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기억하는 방식 (김중미 에세이 | 반양장)

친구를 기억하는 방식 (김중미 에세이 | 반양장)

$12.00
Description
나를 만든 기억, 내가 되는 시간
청소년에세이 시리즈 해마

지금의 나를 만든 핵심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
진짜 십대 이야기, 청소년 에세이를 시작합니다!
기억은 우리 각각을 독특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장치이자,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우리 머릿속 ‘해마’라는 장소이다. 기억이 입고되고 저장되고 재생되는 곳. 여기에서 청소년에세이 ‘해마’ 시리즈가 탄생했다.

마음이 복구 불가능한 너덜너덜한 걸레처럼 여겨지던 순간들, 금기의 한복판에서 늘어 가는 비밀을 주체 못 하던 시간,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일기장을 욕으로 채우던 시절, 나를 괜찮은 세계로 이끌어 준 우정이 시작된 자리……. 지금의 나를 만든 십대의 강렬한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하며 청소년 독자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에세이 읽는 기쁨을 한껏 누리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한 권의 책과 접속하는 짜릿한 신비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자

김중미

저자:김중미
1988년인천만석동에‘기차길옆공부방’을열고지역운동을해왔다.지금은강화로터전을옮겨농촌공동체를꾸려가며‘기차길옆작은학교’의큰이모로살고있다.동화《괭이부리말아이들》《종이밥》,청소년소설《그날,고양이가내게로왔다》《나의동두천》《곁에있다는것》《너를위한증언》《느티나무수호대》등을썼다.

목차

그아이는손이몹시차가웠다
영태는내여동생을좋아했다
연숙이는비밀을알고있다
정아는또다른나였다
자애는숨고싶던나를붙잡았다
진숙이는서슴없이팔짱을꼈다
재양이와모든처음을함께했다
정희에게단박에마음을빼앗겼다
상아와율이는서로를지켰다
선우는그냥계속만난다

중미에게

출판사 서평

나는그아이를나의첫번째친구로
오래오래기억했다

나의첫번째친구는누구였을까?어린시절부터지금까지동네에서,학교에서,각종모임에서만난수많은사람들중여전히친구로남은사람,한때친구였다고기억되는사람은얼마나될까?청소년기에는친구와어울리며많은시간을보내고,서로큰영향을주고받기도하지만,한편으로는친구때문에가장큰고민을하는시기이기도하다.친구는어떻게되는걸까?우리삶에서친구는어떤의미일까?나는누군가에게어떤친구가될수있을까?이질문에김중미작가가친구를빼놓고말할수없는자신의인생이야기를들려준다.
1988년인천만석동에공부방을열고지금까지아이들과함께살아온김중미곁에는늘사람이있다.나이도,성별도다다른친구들이다.함께모여서공부하고책을읽고,공연을준비하고,여름에는캠프를하고,봄가을에는농사일을한다.마치태어날때부터자연스럽게사람들과어울리는법을알고,공동체생활을했을것같다.그러나김중미는학창시절다른친구와반찬을같이먹는것이싫어서도시락을싸가지고다니지않을정도였고,아무와도어울리지않고혼자숨었던어두운시절도있었다.현재의김중미를아는사람이라면상상할수없는이야기다.
숫기없고몹시낯을가리던작은소녀가지금의김중미가되기까지,첫번째친구라고기억하는아이이야기로시작해,삶의순간순간마다곁을내주었던친구들을하나씩불러온다.김중미에게는세상과소통하는법을가르쳐준친구,세상으로나가는통로가되어준친구가있었다.지금내안에는그동안내가만난사람들의여러모습이스며있다고말하는김중미작가의솔직한이야기는갈수록혼자가익숙해지고,사람들과어울리는일을피곤하다고여기는이들에게큰울림을줄것이다.

“아무것도안해줘도돼.그냥만나,계속”
사람은사람들사이에서함께살아야한다

초등학교3학년,한아이와주번이되었다.그아이는차가운수돗물에더러운대걸레를맨손으로주물러빨았다.집에서도빨래를자기가한다는아이의이야기를듣고그아이의거칠고차가운손을잡았다.친구를떠올렸을때얼음장같던튼손이먼저떠올라코끝이시려지는,이것이친구에대한김중미작가의첫번째기억이다.

언제부터,그리고어떤계기로그런생각을하게되었는지모르지만나는친구라면숨기고싶은비밀을서로나누고,좋아하는것을같이좋아하고,슬플때같이슬퍼해주는거라여겼다.-12쪽

동두천에서보낸어린시절,함께어울려스케이트를타고,동네곳곳으로모험을떠날수있는친구들이있었다.친구들과어울려놀며즐거웠던시절은중학생이되면서끝이났다.전학간인천의중학교는끔찍하고폭력적인세계였다.아이들은동두천에서전학온아이를간단히따돌렸고,학교는성적으로줄세우며차별했다.수치심,분노,억울한감정으로가득했던그시절곁에있어준것은비밀친구,정아였다.힘든시절을버티게해준건상상속정아였지만,먼저다가와준친구가있어서더이상스스로만든동굴안에머무르지않고세상밖으로나올수있었다.

“그게뭐야?”
“호박부침개.너주려고했어.근데그전화번호로아무때나전화하면안되는거야?”
눈을동그랗게뜨고미안해어쩔줄모르는자애를보는순간나도모르게눈물이핑돌았다.인천에와서처음받아보는환대였다.-56쪽

대학병원에서밤새야간근무를하고,탁아소를처음열고제대로씻지도못하며고생하던시절,따뜻하게안아주고먹을것을챙겨주고쉴곳을내어주던우정이있기에거칠고힘든세상에서버티고살아낼수있었다는걸작가는여러에피소드를통해보여준다.그렇게친구들덕에김중미작가는타인에게기댈수있게되었고,타인이자신에게기대도록어깨를빌려줄수있게되었다.
변화하는건나자신이지만,그변화를이끌어내는건곁에있는사람들이다.그들덕에내안의가시는부드러운솜털이되고,오래도록기다려주는법과마음을표현하는법을알게된다.친구가아니면,어디에서배울수있을까.그리하여다시한번깨닫는다.사람은사람과함께살아야한다는것을.아무것도안해줘도그냥계속만나야한다는것을.어떤조건도없이,어떤책임도없이,어떤의무도없이그저곁을내주는관계.그것이친구다.

지금의‘나’는엄마배속에서태어났을때의순전한내가아니라,관계를통해다듬어지고,바로잡아지고,깊어지고,풍성해진‘나’이다.내안에는그동안내가만난사람들의여러모습이스며있다.친구란그렇게한사람한사람을풍성하게해주는존재다.-94쪽

나를만든기억,내가되는시간
청소년에세이시리즈해마

지금의나를만든핵심기억을찾아가는여정
진짜십대이야기,청소년에세이를시작합니다!

온갖사연과인생을책으로만날수있는에세이범람시대다.하지만청소년의현실과는다소거리가있어서일까.에세이는주로성인독자들의전유물로여겨져왔다.‘이건딱내얘기네!’공감할수있는이야기,혹은나와는다른경험을한사람의이야기를접할기회를청소년독자에게도만들어주어야하지않을까.청소년에세이를기획하게된배경이다.

울고웃고만나고헤어지고몰두하고외면하고좋아하고싫어했던시간들이차곡차곡쌓여지금의내가되었다.그러니우리는기억의총합이기도하다.기억은우리각각을독특한존재로만들어주는장치이자,그자체로한사람의정체성이기도하다.이를가능케하는것이바로우리머릿속‘해마’라는장소이다.기억이입고되고저장되고재생되는곳.여기에서청소년에세이‘해마’시리즈가탄생했다.

작가저마다의과거와현재가충돌하고뒤엉키고화해하고포개지면서각기다른매력과개성을지닌이야기들이만들어졌다.현재의나를만든강렬한기억을찾아가는여정을함께하며청소년독자들또한자신의이야기를발견하고에세이읽는기쁨을한껏누리기를바란다.무엇보다,한권의책과접속하는신비를경험할수있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