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공간 (나부터 세계까지 정치적 공간과 공간적 정치)

권력과 공간 (나부터 세계까지 정치적 공간과 공간적 정치)

$21.00
Description
공간은 정치적이고, 정치는 공간적이다

몸, 헬스장, 집, 마을, 도시, 축제, 종교, 기억, 선거, 교통
신도시, 물, 결혼 이주, 탈북자, 섬, 풍수, 행복, 파독 광부
젠더, 다문화, 지정학, 저항 공간, 핵, 계엄, 광장
29개 키워드로 읽는 공간, 권력, 정치
헬스장부터 계엄까지 - 그림 그리는 지리학자의 한국 사회 깊이 읽기
풍수를 믿은 대통령은 광장에 나온 시민들에 밀려 탄핵당하고, 일찍 치르는 선거에서는 공간을 둘러싼 온갖 공약이 난무한다. 나만의 취향에 맞게 꾸민 침실에서 눈을 떠 헬스장에 가 몸을 관리하고 일터에 도착해 노동을 마치면 핫플에 들러 밥을 먹고 광장에 나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뒤 집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보다가 잠든다. 우리 삶이 시작하고 이어지고 끝나는 공간이란 무엇일까? 공간과 권력은 무슨 관계일까?
《권력과 공간》은 도시와 공간과 지리를 단순하고 직관적인 그림과 명쾌한 논리로 분석해 온 신혜란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가 새로 쓴 책이다. 몸, 헬스장, 집, 마을, 도시, 축제, 종교, 기억, 선거, 교통, 신도시, 물, 결혼 이주, 탈북자, 섬, 풍수, 행복, 파독 광부, 젠더, 다문화, 지정학, 저항 공간, 핵, 계엄, 광장 등 29개 키워드와 100개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공간, 권력, 정치를 두루 살피는 신혜란은 한국이라는 사회적 공간을 무대 삼아 정치적 공간과 공간적 정치를 이야기한다. 정치와 권력이 개인적 삶과 집단적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인 만큼 권력과 공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이해해 더 나은 장소를 만들 가능성을 찾자고 말한다. 당연하게 여겨 온 공간의 질서를 낯설게 보고, 바람직한 장소 만들기를 실천하며, 우리 삶과 사회를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 공간을 상상하자고 권한다.

내 몸부터 세계까지 - 29개 키워드와 100개 일러스트로 읽는 공간, 권력, 정치
시작은 ‘나’, 그리고 ‘몸’이다. ‘나’들이 모인 ‘우리’, ‘우리’가 넓어진 ‘사회’와 ‘국가’로 나아가서, 다시 ‘나’들과 ‘세계’를 만난다. 그렇게 공간은 넓어지고 깊어지고 다양해진다. 그런 과정에서 이 책 제목을 빌려 온 미셸 푸코를 비롯해 앙리 르페브르, 데이비드 하비 등을 비롯해 여러 이론가와 개념이 활용되고, 서울, 태백, 광주, 송도, 안산, 제주, 오키나와, 에딘버러, 껀터, 미국, 베트남, 코스타리카, 멕시코, 덴마크 등 규모와 성격이 다른 공간과 장소가 등장한다. 갯벌에 깃들어 사는 비인간 동물, 여전히 차별받고 비가시화되는 성소수자, 국경을 넘은 조선족,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 여성 등이 목소리를 얻는다.
도시를 연구해 온 지리학자 신혜란은 사적 장소와 개인적 체험을 공적 공간과 사회적 정치로 연결하며 지리학이 그어 놓은 경계를 확장한다. 헬스장에 다니면서 몸의 정치를 사유하고, 활자나 숫자를 벗어나 권력 투쟁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권력의 세 차원을 포착하며, 석사 논문을 쓴 태백을 교수가 된 뒤 다시 찾아 자본과 국가에 휘둘리는 도시와 개인을 살펴보고, 어린 시절 1979년에 부산에서 겪은 계엄과 어른이 돼 2024년 서울에서 마주한 계엄을 비교하며 광장과 공간의 정치를 고민한다,
3부 9장 〈계엄과 저항〉은 특히 시사적이다. 공간을 매개로 권력이 감행하는 통제와 저항은 사회와 공간을 구성하고 재구성하는 핵심 방식인 경계 긋기와 인프라 짓기에 오롯이 겹친다. 고립시켜 통치하려는 계엄은 경계 긋기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경계를 깨고 연대하려는 저항은 인프라 짓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띤다. 이렇듯 삶의 현장을 무대로 권력, 공간, 행위자 사이의 상호 작용이 펼쳐지는 과정 중에 드러나는 역동성을 풍부하게 읽기 위해 신혜란은 심층 인터뷰, 참여 관찰, 포커스 그룹 인터뷰 같은 질적 연구 방법을 적절하게 사용한다. 또한 심상 지도 연구 방법을 활용하고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생생한 현장을 포착하고 명확한 개념을 전달하려 늘 고민한다.

공간에서 장소로 - 지금 여기 권력을 다시 바라보기
추상적이고 획일적인 ‘공간’이 구체적 의미와 정체성을 담은 ‘장소’로 바뀌는 과정은 권력이 일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주어질 때가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고 협력할 때 진정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새 공항을 계획하기 전에 비인간 동물을 고려하고, 치적 쌓기용 공원과 광장을 머물러 소통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한 장소를 형성하고 가꾸며, 그런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이 제대로 자리 잡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돕고,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공간을 만드는 일이 모두 장소 만들기이자 공간과 권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적 실천이다. 그렇게 해서 공간은 통제와 배제의 수단인 동시에 공존과 연대의 터전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권력을 공간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
저자

신혜란

저자:신혜란
2025년현재서울대학교지리학과교수다.도시정치를포함하는정치지리,이주민연구를주로하고,정치지리,공간의정치와지정학,질적연구방법론,인구지리학,사회지리학,젠더와다문화지리학을가르친다.이화여자대학교과학교육학과학생이던시절철거촌공부방교사를하며도시문제가첨예하게드러난철거상황을지켜봤다.대학원에서사회과학으로전공을바꿔도시계획학석사과정(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에서도시정치를접하면서자본주의,세계화,국가,도시,개인의역동성이뒤얽혀있는정치과정을관찰,해석하는작업에매료됐다.장소마케팅의도시정치를사례로석사학위논문을썼고,미국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이주여성의일상속정치를역량이론을기반으로삼아분석한박사논문을썼다.런던대학교도시계획학과에서첫교수생활을시작해2005년부터2013년까지도시정치,도시환경정치과목을가르쳤다.이때신도시개발,조선족이주민,문화경제,의사결정권력,도시재생,기억공간개념을바탕으로글래스고,송도,영국환경담론,조선족,후쿠시마사례연구를했다.2013년에서울대학교지리학과로옮기면서성미산,세월호기억공간,김포,제주,대통령선거캠프,탈북민사례연구를했고,요즘에는계엄과광장정치,탈북민이동경계지,몸의정치를비판지정학과정치지리측면에서보고있다.현장에서일어나는권력,공간,행위자사이의상호작용과정중에드러나는역동성을풍부하게읽기위해심층인터뷰,참여관찰,포커스그룹인터뷰같은질적연구방법을사용한다.심상지도연구방법을쓰고직접그림도그리면서현장을생생하게포착하고개념을분명하게전달하기위해늘고민한다.대표저서는《우리는모두조선족이다》(2016,이매진),《누가도시를통치하는가》(2022,이매진),TheCulturalPoliticsofUrbanDevelopmentinSouthKorea:Art,MemoryandUrbanBoosterisminGwangju(2020,Routledge),Northkoreandefectorsindiaspora:identities,mobilities,andresettlements(2022,LexingtonBooks),ContestedPlacemakinginSouthKorea:Power,Knowledge,andStrategyinHiearchicalGovernance(2025,Palgrave)등이다.

목차

시작하는글권력의공간과공간의권력

1부나와우리
1장몸의정치―내공간의시작이자마지막
2장헬스장―몸만들기,내장소만들기
3장집,권력,자본―부동산정치와공간적전략
4장마을만들기―새마을운동부터당근마켓까지
5장도시가예술가를부를때―문화경제시대의도구또는행위자
6장축제가끝나고난뒤―지역축제와권력의존재
7장종교의공간전략―장소만들기와장소고치기사이
8장기억의영토화―왜기억공간은싸움터가되는가
9장도시공간―분리와통합의정치

2부국가와사회
1장선거―공간과정치가만나는핫플
2장교통―망을둘러싼참여거버넌스
3장신도시―꿈과현실사이불안한실험장
4장송도이야기―브랜드가된도시
5장물―선택적소통과전략적침묵
6장결혼이주―브로커중매와고달픈노동사이
7장탈북생태계―경계지의경계긋기와인프라짓기
8장섬―별도공간의공간전략
9장풍수와공간의권력―믿음,통제,그리고장소만들기의경계

3부나와세계
1장행복의공간정치―북유럽의행복,중남미의행복,한국의행복
2장태백과파독광부―자본과국가에휘둘리는도시와개인
3장○○도시―도시정체성정치의안과밖
4장이동의젠더화―노동과적응을둘러싼공간전략
5장다문화공간정치―이주민장소와교육공간을둘러싼변화
6장지정학―권력을위한,또는권력에관한
7장저항공간―정체성,점거,디지털
8장핵정글정치―미래공간과위험인식감수성
9장계엄과저항―경계긋기와인프라짓기의공간정치

맺는글권력과공간을다시사유하기

참고자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내몸부터세계까지―29개키워드와100개일러스트로읽는공간,권력,정치

시작은‘나’,그리고‘몸’이다.‘나’들이모인‘우리’,‘우리’가넓어진‘사회’와‘국가’로나아가서,다시‘나’들과‘세계’를만난다.그렇게공간은넓어지고깊어지고다양해진다.그런과정에서이책제목을빌려온미셸푸코를비롯해앙리르페브르,데이비드하비등을비롯해여러이론가와개념이활용되고,서울,태백,광주,송도,안산,제주,오키나와,에딘버러,껀터,미국,베트남,코스타리카,멕시코,덴마크등규모와성격이다른공간과장소가등장한다.갯벌에깃들어사는비인간동물,여전히차별받고비가시화되는성소수자,국경을넘은조선족,베트남출신결혼이주여성등이목소리를얻는다.

도시를연구해온지리학자신혜란은사적장소와개인적체험을공적공간과사회적정치로연결하며지리학이그어놓은경계를확장한다.헬스장에다니면서몸의정치를사유하고,활자나숫자를벗어나권력투쟁이일어나는현장에서권력의세차원을포착하며,석사논문을쓴태백을교수가된뒤다시찾아자본과국가에휘둘리는도시와개인을살펴보고,어린시절1979년에부산에서겪은계엄과어른이돼2024년서울에서마주한계엄을비교하며광장과공간의정치를고민한다,

3부9장〈계엄과저항〉은특히시사적이다.공간을매개로권력이감행하는통제와저항은사회와공간을구성하고재구성하는핵심방식인경계긋기와인프라짓기에오롯이겹친다.고립시켜통치하려는계엄은경계긋기에초점을맞추는반면경계를깨고연대하려는저항은인프라짓기에집중하는모습을띤다.이렇듯삶의현장을무대로권력,공간,행위자사이의상호작용이펼쳐지는과정중에드러나는역동성을풍부하게읽기위해신혜란은심층인터뷰,참여관찰,포커스그룹인터뷰같은질적연구방법을적절하게사용한다.또한심상지도연구방법을활용하고직접그림을그리면서생생한현장을포착하고명확한개념을전달하려늘고민한다.

공간에서장소로―지금여기권력을다시바라보기

추상적이고획일적인‘공간’이구체적의미와정체성을담은‘장소’로바뀌는과정은권력이일방적으로작용한결과로주어질때가아니라다양한주체들이참여하고협력할때진정한의미를지니게된다.새공항을계획하기전에비인간동물을고려하고,치적쌓기용공원과광장을머물러소통하는공간으로바꾸고,지역의역사와문화를반영한장소를형성하고가꾸며,그런과정에서소외된이들이제대로자리잡고목소리를낼수있게돕고,환경적으로지속가능한공간을만드는일이모두장소만들기이자공간과권력을둘러싸고벌어지는정치적실천이다.그렇게해서공간은통제와배제의수단인동시에공존과연대의터전이될수있다.그러니까우리는지금여기에서권력을공간을다시바라봐야한다.

책속에서

17쪽 나는지금지극히정치적인공간을,궁극적으로공간적인정치를이야기하려한다.권력의공간과공간의권력에관한이야기이기도하다.안정되고위계적인권력이아니라끝없이흔들리는상호작용속에자기존재가정해지며변화하는권력이다.정치와권력은부정적요소가아니라우리삶과사회를구성하는필연적부분이고자연스러운모습이다.특히남의것을뺏는영토싸움이아니라바람직한장소만들기를거쳐내삶의주인이되고선택의자유를확대하는과정은정치적공간과공간적정치의본질이다.

38쪽 헬스장내정치도치열하다.어느장소이건사람들은들어가서자기가그곳에속하고환영받는다는느낌을의식하기마련이다.헬스장은육체를드러내고내몸과남의몸을의식하게하는장소이며,카페하고달라서서로대화하거나고개를숙이지않기때문에거울에비친자기자신이나다른사람의몸이눈에들어온다.인바디만큼‘눈바디’(‘눈’과‘인바디’의합성어.거울에비친자기몸의변화를점검한다는뜻)도중요한데,헬스장에서는모든사람이모든사람의몸을눈바디할수있기때문이다.

132쪽 결론은대선기간에캠프안에서공약이마련되지않는다는사실이다.정치인과폴리페서가함께같은공간을꿈꾸려면긴세월이필요하다.후보가지난긴시간동안가까이지낸폴리페서와정책혁신가가누구인지살펴봐야한다.대선캠프가규모가크고선거과정이급박하게진행되기때문에비공식적으로캠프밖에머물수도있다.같은공간을꿈꾸는이심전심이쌓이면나머지는별로중요하지않다.

188쪽 3만명넘는탈북자중여성이70퍼센트가넘었다.요즘에는90퍼센트를웃돈다.탈북민은왜대부분여성일까?중장년탈북여성은전형성을띤다.20대와30대초반이던1990년대중후반에고난의행군을겪고비공식경제활동인장마당을경험했다.브로커가낸소문,중국에서잠깐일하면돈많이번다는이야기를믿고편법을써중국에가브로커가맺어주는중국농촌남성을만나결혼해살다가한국기업에서일했다.한국인이소개하는브로커가짠경로를따라라오스나태국에넘어가불법체류자로머물다가한국에왔다.

318쪽 비상계엄에맞선저항은물리적공간,제도적공간,상징적공간,일상적공간,디지털공간을거쳐다층적으로진행된다.권력이장악한공간질서를흔들고새로운공간질서를만들려는적극적인대안장소만들기시도다.계엄이라는물리적통제가1980년대만큼힘을쓰지못했지만,이번에는마치저항세력처럼공간을점유하며집단적힘을보여주는계엄동조집단도나타났다.서부지방법원을공격한폭도들은법치주의체제에반기를든극단적인모습이었다.

323쪽 나는‘공간은정치적이며정치는공간적이다’는전제에서출발했다.내몸부터세계까지,우리가살아가는모든공간에는권력이스며들어있으며,그공간이만들어지고변형되는과정에서다양한층위의정치가개입한다.누가한공간의성격을정하고,명명하고,점유하고,어떻게사용하며,누구에게개방되고,누구를배제하는지에관련된문제는본질적으로정치적이다.헬스장에서하는몸만들기부터도시공간의변화,계엄을통한국가의공간통제,국가경계를둘러싼이동과규제,글로벌차원의이주지정학까지,공간은단순한물리적배경이아니라권력관계가끊임없이구성되고재구성되는장이며,권력관계자체이자권력의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