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 고독한 방구석 피아니스트들을 위하여

피아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 고독한 방구석 피아니스트들을 위하여

$15.00
Description
와인으로 가산 탕진 중인 생계형 사회과학 작가의 피아노 사랑. 얼핏 웃음을 자아내는 조합이지만, 피아노를 향한 저자의 진심은 ‘취미’ 정도로 호락호락하게 넘겨짚기에는 그 깊이가 만만치 않다. “좋아하는 곡만큼은 악마에게 혼을 팔아서라도 잘 치고 싶다”는 열망이 책 전반에 빼곡하다. 음 하나를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 여러 판본의 악보를 비교하며 씨름하는가 하면, 작곡가가 악보에 숨겨놓은 의도를 탐정에 버금가는 집요함으로 추적하기도 한다.

피아노에 빠져본 적이 있다면, 혹은 지금 빠져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고뇌와 희열과 성취감에 수도 없이 무릎을 치게 될 것이다.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피아노에 대한 진심을 주고받을 동류와 피아노를 지속하게 해줄 동기부여 아니겠는가. 이 두 가지에 목말랐던 이들이라면 이 책으로 단박에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임승수

사회주의대중화를꿈꾸는사람.빈부격차가심한사회에태어나다보니기왕이면경제적으로넉넉한쪽에속하기를원했고열심히공부해서울대학교전기공학부에입학했다.그렇게대한민국입시제도에성공적으로편승해안온한삶을영위하고자했으나대학시절우연히읽은카를마르크스의《자본론》으로인해계획에균열이가기시작했다.극단적인빈부격차는개인의능력차이로생기는것이아니라노동자에대한구조적...

목차

프롤로그/피아노를만나는온도

1장/좋아하는것을어디까지좋아할수있는지
레냐미냐이것이문제로다
나만의음색을만들어낼수있을까
‘파친코’손절한50대어부가푹빠진취미
악보없이신들린연주,어떻게가능할까
손가락을구부릴것이냐,펼것이냐
공대생처럼말고시를낭송하듯이

2장/악마에게혼을팔아서라도잘치고싶은
끊어칠까,이어칠까:바흐의인벤션
악보에숨겨진메시지를찾아서:브람스의인터메조Op.118No.2
[레슨일기1]─첫개인레슨,전문가의터치하나로달라졌다
아낌없이주는곡:슈만의어린이를위한앨범Op.68No.13
팔뚝으로건반내리찍기,이건못참지:존슈미트의AllofMe
첫째도둘째도셋째도릴랙스:슈베르트의즉흥곡3번Op.90
[레슨일기2]─“유레카!”의순간들
페달을귀로밟는경지에다다를수있을까:브람스의인터메조Op.119No.1

3장/세상이온통피아노
소리에서색을보는사람들
아마추어도스타인웨이로연주하면다를까
피아노의진화가이룬‘억’소리나는기술
입시곡없이도피아노전공이가능하다고?
방구석연주자의악보해석
원하는소리를만들기위해서라면피아노까지해체하는남자

에필로그/작가가추천하는피아노영상

출판사 서평

“좋아하는곡만큼은
악마에게혼을팔아서라도잘치고싶다.”

좋아하는것을어디까지좋아할수있는지
UHD급해상도로펼쳐지는피아노를향한진심

저자는뭐든한번빠지면앞뒤재지않고돌진하는사람이다.마르크스의〈자본론〉을만나전공도,직장도내던지고사회과학작가로변신하더니,대형마트에서엉겁결에들고온와인한병에와인교사도가되어“와인간증서”까지출간했다.그런그가이번에들고온“진심”은다름아닌피아노다.일본드라마‘고독한미식가’의주인공이출장길에‘혼밥’을하며다채로운미식여행을떠나듯,저자는“고독한피아니스트”가되어방구석에앉은채로총천연색시간여행을떠난다.아마추어만이볼수있고겪게되는생생한경험이UHD급해상도로펼쳐진다.

특유의유머와생활밀착형글쓰기는이책에서도유감없이발휘된다.하지만피아노를향한저자의진심은‘취미’정도로호락호락하게넘겨짚기에는그깊이가만만치않다.너무유명해서오히려만만히대하기쉬운〈엘리제를위하여〉를제대로연주하기위해여러판본의악보들을늘어놓고음하나와씨름하는가하면,작곡가가악보에숨겨놓은의도를탐정보다더한집요함으로추적하기도한다.피아노에관해서라면이웃나라소식에도귀가번쩍뜨인다.평생클래식과는무관한삶을살아온일본의어부가독학으로리스트의〈라캄파넬라〉를완주하게되었다는이야기를듣고번역기까지동원해자세한전후사정을조사하기도한다.좋아하는곡을최상의조건에서연주했을때음색을어디까지끌어올릴수있는지확인하고싶어독일함부르크산274센티미터풀사이즈스타인웨이를물색해기어이직접연주해보는에피소드는가히진심의절정이라할만하다.

“동류들만이알아볼수있는미소를보이는사람이야말로
내가교류하고싶은사람이다.”
갖은핍박과열악한환경에도굴하지않는
이땅의고독한방구석피아니스트들을위하여!

가볍게즐기는수준을넘어취미에상당한시간과비용을들여기량을갈고닦는사람이많아졌다.악기를연주하는직장인동호회도심심치않게볼수있는데,피아노는클래식악기중에서는비교적진입장벽이낮아서인지성인아마추어가가장많은대중적인악기이다.피아노관련커뮤니티뿐만아니라아마추어피아니스트들을위한콩쿠르도최근몇년사이부쩍늘었다.2022년스타인웨이에서개최한아마추어콩쿠르는수백명의참가자가몰릴정도로화제가되기도했다.

대체피아노에어떤매력이있기에수많은아마추어들이이토록진심을쏟아붓는것일까.저자는본업으로바쁜와중에도틈틈이연습하여전에는엄두도못내던곡을연주할수있게되었을때의성취감을꼽는다.“좋아하는곡을자신의손으로연주할수있게될때만이만끽할수있는성취감과고양감,어느덧그것을아는몸이되어버렸다.오늘도아픈팔달래고주물러가며건반앞에앉는이유다.”

남들우위에서기위해분투하는대신오직“과거의나”로부터한걸음씩나아가는데서만족감을느끼는이들,땡전한푼안나오는일에헛심쓴다며고개를흔드는대신비슷한고민과모색과정을떠올리며미소를보이는사람들이야말로진정으로교류하고싶은사람이라고저자는고백한다.갖은핍박(가족의짜증)과열악한환경(오래된장비)에도굴하지않고오늘도방구석취미의극한을추구하는“동류”들말이다.

개인레슨경험을기록한‘레슨일기’에서
작가가추천하는연주영상QR목록까지

특별한암보비법이있을까?내연주에감정을담으려면어떻게해야할까?페달을귀로밟는경지가아마추어에게도가능할까?독창적인해석이라는건작곡가의고유영역을침해하는일아닐까?꽤진지하게피아노를치는아마추어들이라면한번쯤가져보았을궁금증들을직접부딪쳐가며얻은깨달음과정보들로알차게담았다.무엇보다,이책은피아노를못견디게치고싶게만드는책이다.아마추어피아니스트라면책을읽는동안수도없이피아노앞으로달려가게될것이다.힘빼기기술을극적으로터득한순간,악보곳곳에숨겨진‘모티브’를보물찾기하듯발견해가는과정,당장들어보고싶을정도로맛깔스럽게소개된피아노곡에관한설명을보노라면절로두손이근질근질해지고엉덩이가들썩인다.

피아노에대한진심을조금이라도더생생하게독자들에게전하고자별도로꾸린두편의〈레슨일기〉는아마추어피아니스트들에게더없이유용한내용이될것이다.더불어본문에등장하는피아노곡들뿐만아니라,저자가추천하는연주영상들을추려QR목록으로만들었다.활자만으로온전히전하기어려운음악의감동을고막의진동으로함께느끼기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