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거짓말 (삶의 진실은 영원히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남는다 | 양장본 Hardcover)

철학자의 거짓말 (삶의 진실은 영원히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남는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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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 글을 쓰면서는 더 많은 거짓말을 한다.
글로 구현된 ‘나’는 이미 내가 아니라 나로부터 기원한,
나보다 조금 더 낫기를 바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겨울(작가, 유튜브 〈겨울서점〉 운영자)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보이는 모습과 정말로 일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려 깊은 아버지로 스스로를 소개하며 위대한 교육론을 쓴 루소는 자신의 다섯 아이를 버렸다. 푸코가 진실을 말할 용기를 주장했을 때, 그는 그의 목숨을 앗아갈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를 숨기고 있었다. 보부아르가 《제 2의 성》을 써서 페미니즘의 기초를 마련했던 바로 그때, 그녀는 미국의 한 작가와 사랑을 나누며 순종적 여성의 역할을 자처했다. 키르케고르는 금욕주의자로 살 때 ‘유혹자의 일기’를 기록했다. 철학자들이 창조한 담론과 그들의 실제 삶 사이에 무엇이 놓여 있을까?
저자

프랑수아누델만

현재뉴욕대학교철학교수이며,파리제8대학교에서도학생들을만나고있다.오랫동안문학,철학,음악등문화예술과관련한라디오프로그램에서프로듀서및진행자로활동했다.쓴책으로《귀로사유하기》,《에두아르글리상,고결한정체성》,《건반위의철학자》,《이미지의부재》,《장폴사르트르》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도덕과무관하게거짓말에다가가기

1장?진실의파토스
모두가거짓말쟁이,루소만빼고
거짓말,그이론과실천:몽테뉴,루소,칸트,콩스탕,니체
거짓말의용기:푸코

2장?삶과반대되는이론
철학자들이꿈꾸는삶:피에르아도
거짓말이탄생시킨걸작:《에밀》
현재의자신과다르게존재하기:사르트르의참여

3장?개념에대한물신숭배
개념의마력과개념의거부:프로이트
개념으로도피하기:들뢰즈,칩거하는유목민
개념속에서눈멀기:레비나스와눈부신타인

4장?다중인격
이론의이중적삶:미국에서의보부아르
수많은타인으로살고생각하기:키르케고르의가명들
거짓말과사후死後진실

5장?거짓말의해방
거짓말의세가지길
단언하는리비도
이차적청취를위해

나가며?삶과담론의간극에서
옮긴이의말?생각하고말하는그순간에일어나는일

출판사 서평

철학교수프랑수아누델만의독특한관점
거짓말은어떻게‘사상’과‘이야기’를만들어가는가

국내에《건반위의철학자》로처음소개된철학교수프랑수아누델만은철학자및사상가를중심으로이론과실천사이에놓인‘거짓말’을독특한관점으로탐색했다.데카르트는코기토,칸트는도덕법칙,헤겔은변증법,사르트르는참여식으로도식화된철학자와중심사상사이에서저자는흥미로운점을발견한다.철학자의이론이“속이훤히비치는유리”라고생각하는바람에우리가철학자의인성과그가만들어낸이론적구성물이투명하게일치한다고믿어버린다는사실말이다.

“우리가‘생각한다’고할때,그우리는누구인가?우리자신인가다른누군가인가?이와같은질문은이성을잘제어하는사람들에게도해당된다.”

누델만은철학자와그의사상의일치는허구라는점을간파하고,‘거짓의형태로표현된진실’에주목한다.이른바“진실한거짓(mentir-vrai)”이다.거짓말을‘도덕적측면’이아닌“일관되고강력한세계를구축하는주체의창의적인논리”로서들여다봄으로써,거짓말하는사람의‘무수한허구들’이어떻게‘사상’과‘이야기’를만들어가는지살펴본다.이책에서저자는루소,니체,칸트,푸코,사르트르,들뢰즈,보부아르,레비나스,키르케고르등철학자및사상가들의매력적인이론을뒷받침하는‘거짓말’이라는키워드를지적탐구의여정위에서유려하게풀어냈다.

삶과언어사이의간극
철학자들의담론은“바로거기서부터”

16세기의정치철학자에라스뮈스는“인간의정신은진실보다거짓을통해훨씬더잘파악할수있게만들어졌다”고했다.21세기의작가이슬아는자신의책에“사실은모두가어느정도거짓말이섞인문장을쓰고있다.그문장들을쌓아서어떤진실을강조하기위해서다”라고썼다.

‘거짓말’이라는단어에우리는움찔하게된다.두가지이유때문인데,하나는우리가다른어떤도덕가치보다‘거짓말하지말것’을강력하고지속적으로요청받아왔기때문이고,또하나는그럼에도거짓말을멈출수없기때문이다.사람들이거짓말을얼마나많이하는지에대한연구결과들이널려있다.중요한것은하루평균몇번인지,몇분에한번인지가아니라누구나거짓말을한다는사실이다.어린이도,어른도,회사원도,예술가도,수리공도,정치인도거짓말을한다,글을쓰는사람의거짓말은더정교하고(뻔뻔하고)더유려하고(감쪽같고)더리얼하다(교활하다).“말을비틀고확장”하고“강조와반복,다듬기”에집중함으로써거짓말은“미학적으로나심리적으로나놀라운풍요”를보여준다.

이점에서철학자들의거짓말을살펴보는일은특히흥미롭다.추상적인언어를체계적으로사용해사상의보편성을주장하는이들이기때문이다.철학자들이창조해낸지적구성물과그와상반되는실천사이에는무엇이놓여있는가.그간극을들여다보는일은짓궂은데가있지만,누구도완벽하게고결하지않다는‘진실’을알려주기에위안이된다.누델만은철학자가“행동은다르게하면서저런원칙을표방한다”는관점이아닌“자신이이론화한것과반대되는삶을살았기때문에저런원칙을표방”할수있었다는관점을취한다.누델만의‘거짓말분석’은철학자들을“비열한거짓말쟁이”로고발하기위함이아니다.그의관심은간극,즉삶과언어‘사이’의닿을수없는심연에있다.철학자들의담론은“바로거기서부터”구성된다.

말하고쓰는모든사람은
진실과거짓의게임에서벗어나지못한다

이간극을통해우리는이른바철학적사유에함축된“내면제작소”에접근할수있다.거짓말이라는단어가도덕적차원에서는경멸적뉘앙스를갖지만,심리적결합물로분석한다면삶과언어사이의‘이음새’를가리키게될것이다.누델만의질문,“철학자가말을할때,말하는이는누구인가?”라는이엉뚱한질문은비단철학자에게만적용될것은아니다.말하고쓰는모든사람이진실과거짓의게임에서벗어나지못한다.언어를재료로사용하는사람들은끊임없이자신을변형시키고,인격을재구성하면서자신만의‘진실한소설’을써나간다.

누델만은살아가는자아와말하고쓰는자아가결코같지않음을강조하면서,“저자란,부서지기쉬운것”이라는사려깊은이해의관점을택한다.우월한도덕주의자라는역할에서벗어날때,우리는진실과거짓말사이의긴장에서비롯된보편적진실을들을수있다.소설이든편지든고백록이든철학개론이든,글쓰기는현실을살아내는하나의방식일뿐이기때문이다.

“작가는무엇을말하기위해혹은무엇을말하지않기위해글을쓰는가?(…)그것을쓴사람역시문을열고커튼을걷은뒤가면을착용한채무대에서모습을드러냈다가무대뒤로사라지는한명의등장인물일뿐이다.따라서책표지에박힌저자의이름은저자의것이기도하고저자이름으로표현된어떤인물의이름이기도하다.”

글을쓴다는것은
자기자신과벌이는게릴라전!

누델만은말한다.“자신이진실속에있다고믿는무모함에서벗어나려면,말을해야하고생각해야하고글을써야하고거짓말을체험해야한다”고.침묵조차도거짓말이되기때문이다.작가든,철학자든,혹은평범한일상을살아가는사람들이든진실을추구하기위해서는거짓말을격파하는것이아니라(이는가능하지도않다),역설적으로거짓말한가운데로뛰어드는수밖에없다.“진실을쥐고있다고믿는사람보다더나쁜거짓말쟁이가없고,진실을원하지않는사람보다더나쁜개인도없으니까.”그러므로이책속에등장하는철학자들의모순되고다중적인인격이보여주는것은거짓말쟁이의모습이아니다.도리어그것은열정적으로진실을원함으로써그자신보다더멀리나아가는용기있는자의모습이다.

“들뢰즈는이를혁명적인언어로다음과같이말했다.철학을한다는것은권력에맞서는것을넘어자기자신과게릴라전을벌이는것이라고.자아의이불안정성은분열과확장을초래한다.이를통해우리각자는여럿으로쪼개지고,준準안정상태가되며,알아볼수없을만큼변하게된다.”

진실과거짓의불협화음을뚫고나오는
철학담론의독창적인선율

누델만의전작《건반위의철학자》가‘피아노’라는키워드를통해철학자의삶을새롭게조명했다면,《철학자의거짓말》은‘거짓말’이라는키워드를통해철학자들의삶과그들의이론을밀도높게파고들어간책이다.저자는‘거짓말’이라는복합적이고도창의적인방식을통해“반대의삶을살면서도어떤주제를지지하는정신적경향”을섬세하고도조목조목밝혀나간다.이과정에서독자들앞에는대표적인사상가및철학자들의주요담론에새롭게접근할또하나의길이열린다.도덕의잣대를잠시내려놓고진실과거짓사이에서흘러나오는선율에귀기울여보자.진실과거짓의불협화음을뚫고나오는철학담론의독창적인음악을듣는새로운경험을하게될것이다.

[첫문장]

인간의정신은진실보다거짓을통해훨씬더잘파악할수있게만들어져있다.
-에라스뮈스,《우신예찬》

다른사람들이진실을감춘다고화를내서는안된다.우리는스스로에게도얼마나자주진실을감추는가.
-라로슈푸코,《잠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