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천승세 단편집(큰글자책)

초판본 천승세 단편집(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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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천승세에 대해서는 일찍이 김동리가 “무서운 재능이요 비상한 천재”라고 언급했고, 백낙청도 “우리 사회의 본질적 모순을 가장 투철하게 의식하고 있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밑바닥 삶을 살고 있는 민중의 애환을 그려낸다. 천승세는 그들의 삶의 주름 사이에서 포착되는 삶의 비정함을 탁월한 미적 감각으로 드러낸다. 또 민중의 위엄성, 소통과 공감의 ‘미적 윤리’를 새롭게 발견하도록 한다.
저자

천승세

하동(河童)천승세는1939년2월최초의여성소설가라일컬어지는소영(素影)박화성의아들로,목포에서태어났다.고교시절에는가라테를익히며야전사령관을꿈꾸는한편러시아문학을탐독했다.목포고등학교를졸업하고육사를지원하나낙방하고성균관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입학하면서서울생활을시작한다.
1957년소설이나한번써보자는생각에,목포처녀와사랑을나누다분뇨구덩이에빠진추억을소재삼아여덟시간만에집필한〈점례와소〉로1958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문단활동을시작한다.이후1961년대학을졸업할때까지〈내일〉,〈견족〉,〈운전수〉,〈예비역〉,〈사류〉,〈살모사와달〉,〈화당리솟례〉등의단편을발표하며활발한작품활동을이어간다.
1964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희곡〈물꼬〉가당선되며극작가로데뷔했으며,3월국립극장장막극현상모집에희곡〈만선〉이당선된다.이듬해1월〈만선〉으로한국일보사에서제정한한국연극영화예술상희곡상을수상한다.
1969년한국일보사에입사,1972년퇴사할때까지단편〈분홍색〉,〈그날의초록〉,〈돼지네집경사〉,〈종선〉,〈감루연습〉,〈빈농〉,〈주체기〉,〈누락골보리풍년〉등을활발히발표하며,제1창작집《감루연습》(1971)과제2창작집《독탕행》(1972)을출간한다.
1973년각서까지쓰며베링해로가는동태잡이원양어선에승선해북양어업실태를취재한다.1974년부터한국문인협회소설분과위원장을지내며단편〈삭풍〉,〈운주동자상〉,〈폭염〉,〈황구의비명〉등을발표한다.이듬해6월창작과비평사가제정한제2회만해문학상을수상하고,제3창작집《황구의비명》을출간한다.〈황구의비명〉,〈포대령〉,〈낙월도〉등의작품을문제삼는군부정권에의해고초를겪었으나예술의진정성과자유에대한갈망으로민주화운동시절을맞이하고자유문학운동의일선에서작품생활을이어간다.제4창작집《신궁》(1977),장편소설《사계의후조》,《깡돌이의서울》,《낙과를줍는기린》(1978),제5창작집《혜자의눈꽃》(1979)등을출간한다.
1982년성옥문화상예술부문대상을수상한다.1982년부터1985년까지군부독재에대한예술적항거의수단으로본격소설의집필을사실상중단하고주로콩트와수필을써서생계를유지해나간다.1983년국제PEN클럽한국본부이사로취임한다.1984년원양어선에승선한체험을바탕으로한해양대하소설《빙등》을연재하기시작하고,콩트집《대중탕의피카소》(1983),《하느님은주무시네》(1986)를출간한다.
1986년연재중이던《빙등》을1부만끝낸상태에서정보당국에의해강제로중단당하는시대적수모를겪는다.자유실천문인협의회상임고문으로지내는한편,등단30주년을맞아천승세대표작선《포대령(砲大領)》과《이차도복순전》을출간한다.1987년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민족문학작가회의로확대개편됨에따라민족문학작가회의자유실천위원장직을맡는다.
1988년모친박화성작가가85세로타계한다.4월에경기도김포군월곶면갈산리로이사해1년동안거의술만마시며지낸다.민족문학작가회의자유실천위원장직에중임되고,성균관대학교민주동문회회장직을맡는다.
1989년소설집《만월》을출간하고,제1회자유문학상본상을수상한다.그해가을《창작과비평》지에〈축사축란〉외11편의시를발표함으로써시단에다시신인으로등단한다.이후1990년연재가중단되었던《빙등》을월간《옵서버》지에연재하기시작하고1991년부터는갈산리서재에서은거하며잡문집필,강연등으로세월을보낸다.짧은소설집《소쩍새울때만기다립니다》(1992),수필집《하느님형님입질좀봅시다》(1993),중편집《낙월도》(1993),시집《몸굿》(1995),소설선집《황구의비명》(2007),시집《산당화》(2016)등을출간한다.2020년암으로투병중11월27일생을마친다.이후미완성장편소설《선창》(2022)과《빙등》(2022)을출간했다.

목차

황구(黃狗)의비명(悲鳴)
폭염(暴炎)
포대령(砲大領)
혜자의눈꽃

해설
지은이에대해
엮은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지식을만드는지식의‘초판본한국근현대소설100선’가운데하나.본시리즈는점점사라져가는명작원본을재출간하겠다는기획의도에따라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작가100명을엄선하고각각의작가에대해권위를인정받은평론가들이엮은이로나섰다.

일제강점기의대표적여성작가인박화성의아들로태어난천승세는1958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점례와소〉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한다.그의작품세계에대해서는일찍이그의스승인작가김동리가“무서운재능이요비상한천재다.남성적인산문예술가로서우리문단의유니크한존재”라고언급했고,문학평론가백낙청도“그는토속적체취를남달리건강하게간직하고있는작가다.그것은곧천승세씨가우리사회의본질적모순을가장투철하게의식하고있는작가가운데한사람이라는말”이라고언급한바있다.
천승세의작품대부분은우리사회의최하층밑바닥삶을살고있는민중의애환을그려낸다.그들의애환은우리의역사적현실과동떨어진것이아니라우리의구체적삶의현장과밀착된것으로,천승세는그들의삶의주름사이에서포착되는삶의비정함을그의탁월한미적감각으로포착한다.
그대표작중하나로〈포대령〉을들수있다.이작품에짙게그늘을드리우고있는것은한국전쟁의상흔이다.천승세스스로“나는명색이50년대작가”라고강조하는데서짐작할수있듯,그는‘50년대작가’로서자신이무엇을어떻게써야하는지에대한소설적자의식이투철하다.말하자면그는‘50년대작가’,즉전후작가로서한국문학사에서떠맡아야할시대적책무를회피하지않는다.〈포대령〉은바로이러한그의전후작가다운면모를유감없이드러내고있는작품이다.
〈황구의비명〉은창작과비평사가제정한제2회만해문학상을받은작품으로천승세의서사적윤리감각을단적으로살펴볼수있는수작(秀作)이다.
두작품〈포대령〉과〈황구의비명〉에서쉽게간과해서는안되는것은민중의애환과비극성을고스란히짊어진‘포대령’과‘은주’의삶을섬세히들여다보며,그들의상처를따뜻이감싸안는작중인물‘나’의심미안이다.우리는막무가내로타자와연대할수없다.타자의타자성을제아무리이해하기위해안간힘을써도,서로다른타자적존재들은그타자성을온전히이해할수없으며,완벽히소통할수도없다.그렇다고지레실망할필요는없다.타자가품고있는,타자도미처모르는,타자고유의미적가치를또다른타자가섬세하게발견할수있다면,타자들사이에는심미적공감이순간일어나고,그것을바탕으로서로의연대감이싹튼다.이러한연대의감각으로부터‘미적윤리’가새롭게발견된다.천승세의소설을제대로이해하기위해서는이‘미적윤리’에주목해야한다.
〈혜자의눈꽃〉은언뜻천승세의주류소설세계와이질적인것으로읽히지만,이소설을‘미적윤리’의측면에주목해읽어보면,천승세의소설이지닌독특한매력을발견할수있다.
〈폭염〉도‘미적윤리’의측면에서비슷한맥락으로읽힐여지가있다.주요인물들은나름대로의사연때문에사회와자신에대한슬픔,분노그리고자괴감으로뒤엉킨죄의식을갖고있다.작가는우리에게묻는다.슬픔,분노,죄의식이복잡하게뒤엉킨우리사회의어둠에서과연누가이모든것들을책임질수있는가.이작품은1970년대유신체제의정치적알레고리의맥락으로읽을때,더한층구체적현실감을느낄수있는작품이다.작중인물들은폭염이한창인개펄곁에서이러한삶의한단면을주고받는데,이것은달리말해유신체제와같은폭압의시대에관계가단절된삶을살수밖에없는민중의암담한현실을에둘러드러낸셈이다.

요컨대천승세의소설세계는역사와생활의대지에뿌리내리며살아야할민중의위엄성과타자들사이의심미적소통과공감의윤리감각에기반을둔‘미적윤리’를새롭게발견하도록한다.그리하여민중의삶의연대가갖는가치를소중히다듬는다.천승세소설의매혹은바로여기에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