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사회를 기록한다 (우리 몸에 새겨진 불평등의 흔적들 | 반양장)

몸은 사회를 기록한다 (우리 몸에 새겨진 불평등의 흔적들 |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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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부패, 민주주의, 투명성, 정치 같은 추상적 요소는 몸이라는 실재에 어떻게 관여하는가?
『몸은 사회를 기록한다』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프레시안에 연재된 시민건강연구소의 글타래를 모은 책이다. 우리의 건강이 개인의 문제이기보다는 동네·학교·일터에서의 불평등, 차별과 부패, 제도·기술·정치 등 사회 구조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파헤치며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들을 중심으로 우리 몸이 사회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낱낱이 밝힌다.

젊은 연구자들로 꾸려진 12명의 필자가 평판 높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것으로, 과학적 연구 결과를 근거 삼아 사회, 문화, 정치, 경제적 요인들이 염증, 건강 행동, 주거 및 근로 환경, 보건 의료 서비스, 사회 정책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지 조목조목 짚어냈다.
저자

시민건강연구소

저자시민건강연구소(People’sHealthInstitute)
2006년에출범한비영리사단법인으로,시민들의후원으로운영되는독립연구소이다.그동안“모두가건강한사회를만들어가는시민건강연구소”라는기치를내걸고,시민과활동가를위한교육프로그램을진행했으며,독자적연구활동을통해이슈페이퍼,연구보고서를꾸준히발행해왔다.건강과보건의료분야에서최선,최고의대안을제시하는싱크탱크이자진보적연구자와활동가를배출하는연구공동체를지향한다.

목차

들어가며

1.동네,학교,일터가우리를아프게한다
죽도록일하다가정말죽는다
-소진증후군,개인의문제가아니다
그들은왜산업재해에더취약한가
-산재위험성을가중시키는근본적인요인들
백수보다해로운직장생활
-나쁜일자리라도감지덕지하라고?
‘경력단절여성’이위험하다
-여성의경력단절이건강에미치는영향
시간유리천장에갇힌사람들
-슈퍼우먼이되거나,2등시민으로남거나
소녀들의몸과마음을갉아먹는성적괴롭힘
-대한민국에서여학생으로산다는일에관하여
지역간건강불평등의뿌리
-건강의사회적,정치적,경제적결정요인
‘원인의원인’을찾아서

2.차별,부패,불평등이우리의건강을위협한다
동성애혐오,당신의수명이단축된다
-차별받는이뿐만아니라차별하는이도아프다
한국이라면쿠르디가살수있었을까?
-이주아동의의료접근성을묻다
‘그들’을몰아내니‘우리’가아팠다
-이주민건강피해,그들의문제가아닌우리의문제
낙하산기업의노동자가더많이죽는이유
-정경유착과노동자사망률의관계
풀뿌리로위장한시민단체
-담배기업의이해를대변하는티파티
부자동네는장내세균도다르다
-건강불평등과장내세균분포관련성
불평등은수면을잠식한다
-수면불평등의사회제도적요인
불평등은어떻게우리몸에새겨지는가
-인간의몸에새겨진불평등의흔적들
몸은과거를기록한다

3.제도,기술,정치가우리를보호하지않을때
무책임한산재보험,죽음을부른다
-아픈노동자는어떤권리를갖는가
부동산정책은건강정책이다
-집값상승,세입자건강에해롭다
공기청정기와마스크
-미세먼지에대한대응이국가적으로이루어져야하는이유
환경때문에사망?제도때문에사망!
-생명을앗아간잉글랜드돌봄체계의실패
기술은어떻게젠더폭력을촉진하는가
-친밀한관계일수록더위험한기술
자율주행차시대,건강과윤리의딜레마
-과학은축복이될것인가재앙이될것인가
전쟁은무시된건강의문제다
-전쟁이건강에미치는영향
정치는가장중요한‘건강결정요인’

4.건강불평등사회를함께헤쳐나가려면
어떤청소년들이성소수자괴롭힘에맞서나QQ
-혐오반대가위험하다고말하는사회에서
최저임금올려야어린이건강도좋아진다
-영아사망률과출생시체중에대한최저임금인상의효과
노르웨이임신중절진료형태,완전히바뀐까닭은?
-임신중절,내과적방법을허하라
함께극복하는재난의공동체
-자연재해의피해는평등하지않다
암치료에도‘동네의사’가중요하다
-1차의료체계가왜중요한가
진료과정에서‘건강의사회적요인’에대해묻기
-캐나다‘클리어(CLEAR)’의가능성
솔직한무의식,올바름을위한의식적노력
-나의‘무의식적편견수준’을아는것이첫걸음
연대의공동체가우리를지킨다

출판사 서평

고용불안정,소득불평등,부정부패,혐오와차별…
몸은사회가기록되는살아있는보고서이자
그자체로정치적공간이다!

이사회의불평등은
우리몸에어떻게새겨지는가

피로의누적과그로인한건강이상신호는나의나약함때문일까?산업재해는개인의부주의나위험행동때문에발생하는것일까?강남구와금천구의기대수명이10세나차이나는것은그저우연에불과한일일까?미세먼지에대한대응은각자마스크를쓰고공기청정기를구매하는것으로충분한가?흔히건강하거나건강하지않은것은타고난체질이거나개인의관리에달려있다고생각하는경향이있다.각자가건강행동을실천하고첨단서비스를구매함으로써건강해질수있다고믿는것이다.하지만“어떤진공속세상,영화속세상이기에모두가그토록자유롭고합리적이며조화로운삶을선택할수있다는말인가?”

[몸은사회를기록한다]는우리의건강이‘개인의문제’이기보다는동네/학교/일터에서의불평등,차별과부패,제도/기술/정치등사회구조에서기인한다는사실을파헤친다.소진증후군은고용불안과관련있으며소득불평등이심한사회일수록더많이경험한다.나이가어리거나비정규직노동자가산재에취약한것이아니라,산재예방자원에제한적인구조적요인이산재취약성을높인다.지역간기대수명이10년씩이나차이나는것은자연적인이유가아니라한국사회의개발정책에서비롯된것이다.국토면적인작은한국에서조차거주지와지역의사회경제적수준에따라미세먼지농도가다르고,당연히그피해또한차별적으로나타난다.

2014년부터최근까지‘프레시안’에연재된시민건강연구소의글타래를모은이책은우리사회를뜨겁게달군이슈들을중심으로우리몸이사회를어떻게반영하는지낱낱이밝힌다.젊은연구자들로꾸려진12명의필자가평판높은국제학술지에발표된논문을대중이이해하기쉽게풀어냈다.과학적연구결과를근거삼아사회,문화,정치,경제적요인들이염증,건강행동,주거및근로환경,보건의료서비스,사회정책에이르기까지얼마나다양한방식으로우리건강에영향을끼치는지조목조목짚어냈다.그과정에서부패,민주주의,투명성,정치같은‘추상적’요소가몸이라는‘실재’에어떻게관여하는지가명료하게드러난다.우리몸은‘생물학적’인동시에‘사회적’인것이기에,사회가기록되는살아있는보고서이자그자체로정치적공간이다.

이주민,성소수자의아픔,
그들의문제가아닌우리의문제
“차별받는이뿐만아니라차별하는이도아프다”

국내에서열리는퀴어페스티발을생각하면성소수자들의퍼레이드보다이를반대하기위해모인이들의퍼포먼스가먼저떠오른다.땡볕아래서부채춤을추며핏발세워동성애반대를외치는저분들,과연괜찮을까?이러한궁금증에서살펴본미국컴럼비아대학교의하첸블러교수팀연구결과가흥미롭다.이성애자2만226명의자료분석으로동성애에대한편견수준과사망사이의연관성을분석한결과,동성애편견점수가1점올라갈때마다사망위험이2.9배높아지는것을확인할수있었다.편견과혐오가피해자뿐아니라가해자건강에해롭다는사실이입증된것이다.

이주민들이처한열악한노동환경과인권유린,차별문제또한어제오늘일이아니다.그런데이들에대한차별이피해당사자뿐아니라공동체전체에부정적영향을미칠수있다면?2008년미국이민세관단속국이포스트빌에위치한육류가공처리공장을기습단속해미등록노동자389명을체포한사건을배경으로한미시간대보건대학원연구결과는의미심장하다.이사건은임신중인라틴계여성에게스트레스를유발해저체중아출산위험을증가시켰다.주목할부분은이단속이단한개사업장만으로표적으로했을뿐인데도,그효과는라틴계주민전체에미쳤으며,심지어미국에서태어난라틴계여성들,즉합법적미국시민들사이에서도부정적영향이관찰되었다는점이다.한국또한국내거주외국인숫자가이미2백만명을돌파했다.이제외국인,이주민이없었던사회로돌아가는것은불가능하다.배제,차별,혐오로우리사회가얻을수있는것은아무것도없다.오히려그과정에서차별받는이들뿐만아니라차별하는이들도함께위험에놓인다.성소수자와이주민의문제를더이상‘그들’만의문제로여길수없는이유다.

모성페널티,젠더폭력,낙태금지법,여학생수난사…
여성연구자가특히주목한‘2등시민’의몸

여러필자가몇해에걸쳐연재한글을책으로묶는과정에서시민건강연구소의김명희상임연구원이모든글을다듬고새로정리했다.뿐만아니라여성연구자로서한국사회에서‘여성’의사회적위치와현실이어떻게신체에드러나는지주목하고날카로운논평을더했다.

여성의교육수준이빠르게이루어지고있다고는하나,결혼과출산이후급격히떨어지는여성의노동시장참가율을확인할수있는그유명한‘M자곡선’은한국에서만볼수있는특이현상이다.여성들의학력이높아져도결혼,출산,육아에따른모성페널티를여전히감수해야하는한국사회에서일하는엄마의건강을향상하기위해필요한것은‘여성친화적일자리’가아니라,차별없는‘안정적일자리’임을강조한다.한편,스마트폰,초소형카메라,소셜미디어등의기술이어떻게젠더폭력을촉진하는지탐색한다.모바일기술을활용한스토킹문제를다룬논문을소개하면서“기술에는항상밝은측면과어두운측면이공존하며,무엇을우세하게만들것인가는기술자체가아니라사회적힘에달려있”음을얘기한다.

그런가하면,보건학분야에서가장권위있는학술지에실린논문은낙태죄를둘러싼한국의격론을명쾌하게정리해준다.노르웨이에서자가투여도가능한간단하고안전한내과적임신중절서비스가제공된뒤,임신중절비율은오히려줄었다.김명희연구원은임신중절을법으로금지하는데다가외과적시술에만의존하는한국에서임신중절로인한건강피해,위법행위로인한처벌,임신지속으로야기된결과는오롯이여성의몫이라면서,“인간의임신이여성만의단성생식으로도가능하다는것이입증된바없음을생각한다면,이는상당히괴이한일”이라고꼬집는다.여성의차별적현실은성인에게만국한되지않는다.성적괴롭힘이월경장애를일으킨다는이탈리아로미토교수팀연구와더불어최근연이은여학생들의폭로로드러난교사들의성적괴롭힘실태를열거하면서,“대한민국에서여학생으로산다는것은일종의극한직업체험”이라는뼈있는논평을내놨다.

감정이입을넘어이성적공감으로
건강불평등은필연적인것도,해결할수없는것도아니다

이책의글들은전반적으로건조하다.필자들이일상화된차별,부패,불평등에무뎌져서가아니다.분노와슬픔만으로는변화를만들어내는데한계가있음을잘알고있기때문이다.2015년터키해안가에서시신으로발견된시리아꼬마쿠르디에그토록가슴아파했던이들과2018년제주에들어온예멘난민에극도의혐오를드러내는이들은다른이들인가?교통사고로크게다치고도출근종용을받은집배원의자살에안타까움을표현하는이들과,‘총알배송’‘당일배송’을반기고배송이조금이라도지연되면불평불만을터뜨리는이들은따로존재하는가?“사회적불의와불평등에대한분노,빼앗긴자들에대한깊은감정이입만큼이나,냉정한분석과대안,서로다른자리에서의이성적공감이문제해결에중요”하다.

책의말미에서는소비에트연방이해체된지불과4년만에사망률이33%증가,남성의기대수명이63.8세에서57.7세로줄어든사례를들어,건강의사회적결정요인들이우리예상보다훨씬빠른속도로,그리고매우직접적으로건강에영향을미칠수있다는점을역설적으로보여준다.건강은‘개인적인문제’가아니라‘사회적문제’이며,우리사회의모든문제를포함하는복지의최전선이다.“사회가어떠한길을선택하느냐에따라건강은빠르게개선될수도악화될수도있고,건강불평등또한단기간에심해질수도완화될수도있다.”이책을통해많은이들이건강의사회적결정요인의중요성,건강불평등문제의심각성을이해하고,‘시민의힘’을기르는데동참할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