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새파란 돌봄 - 돌봄 하고 돌봄 받으며 살아야 하는 우리들 이야기
‘블루 워싱’이 한창이다. 청년 문제에 관심 있는 척하는 정치인들이 5년마다 찍는 시즌제 드라마다. 2021년 5월, 국가는 치료비 청구서와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숨지게 한 스물두 살 청년에게 ‘간병 살인’의 죄를 묻는다. 아픈 가족을 혼자 돌본 가난한 청년의 비극은 ‘이대남’ 논란에 휩쓸려 납작해진다. 선거가 끝나고 ‘이대남’이 버려지면 안전한 세계를 방해하는 좀비 ‘기생수’(기초 생활 수급자)들도 ‘커튼’ 뒤로 사라진다.
《아빠의 아빠가 됐다 - 가난의 경로를 탐색하는 청년 보호자 9년의 기록》을 내 ‘영 케어러(Young Carer)’와 ‘돌봄’이라는 화두를 던진 조기현 작가가 아픈 가족을 돌본 영 케어러 일곱 명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모아 《새파란 돌봄 - 가족, 돌봄, 국가의 기원에 관한 일곱 가지 대화》를 펴냈다. 영 케어러, 곧 가족 돌봄 청년이란 질병이나 장애, 중독 등을 겪는 가족을 돌보는 청년을 가리킨다. 현재의 돌봄과 미래의 삶을 맞바꾸면서 가난이 대물림되고 진로 이행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영 케어러 조기현이 영 케어러 일곱 명을 만나 청년, 가족, 돌봄, 질병, 복지를 넘나들며 한국 사회의 민낯을 똑바로 마주하고, 가족 돌봄, 지역 돌봄, 국가 돌봄을 넘어 돌봄 제공자와 돌봄 수혜자가 모두 안전한 돌봄 사회로 나아갈 ‘새 파란(波瀾)’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우리는 모두 돌봄 하고 돌봄 받아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영 케어러 - ‘블루 워싱’과 ‘간병 살인’ 사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
새파란 돌봄 일곱 명이 들려준 가족, 돌봄, 국가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슬픔과 기쁨, 고통과 보람이 교차했다. 뇌출혈, 인지 저하, 조현병, 알코올 의존, 암 등 돌봄을 시작한 계기가 다 다르고,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4인 핵가족까지 가족 구성도 다양하며, 경제적 수준도 제각각이지만, 돌봄이 시작된 뒤 삶의 위기에 다다른 점은 똑같았다. 조기현 작가는 돌봄 하다 겪은 어려움과 피해의 양상을 그리는 데 멈추지 않고, 돌봄을 이어가게 한 힘과 돌봄을 하면서 배우고 성장한 바도 기록했다. 돌봄을 삶으로 긍정해야 ‘영’과 ‘케어’가 갈등하고 ‘생산’과 ‘재생산’이 충돌하며 벌어지는 삶의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그리하여 가족 돌봄, 지역 돌봄, 국가 돌봄을 넘어 돌봄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정상 가족’을 찾는 낯선 전화벨 소리에 성희의 삶은 흙탕물이 됐다. 3년 만에 의식 불명 상태로 아빠를 만나 ‘나밖에 없다’는 마음에 직장과 병원과 주민센터를 오가는 ‘가족 보호자’가 됐다. ‘여성’이고 ‘돈 안 버는 아이’인 푸른도 ‘머리가 고장난’ 할머니를 혼자 돌보면서 성별 분업과 돌봄 비용이라는 ‘사회적 커튼’ 뒤에서 외로움과 가난을 견뎌냈다. 아픈 엄마 때문에 중학생 희준의 삶과 값비싼 가구에 ‘빨간 딱지’가 붙지만 학교는 아무런 길을 알려주지 않았다. 가정 폭력 피해 생존자이자 조현병 있는 엄마를 돌본 아름은 수면제를 한가득 삼킨 뒤에야 엄마의 엄마로 살아온 시간을 뒤로하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심리적 거리 두기’라는 해법을 찾아냈다. 형수가 살아온 지난 8년은 동생이 먹다 남은 술병에 빨려들어갔지만, 여전히 돈이 무섭고, 좁은 집이 싫고, 미래가 두렵다. ‘반려 할머니’를 돌본 남성 돌봄자 경훈은 국가의 돌봄 책임을 강화할 돌봄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은 중학교 1학년 때 아빠가 쓰러지자 생계를 도맡는 엄마 대신 12년간 가사와 돌봄을 책임졌다. 두 아이를 키웠고, 사회복지사가 돼 청소년을 돌봤고, 늙은 엄마를 보살폈다. 지금은 아프거나 나이들어도 살던 곳에서 계속 돌봄을 주고받으며 사는 커뮤니티 케어 모델을 만들고 싶다. ‘공간’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적 관계와 공동체를 돌봄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가 돌봄 사회로 나아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 조기현 작가는 남성 생계 부양자와 가정주부를 바탕으로 하는 정상 가족 모델과 생애 주기가 허물어진 자리에서 가족과 돌봄과 국가의 관계를 바꿀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비공식 돌봄을 인정하고 보상하는 문제, 가족 구성권과 돌봄 할 자유의 관계, 누구나 돌봄을 제공하는 보편적 돌봄 제공자 모델, 정부가 최종 고용자가 되는 일자리 보장제를 훑으면서, 일과 삶, 돌봄과 노동, 돌봄 제공자와 돌봄 수혜자가 함께하는 새로운 돌봄 사회를 상상하자고 이야기한다.
돌봄 사회 - 일곱 명의 ‘새파란 돌봄’이 이야기하는 돌봄의 ‘새로운 파란’
“자식이니까 네가 해야지.” “네가 효녀다.” “병무청처럼 돌봄청이 필요해요.” 정부가 2022년 3월부터 ‘가족 돌봄 청년 실태 조사’를 벌인다지만, 영 케어러에게는 발굴과 지원만큼 솔직한 대화와 폭넓은 공감이 중요하다. 돌봄을 비생산적인 일로 여기고, 돌봄 하는 사람의 가치를 낮잡고, 성별 분업이라는 커튼으로 돌봄을 가리는 사회에서 가족을 돌보는 ‘새파란 돌봄’들은 돌봄 하는 시민의 자격으로 돌봄 노동을, 돌봄 하는 나를 이야기해야 한다. ‘간병을 선택할 자유’와 ‘보호자에 관한 보호’를 요구해야 한다. 돌봄 제공자도 시간이 흐르면 돌봄 수혜자가 되고 마는 현실 앞에서 돌봄은 서로 관계 맺고 협력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모여야 오늘보다 안전한 내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돌봄 제공자가 언제든 돌봄 수혜자가 돼도 괜찮은 사회가 더 좋은 사회라면, 머지않아 돌봄을 하거나 돌봄을 받게 될 우리는 돌봄에 관해 더 많이 떠들어야 한다. 먼저 일곱 명의 ‘새파란 돌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자. 돌봄이 삶이 되고 삶이 돌봄이 되는 세계를, 지금, 여기에서, 나부터 준비하자.
‘블루 워싱’이 한창이다. 청년 문제에 관심 있는 척하는 정치인들이 5년마다 찍는 시즌제 드라마다. 2021년 5월, 국가는 치료비 청구서와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숨지게 한 스물두 살 청년에게 ‘간병 살인’의 죄를 묻는다. 아픈 가족을 혼자 돌본 가난한 청년의 비극은 ‘이대남’ 논란에 휩쓸려 납작해진다. 선거가 끝나고 ‘이대남’이 버려지면 안전한 세계를 방해하는 좀비 ‘기생수’(기초 생활 수급자)들도 ‘커튼’ 뒤로 사라진다.
《아빠의 아빠가 됐다 - 가난의 경로를 탐색하는 청년 보호자 9년의 기록》을 내 ‘영 케어러(Young Carer)’와 ‘돌봄’이라는 화두를 던진 조기현 작가가 아픈 가족을 돌본 영 케어러 일곱 명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모아 《새파란 돌봄 - 가족, 돌봄, 국가의 기원에 관한 일곱 가지 대화》를 펴냈다. 영 케어러, 곧 가족 돌봄 청년이란 질병이나 장애, 중독 등을 겪는 가족을 돌보는 청년을 가리킨다. 현재의 돌봄과 미래의 삶을 맞바꾸면서 가난이 대물림되고 진로 이행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영 케어러 조기현이 영 케어러 일곱 명을 만나 청년, 가족, 돌봄, 질병, 복지를 넘나들며 한국 사회의 민낯을 똑바로 마주하고, 가족 돌봄, 지역 돌봄, 국가 돌봄을 넘어 돌봄 제공자와 돌봄 수혜자가 모두 안전한 돌봄 사회로 나아갈 ‘새 파란(波瀾)’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우리는 모두 돌봄 하고 돌봄 받아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영 케어러 - ‘블루 워싱’과 ‘간병 살인’ 사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
새파란 돌봄 일곱 명이 들려준 가족, 돌봄, 국가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슬픔과 기쁨, 고통과 보람이 교차했다. 뇌출혈, 인지 저하, 조현병, 알코올 의존, 암 등 돌봄을 시작한 계기가 다 다르고,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4인 핵가족까지 가족 구성도 다양하며, 경제적 수준도 제각각이지만, 돌봄이 시작된 뒤 삶의 위기에 다다른 점은 똑같았다. 조기현 작가는 돌봄 하다 겪은 어려움과 피해의 양상을 그리는 데 멈추지 않고, 돌봄을 이어가게 한 힘과 돌봄을 하면서 배우고 성장한 바도 기록했다. 돌봄을 삶으로 긍정해야 ‘영’과 ‘케어’가 갈등하고 ‘생산’과 ‘재생산’이 충돌하며 벌어지는 삶의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그리하여 가족 돌봄, 지역 돌봄, 국가 돌봄을 넘어 돌봄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정상 가족’을 찾는 낯선 전화벨 소리에 성희의 삶은 흙탕물이 됐다. 3년 만에 의식 불명 상태로 아빠를 만나 ‘나밖에 없다’는 마음에 직장과 병원과 주민센터를 오가는 ‘가족 보호자’가 됐다. ‘여성’이고 ‘돈 안 버는 아이’인 푸른도 ‘머리가 고장난’ 할머니를 혼자 돌보면서 성별 분업과 돌봄 비용이라는 ‘사회적 커튼’ 뒤에서 외로움과 가난을 견뎌냈다. 아픈 엄마 때문에 중학생 희준의 삶과 값비싼 가구에 ‘빨간 딱지’가 붙지만 학교는 아무런 길을 알려주지 않았다. 가정 폭력 피해 생존자이자 조현병 있는 엄마를 돌본 아름은 수면제를 한가득 삼킨 뒤에야 엄마의 엄마로 살아온 시간을 뒤로하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심리적 거리 두기’라는 해법을 찾아냈다. 형수가 살아온 지난 8년은 동생이 먹다 남은 술병에 빨려들어갔지만, 여전히 돈이 무섭고, 좁은 집이 싫고, 미래가 두렵다. ‘반려 할머니’를 돌본 남성 돌봄자 경훈은 국가의 돌봄 책임을 강화할 돌봄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은 중학교 1학년 때 아빠가 쓰러지자 생계를 도맡는 엄마 대신 12년간 가사와 돌봄을 책임졌다. 두 아이를 키웠고, 사회복지사가 돼 청소년을 돌봤고, 늙은 엄마를 보살폈다. 지금은 아프거나 나이들어도 살던 곳에서 계속 돌봄을 주고받으며 사는 커뮤니티 케어 모델을 만들고 싶다. ‘공간’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적 관계와 공동체를 돌봄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가 돌봄 사회로 나아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 조기현 작가는 남성 생계 부양자와 가정주부를 바탕으로 하는 정상 가족 모델과 생애 주기가 허물어진 자리에서 가족과 돌봄과 국가의 관계를 바꿀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비공식 돌봄을 인정하고 보상하는 문제, 가족 구성권과 돌봄 할 자유의 관계, 누구나 돌봄을 제공하는 보편적 돌봄 제공자 모델, 정부가 최종 고용자가 되는 일자리 보장제를 훑으면서, 일과 삶, 돌봄과 노동, 돌봄 제공자와 돌봄 수혜자가 함께하는 새로운 돌봄 사회를 상상하자고 이야기한다.
돌봄 사회 - 일곱 명의 ‘새파란 돌봄’이 이야기하는 돌봄의 ‘새로운 파란’
“자식이니까 네가 해야지.” “네가 효녀다.” “병무청처럼 돌봄청이 필요해요.” 정부가 2022년 3월부터 ‘가족 돌봄 청년 실태 조사’를 벌인다지만, 영 케어러에게는 발굴과 지원만큼 솔직한 대화와 폭넓은 공감이 중요하다. 돌봄을 비생산적인 일로 여기고, 돌봄 하는 사람의 가치를 낮잡고, 성별 분업이라는 커튼으로 돌봄을 가리는 사회에서 가족을 돌보는 ‘새파란 돌봄’들은 돌봄 하는 시민의 자격으로 돌봄 노동을, 돌봄 하는 나를 이야기해야 한다. ‘간병을 선택할 자유’와 ‘보호자에 관한 보호’를 요구해야 한다. 돌봄 제공자도 시간이 흐르면 돌봄 수혜자가 되고 마는 현실 앞에서 돌봄은 서로 관계 맺고 협력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모여야 오늘보다 안전한 내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돌봄 제공자가 언제든 돌봄 수혜자가 돼도 괜찮은 사회가 더 좋은 사회라면, 머지않아 돌봄을 하거나 돌봄을 받게 될 우리는 돌봄에 관해 더 많이 떠들어야 한다. 먼저 일곱 명의 ‘새파란 돌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자. 돌봄이 삶이 되고 삶이 돌봄이 되는 세계를, 지금, 여기에서, 나부터 준비하자.
새파란 돌봄 : 가족, 돌봄, 국가의 기원에 관한 일곱 가지 대화 - 이매진의 시선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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