감회를적은세수
병인년(1866)가을9월1일에금오산성을유람함
약사암
대혈폭포
두견새
흰제비를보고한수지음
미원도중에
향적봉에올라
가을날조용히읊음
돌을가다듬어벼루를만들어바로절구한수지음
오산정사팔경
여름밤
스스로적음
스스로경계함
즉석에서지음
가을날그윽한흥취
우연히읊음
이화정에서비에막힘
우연히읊음
장마
되는대로읊조림
한천제영12첩
물회오리
인월담
백련암
자계도중에
횡천도중에
기축년(1889)한여름에되는대로읊음
을미년(1895)겨울탄식하며절구두수읊음
화분에기른연꽃두수
취수정에서밤에모여
고견암
해인사
모현정
태원암
산천재
중산초당에제함
문창대
벽계암에서밤에앉아
산에서내려와읊음
청학동
칠불암
벽소령
수승대
삼산재에서읊어주인자정권대춘에게줌
무신년(1908)정월대보름에되는대로읊음
산당에서회포를적음
대명홍
파곶
선유동
경술년(1910)정월초하루느낀바있어두수지음
신선바위에서오후에읊음
비갠뒤
가을밤에잠이오지않아
일제의돈을물리치며
정월대보름에석장에서감회를읊음
비온뒤되는대로읊음
임술년(1862)7월16일에강선대에올라
가을밤
찬매화
밤에차가운샘근처에앉아
예유김종성의집에제함
산곡의그윽한거처를방문해
포도
먹으로그린매화
되는대로지음
화림동거연정에지음
세심정에올라판상에차운함
향산에서벗과함께돌아와
달아래작은모임
심석재스스로읊음
스스로를경계하며읊음
금산을지나다느낀바있어
창을막고우연히지음
성스러운은혜에답함
달아래홀로앉아,이웃이와서〈개구리울음소리를듣고〉작품을낭송하기에그운을바로차운함
양호에배를띄우고서
봄날실없이읊음
여름날되는대로적음
산곡의새별장에지음
시냇가누대에서밤에앉아
가을날되는대로읊음
한가로운생활
입춘일에육방옹의운을써서
황덕봉에올라
석탄정에지음
여름날
맑게개어기쁘기에
모여이야기함
자풍당에서의담화
손주들을독려하며
감회를적음
제목없음

해설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지만지한국문학의〈지역고전학총서〉는서울지역의주요문인에가려소외되었던빛나는지역학자의고전을발굴번역합니다.‘중심’과‘주변’이라는권력에서벗어나모든지역의문화자산이동등한대우를받을수있도록합니다.지역학문발전에이바지한지역지식인들의치열한삶과그성과를통해새로운지식지도를만들어나갑니다.

망국의비애속에서피어난선비의꼿꼿한절의(節義)
우암송시열의9세손이자구한말의강직한유학자였던심석재(心石齋)송병순(1839∼1912).그는국운이비참하게기울어가던격동의시대에타협을거부하고지식인의참된길을걸었던인물이다.
1895년을미사변과단발령의치욕이후,그는벼슬의뜻을접고강당을세워후학양성과민족의식고취에만매진했다.1910년경술국치를당하자산봉우리에올라투신을시도할만큼나라잃은슬픔에통탄했던그는일제의은사금을질책하며단호히물리쳤다.1912년일제가경학원강사직으로회유하려하자이마저도거절하고,대의를지키기위해스스로독약을마시고순국하며유학자의올곧은절개를역사에새겼다.
《심석재시선》은그의방대한저서인《심석재선생문집》에수록된한시525제637수가운데,문학적·역사적가치가돋보이는141제173수를엄선해현대어로번역한책이다.
그의한시는자연에자신의심사를투사한서정시부터벗과의석별을나눈증별시,유람의감흥을적은기행시등주제와장르면에서매우다채롭다.특히글자수를석자에서일곱자로점진적으로늘려쓰는12첩제화시등에서는그의뛰어난시적기교와문학적깊이를엿볼수있다.
하지만무엇보다이시집을관통하는핵심은뼈아픈시대의증언이다.조선의몰락과일제의국권침탈이라는비극적현실앞에서그가겪어야했던가슴찢어지는비애와통분이시편마다짙게배어있다.동시에그혼란한난세속에서유학자로서어떤마음가짐으로올곧게살아가야하는지에대한치열한다짐을담아냈다.
《심석재시선》은단순한한시모음집을넘어,망국의시대를온몸으로부딪쳐낸한지식인의투쟁기이자피끓는내면의기록이다.구한말의사회상과사대부의고뇌를조망할수있는귀중한문화사적사료로서,오늘날우리에게진정한지식인의책임과삶의태도를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