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의 이름 (양장본 Hardcover)

노랑의 이름 (양장본 Hardcover)

$13.07
Description
너였구나. 이렇게 예쁜 노랑이었구나
밤에 피는 노란 꽃이 불러온 빛나는 기억에 관한 이야기.
첫 책 『큰할망이 있었어』에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생명의 힘을 보여 주었던 김영화 작가의 두 번째 그림책이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마음에 가둬 두었던 아름답고도 아픈 기억을 꺼내 찬찬히 풀어 놓았다.
열두 살 어린아이였던 시절, 아버지와 함께했던 어느 여름밤의 기억은 노란 꽃처럼 환하게 빛난다. 밤에 피는 꽃의 노란 빛처럼, 깜깜한 밤에 잡았던 아버지의 크고 따뜻한 손처럼, 누군가의 외롭고 슬픈 마음에도 환하고 따뜻한 기운이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저자

김영화

평생제주도를떠나살아본적이없는제주토박이다.한라산자락이품은많은것들과마주하고그에대한애정을담아그림을그리고바느질하고실을꼬는작업을한다.
손끝에서만들어지는것들에늘힘을얻으며살고있다.
『큰할망이있었어』를쓰고그렸고,『우리가봄이되는날』에그림을그렸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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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버지손을꼭쥐었지
크고따뜻한손

유독빛나는순간을마주할때가있다.별다를것없이흘러가는일상에서우연히만나는순간.이순간이어떤기억으로남을지,얼마나오래남을지막상그때는모른다.평범했던어느여름날,열두살여자아이에게평생사라지지않을빛나는순간이생겼다.
노을이붉게물드는저녁무렵이었다.콩밭에서아버지는허물어진밭담을다시쌓느라바쁜데,꽃을좋아하는아이는들판에핀꽃들을보느라잡초뽑는일은뒷전이다.날이어두워져서야집으로돌아가는길,불빛하나없는숲길은깜깜하고무섭기만하다.아이는얼른쫓아가아버지손을잡는다.크고따뜻한손.이제괜찮다.
무섭던마음이가라앉자그제야억새밭에노란점들이흔들리는게눈에들어온다.뭘까?별들이내려앉았나?노란점은활짝핀노란꽃이었다.아버지는밤에피어서도깨비닮은꽃이라고알려준다.그렇게아버지손을잡고걷는여름밤은예쁜노랑과함께여서더좋았다.

깜깜한그길에서노란꽃은
언제나나를지켜보았지

아버지는막내딸이예쁘다고했던노란꽃을캐다가마당에심어준다.내년부터는우리집마당에도노란꽃이필거라는말과함께.꽃은자라서꽃망울이곧터질듯부풀어오르지만뭔지모를불안감에막내딸의가슴은쿵쿵뛴다.
아버지가심어준꽃은활짝피었는데,아버지는없다.꽃이피던밤아버지는다시돌아오지못할아주먼길을떠났다.무슨일이있었는지,왜이런일이생겼는지모른채아버지없는세상을살아가야할아이마음에는무엇이남았을까.아이는찬란하게피어나는노란꽃을쳐다보지도못하게되었다.노란꽃의이름을부르지못하고누구에게말조차꺼내지못하게되었다.노란꽃을이야기하려면아버지가떠오르는데,그말을입밖으로내는순간눈물이흘러서이야기를이어갈수없었으니까.
소중한누군가를갑작스럽게잃어버리고그뒤에남은사람이세상을살아가는일에대해,김영화작가는노란꽃의이름을되찾아주는일로바꾸어이야기한다.수없이많은길을걷고또걸으며,그길에함께해주는사람들을만나며아이는이제혼자서도깜깜한밤길을잘걷는어른이되었다.그리고기억저편에가둬두었던노란꽃에대해이야기할수있게되었다.노랑의이름을부를수있게되었다.노랑원추리꽃을보고,아버지에대해이야기하며더이상울지않게되었다.
작가는마지막에이렇게말한다.
“난이제괜찮아.어디든날아가도좋아.바람처럼흩어졌다가누군가길을잃고외로워하고있다면그곳에서피어나렴.별처럼빛나는환한노랑으로.”
슬프고외로웠던어린여자아이는이제노란꽃을그리며슬프고외로울또다른누군가를생각한다.끊임없이선을긋고,색을칠하며,스케치북수십권을채워간다.노란꽃이누군가의곁에도피어나기를,노란꽃의환하고따뜻한기운이슬픔을조금이라도덜어주기를바라면서.『노랑의이름』은그렇게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