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와의 산책

정원사와의 산책

$20.80
Description
2024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초연된 〈정원사와의 산책〉은 자살 고위험군인 두 인간동물 '검은새'와 '가드너'의 이야기다. 각자의 방 안에서 온라인 채팅을 하며 매일, 조금씩 서로의 안부를 묻는 두 인간동물. 세상이 승인한 익숙하고 건강한 관계 바깥에서, 퀴어함과 장애함을 품은 몸들이 조용한 고투를 벌이고 있다. 데이터라는 불안한 연결망은 끝끝내 서로를 붙드는 생의 현장이 되고, 그 마지막 안전지대에서 이들은 상상 속 실재의 공간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렇게 만나고 연결되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빛과 어둠을 생생히 목격하고자 하는 이 작품은 ‘일단 오늘’을 살고자 하는 진실된 용기를 전한다.
저자

배소현

쓰고연기하고연출한다.연극성이발생되는순간에관심을기울이며작가,배우,연출가,드라마터그로서역할경계없는통합적창작을지향한다.담론이자현장인몸ᐨ마음의사적인말들이만나고작용되는시공간으로서의연극을도모하며,극장이연결짓는먼것들의기이한얽힘을여성적야성의몸으로탐험하기를희망한다.글쓰기ᐨ존재와말하기ᐨ존재가중첩된몸이발생시키는상호ᐨ생성적텍스트작법과발화방식을탐구중이다.텍스트가이미연극,몸이이미극장인‘스라소니가온다Lynx-to-come’의짐승여자1.시적발화의힘을믿는다.
희곡〈고등어〉,〈정원사와의산책〉을썼고,공연텍스트〈우주양자마음:너에게〉,〈별이쏟아질때,산양의눈속뼈〉,〈[A:{202R.WX.YZ}:대수학이될수없는사태들의집합〉등을썼다.주요출연작으로〈출현하는텍스트〉연작,〈아나그노시스,사포〉,〈섬이야기〉,〈휴먼푸가〉등이있으며,〈정원사와의산책〉,〈물과뼈의시간〉등을연출했다.희곡〈고등어〉는희곡집《여학생》(제철소,2017)에수록되었다.

목차

존재들

0장.데이터
1장.매칭
2장.새벽
3장.고백
4장.산책할래요물음표
5장.꿈
6장.어떤밤
7장.생존
8장.산책말줄임표물음표
9장.검은새와가드너

작가의말
공연
배소현은

출판사 서평

검은새와가드너쉼표그리고데이터
〈정원사와의산책〉에는범주의바깥에존재하는세인간동물이등장한다.장애인이자자살생존자인‘검은새/박지후’와트랜스젠더인‘가드너/강이명’,그리고이들을매개하는존재‘데이터’가그들이다.끝의끝으로밀려난고립된몸들이디지털공간을통해만나고연결되는과정을그린다.겉으로보이는모습으로판단의자리에서게되는곳에서‘진짜나’로있을수있는공간은생존과직결되기도한다.검은새와가드너의대화는온라인채팅으로이루어지고,따라가다보면누구의것인지모를혼잣말이절박하게들려온다.만나지않음으로써시작된만남은앞으로어떻게이어질까?우리는어떻게오늘을살아낼수있을까?비록실재를확인할수없는불안한연결망위에서늘상대의생사를의심해야하지만,이들은매일메시지를주고받으며“각자의가능성과불가능성사이를살아간다”.

산책할래요물음표
상상적산책은걷지않고누워서도할수있다.실제로무엇도하지않아도가능하기에,역설적이게도걸을수없는다양한존재와함께걸을수있다.이작품이불러일으키는심상은자신의결여로이어지기도하고,여전히자신을살게하는좌표가되어산책길앞에당도하게도한다.이극은퀴어함과장애함을품은몸이자신만의방식으로세계를통과하는순간을보여준다.그렇게“끝내주는”여행길에오른검은새와가드너는자신의안,세상의밖,자신과세계의경계에머물러있는존재들로서상상속모잠비크에착륙한다.이들은만나지않는방식으로만나,고유한자신을감각하며자신들만의개기일식을함께목격한다.

당신만의개기일식쉼표우리의이야기
400배나작은달이태양을완전히가리는개기일식처럼,어둠과빛은전복되고어둠이라여겨지던것은비로소해방된다.그찰나의시간을견디는믿음속에서새로운빛이도래한다.〈정원사와의산책〉은세상이승인한익숙하고건강한관계바깥에서,서로의상처를보듬고죽음을밀어내며마침내'우리'를불러내는서투르지만진실한생존의기록이다.개기일식이벌어지는어둠의한가운데,서로를굳이해결하려하지않고문제많은모습그대로함께살아가는삶을나누며끝내이들은외치기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