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현재진행형폴리아모리에세이!
“내몫의이야기만큼사랑과관계에대한개념이확장될까?”
수많은‘우리’에게이책을건넨다
사랑,연애,결혼에대한생각이빠르게변화하면서그에따른다양한목소리와콘텐츠가쏟아져나오고있다.비혼,1인가구,동거등의형태가더는별나게여겨지지않고,여자끼리사는이야기나동성간사랑을담은책이베스트셀러가되어널리읽힌다.혈연밖사람들과오히려평등한관계를만들면서가족의의미도새롭게정의되고있다.우리는어디까지‘다른’사랑을,‘다른’함께살기를허용할수있을까?
전작『당신이계속불편하면좋겠습니다』에서‘페미니스트’로서,『당신이글을쓰면좋겠습니다』에서는‘쓰는사람’으로서자신과세계‘사이’를탐색해온홍승은작가가세번째로꺼낸주제는‘폴리아모리’다.‘비독점적다자사랑’을뜻하는이용어에많은이들이고개를갸웃할것이다.“두애인과산다니,그게가능해?”작가가책을쓰기로결심한건폴리아모리를향한세상의반응을접하며계속해서질문이깊어졌기때문이다.왜우리는영혼의반쪽을찾아야온전해진다고믿게된걸까,왜일대일이성애연애만이‘정상’이라고이름붙여질까,‘정상’규범은어떤얼굴을비정상으로만들어지워왔을까.사회가포용하지못하고기존의언어가설명하지못하는빈곳을채우기위한‘난리치는’서사들중하나가되고자했다.
“누가볼까봐잡았던손을슬쩍놓아야했던사람,‘우리도저렇게축복받을수있을까’문득슬퍼졌던사람,관계를설명할언어가없어서헤맸던사람,단지조금다르다는이유로꾸역꾸역비난을삼켜야했던사람,견고한가족중심제도에포함되지않는자신이잘못된건아닐까의심했던사람…….수많은‘우리’에게이책을건네고싶다.”(프롤로그)
각자의이유로사랑하고살아가는“수많은우리”에게위안이되기를,“내몫의이야기만큼사랑과관계에대한개념이확장”되기를바라는마음이이책에담겨있다.더불어차별과폭력,청소년의욕망과권리,가족구성권문제에이르기까지다양한질문을독자들과함께이어가고자했다.
다정한아침인사와밤인사,
하루를채우는반짝이는대화와고만고만한다툼…
셋이살아도평범합니다!
『두명의애인과삽니다』는일대일이성애사랑이기본값이라고규정된세계에서셋이사랑하며함께사는일상을기록한국내첫폴리아모리에세이다.“현실이아닌실험으로,진심이아닌농담으로,정상이아닌비정상으로”취급되는‘이상한(queer)관계’를홍승은작가는있는그대로열어보인다.거창한메시지를전하기위해서가아니다.다른것은틀린것이되고,자신의고유성을따르는일이유난이나파격이되는세상에서한사람의사랑이실재하는그자체로드러나기를바랄뿐이다.“너무특별하게(이상하게)취급되는일상과사랑을특별하지않은것으로만들고싶었기때문이다.조금더익숙해진다면,한번이라도본다면깜짝놀라서무턱대고손가락질하는반응이줄어들까싶어서.”
각기다른위치에서다양한고민을안고살아가는세사람(승은,우주,지민)이폴리아모리관계를맺고한집에살게되기까지의과정,그과정에서의분투와좌충우돌이생생하게펼쳐진다.춘천과포항을오가며두사람을만나는동안각자에게찾아온혼란과불안,세사람이퀴어문화축제에서처음만나행진한날,셋이살집을구하러다니던일화…….세사람이짧지않은시간을함께해올수있었던것은‘보통의저녁’들덕분이었다.“오늘도수고했어요”라며서로를다독이는평범하고다정한인사가오가는삶.어떤형태,어떤조합이든‘함께살기’의기쁨과어려움은크게다르지않고,누구나원하는대로살아갈권리가있다는것을이책은강요하지않으면서은근하게상기시킨다.
“우리관계는폴리아모리로불리지만,특별하게다르지않다.여느사랑하는사람들이그렇듯질투와존중사이에서갈팡질팡한다.우리는다만서로를소유하고자애쓰는에너지를다른곳에쓴다.소유할수없음을인정하고상대와또다른상대를존중하는데관심을기울이면서.”(282쪽)
두애인의목소리까지생생하게담은두개의인터뷰
〈악플읽는밤〉〈당신의이야기를들려주세요!〉
두명의애인과함께하는현재진행형인관계를쓰고공개하는일이쉽지만은않았다.“미화하고싶지않아서,자극적인소재로만미끄러지고싶지않아서”한문장한문장집중했고,주위사람의모습이담겼기에신중할수밖에없었다.작가는자신의입장만으로는“온전히담을수없었던한계”를인정하고,두애인의목소리를직접담기위해적지않은분량을인터뷰에할애했다.
첫번째인터뷰〈악플읽는밤〉은세사람의인터뷰가실린한국일보기사(2019년11월2일자〈세명이하는연애…“독점아닌사랑이가능할까요?”〉)에달린‘악플’에대해나눈이야기이다.기사가포털메인에뜨고하루만에1,000개가넘는댓글이달렸다.“가정이무너지고있다”는한탄에서“해피엔딩일수가없다”는협박까지온갖공격적인악플에비해두사람의답변은담담하고차분하다.신중함과배짱,용기와유머,정교한논리로가득찬인터뷰는폴리아모리를선택하기까지이들이얼마나많은고민과대화를거쳤는지짐작케한다.
“누군가를사랑하고관계를맺는다는건,엄청어렵고복잡하고상처받는일이잖아요.내가아닌타자,내가아니기때문에쉽게닿을수없는그타자를만나면서내세계가허물어지고뒤엉키는과정이사랑이잖아요.당연히끊임없이서로를상처낼수밖에없지요.”(189쪽)
두번째인터뷰〈당신의이야기를들려주세요!〉에서는폴리아모리안팎에서,사랑이라는관계안에서,각자가느끼고경험해온것들을가감없이담았다.이책의출간에대한솔직한심정,메타무어(애인의애인)로서두사람이서로에게느끼는감정,폴리아모리를처음밝혔을때가족과친구들의반응,그리고섹슈얼리티에이르기까지내밀하고속깊은이야기를만날수있다.그과정에서‘세사람의함께살기’가어떤모습인지실감있게드러나고,끊임없는협상과노동으로서의사랑과일상이설득력있게전해진다.
“저는폴리아모리를단지누군가가선택하거나버릴수있는라이프스타일로규정하는입장에도반대하고,반대로그것이정체성이기때문에다자연애로이어나가야한다고여기는입장에도비판적입니다.폴리아모리는어떤‘상태’가아니라노력하는‘과정’이니까요.”(316쪽)
서로에게유일한존재로서의‘우리’가아닌
더넓게확장되는‘우리’를위해
세사람역시처음부터폴리아모리였던것은아니다.오랫동안일대일독점적연애관계를맺어온홍승은작가는“상대를내것으로인식하고통제하던습관”을바꾸는것이쉽지않았다고고백한다.
“한때나는과거사냥꾼이었다.연애만시작했다하면상대의싸이월드미니홈피와옷장깊이숨겨둔연애편지와커플링을찾아내서기어코서운한티를냈다.우리는서로에게유일한존재가되기위해안간힘을썼다.일기장을찢었고,커플링을버렸고,지난사랑의흔적과시간을지웠다.”(271쪽)
세사람은가족회의를통해서로의일정을공유한다.각기맺고있는관계,활동하는단체들이자연스럽게섞이고,집안곳곳에다양한친구와동료들의칫솔이쌓여간다.작가는‘우리’안에모든걸포함시키려고하면‘우리’는어느새서로를가두는‘우리(cage)’가된다며,어느토크쇼에서누군가가했던“둘이만나도연애를오래이어가기어려운데,세분은어떻게오래잘만날수있었나요?”라는질문에이렇게답했다.
“오래한결같은마음이어서가아니라,오랫동안서로의변화를지켜봐주었기때문이죠.당신이라는바람을내손에잡아두지않으려했고,나라는바람을상대도움켜쥐려고하지않았어요.저는잊지않으려고노력해요.단지연애관계에만갇혀선안된다는것.익숙한안락함을넘어서야한다는것.관계의확장이우리를더풍요로운사랑으로이끈다는사실을요.”(173-174쪽)
추천사를쓴김도현작가는“낯설고잘모르는것을대하게될때우리가취해야할기본자세는존중하고,경청하며,알고자하는것“이라고했다.폴리아모리로살아가는일상을솔직하고세밀하게그려낸『두명의애인과삽니다』는그자체로읽는재미도크지만,모든영역이정상/비정상이라는이분법적규범으로구획되는사회에서낯설고잘모르는삶의방식은간단히‘정상아닌것’으로규정되는현실을날카롭게파고들기도한다.인간의‘본성’이라철석같이믿어온사랑과관계에새로운인식을열어줄것으로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