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하지 못한 말 (이제 마주하는 인권의 문장들)

미처 하지 못한 말 (이제 마주하는 인권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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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금 여기의 한국 사회는 용산 참사, 쌍용차 정리해고, 밀양 송전탑, 세월호 참사등 아리고 아린 사건들 위에 서 있다. 그러나 그 숱한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저 흘려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그 사건들과 나는 어떤 관계를 맺어 왔고, 나는 무엇을 ‘변화’의 순간으로 기억하고 기록했나 하는 것이 저자 류은숙의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미처 하지 못한 말』에 한국 사회의 아린 사건들 위에 꾹꾹 눌러쓴 아쉬움과 뉘우침, 기억과 애도의 기록을 담아냈다.
저자

류은숙

저자류은숙은인권운동을한다.언저리만긁고있고자주널브러지지만인권운동의포부는크다.각사람의고유성에대해서로존중하는마음과행동을키우고,인간의존엄성을존중하는구조와제도를도모하고,인권실현을방해하는나쁜질서와공동의악에맞서는동력이되려한다.1992년부터현재까지인권운동사랑방을거쳐인권연구소‘창’에서활동가로일해왔으며,두단체의창립멤버다.인권운동에는공부와글쓰기,모임만들기,용기를갖고행동하기등다양한일이필요하지만,그것들사이사이에상을차리고치우고자리를닦고훔치는몸노동이최고라생각해왔다.지은책으로인권의역사를살핀《인권을외치다》,연대의의미를찾는《사람인까닭에》,차이와존중을짚은《다른게틀린건아니잖아?》,인권으로지은밥과술을나누는《심야인권식당》,일터괴롭힘을질타하는《일터괴롭힘,사냥감이된사람들》(공저)이있다.

목차

1월
‘나만은괜찮을거야.’,우리의착각을고발합니다
-에밀졸라,〈나는고발한다!〉
공권력이왜용역폭력을비호하는가
-민간군사기업과경비회사의활동이인권에끼친영향

2월
이정부는빈민과전쟁을하고있다
-‘빈곤과의전쟁’을만든한통의편지
사회권,같이만들어함께쓰는우산
-사회권에관한밴스개념

3월
“이제그만!”을외쳐야삶이계속된다
-후쿠시마와인권
누가‘인도주의적’폭격이라말하는가
-당신이이라크인임을아는것은이런때입니다
-핵실험장소에내가보트를저어가는이유

4월
사라졌다,304개의우주가사라졌다
-인간존엄성에관한위원단의보고서
땅은모두의것,그누구의것도아니다
-〈엘도라도카라자스〉,학살에관한노래

5월
우리에게는‘기억할의무’가있다
-인권침해가해자의불처벌문제
언론의동행없이민주주의는불가능하다
-언론의자유원칙,빈트후크선언

6월
동정심으로다가오는이들이밉다
-사회보장최저선에관한국제노동기구의권고
나는세탁기가아닌노동자
-<무차차>,나는나는세탁기

7월
모든연령을위한사회
-노인의인권상황에관한유엔인권최고대표보고서
한사람을해치는일은모두를해친다
-산업안전보건서울선언

8월
집없이무일푼으로죽다
-그루트붐추모강연

9월
이런환경을미래세대에게물려줄수없다
-재생에너지에관한인권
-핵에너지는박물관에있어야외2편

10월
양으로는따질수없는것,그것이삶의질
-마사너스봄의‘핵심적인간역량’
지금도누군가우리를기다린다
-시월에떠난사람들의유서

11월
우리는기계가아니다
-조영래,〈노동자의불꽃〉
탈락없는사회를꿈꾼다
-학교는죽었다

12월
우린오래투쟁했어요,우리는자유여야만해요
-몽고메리버스보이콧의증언들
함께인권의존엄을지키자
-차별금지조항에관한일반논평2편

출판사 서평

용산참사,쌍용차정리해고,밀양송전탑,세월호참사…….
숱한사건이스쳐갔으나나와관계맺은사건은무엇인가.
나는무엇을‘변화’의순간으로기억하고기록했나.
한국사회의아린사건들위에꾹꾹눌러쓴
아쉬움과뉘우침,기억과애도의기록.

미처하지못한말


이책의제목‘미처하지못한말’은이중적의미를지니고있다.

“그중하나의의미는아쉬움이다.‘하고싶은말이있었는데미처하지못했다.’라는의미다.인간존엄성을억압하고모욕하는말이날아들때피하지도반격하지도못할때가많다.모진말들의홍수사이로나의자존감을확인해줄그무엇에기대고싶을때가있다.각자의방언이아니라인간성에대한공통감각을확인하는공통의언어를나누고싶을때가있다.언젠가가아니라늘쓸수있어야하는말,한마디로존중을표현해줄말을인권의문장들에서찾아보았다.존중의언어를발견할때더이상미처하지못한말은없을테다.
다른하나의의미는뉘우침이다.모든말에는듣는이가있어야한다.‘미처하지못한말’은‘미처듣지못한말’이기도하다.왜그토록말해왔는데,때론절규해왔는데듣지못했고듣지않았는지돌아보려한다.이돌아봄의동행이이제야마주하는인권의문장들이다.”(지은이의말가운데)

지금한국사회는어디에서있나

지금여기의한국사회는용산참사,쌍용차정리해고,밀양송전탑,세월호참사등아리고아린사건들위에서있다.그러나그숱한사건들을시간의흐름속에서그저흘려버린것은아닌가하는반성과함께그사건들과나는어떤관계를맺어왔고,나는무엇을‘변화’의순간으로기억하고기록했나하는것이류은숙의문제의식이다.하여한국사회의아린사건들위에꾹꾹눌러쓴아쉬움과뉘우침,기억과애도의기록이《미처하지못한말》이다.

하지만인권운동의한복판에서있는지은이가스스로인정하듯인권의문장들은딱딱하고건조하다.그런까닭으로지은이는딱딱하고원칙적이며건조한인권의문장에사람의얼굴을입혀보려무진애를썼다.
“인권의문장들은대체로딱딱하고원칙적인단어로채워져있다.이런건조한문장에구체적인사람의얼굴을입혀본다.그것은다름아닌우리가매일부딪히는이들의얼굴이다.한골목에서폐지를줍는십여명의노인들,몸도마음도종종거림에지쳐보이는여성들,같은골목에서넥타이를풀어헤치고한잔술에빠진고단한장년들,고시원에서슬리퍼차림으로나와배회하는청년들,껌과초콜릿을파는장애인,간판이자주바뀌는고만고만한점포주인들의얼굴이다.그런골목에서,그런골목이모여이루어지는사회에서‘인권’이마치공기처럼우리를감싸안기를상상해본다.”

기억과애도는공동체의첫걸음

그리고또하나,《미처하지못한말》은세월에약할뿐아니라때론변덕스럽기까지한기억을제대로보듬기위해문장들을월별로세심하게배치했다.직선으로가는시간이아니라애도의사건속으로뛰어드는시간속에기억해야할것들을배치한것이다.달마다날씨도감정의색깔도변하고다짐도변한다.이변화가어디를향할것인가?체념,수용,피해자비난으로향할것인가?공감에서우러나오는고통에대한응답,공유하는책임으로향할것인가?

그래서“이책에서‘월’은연표속의‘월’이아니다.‘그땐그랬지.’‘예전에이런일도있었지.’,그런게아니다.고통속에서미처하지못한말,펼치지못한요구가있었다.그말을마저들으려하고기대에부응하려하는때,그런순간”인1월에서시작하여,“소비와쇼핑의경연으로끝마치고는싶지않은달,곁에사람이있었으면바라는달,넓은원을그리고그원속에함께서고싶은달.서로를식민화하지않고평등하게바라보는원의관계,‘모든사람은태어날때부터자유로우며그존엄과권리에있어평등하다.’세계인권선언의약속을되새김하는또다른시작의달”인12월까지인권의문장을소중히갈무리한한권의노트이자달력인것이다.

인디언들에게는그들만의달이름이있듯이,인권운동을하는류은숙은그만의방식으로달을새기고애도하고기억한다.
예를들어,“세계인권의날은12월10일이다.‘세계인권선언’의제정일인이날을전인류가‘인권의날’로기념한다.말하자면,인권의‘생일’이다.인권운동을하는나에게는제2의생일같기도하다.하지만해마다이날은온갖인권피해의설움이넘치거나잊히고외면받는”때인것이다.이렇듯3월은“‘다시는결코다시는.’참된시작의출발점은여전히여기에있다.”라고다짐하는달이며,4월은“눈부신진달래사태에눈물나는달,계절의아름다움이인간사의서러움을자극하는달”이다.
그러다보니어떤달은더욱시리게다가올수밖에없다.특히5월과10월이그러하다.“존중받지못하고잊힌사람들이끊임없이이야기를들어달라요청하는달.귀기울여듣는나와우리의만남,그만남이애도의공동체를이룬다.애도의공동체가내딛는첫걸음은‘기억’하는일이다.”수많은이들의유서로점철된10월역시“‘가을에는떠나지말라.’호소하고싶은쓸쓸한달,‘마지막밤’조차허락하지않은이별이아쉬운달.사고팔수없는존엄성을위해서둘러떠난사람들을기억”하는달인것이다.

그렇게《미처하지못한말》은달력한장을넘길때마다흔들리며고민하고무언가를결단할우리들을애도의시간속으로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