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 (정지음 에세이)

망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 (정지음 에세이)

$12.00
Description
쫄깃한 글맛으로 정평이 난 정지음 작가의 여섯 번째 단독 저서이자 청소년 에세이 해마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 《망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가 출간되었다. 도무지 다음이 예측 안 되는 봉두난발 에피소드들이 신묘한 흡인력으로 정신을 쏙 빼놓는 사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컴퓨터 앞에 진득하게 앉아 있지 못해 눕거나 뒹굴거리며 휴대폰으로 글을 쓰곤 한다는 작가의 열다섯 편 에세이가 그야말로 우동 면발처럼 후루룩 읽힌다. 매 글 분량은 길지 않지만, 여운은 결코 짧지 않다. 거침없는 입담이 펼쳐 보이는 희로애락의 요지경이 독자 마음에 총천연색 잔상을 남긴다. ADHD 기원을 찾아가는 여정에 함께하는 동안 독자들은 행복, 사랑, 정상성 같은 단어들을 새롭게 마주하고, 실패, 미움, 비정상성 같은 단어들에서 생각지도 못한 ‘쓸모’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

정지음

1992년경기도에서태어났다.제8회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에서대상을수상하며《젊은ADHD의슬픔》으로첫책을냈다.ADHD에대한이야기는이미할만큼했다고생각했는데,유년과청소년기로거슬러올라가니아직발굴되지않은‘이야기’들이서운해하고있었다.까닭없이미움받는사람,반에서꼴지를도맡는사람,어이없이사기당한사람,미래가캄캄하기만한사람,소중한것을잃어본사람,자꾸실패하는사람들이내이야기에기대어조금이라도웃을수있으면좋겠다.시트콤소설《언러키스타트업》,관계의어려움을이야기한에세이《우리모두가끔은미칠때가있지》,형형색색실패의빛깔들을기록한《오색찬란실패담》등을썼다.

목차

참스승김대감
나에게는초능력이있다
나는야내친구
금전욕에사로잡힌어른이되었다
내머릿속의개떼
독방귀와향기구름
못난사람의못난작사일기
책에서만난비상구
어머니의젖은수건
애비랑친해서좋겠다
모두가너를싫어해
상실의연대기
나의추하고아름다운실패들
아무도묻지않은고민상담

열몇살정지음에게

출판사 서평

“신이시여,저를왜이따위로만드셨나요?
당신은왜망한송편처럼빚은나까지
다른예쁜송편들과똑같은세상에넣고찐것입니까?”

대책없는미래에유쾌한잽을날리는정지음표넉살과유머

“내가나를구원하는데에도한계가있지만,
망치는데에도한계가있다”
거침없는입담이펼쳐보이는희로애락의요지경

정지음작가는첫책이자브런치북대상수상작《젊은ADHD의슬픔》으로ADHD에대한이야기를이미풀어낸바있지만,많은성인ADHD환자들이그렇듯‘징후’는이미오래전에시작되었다.작가는유년과청소년기에“아직발굴되지않은‘이야기’들이서운해하고있”다는것을알아차리고,자신의인생을물어뜯던“머릿속개떼”들을추적한다.“똑똑하다거나멍청하다거나,착하다거나못됐다거나,온순하다거나포악하다거나하는”극단적으로상반된평가를자주듣던어린시절,공격적인말투문제로부모님이수시로학교에호출당하던청소년기,질문이‘들리지않’아“뭐라고요?”라는네글자만반복하다쫓겨난입시면접까지……“부정하고싶은기억”들이과거곳곳에박혀있었다.액면대로면암울하기짝이없는에피소드들속에서작가는냉정한판관과열정적인변호사를오가며무엇이“문제”이고무엇이“독성을가진성장촉진제”인지세심하게분류한다.매글분량은길지않지만,여운은결코짧지않다.거침없는입담이펼쳐보이는희로애락의요지경이독자마음에총천연색잔상을남긴다.이책말미의“실패”에관한이야기는“반복되는실패들이일상성을획득”할정도로실패에도가튼사람만이발견할수있는통찰을담고있다.

“연말을앞두고한해동안의크고작은실패들을돌아보며최소한저것들만큼은온전한내것이구나생각한다.아이러니하게도실패에는이상한안정감이있다.성공하면누구나그성공을어떻게든깎아내리려눈을부라리거나시기하고빼앗으려들지만실패는아무도욕심내지않는것이다.내것하나없는세상에서유일하게내것이라고말할수있는게실패라면,역시나실패를너무미워할필요는없지않을까?”
_〈나의추하고아름다운실패들〉

삶이반전될희망은없어도
망한반죽으로“나만의옹기를빚을수는있다”

ADHD진단을받은뒤,분노,원망,자기혐오를거쳐작가를마지막까지괴롭힌감정은‘배신감’이었다.잘될기미라고는보이지않는“요모양요꼴”현재이지만,“언젠가삶이반전되리란믿음”을품고있던작가에게“ADHD진단은그런영광이영영도래하지않으리란선고”나다름없었다.“이미X되어본사람들이멀쩡해진이야기”를닥치는대로찾아읽고,의식적으로머릿속을생각으로가득채우고,뇌를깨우기위해약물치료까지시작했으나“모든방법과비용이놀랍도록소용없었다”.중학교시절,한친구가던진“애들이다너싫어해!”라는폭탄발언에충격받은일을되짚으며작가는“내가순식간에조각나투명인간이된느낌이었다”고고백한다.하지만그일을복기하는과정에서“인간관계자체가부질없이반복되는역동의한부분”임을깨닫는다.

“누군가를영원히좋아하자는다짐도,미워하자는결심도결국에는지켜낼수가없었다.감정의속성을깨닫고난후론‘모두가너를싫어한다.’는말따위도우습게느껴졌다.어떻게모두가나를싫어할수있다는말인가?바쁘디바쁜현대사회에서누군가가나를영원히펄펄끓는온도로미워한다면그건차라리사랑이라봐야옳았다.”
_〈모두가너를싫어해〉

작가는자신의‘비정상성’으로자신만의삶을빚어내기로결심한다.행복을“그래프상최고높이의한지점”으로생각하는대신‘무념무상’,‘포만감’,‘할일없음’등으로정의하여일상에서작은행복을자주누리고,나를비난하는사람을내편으로만들기보다“나자신과우정을나누는연습을시작”하며“세상에는나를이해하는사람도있고아닌사람도있다는것을.그리고그모든게자연스럽다는”진실을체득해간다.

”남들을이기고싶은기분에서이기는것,
그것만이유일한승리“
솔직한자기대면끝에열리는지평

짐짓명랑한문체와낙관적인유머로점철되어있는듯하지만,정지음작가의글에는언제나무섭도록솔직한자기대면이깔려있다.이는좋은에세이의필수요소이기도하다.자신의결함을투명하게마주하는과정을통해서만열리는지평이있는데,정지음작가는놀랍게도매번그곳에발을딛는다.더불어독자들은수치심,자기혐오,불행감등의감정에서해방되는카타르시스를맛본다.작가의바람처럼“까닭없이미움받는,반에서꼴지를도맡는,어이없이사기당한,미래가캄캄하기만한,소중한것을잃어본,자꾸실패하는”사람들에게이책은“힘들때마다얼기설기위로가되어주는임시방편”들중하나가되어줄것이다.

“남들을이기고싶은기분에서이기는것,그것만이유일한승리야.행복해지고싶다면네인생의승부를너랑만보는습관을들이길바라.그래야만번번이지는삶도즐거울수있을테니까…….”
_〈열몇살정지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