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발견 (평범한 단어는 어떻게 나의 언어가 되었나 | 양장본 Hardcover)

단어의 발견 (평범한 단어는 어떻게 나의 언어가 되었나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평범하나 단어를 나의 언어로 만드는 지적 탐험!
헌법 해설서 《지금 다시, 헌법》으로 주목받은 인권변호사이자 다독가에 빼어난 산문가로 알려진 차병직이 정리한 88개 단어들을 담은 『단어의 발견』. 관측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 겨우 존재하는 말들의 희미한 흔적을 더듬고 너무나 평범하고 납작해서 우리 관심에서 멀어진 단어들을 새롭게 발견해낸다. 또 단어의 관습적 의미에 의문을 제기하고 뒤집어보고 변신시키고, 떠나고 도착하는 언어의 모호하고 모순적인 성질을 파헤친다.

글의 성격에 따라 ‘겨우 존재하는’, ‘단어를 발견하다’, ‘변신하는 단어들’, ‘떠나거나 도착하는 말’까지, 모두 네 개의 장으로 묶었다. 88개의 단어를 집요하게 파고들어간 기록을 담은 이 책에는 각각의 단어마다 인용문이 함께 담겨 있다. 담긴 인용문의 출처는 모두 저자가 소장한 책들이다. 지금은 구할 수조차 없는 오래된 책부터 최신간까지, 고전에서 현대작가까지, 철학, 과학, 법, 음악에서 시, 소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가 망라되었다. 인용문 하나하나 곱씹어보고, 저자의 독서 리스트에서 자신이 읽은 책을 찾아보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저자

차병직

법무법인한결변호사

목차

겨우존재하는
겨우/고독/과거/기억/답장/드러내다/모호하다/미련/보잘것없다/사라지다/시/아쉽다/우울증/장미/절벽/주름/진리/진실/침묵/토대/한계/헤아리다

단어를발견하다
가르치다/과학?과학자/그림/기원/노골/뭉클/배우다/베끼다/사회/시원하다/오뚝이/움직이다/음식/이성/일/잡음/짖다/책/탐험/표현/허리/헌법

변신하는단어들
거절/건축/긋다/나/동그라미/리듬/배열/범죄/불/상황/알다/어질다/열쇠/오차/옳다/용량/유추/의무/저항권/지루하다/차별/허수

떠나거나도착하는말
고통/고향/되돌아오다/떠나다/문자/보다/비/새/성냥/에피소드/외국어/용기/유행/이야기/일상생활/재다/죽음/지구/진정성/홀리다/확실성/훔치다

출판사 서평

먹기도,날려보내기도,
쓰기도,지우기도하며…

서로만나고스치는단어를
다듬고의미를보태어책으로부풀리는
고독하고겸손한여정

2016년,‘단어의발견’이라는제목의두장짜리기획안을건넬때만해도저자는덤덤한반응이었다.책을읽다가눈에띄는단어를붙들어단어로부터흘러나오는생각을200자원고지5매내외분량안에담아본다,가책의콘셉트였다.100개정도의단어를뽑아자유롭게갖고놀아보시라,주문했다.저자는쓰겠다혹은못쓰겠다가타부타말이없었다.기획안을탁자위에올려둔채돌아왔고,잊었다.분야를가리지않고계통에구애받지않는다독가로익히알려진저자이기에책을읽다보면자연스레반응을일으키는단어들이추려질거라고믿었다.

2년뒤초여름,102개의단어와함께원고가도착했다.각단어를뽑아낸책의표지와인용문이포함된본문을복사한꾸러미도건네받았다.단어들은책안팎을드나들며저자의내면과만나고스치며문장으로,한편의글로제몸을부풀리고있었다.그과정은실로경이로웠고,어디서도본적없는낯선문법이었으며,문장은목적없는순례자처럼자유분방했다.초고가들어오면으레이루어지는원고회의는유례없이달뜬흥분으로차올랐다.저자는단어들을먹기도,날려보내기도,쓰기도,지우기도하면서단어들이쏘아보낸시그널을겸손히받아적었다.그고독한여정을언어로표현해낸결과물이이책《단어의발견》이다.

“어휘를먹기도하고날려보내기도하며,쓰기도하고지우기도한다.손으로다루는단어는머릿속으로달려가고,위장의낱말은에너지가되어뇌로수송되며,새의노래는머리위에서쏟아진다.서로만나고스친다.단어를다듬고의미를보태고문장으로맞춘다음책으로부풀리는행위는몸으로하는미적분이다.”
-<머리말>에서

마술같고농담같은의미의세계
혹은무의미의세계

편집과정에서단어를88개로추려냈고,글의성격에따라네개의장으로묶었다.‘겨우존재하는’‘단어를발견하다’‘변신하는단어들’‘떠나거나도착하는말’이그것이다.저자는관측할수도없고,그렇다고존재하지않는것도아닌‘겨우존재하는’말들의희미한흔적을더듬고,너무나평범하고납작해서우리관심에서멀어진단어들을‘새롭게발견’해낸다.그런가하면단어의관습적의미에의문을제기하고뒤집어보고‘변신’시키고,‘떠나고도착하는’언어의모호하고모순적인성질을파헤친다.

“무엇이존재하는순간의미는그것으로부터떠난다.무엇의의미는그무엇으로부터떠나야만살아남는다.의미의세계를향해떠남으로써무엇이그의미의이름으로계속남아있게한다.(…)산다는행위는본질을떠난무수한의미를받아들이는일이다.의미를부여하려면떠나야한다.”
-<떠나다>에서

하나의단어를집요하게파고들어간의미의세계,그리고다시그세계를등지고무의미의세계로돌아가는여정.이것은프로메테우스의여정이자,모든존재의숙명이다.우리는모두무의미의세계에서와잠시의미를부여받았다가다시무의미의세계로돌아간다.“마술같고농담같은”의미의세계는그곳을떠나본자만이진입할수있다.이여정은냉엄하지만아름답다.

범접할수없는사유와폭발적인문장
“진지한독자”들을위한선물같은책

책의저자차병직은헌법해설서《지금다시,헌법》으로주목받은인권변호사이지만,“책좀읽는다는진지한독자”들사이에서는일찌감치보기드문다독가에빼어난산문가로알려졌다.소설가함정임은그를가리켜“문인을긴장시키는,문인을애독자로사로잡는비문인”이라고말한바있고,고종석작가는“사는동안1만권넘는책을읽을”“절륜의독서가”로꼽았다.그찬사가과장도호들갑도아님을이책은여실히증명해보인다.

이를테면,‘허리’라는단어의첫문장은이러하다.“어휘하나로는너의이름밖에쓸수없다.”인사라도하자면,정작하고싶은이야기를하려면더많은단어가필요하다.“나의이해를너의양해로옮”기기위해“낱말과낱말을잇고,문장과문장을연결”하는작용을저자는‘허리’로은유해낸다.그런가하면,‘긋다’라는단어에서저자는‘사랑’을불러내,흔히“서로구분없이하나가되는것”으로생각하는사랑의의미를전복한다.

“사랑은두사람사이의경계를긋는데서시작하고영역을존중하는데서완성된다.(…)사랑하는대상주변에울타리를치는것이아니라,내가그의영역을함부로침범하지않도록나의행동에한계선을긋는것이사랑이다.사랑은장애를허무는것이아니라선을긋는행위에서시작한다.”
-<긋다>에서

가독성있고톡톡튀는글들이유행하고사랑받는요즘이지만,문장과문장사이사유가치밀해느리게읽을수밖에없는글들을사랑하는독자는여전히존재한다.습관이아닌의지로혀에굴리는낯선나라의말처럼,《단어의발견》은“정신의근육”을부단히놀리며읽어나가야하는책이다.범접할수없는사유와폭발적인문장이식도에서위장까지맵싸하게훑으며모처럼깊은독서의쾌감을느낄수있는,‘진지한독자’들을위한선물같은책이되리라기대한다.

88개인용문을곱씹는즐거움은덤

표제어88개의산파가된88개인용문의출처는모두저자가소장한책들이다.지금은구할수조차없는오래된책부터최신간까지,고전에서현대작가까지,철학,과학,법,음악에서시,소설에이르기까지거의모든분야가망라되었다.인용문하나하나곱씹는맛도새롭거니와,독자들은저자의독서리스트에서자신이읽은책을찾아보는즐거움까지덤으로얻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