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러지지 않는다 - 낮은산 너른들 17

길러지지 않는다 - 낮은산 너른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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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낮은산 너른들 시리즈 17. 우리 모두의 고양이를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으는 아이들의 이야기. 아바이 마을 골목에는 목소리 큰 아이들이 씩씩하게 뛰어논다. 온실에서 곱게 크는 화초가 아니라, 야생에서 길러지지 않고 자라는 아이들이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매일 만나고, 매일 기록해 온 작가 탁동철은 당당하고 씩씩한 아바이 마을 아이들을 이야기로 불러 왔다.
비 와도 신나게 밖에서 놀던 아이들은 기울어진 창고에서 들리는 가느다란 울음소리를 듣고, 새끼 고양이를 구한다. 집에서도 교실에서도 고양이를 기를 수 없게 되자 학교 한 구석에 고양이 집을 만들어 주고 다 같이 돌보기로 한다. 그런데 먹이는 어떡하지? 고양이 사료를 사려면 돈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돈을 벌기로 한다.

저자

탁동철

1968년강원도양양군서면송천리에서태어나지금까지같은마을에살며초등학교교사로일하고있다.그는1992년삼척도경분교에발령받은이래로오색초등학교,공수전분교,상평초등학교를거처속초청호초등학교에이르기까지20여년을줄곧아이들과함께지내고있다.아이들과잘놀고잘삐치고아이들에게야단도자주맞는교사이다.

탁동철선생이아이들과지내는모습을보면누구나가르침과배움,학교와마을,선생과제자가구별되지않는착시현상을겪는다.그는아이들과동무가되어산과계곡을누비고,아이들과함께운동장귀퉁이에작은논도만들어모를심어가꾸고,그쌀로교실에서밥을지어먹는다.반아이들을데리고닭장을짓고,토끼도키우고,동물발자국관찰하러산속으로들어가기도하고,꺽지낚으러계곡으로밤낚시를가기도하고,아이들과마을어른들이야기를들으러나가기도한다.공부하다가삐쳐서아이와선생이싸우기도하고,오해가생기면연극으로서로의행동을돌아보고,토론으로길을찾아가기도한다.아이의행동,말한마디를소중하게여기고내면의아름다움을귀하게여기는그의행동은처음교사가되어서부터지금까지도한결같다.그런탁동철선생을두고사람들은한결같이‘참희귀한사람이구나.천연기념물같은사람이야’라고입을모은다.

탁선생은글쓰기연구회에서활동하며오랫동안‘삶을가꾸는글쓰기’에대해고민하고실천해왔다.탁동철은이오덕선생님의글쓰기정신을몸으로실천하는교사다.아이들말과글에서아이들의진실을읽어주려고애쓴다.아이들이쓴시를모아『까만손』시집을엮기도했고,매년문집을만들어아이들과글을나누기도한다.탁샘네교실은하루도조용한날이없다.욕하고,싸우고,누구때문에못살겠고.하지만일어난모든일은잘된일,그모든순간을아이들과함께머물고들여다보면서아이가앞장서는교실로만들어가고있다.그리고그이야기를생생한동화『배추선생과열네아이들』로담아냈다.〈글과그림〉동인이며,산문집『아이는혼자울러갔다』와『하느님의입김』을썼다.

목차

비와도계속놀자_6
우리동네는아바이마을_20
야옹야옹하니까야옹이_28
괜한승부욕_39
키우면안돼요?_47
나가서찾자!_68
달님이지켜주면좋겠어_82
돈벌기힘들다_95
손꼭잡으라우!_111
할아버지,또만나요_117
다른거또없을까?_134
우리일은우리가_144
자기길이있는거야_156

작가의말_166

출판사 서평

우리는길러지지않고사는
야생인간이다

어린이는시끄럽다.할말도많고깔깔웃을일도많고엉엉울일도많다.어린이는주로뛴다.발바닥을땅에붙이고있을때보다떼고있을때가더많다.어린이는궁금한게많다.세상만사별별일에호기심을갖는다.그래서어린이는어른말을잘안듣는다.자기가하고싶은걸하려고하고,알고싶은걸알려고한다.이모든게당연한일이다.하지만한때어린이였던어른들은자주그걸잊는다.

아바이마을골목에는목소리큰아이들이씩씩하게뛰어논다.온실에서곱게크는화초가아니라,야생에서길러지지않고자라는아이들이다.초등학교에서아이들을매일만나고,매일기록해온작가탁동철은당당하고씩씩한아바이마을아이들을이야기로불러왔다.

작은것이라도놓치지않고챙길줄아는은서,거칠지만마음따뜻한해주,비알레르기가있는곱게자란주몽이,입은좀가볍지만머릿속에든게많은이랑이,이름처럼다정한다정이,단순하지만밝고쾌활한한결이와흥원이,그리고아바이마을이낯선전학생새봄이까지.누구보다당차고씩씩한아이들이여기있다.

주몽이가토란잎을머리에이고빗속으로들어갔다.지난번비올때는새옷이라서안된다더니이번에는비알레르기란다.비알레르기는말이안된다.그런게있으면나무나새처럼맨몸으로비를맞는것들은어떻게살겠나.노루나수달이나다람쥐처럼길러지지않고자연에서사는야생동물은어떻게살아갈수있겠나.여기남은우리는길러지지않고사는야생인간이다.-본문10쪽

우리모두의고양이

비오는날에깡통차며놀던은서는기울어진창고에서들리는작은소리를놓치지않았고,단짝해주와창고에들어가새끼고양이를구한다.할머니랑둘이사는은서네도,아빠랑둘이사는해주네도고양이를키울형편이안된다.은서는겨우살려낸새끼고양이를학교에데려가고,아이들은교실에서고양이를키우기위해선생님을애써설득한다.혼자힘으로는고양이를키우기어려웠던은서는친구들과함께답을찾아간다.혼자가아니라함께하면뭐가되든된다는걸배운다.

“선생님,작은생명하나못키우는교실에서우리들의생명은제대로자랄까요?”
고개를젓는다.우리는선생님에게기회를주지않기위해줄기차게쏟아냈다.
“내가편하려고남을못본척하면결국나도버림받는거예요.”
“동물한테좋은사람이사람한테도좋은사람아닌가요?”
“공부두배로잘할게요.”
“세배로요.”
선생님은흔들리지않겠다는듯절레절레젓는다.젓고젓고또젓는다.-본문62쪽

가만히있지않고돌아다니는고양이때문에학교에서는한바탕소란이벌어지고,고양이는결국쫓겨나고만다.아이들은다른방법을찾는다.학교한구석에고양이집을새로지어주고,‘달님이’라는예쁜이름도지어주며함께돌보기로한것이다.그런데걱정이있다.달님이밥그릇은무엇으로채우나.비싼고양이사료는무슨돈으로사지?

누구나자기길이있는거야

아이들은모두의고양이를위해함께돈을벌기로한다.자기들손으로돈을벌어정정당당하게키우기로한다.아이들은아바이마을을돌아다니며돈이될만한것을찾는다.폐지를모아다가고물상에가져가팔고,고기그물떼러항구에도가보고,토란도캐고,민들레,냉이도캐고,바다에들어가조개도잡는다.그렇게다니면서전쟁때아바이마을에정착해오래살아온할아버지할머니들의가슴아픈사연도듣는다.

고양이사룟값을모으는데드디어성공한아이들이사료를사서신나게학교로돌아갔는데,달님이가또사라졌다.아바이마을아이들처럼,달님이역시길러지지않고살아가는존재였는지모른다.아이들은달님이를곁에붙잡아두는대신,어떻게먹이를구해왔는데먹지않고가느냐고다그치는대신,자유롭게가는달님이의뒷모습을가만히지켜본다.

“독립할때가됐나봐.”
“맞아,누구나자기길이있는거야.”

어디를가더라도어떻게든살아갈것이다.저들끼리편가르지않고담쌓지않고오순도순살아갈것이다.
-본문162쪽

이아이들이자기들보다더작고어린고양이를대하는태도를보면서,어른이아이들을대하는태도를돌아보게된다.우리는작고어린존재를어떤눈으로바라보고있을까.저마다다른개성을지닌아이들,소리치고주장하는아이들,자기길을찾아가는아이들을따뜻한눈으로,응원하는마음으로지켜보면되는것이아닐까.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