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 : 2034년,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엘리트 계급의 세습 이야기 - 이매진 컨텍스트 72

능력주의 : 2034년,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엘리트 계급의 세습 이야기 - 이매진 컨텍스트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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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능력주의를 말하려면 《능력주의》를 읽자!

능력에 따른 정당한 보상? 무한 경쟁 사회의 이데올로기?
‘평등의 황금기’를 이끈 능력주의가 정당화하는 불평등
‘운 좋은 정자 클럽’과 세습 엘리트들만 올라가는 출세의 사다리
‘지능+노력=능력’ 도식을 넘어 함께 생각하는 능력주의와 능력주의 사회
저자

마이클영

저자:마이클영(MichaelYoung)
영국출신사회학자,사회운동가.‘능력주의’라는단어를처음만들었다.런던정경대(LSE)에서사회학을공부하고,지역사회연구소(InstituteofCommunityStudies)를설립해독자적인연구활동을이어갔다.학자로서피터윌모트하고함께《이스트런던의가족과친족(FamilyandKinshipinEastLondon)》(1965)을쓰고영국사회과학연구협회회장을지냈다.사회운동가로서1945년에노동당이총선선언문을작성하는과정을책임졌고,집권노동당에실망한뒤에는지역사회운동에힘을쏟아소비자연합,평생교육대학,개방대학(OpenUniversity),예술개방대학,이민자전화통역서비스인랭귀지라인,사회적기업가학교등에관여했다.1978년에귀족작위를받아다팅턴남작겸상원의원이됐다.교통비무료혜택을이용해영국곳곳을다니며활동을이어가려는생각때문이었다.2001년에영국노동당의토니블레어총리가영국을‘완전한능력주의사회’로바꾸자는연설을하며미국을능력주의의모델로치켜세우자어느덧86세가된영은일간지《가디언》에〈능력주의를타도하자〉는칼럼을기고해,능력주의를맹신하는신자유주의를비판하고수십년동안곡해돼불평등을정당화하는이데올로기로전락한능력주의를넘어서서교육과능력,평등의관계를함께고민하자고제안했다.

역자:유강은
국제문제전문번역가.옮긴책으로『팔레스타인100년전쟁』,『나의팔레스타인이웃에게보내는편지』,『팔레스타인비극사』,『팔레스타인현대사』등이있다.『미국의반지성주의』로제58회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을수상했다.

목차


감사의말
트랜색션출판사판서론
서론

1부.엘리트의부상

1장사회세력들의충돌
1.공무원모델2.아름답고찬란한세상3.가족과봉건주의4.대외경쟁이라는자극제5.사회주의자산파들6.요약
2장종합학교의위협
1.학교안제3의세력2.패배한선동3.레스터의절충형학교4.요약
3장현대교육의기원
1.가장근본적인개혁2.교사연봉인상3.기숙형그래머스쿨4.지능검사의발달5.요약
4장연공에서능력으로
1.연장자계급2.학교이기를멈춘공장3.나이에맞선도전4.요약

2부.하층계급의쇠퇴

5장노동자의지위
1.평등의황금기2.계급들사이를가르는심연3.천한일을수행하는공병대4.새로운실업5.다시등장한가내하인6.요약
6장노동운동의몰락
1.역사적사명2.의회의쇠퇴3.기술자들4.노동조합내부의조정5.요약
7장부자와빈자
1.능력과돈2.현대적종합3.요약
8장위기
1.여성들이처음벌인캠페인2.현대페미니즘운동3.위기의도래4.새로운보수주의5.마침내일반대중이들고일어서다6.여기서어디로

옮긴이글

출판사 서평

능력주의사회의도래
―현실같은소설과소설같은현실속능력주의

능력주의가지배하는미래를그린이이야기는1870년부터시작한다.1870년영국은무상공교육과공무원공개시험채용을시작하고,승진시험을도입한다.1944년에는교육법을개정하면서중등학교가귀족학교(대학진학이목표인그래머스쿨)와서민학교(직업교육을하는현대식중등학교)로나뉜다.《능력주의》가출간된1958년에는교육평등화가진행되고기회균등이확대되지만,중등학교에들어가는11세에인생이결정되는방식이문제가되기시작했다.대안으로미국식종합학교가도입된뒤에도명문사립학교와그래머스쿨을둘러싼논란은사그라지지않는다.기회균등이능력주의에동일시되면서평등하고민주적인교육이라는이상은흔들리고만다.

이야기는1958년을기점으로나뉜다.1958년이전을다룬부분은역사적사실에근거하지만,그뒤는지은이가현실의흐름을바탕으로예상하고상상한허구다.‘능력주의(Meritocracy)’라는단어와‘지능(I)+노력(E)=능력(M)’이라는도식을만들어낸영은능력주의사회는‘지능’을기준으로능력,실력,업적,재능을가늠하게된다고상상한다.어떤사람들의자손은기업,정부,교육계,과학계에서책임있는지위를획득할만한능력이없다는인식이폭넓게자리잡고있다.교육과선발분야전문가들은미래지도자를가려내는데과학적원리를적용한다.우리는지능에관련해등급,자격,경험,적용등을해야할필요가있고,지위를획득하는데요구되는일정한역량을갖춰야만한다.한마디로모든사람은미래의새로운사회에서발전시킬수있는능력을보여줘야만한다.

영이볼때인간능력을가늠하는기준이협소해지는현실은능력주의가지닌가장큰문제점이다.소설속능력주의사회나우리가지금겪는능력주의는모두획일화된시험을중요한도구로활용한다.대입시험,입사시험,자격시험,국가고시등이모두‘평등’하고‘공정’하고‘정의’로운시험형태를취한다.소설속능력주의사회는지능측정이점점과학화되고정밀해지면서잠재적아이큐,곧미래에높아질수있는아이큐최대치를정확히예측하는기술도발달한다.한때‘평등의황금기’를이끈능력주의가불평등을정당화하는이데올로기가되고,‘운좋은정자클럽’에든기득권층과세습엘리트들만올라가는출세의사다리는더욱견고해진다.이제엘리트들의능력은기득권계급의자격증이되고,능력있는엘리트들의계급은자식세대로이어진다.능력은계급이되고,계급은세습된다.

진정한기회균등
―능력과계급의세습을넘어사람을먼저생각하기

사실과허구가뒤섞인이야기는좀처럼갈피를잡기어렵지만,이야기의배경과줄거리를정리한옮긴이글을먼저읽고책장을넘기면2034년의영국을배경으로능력주의와능력주의사회를조감하는기회를누릴수있다.1부에서는전쟁때문에인력을효율적으로활용해야할필요가커지고낮은생산성이점점치열해지는국제경쟁에서치명적인약점이된다는사실이밝혀지자귀족주의와세속주의를나누는경계가허물어지는한편,교육분야와산업분야에서능력주의가뿌리를내리는과정이서술된다.2부에서는능력주의가가져온여러부작용,특히상층계급과하층계급의변화된상황이묘사되면서포퓰리스트그룹을대표로한저항시도가천천히모습을드러내는이야기가펼쳐진다.

한동안순조롭게작동하던능력주의체제는계급간격차가눈에띄게벌어지고돌이킬수없을정도로굳어지면서계층사이의사회적이동이가로막히자포퓰리스트운동이라는새로운저항세력의도전에직면하게된다.지능검사기법이발달하고유능한아버지가유능한자녀를낳는지능우생학과일자리상속관행이확산된결과,어느정도무작위로분포하던지능은폭넓은재분배과정을거쳐계급간격차를그대로드러낸다.재능있는상층계급들은자기능력에합당한수준까지올라갈기회를부여받지만,하층계급은능력이떨어지는사람들의몫이된다.최고수준의지능과업무능력을갖춘엘리트들만상을받고나머지대부분은벌을받는유토피아사회는마침내악몽으로치닫고,하층계급이일으키는혼돈과반란의그림자가짙게드리우면서소설은마지막을향해달려간다.

마이클영은소설속〈첼시선언〉을통해‘기회균등’에새로운의미를부여하려한다.진정한기회균등이란‘사회의계층사다리를올라갈기회가아니라모든사람이각자타고난덕과재능,인간경험의깊이와아름다움을감상할수있는모든능력,삶의잠재력을지능에상관없이최대한발전시킬기회를균등하게만드는일’이다.모든어린이는지능검사의대상이돼야하는‘인적자원’이기에앞서‘소중한개인’이기때문이다.학교는직업구조에맞춰일자리를채우는데몰두하지말고‘인간의모든재능’을장려하는데힘을쏟아야마땅하기때문이다.

능력주의를타도하자
―무한경쟁과양극화의디스토피아를넘어새로운교육,능력,평등을상상하기

20세기,영국노동당을지지한사회학자마이클영은《능력주의》를쓴다.2001년,토니블레어총리가미국을뒤따라영국을완전히능력주의사회로바꾸자는연설을하자,영은왜곡된능력주의를맹신하는노동당정부에발끈해《가디언》에‘능력주의를타도하자’는칼럼을쓴다.《능력주의》를둘러싼핵심적인모호성은이렇게좀더명확해진다.현실속의마이클영과소설속의마이클영은정치적으로정반대에서있지만,능력주의가지닌양면성처럼서로겹치기도한다.그런양면성탓에《능력주의》는풍자소설이나디스토피아소설이아니라현대세계의주요한조직화원리를예언한책으로받아들여지고,능력주의는미국을중심으로근대화의척도이자현대인의신앙이된다.

21세기,소설속능력주의사회는비로소한국에서만개한다.정치적견해와사회적계급에상관없이‘능력에따른보상’의‘공정함’을신앙하는한국사회는단한번치르는공정한대입시험으로미래의인생이결정되는시스템을신뢰한다.‘영원한군비경쟁’을떠올리게하는입시전쟁은무한경쟁과양극화를낳고,엘리트계급을둘러싼세습경쟁에서탈락하고안정된일자리에목마른대부분의무능력자는모자란능력을탓하면서낮은자존감에시달린다.앙상한도식으로제시되는능력주의와빈약한논리에갇힌능력주의비판을넘어서어떻게공정하고새로운교육,능력,평등을상상할수있을까?마이클영이아니라우리에게되물어야하는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