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내게 숨이었다 : 한 모금의 환상이 불러온 이야기

커피는 내게 숨이었다 : 한 모금의 환상이 불러온 이야기

$16.00
Description
《마이 스트레인지 보이》 저자의 두 번째 에세이
엄마 되기의 극한을 경험한 사람이
오늘의 커피를 떠올리며 숨 쉴 구멍을 찾는 이야기
“엄마, 커피, 인생은 닮았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다. 어떨 땐 내 입에 딱 맞지만, 당황스럽거나 화가 날 정도로 맛이 없을 때도 있다. 여러 맛들이 서로 충돌하고 어울리며 “한 가지 맛으로 정리되지 않는 복잡함의 풍미”가 특징이다. 커피는 엄마, 인생과 닮았다.
첫 책 《마이 스트레인지 보이》에서 중증 장애아 엄마로서 솔직한 고백을 놀라운 필력으로 펼쳐낸 이명희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를 선보인다. 《커피는 내게 숨이었다》는 엄마 되기의 극한을 경험한 사람이 오늘의 커피를 떠올리며 숨 쉴 구멍을 찾는 이야기이다. 바꿀 수도, 버릴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자신의 상황을 ‘커피’라는 일상적이고도 감각적인 음료와 연결해내는 시도가 독특하고 새롭다. 엄마 되기와 살아가는 일의 기쁨과 슬픔이 커피 한 모금에 담긴 단맛, 쓴맛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홀짝홀짝 넘어간다. 읽다 보면 단맛과 쓴맛은 모순되고 상충되는 맛이 아니라, 함께 있어 각각의 매력을 돋우고 있음을 알게 된다. 쌉쌀한 “카페인 같은 문장”과 특유의 유머가 시종 나란한 저자의 글이 그렇듯이.

저자

이명희

저자:이명희

매일을커피,수영,머리숱진짜많은뇌성마비열두살아들과함께한다.

《마이스트레인지보이》를썼다.

목차

프롤로그|그러지말고일단커피부터한잔해

1부이곳이아닌다른세계가있다고

우유와에스프레소가섞이려면시간이필요해요
무표정으로카페에들어가는법
커피맛이어땠는지는기억나지않는다
객장의자판기밀크커피
저카페가나를위해문열었을리없다하여도

2부아무것도바꾸지못해도그냥살아보는마음

오늘도환상을마십니다
따뜻한라테한잔마실수있기를
네가그리울때나는커피가마시고싶더라
목욕탕에서나를구해준삼각커피우유

번외:커피칸타타를보고편지를띄웁니다

3부나를알아가고,너를이해하며

오늘의커피를추천해드립니다
수술환자의커피레시피
캔커피에녹여삼킨그시절의불안
믹스커피계의고수
Turn,babyturn

4부모든간절함에는저마다의이유가있다

커피는커피고,녹차는녹차
그런데카페인이문제였던게맞기는맞습니까?
오늘은쉽니다,내일뵙겠습니다
다만나를구하소서

번외|누구에게나한모금의환상은필요하다

에필로그|다음진료일은

출판사 서평

“일단커피한잔해”
숨고를시간이자숨구멍이되어주었던
작은음료에관하여

“저는지금한번사는인생잘살아보려고몸부림치는게아니에요.더활기차게살려고커피를마시는게아니란말입니다.저는숨한번들이마시고내려가려는거예요.다시가라앉을걸알고도잠시수면위로떠오르기위해열심히발길질하는거라고요.”
_「프롤로그」에서

조산으로태어난아이는곧장중환자실로옮겨져이삼주에한번씩수술을반복하며7개월반을그곳에서살았다.그후네살때원인불명의뇌손상으로사지가마비되고시력이상실됐다.“아이를위해엄마로서할수있는일이란기도와병원비결제뿐”임을깨닫는데그리오랜시간이필요하지않았다.“깨어있는모든시간에울부짖고싶은마음이”될때마다저자를구한건커피였다.커피는“삶에허락된단하나의자유”였다.“일단커피부터한잔해”속삭이며,코드블루가울려퍼지는대학병원에서숨고를시간을,아이를위해할수있는일이아무것도없다는무력한마음에숨구멍을내주었다.느닷없이삶을덮친혼돈과슬픔을커피한모금에깃든환상과배합하여독자를끌어당기는솜씨가예사롭지않다.

“커피를마시는동안에는내가직전까지어디서무얼하던사람인지전혀중요하지않게되는그산뜻한장면전환이좋다.내앞에놓인고작커피한잔이나의호흡을한템포느리게만들어주는것도,뜨거운김이조금식는동안숨고를시간이주어지는것도좋다.내가있는곳의안과밖그무엇하나바꿀수없어도,안과밖그너머에서내삶을잠시관조할수있게시간을멈춰주는커피가,나를살렸다.”
_본문에서

“모든간절함에는저마다의이유가있다”

“언제까지고아플아이의엄마”가어떻게든커피한잔의시간을확보하려는분투가생생하고도긴장감있게펼쳐지는이에세이는비단저자만의이야기는아니다.망망대해조난자처럼가라앉지않는것말고는할수있는일이없는시간을겪어본(혹은겪고있는)사람이라면가만히고개끄덕이게되는대목이여럿이다.“결국엔무언가를끌어안았고끝내흘려보냈거나넘어선순간들에관한이야기.어떤시간이한사람을,혹은한사람이어떤시간을완전히바꾸어놓은이야기”들이주는감동을모르지않지만,저자는“기록되거나증명될수없는”이야기,“전달할언어를알지못해아직입속에머물러있는”이야기에더마음이기우는사람이다.

“누군가온몸으로견뎌낸시절을두고‘결과적으로는아무것도남은게없잖아’라고간단히정리해버리는건무례하다.어떤이들은자신이가진힘을모조리써서겨우살아있다.남들이보기엔숨만쉬고있는것처럼보이는이들도,가라앉지않기위해,죽지않기위해,온힘을다해로터리킥을하고있다.”
_본문에서

그것이아름답든끔찍하든,허무맹랑하든가치있든그덕에누군가가어느시절을살아냈다면,그것은사람목숨을살린무엇이된다.“고작커피한잔”이어떤이에게는문자그대로“목숨”이자“구원”이될수도있는것이다.저자는자신이살아볼수있었을미래와전혀예상하지못했던현재를교차시키며“모든간절함에는저마다의이유가있”음을뭉클하면서도산뜻하게납득시킨다.에세이읽기가만들어내는작은경이가저자의날숨이독자의들숨이되는공명이라고한다면,이한사람의간절한이야기가독자들저마다지닌간절함을애틋하게어루만져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