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리너(큰글자책) (반품불가)

베를리너(큰글자책) (반품불가)

$41.00
Description
가상의 국가 윌마 국제공항, 나오지 않는 짐을 기다리며 발이 묶인 두 인물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한다. 장면의 각주이자 내레이터 ‘해석’이 등장해 단지 ‘이쪽에서 저쪽으로 가려고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왁자하던 공항의 활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며 다리를 건너고, 장벽을 넘고, 경계에서 살았던 이름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의 모습이 무대 위에 겹친다. 어지러운 상황 속 푸른 스카프가 묶인 캐리어가 의미심장하게 홀로 남아 있다. 이 책에는 공연을 위한 작가의 ‘무대용 확장판’과, 제1회 서울희곡상 수상작인 오리지널 버전을 함께 실었다.
저자

이실론

1991년원주에서태어났다.
2021년희곡을쓰기시작했고2023년〈베를리너〉로제1회서울희곡상을수상했다.
희곡〈마하〉,〈베를리너〉,〈안나와이언과안나〉,〈홍차의작법〉을썼다.

목차

베를리너
무대용확장판
오리지널수상작

작가의말
공연
이실론은

출판사 서평

극이전개되는공간은가상의국가윌마국제공항이다.현재의인물들은다른곳으로건너가기위해잠시그곳을경유한다.전시를위해베를린으로향하던사진작가우희,현재도내전이진행중인위험지역세르고에가려고하는배우태조.두사람은나오지않는수하물앞에하염없이발이묶인다.여행객들로북적이던공항에어느새두사람만남겨지고,설상가상으로인근지역세르고에서내전이일어나경계경보까지발령된다.불안한상황속두인물이안고있는과거의기억과현재가교차하며,개인의삶을쥐고흔드는거대한벽과선이얼마나잔혹하게뿌리박혀지울수없는고통과상실을만드는지보여준다.

단지“이쪽에서저쪽으로가려고했던”사람들의수많은삶이무대위에겹친다.장면의각주이자내레이터로등장하는인물‘해석’을통해펼쳐지는극중극은냉전시기베를린장벽을넘으려다희생된이들의비극을들려준다.작품은운명을단순한순환으로보지않는다.냉전시대베를린장벽이있던그곳의비극이지금의우리와어떻게연결되는가?
푸른강보에싸여탈출도중죽음을맞이한베를린장벽의가장어린희생자‘홀거’,그리고무대위에는정체를알수없는푸른스카프가묶인캐리어하나가쓸쓸히놓여있다.인류역사상한번도멈춘적없는전쟁과비극은지금도되풀이되며,마땅히누려야할자유는경계위에서짓밟힌다.그것은비켜가기엔모두알고있는일이다.
오늘날평범하게여행길에오르는우리처럼,그들역시각자의사랑과슬픔과삶의이유를품고있다.목숨을걸고국경을건너던이들에게도그순간은그저‘이쪽에서저쪽으로의이동’이었을뿐이다.이지점에서작품은자연스럽게'우리의이야기'로돌아선다.냉전시대베를린에그어졌던비극의선은오늘날우리의현실과긴밀히연결된다.

〈베를리너〉는앞으로도뒤로도나아갈수없었던사람들,그럼에도무언가를향해꿈과사랑을가지고나아가던사람들,우연히목격한비극을운명처럼여기고계속해서살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를통해경계를넘는물리적이동뿐아니라“마땅히달콤할”자유를찾아떠나는삶으로의열망을환기한다.제목‘베를리너’는본래독일에서달콤한잼이들어간설탕묻힌도넛을뜻하지만,1963년존F.케네디미국대통령의연설“나는베를리너입니다(IchbineinBerliner)”에서한유명한말이기도하다.그래서독일에서는“나는도넛이다”라는농담으로자주쓰인다.
이책에는무대에서다루어지지않은장면을모두담은무대용확장판버전을비롯해작가의초기구상과서사의뼈대를엿볼수있는오리지널수상작버전을함께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