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의 한국사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살아남은 자들의 시간)

전쟁 이후의 한국사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살아남은 자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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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의 방향을 결정지은 전쟁 이후의 순간들!
장면 1: 1135년 2월
김부식이 서경을 공략함으로써 묘청의 난이 정리되었다. 난에서 가장 강하게 항거한 자는 ‘서경역적’이라는 네 글자를 이마에 새겨 해도로 보냈고, 그 다음에 해당하는 자는 ‘서경’ 두 글자를 새겨 향과 부곡으로 보냈다. 한국사에 ‘문신형’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후 문신을 받은 이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고려인들 사이에서 문신은 형벌이 아니라 일종의 유행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를 두고 송 시대 서긍은 ‘고려인들은 몸에 그림을 그리고 양반다리를 즐겨한다’고 회고했다.

장면 2: 1637년 2월 24일.
조선 인조가 청 숭덕제에게 삼궤구고두례의 예를 표하면서 전란이 끝났다. 조선은 국력이 고갈되는 국제전을 연이어 거치면서도 왕조를 이어갔다. 조선 또한 왕조나 막부가 교체되던 주변국들 못지않게 큰 변화를 겪었지만, 그 종착지는 역설적이게도 기존 시스템에 대한 보수였다.
이를 위해 조선은 향촌을 기반으로 사회를 촘촘하게 재건해나갔다. 그 절정은 종갓집의 폭발적인 증가와 전통의 발명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전통으로 알고 있는 상당수 문화 가운데에는 왜란이나 호란 이후부터 시작된 경우가 많다.

장면 3: 1905년 5월 27일
러일전쟁 이후 일본과 미국 사이에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조인되었고 이어서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은 국권을 상실한다. 조선총독부를 설치한 일제가 이른바 다이쇼데모크라시의 분위기 아래에서 한반도를 문화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담배와 홍삼의 제조 전매였다.
1914년 11월 조선연초주식회사는 《매일신보》에 당당하게 흡연하는 신여성을 그린 광고를 게재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무릇 부녀자란 숨어서 담배를 피워야 한다’는 강요가 예절로 통용되는 시절이었다. 이후 조선은 양담배를 문 끽연가들의 세상이 되었다.
이후 담배와 인삼을 국가가 관리하던 일제강점기 시절의 방식은 2002년 12월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민영화되기까지 이어졌다.
저자

이상훈

우리나라전쟁사를전문으로연구하는역사학자.학생군사교육단37기로군복무를했으며,경북대학교에서〈나당전쟁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일본가쿠슈인대학과중국베이징사범대학에서수학했으며,경북대학교아시아연구소전임연구원과영남문화연구원연구교수를역임했다.지금은육군사관학교군사사학과조교수로재직중이며,사관생도들에게한국사와군사사를강의하고있다.KBS〈한국사기〉와EBS〈다큐프라임〉에자문및출연했으며,《아시아경제》에서〈이상훈의한국유사〉칼럼을연재하고있다.지은책으로는《나당전쟁연구》(2013년세종도서학술부문도서),《전략전술의한국사》(2015년세종도서학술부문도서),《신라는어떻게살아남았는가》(2016년세종도서교양부문도서)등이있다.

목차

시작하는글
결정적이지만고요했던순간들에대한이야기를시작하며

1부고대,전쟁이후의역사들
고조선멸망이후,배신자들의끝
관산성전투이후,나당동맹의결성
백강전투이후,사라진주류성
안시성전투이후,김해병서의정체
고구려멸망이후,논공행상의정리
나당전쟁이후,진정한한국사의시작
김흠돌의난이후,신라의전성기
혜공왕피살이후,무오병법의탄생

2부고려,전쟁이후의역사들
장보고의난이후,군벌의시작
공병의해체이후,고려의탄생
동여진의침입이후,거란의부상
거란과의전쟁이후,차별받는이방인들
이자겸의난이후,문신의부활
무신정변이후,연주현씨의등장
삼별초의항쟁시작
삼별초의항쟁이후,수탈당하는고려

3부조선,전쟁이후의역사들
황산전투이후,위화도회군
일본전국통일이후,임진왜란의시작
탄금대전투이후,보통사람들의저항
금산전투이후,전쟁의장기화
정유재란이후,그럼에도희망의노래
병자호란이후,총에홀린조선
나선정벌이후,종갓집의급증
병인양요이후,쇄국정책의강화

4부근현대,전쟁이후의역사들
운요호사건이후,불평등조약의시작
러일전쟁이후,‘고려총독부’의설립
의병전쟁이후,이름없는이들의투쟁
일제침략이후,담배전매의시작
태평양전쟁이후,돌아오지못한사람들
1950년6월25일이후,인천상륙작전
흥남철수이후,파티마병원개원
휴전직전고지전이후,독도전쟁의시작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전쟁이끝나자모든것이바뀌었다!”
전쟁이후,결정적이지만고요했던순간들의역사

ㆍ신라는전란이후위기의시절을어떻게전성기로바꿨을까?

ㆍ귀주대첩이후살아남은거란인들은고려에서어떻게살았을까?

ㆍ전란이끝난다음에왜종가집이폭발적으로늘어났을까?

ㆍ러일전쟁이후무엇이조선신여성들의흡연율을높였을까?

ㆍ6.25전쟁종전즈음일본은한국에서무엇을준비하고있었을까?


《전략전술의한국사》,《신라는어떻게살아남았는가》등학자로서의엄밀함을견지하면서도친절한방식으로전쟁의역사를대중에게소개해온저자가이번에는역사의변곡점가운데하나인주요전쟁이아닌종전이후의역사들로만아우른한국사신간을출간했다.전쟁이후의시간들은한국사에서과연어떤의미일까?

전쟁사에서가장중요한순간,전쟁이후
인류의역사는갈등의연속이며,전쟁은가장극단적인형태로진행되는갈등해소방식이다.따라서역사를설명하면서인간의본성,문화,과학,시대정신이복잡하게얽혀있는전쟁을빼놓을수없다.인류역사에서가장극적인사건으로전쟁이꼽히는까닭이기도하다.
이러한전쟁의목적은환경과상황을전쟁전과는다르게설정하는데있다.다만우리의상식과는다르게역사상상당수전쟁에서그결과란이미전쟁이전부터예정되어있는것이기에오히려승패를가늠하는것은부차적이라고할수도있다.전쟁에서가장중요한순간은전략이엇갈리는전쟁의절정이아니라전쟁이끝나고난뒤였다.역사의방향을결정지은전쟁의의의란전쟁자체보다는전쟁이후의역사들,지리하고미지근한시간들을살펴야비로소드러나기때문이다.

전쟁이끝나고무슨일이벌어졌는가?
《전쟁보다치열했던전쟁이후의한국사》는종전이후의역사,전쟁이끝나고난뒤한반도에서살아남은자들의후일담들에대한이야기다.한국사를결정지은주요전쟁들이어떻게마무리되어승자와패자는각각어떤미래를선택했는지,그선택들이어떤역사를불러왔는지살핌으로써전쟁이후라는고요하지만특별한순간들을통해한국사전체를꿰어조망하려는시도이기도하다.역사를살펴보면전쟁에서패배가오히려약이되는경우도있고,반대로승리가독이되는경우가있다.또패배라도잘마무리해서피해를최소화하는역사나,좋은기회를내분으로놓치는역사는과거로끝나는것이아니라지금도쉽게볼수있는사례들이다.
이책에서는고조선의멸망부터6.25전쟁에이르기까지한국사상대표적인전쟁들을선별한다음,배신자들이더당당하게살았다는씁쓸한후일담부터전란이후종가집이폭발적으로늘어났다는역사의나비효과에이르기까지다양하게나타난전쟁이후의역사,아무도주목하지않았던시간들을처음으로소개하고자한다.

전쟁없이이야기하는전쟁의역사
구체적으로이책에서는고조선시기에서시작해통일신라(고대)와고려,그리고조선과일제강점기를거쳐6.25전쟁이잠시멈춘현대시기(근현대)에이르기까지한국사를바꾼주요전쟁,전투,전란들과그이후의역사들을다음과같은네개의시기,32가지에피소드로정리했다.

1.고대,전쟁이후의의문들
고대시기전쟁이후의역사들에서는멸망이후의드라마에대한에피소드들을비롯해고대사를결정지은주요전투들이품고있는미스터리를둘러싼오늘날의논쟁들을소개하는데초점을맞췄다.예를들어고구려멸망이후잡음이많았던논공행상과정과같은전쟁이후후일담부터,신채호가《조선상고사》에서언급한이후오늘날상식처럼받아들여지고있는《김해병서》의정체에대한가설,김흠돌의반란이후혼란의시기를전성기로바꾼성덕왕의위기관리등을정리했다.

2.고려,전쟁이후의이야기들
고려는오늘날여러나라들이한국을일컫는이름인코리아의기원이지만한국사에서가장소외받은시기이기도하다.이러한현실에비추어고려시기전쟁이후의역사들에서는지금여기와겹칠법한이야기들을주로소개하고자했다.예를들어이자겸의난을평정하는과정에서도입된문신형이시간이흐름에따라일종의유행이되었던현상부터침략자로들어와포로로눌러앉게된외지인들이고려에서어떻게살았는지에대한이야기,몽골에게수탈당하는고려인들에대한역사를다뤘다.

3.조선,전쟁이후의드라마들
조선은한국근현대사와맞닿아있으며사극이나역사소설등을통해가장많은이야깃거리를제공하는시기다.조선시기전쟁이후의역사들에서는연이은전란을겪은이후화력에집착하게된조선의분위기부터종갓집이나장자상속,제사등우리가알고있는전통들이사실은왜란이나호란이후국가를재건하는과정에서발명된것이라는지적등흥미로운생각거리를던져준다.

4.근현대,전쟁이후의역사들
근현대시기는그때를경험했던이들이오늘날에도남아그기억을전하고있는현재진행형의시간이다.근현대시기에서는한반도점령이전고구려의역사에주목했던조선총독부의역사학자들과그들의주장에의해조선총독부의명칭이‘고려총독부’로바뀔뻔했던사연부터,러일전쟁의결과가오늘날‘담배로잃은건강,인삼으로되찾자’는농담으로이어지는역사의나비효과,그리고태평양전쟁이후끝내고향으로돌아오지못했던‘군함도’외의사람들과6.25전쟁이정전된이후어수선한상황에서독도를둘러싸고또다른소리없는전쟁을벌였던역사들을소개한다.

아무도주목하지않았던살아남은자들의역사
여행을많이다녀온이들이흔하게건네는조언가운데에는낯선곳을빨리파악하고싶으면그곳의재래시장으로가보라는말이있다.서툰셈과욕심이교차되는,속되지만그만큼사람냄새가진하게나는공간이기때문일것이다.이를역사에대입하자면전쟁이후가바로시장과같은시간일것이다.
전쟁이후의역사는대체적으로구질구질하고,지루하며,구차하고물쩍지근하다.전쟁이인간의하찮음과위대함을동시에보여주는영웅과악마의시공이라면,전쟁이후는폐허에서살아남는상이용사,배신자,고아,과부,노인들의시간이기때문이다.
그러나인류역사를전쟁의연속이라고거칠게정의내린격언을받아들인다면,전쟁이후는지옥과같은시간을이겨내고전쟁이전으로주변을재건하고자했던,살아남은자들의시간이기도하다.과거로복원시켜미래를대비했다는의미에서볼때전쟁이후는전쟁보다더치열했던순간이며,새로운갈등이싹트고,해결되지않은과거의은원이무겁게가라앉아새로운전쟁을예고하는무서운시간이기도하다.이책은이와같이‘살아남은사람들이살아냈던이야기’로살펴보는한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