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최인준 단편집

초판본 최인준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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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인준 소설은 압도적 현실에 휩쓸리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그려 내며 비인간적인 선택만을 강요하는 잔인한 현실을 통렬히 고발한다. 소설의 의미소는 개인이 현실과 부딪치며 깨져나가는 생채기로부터 나온다. 좌절된 그들의 꿈과 희망은 고스란히 소설의 몸이 된다. 또 한 그의 소설은 우연을 가장해서 음험하게 도사리고 있는 필연성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

최인준

최인준(崔仁俊,1912∼?)은평양에서출생했으며소학교시절을진남포삼숭학교(三崇學校)에서보내고이후평양광성고등보통학교(光成高等普通學校)를거쳐서울의보성고등보통학교(普成高等普通學校)에들어가4학년까지재학했다.재학중동맹휴학사건에연루되어결국중퇴하고만다.《조선일보》에〈춘보(春甫)〉,《조선농민》에농민소설〈대간선(大幹線)〉이당선되어문학활동을시작한다.이후중편〈폭풍우전〉,희곡〈신작로〉,단편〈형제〉를발표한다.그리고《신소설》에는〈양돼지〉,〈하나님의달〉,〈그의수기〉등을발표한다.1934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황소〉가당선되고,《신동아》에〈암류〉가가작입선되면서정식으로문단에등단한다.
최인준소설은농촌현실에대한취재를바탕으로일제치하농촌의가난하고비참한삶과사람들의고통을핍진성있게그려냈다.도시를배경으로한소설들도역시현실적응에실패한인텔리소시민을다루고있다.그의소설은일제식민지시대우리민족의삶을구체적으로그려내는데성공했다.특히중편〈암류〉(1934),단편〈안해〉(1935),〈통곡하는대지〉(1936),〈춘잠〉(1936)에서는식민지시대궁핍을강요당하는우리민족의삶을그려내어당대의역사적형상화에기여했다.
이밖에〈폭양아래서〉(1935),〈상투〉(1935),〈삼년후〉(1935),〈밤〉(1936),〈수술〉(1936),〈이른봄〉(1936),〈여점원〉(1936),〈잊혀지지않는소년〉(1936),〈약질〉(1936),〈종국〉(1936),〈우정〉(1936),〈셰퍼드주인〉(1937),〈두어머니〉(1937),〈호박〉(1938),〈제고양지묘예혜〉(1940)등의소설과〈문학잡지에대하여〉(1936),〈악령에비견할만한종생의대작을〉(1937),〈엄흥섭론〉(1937)등의평론이있다.엄흥섭(嚴興燮),현경준(玄卿俊)과함께동반작가(同伴作家)로알려져있다.

목차

암류(暗流)
상투
이른봄
춘잠(春蠶)
약질(弱質)
호박

해설
지은이에대해
지은이연보
엮은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지식을만드는지식의‘초판본한국근현대소설100선’가운데하나.본시리즈는점점사라져가는명작원본을재출간하겠다는기획의도에따라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작가100명을엄선하고각각의작가에대해권위를인정받은평론가들이엮은이로나섰다.

최인준소설은압도적현실에휩쓸리는다양한인간군상들을그려냈다.소설의의미소는개인이현실과부딪치며깨져나가는생채기로부터나온다.좌절된그들의꿈과희망은고스란히소설의몸이된다.가령〈암류(暗流)〉의어둠은가난으로부터온다.이때의가난은물질적궁핍의원인이기도하면서생존의선택을필연적으로규정짓는숨은운명의다른이름이다.첫째아들철이를서울로유학보내기위해전답을팔아넘기면서가세는기울고아버지는과로사한다.뒤이어어머니도반신불수가되고“마즈막으로룡이자신이히생”되어학교를중퇴하고만다.소설에서말하듯“‘우연’을‘우연’이라고하기에는너무나많은‘필연성’을가지였다.”최인준소설은우연을가장해서음험하게도사리고있는필연성에관한이야기다.
〈상투〉는일제의단발령때문에상투를잘린김첨지의이야기다.간만에장거리에놀러갔다김첨지는상투를잘리는봉변을당한다.너무도큰절망감에“김첨지가담모통이에펄석주저앉으며상투의시체를덥석웅키여잡었다.”재미있는건잘린상투를시체라고표현하는부분이다.상투자체가이미하나의생명체였다.즉,타인과구별하게해주는정체성의다른이름일터이다.타인이보기에는아무것도아닌것이지만개인에게는중요한징후다.상투가잘리고얼마뒤김첨지는마을에서사라진다.사라진다는건공동체내에서존재이유를찾지못한다는상징적제스처다.그러니상투를잃어버리는건이름을잃어버리는것과마찬가지다.자신임을알수있게해주는이름,고유명의형해화를의미한다.
억압적인사회가개인의존재성을존중하지않을때그들이선택할수있는경우의수는많지않다.〈상투〉에서처럼마을에서사라지거나,폭압적현실앞에서나약한존재로규정되거나(〈약질〉),생계를위해실질적인첩살이를해야하는선택(〈호박〉)만이남아있다.최인준은비인간적인선택만을강요하는잔인한현실을통렬히고발한다.
최인준소설은현실의수레바퀴밑에서살아가는우리들에게하나의태도를보여준다.어떤걸피할수없다고느끼는건원래그래서가아니다.자신이그렇게생각하기때문이다.우리는현실을반드시두겹으로받아들여야한다.표층의차원과스스로가의미화하고만들어가려는차원은구별되어야한다.그것때문에할수없다고생각하지말자.‘그것’은우리가살아간다면결코피할수없는종류이기때문이다.문제를다른각도에서바라보아야한다.‘그것’이있음에도불구하고행할때우리는도약할수있다.그러니세상의관점에서묻는습관을버려야한다.우리는우리가보는것이확실하다고믿기쉽지만보는건딱그수준에서정확히우리를어느순간배반할것이다.보이는게다는아니다.보이지않는걸믿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