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전합니다 (폭력과 혐오에 상처받은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나는 안전합니다 (폭력과 혐오에 상처받은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14.00
Description
폭력과 혐오에 맞서 살아남은 40년,
한 여자의 성폭력 연대기
어제도 오늘도 여성들은 성폭력으로 목숨을 잃는다. 성폭력을 비롯한 다양한 폭력 때문에 죽고 다칠지 모른다는 공포를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라면 누구나 느낀다. 심이경은 가난해도 꿈 많은 열네 살 여자아이였다. 모두 깊이 잠든 밤, 오빠 성추행을 반복해 겪었다. 꿈을 잃고 무기력과 자살 충동 같은 여러 불안 증상을 겪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가장 안전하지 못했다. 대학에 가면서 폭력의 온상인 집을 벗어났지만, 이 사회는 더 집요하고 악랄한 폭력으로 가득했다. 폭력과 혐오를 방치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성폭력 사회에서, 마흔이 될 때까지 홀로 고통과 슬픔을 견뎠다.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열네 살 나에게, 지금도 고통받는 또 다른 나에게, 내가 받지 못한 도움을 건네고 위로를 전하려 한다. 너는 치유될 수 있고, 안전할 수 있고, 세상에 존재해도 된다고.
저자

심이경

82년생여자.오빠성폭력피해자.일상을회복한생존자.심이경은‘마음의달라진모습’이라는뜻을담은필명이다.가족내성폭력당사자가쓴책이세상에많이부족하다고생각해사건이후의삶,치유의과정과방법을구체적으로기록했다.스스로먹여살리고몸과마음의건강을돌보면서나다운삶을찾아가고있다.메모하는습관이있고,미니멀라이프에꽂힌집순이다.치유는늘현재진행형이다.심리상담을공부하면서성폭력,가정폭력피해자의회복을돕고연대하기위해할수있는일을준비중이다.

목차

프롤로그|끈질기게탈출구를찾아끝내회복하고마는

1.잊고싶어도잊을수없는
중학교2학년어느여름밤|그때는성폭력이라말할수없었다|가난,성차별,폭력이라는배경|끊임없이자책하는시간|존중받은적없어서권리를주장하지못하는|두려운질문들
2.증상들-멀쩡한척하지만멀쩡하지않은
실어증|일상상실|자살충동|사라진의욕과세상을향한관심|힘들어할자격|누구라도눈치좀채
3.폭로-끝나지않는고통
10년만에,언니에게처음고백했다|15년만에,가해자보호에바쁜엄마|폭로한뒤,가족을모두잃은듯했다|성폭력피해가고통스러운이유|죽음으로내몰고붙든엄마라는질긴인연|뻔뻔하게잘만사는가해자
4.심리상담-상처를직면하다
30대후반,다시심리상담을시작하다|결혼보다설레는이혼|전문가가아니어도치유하는사람|변화를위한준비물|상처를직면하기|여성주의심리상담을만나다|엄마를연민하면서도|분노의씨앗|성폭력전이미비참한아이|죽여도모자라는분노|엄마가왜곡한자아상들|유기불안
5.연애와결혼-누가나를구원해줘요
정서적허기를채우려한연애|배우자를선택하는기준|결혼한뒤남편도나도달라졌다|나를구원하는사람은나
6.꿈작업-꿈이이끈치유
괴로운밤과꿈이라는돌파구|플래시백을치유해준꿈작업|폭발하는꿈과꿈일기|내안의남성성을만나다|내안의남자아이에게|나를보는새로운눈
7.변화-미투할용기
호기심,그리고벗어남|변한건나하나|법률상담|법은가해자편|엄마,미투하고싶어|가족에게남은기대|25년만에가해자가한사과|가해자를만나사과를받은뒤|용서하지않아도된다|감정은가장중요한진실
8.글쓰기-어디까지써야할까
두려움에지지않고쓰기|여섯살,너무어릴때성추행|성인,직장성폭행|또다른치유과정|남은숙제|가장우아한복수
9.치유를유지하기
걷기예찬|일에서도망치지않기|자신을믿을근거만들기|치유뒤고요하고소박한일상|내몸을더잘알게됐다

에필로그|죽지않고지금까지살아있기를잘했지

출판사 서평

꿈작업,글쓰기,여성주의심리상담까지
성폭력의연결고리를끊으려발버둥친20년치유의여정
심이경은이제어느정도일상을회복하고치유했다고말한다.사건이후의삶,치유의과정과방법을구체적으로기록한덕분이다.그렇게되기까지오래,먼길을돌아야했다.가해자탓만하면서원망하기보다는구조적이유를먼저돌아봤다.가부장적사고에젖어아들인오빠만편들던엄마,어린시절집을나가서유기공포를심어준아빠,엄마혼자감당하느라피할수없던가난등,‘해로운가정환경’에서모든불행이시작된사실을발견했다.
가정을지키려침묵해야했다.떠나고싶어도갈데가없어집에남은무기력한피해자였다.대학에입학해다른도시로떠나면서우연히거리두기가됐고,치유도시작됐다.가족에서벗어났지만,상처는아물지않았다.마흔살이될때까지20년동안절실하게노력했다.가족들에게폭로했고,미투나사법적처벌도검토했다.가해자를응징할방법을찾는한편,여성주의심리상담,꿈해석,글쓰기등으로내면의힘을키울방법을차근차근찾아갔다.고통스러운플래시백과긴장성통증,무기력,우울증,고립감등을이겨내며일상을회복해가는용감한이야기를이책에담았다.
가족들은오히려가해자를감싸며피해자를고립시켰고,공소시효도끝난상태였다.가해자를응징할방법은없었다.어찌어찌사과는받았지만,치유과정에서여섯살때처음성폭력을겪은사실을뒤늦게깨달았다.폭력의연결고리는친족성폭력뿐아니라위계에의한직장성폭행,물뽕,부부강간등일상속에서끝없이이어지고있었다.자책과죄책감에짓눌리고가부장적통념에가려져운이나쁘거나제대로대처하지못한자기를탓하며묻어둔기억들이었다.성폭력을자기탓으로여기는생각은피해자들이습관적으로빠지는오류였다.이런현실을깨달은뒤성폭력경험을분명히말하고폭력을둘러싼기억이한사람을무너트릴수없다는사실을자각하게될때,치유는시작됐다.

혐오와폭력이준상처에맞서서
기어코치유하고안전하려는우리들에게
‘나는안전합니다’는심이경이매일밤자기전에자기를다독이는말이다.성폭력을겪은뒤줄곧안전하지못한나,너,우리를위로하는간절함도담겨있다.성폭력문제는성평등문화가정착되고,나아가동등한인간으로서서로존중하며존중받는관계로사회가재구성되지않으면해결할수없다.한사람의삶을관통하며40여년간이어진성폭력연대기는이런현실을그대로드러낸다.특수한경험일뿐이고사이다처럼시원하게해결된사건도없다.그렇지만혐오와폭력이준상처에맞서서자기를치유하는과정에서키운내면의힘을바탕으로글을쓰고이야기를시작한다.나,너,우리는지금보다더안전하고조금이라도나은세상을살아가야할한사람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