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도 있다 (김현 에세이 | 반양장)

우리 반에도 있다 (김현 에세이 | 반양장)

$12.00
Description
나를 만든 기억, 내가 되는 시간
청소년에세이 시리즈 해마

지금의 나를 만든 핵심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
진짜 십대 이야기, 청소년 에세이를 시작합니다!
기억은 우리 각각을 독특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장치이자,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우리 머릿속 ‘해마’라는 장소이다. 기억이 입고되고 저장되고 재생되는 곳. 여기에서 청소년에세이 ‘해마’ 시리즈가 탄생했다.

마음이 복구 불가능한 너덜너덜한 걸레처럼 여겨지던 순간들, 금기의 한복판에서 늘어 가는 비밀을 주체 못 하던 시간,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일기장을 욕으로 채우던 시절, 나를 괜찮은 세계로 이끌어 준 우정이 시작된 자리……. 지금의 나를 만든 십대의 강렬한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하며 청소년 독자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에세이 읽는 기쁨을 한껏 누리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한 권의 책과 접속하는 짜릿한 신비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자

김현

저자:김현
2009년〈작가세계〉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고스트듀엣》,시집《글로리홀》《입술을열면》《호시절》《낮의해변에서혼자》《다먹을때쯤영원의머리가든매운탕이나온다》《장송행진곡》,산문집《걱정말고다녀와》《아무튼,스웨터》《질문있습니다》《당신의슬픔을훔칠게요》《어른이라는뜻밖의일》《다정하기싫어서다정하게》등이있다.김준성문학상,신동엽문학상을수상했다.
얼마전,회사후배로부터“선배는눈에시냇물이흘러요.”라는다정한말을들었다.‘과연,설마,내가?’하며쑥스러워했지만다른무엇도아닌시냇물흐르는사람이라는것이기뻤다.그여운에힘입어적어본다.시냇물에징검다리놓듯글을쓰고여러권의책을묶었다.
그나저나당신은무엇이흐르는사람이되고싶나요?

목차

들어가며

돌을보내는사람
단어주머니가있는사람
품에안는사람
느리게실패하는사람
나만의지도를가진사람
계절을그리는사람

배추가달큰해지는계절의책

금방사랑에빠지는사람
떡볶이와마주앉는사람
시를읽는사람
자기에게선물하는사람
나를아끼는사람
유미라는사람

어른이되고싶은계절의책

호흡맞추는사람
꿈꾸게하는사람
하염없이바라보는사람
상처를헤아리는사람
이름붙이는사람
봄에는,사람

마음이사뿐해지는계절의책

수아에게

출판사 서평

“그런사람우리반에는없죠?”
아니!그런사람은우리반에도있다

학교는규율로통제된다는점에서어느정도보수적일수밖에없는장소이다.다양성을가르치면서다양성이존중되기어려운이유이기도하다.더군다나성소수자같은‘다른’성정체성이나성적지향을지닌청소년이학교에있으리라고우리는쉬이떠올리지못한다.상상되지않는존재는어떻게“존재”할수있을까.남중,남고를다니는6년동안“미스김”으로불렸던김현작가는자신을“소수자로정체화하는데오랜시간을허비하지않았다”.하지만“그런사람우리반에는없죠?”라는,질문이라기보다‘없어야마땅하다’는당위를확인하는것에가까운선생님의공공연한말은그를일찌감치“있으나없는”사람으로규정했다.

“나는내가‘그런사람’이라는것을누구에게도말하지못했다.‘여기있으나여기없는사람’이라는생각이풀리지않는의문으로늘나를따라다녔다.꼭그때문만은아니지만,그영향으로나는수면제를모았고,목을매어보기도했다.그모든일이미수에그치는동안내곁엔아무도없었다.”-8쪽

아무일도없다고,‘그런사람’은존재하지않는다고세상이말하는동안에도“많은일이벌어지고”‘그런사람’들은긴시간에걸쳐“생존자로거듭”난다.작가는자신같은소수자는물론교실에서좀처럼눈에띄지않는,하지만틀림없이우리반에도있었던,지금도있을청소년들을떠올리며이책을썼다.“만약당신이그런사람이라면(스스로)알아채고물어보고이어지길”바라면서.그런사람을곁에두고도모르는사람이라면역시알아차려주고,물어봐주고,손내밀어주기를바라면서.

“태어나서게이시인처음봐요.”
10대시절나와같은사람이실재한다는걸알았더라면

분식집에서“친한친구에게처음으로커밍아웃을”하고“책가방을들어주는사랑,증명사진을지갑에넣고다니는사랑,극장에서처음으로손잡는사랑”을하던성소수자청소년은“오늘의성공이없었기에내일의성공이있다고믿”으며“나에관해말하고쓰기를계속”하는성소수자성인이되었다.이제는‘그런사람’이라는것을드러내지못하던시절의소용돌이에서몇발짝떨어져있지만,여전히그시절은“마음속저깊은곳에그때그상태로멈춰있다”.“태어나서게이시인처음봐요”라고놀라는청소년을마주하며작가는‘10대시절나와같은사람이실재한다는것을경험했다면어땠을까’생각한다.

“2년넘게청소년성소수자들을만났다.그들의얼굴,몸짓,목소리에나를포개면서,그들또한내얼굴,몸짓,목소리에그들을포개어보기를바랐다.영화나드라마속에등장하는가공의인물이아니라,그들눈앞에한명의성소수자로,아주구체적인사람으로존재하고싶던시간이었다.그들이내앞에그렇게존재함을확인했기때문이다.”-98쪽

어쩌면《우리반에도있다》는어느청소년에게처음만나는“나와같은사람”이될수도있을것이다.한권의에세이를읽는일은실재하는한사람을만나는일이기도하니까말이다.소수자선배이자동료시민으로서작가는글자위에목소리를실어주문한다.차별과혐오에맞서는데만너무기운쓰지말고“존나이기적이고나쁜사랑”도하고“바닥도쳐보라”고.그주문은그때의작가자신과지금의자신을위한것이기도하다.

자기에게선물하는사람,느리게실패하는사람,이름붙이는사람…
봄에는,봄이니까,몰랐던사람을생각하자

이책의목차는‘OO하는사람’들로구성되어있다.돌을보내는사람,품에안는사람,느리게실패하는사람,금방사랑에빠지는사람,이름붙이는사람….이산뜻한‘사람열전’엔시인이고소설가이며탁월한에세이스트김현특유의사려깊은시선이빼곡하다.품에안아소중해진것들의목록을나열해보는마음과성공하는이야기보다포기하는이야기에기우는편향과“살아돌아올리없는사람들을끝까지기억하겠다는”다짐에덩달아따뜻하고뭉클해진다.다정한마음으로우리가몰랐던사람을하나하나헤아려보게된다.봄에는,봄이니까,이책과함께몰랐던사람들을생각해보자.‘사람’사이사이소개하는‘계절의책’들은또다른사람과책을만나는즐거운사교의장이되어줄것이다.

나를만든기억,내가되는시간
청소년에세이시리즈해마

지금의나를만든핵심기억을찾아가는여정
진짜십대이야기,청소년에세이를시작합니다!

온갖사연과인생을책으로만날수있는에세이범람시대다.하지만청소년의현실과는다소거리가있어서일까.에세이는주로성인독자들의전유물로여겨져왔다.‘이건딱내얘기네!’공감할수있는이야기,혹은나와는다른경험을한사람의이야기를접할기회를청소년독자에게도만들어주어야하지않을까.청소년에세이를기획하게된배경이다.

울고웃고만나고헤어지고몰두하고외면하고좋아하고싫어했던시간들이차곡차곡쌓여지금의내가되었다.그러니우리는기억의총합이기도하다.기억은우리각각을독특한존재로만들어주는장치이자,그자체로한사람의정체성이기도하다.이를가능케하는것이바로우리머릿속‘해마’라는장소이다.기억이입고되고저장되고재생되는곳.여기에서청소년에세이‘해마’시리즈가탄생했다.

작가저마다의과거와현재가충돌하고뒤엉키고화해하고포개지면서각기다른매력과개성을지닌이야기들이만들어졌다.현재의나를만든강렬한기억을찾아가는여정을함께하며청소년독자들또한자신의이야기를발견하고에세이읽는기쁨을한껏누리기를바란다.무엇보다,한권의책과접속하는신비를경험할수있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