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란과 호란 사이 38년 (한국사에서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

왜란과 호란 사이 38년 (한국사에서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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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는 과거에 대한 지양 또는 지향이라는 흐름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떤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며 그 전후관계를 살피는 시도들은 많았으나 사건과 사건을 연결하는 틈, 사이의 시간 자체에 주목하는 경우는 아직 널리 소개되지 않은 듯하다.『왜란과 호란 사이 38년』에서는 이러한 ‘틈의 역사’에 주목했다. 조선은 국제적인 환란을 경험한 이후 내외적으로 국가를 재건해야 했다. 임진왜란이라는 위기가 끝난 이후 병자호란이라는 위기의 반복 이전까지 태풍의 눈과 같았던 아주 잠깐의 시기 동안 조선은 무슨 선택을 했으며, 어떻게 시간을 보냈고, 궁극적으로는 왜 비극을 반복하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잠잠한 듯 조선의 사회상이 급변한 시기를 재조명한다.
저자

정명섭

1973년생.대기업회사원과바리스타를거쳐지금은역사교양서,장르소설,청소년도서를넘나드는전업작가로활동하고있다.햇빛처럼선명하게기록된역사속에서그빛을받아밤을비추는달과같은이야기를찾는다.그래서우리역사에서소외되었던사실을발굴하거나익숙한것들에서낯선모습을발견하는데관심이많다.주요저서로역사분야에서는《그래서나는조선을버렸다》,《일제의흔적을걷다》,《조선변호사왕실소송사건》,《조선전쟁생중계》,《조선직업실록》,《조선의명탐정들》,《조선백성실록》,《조선의엔터테이너》,《스승을죽인제자들》등이있다.장르소설분야에서는《달이부서진밤》,《한성프리메이슨》,《셜록홈스과학수사클럽》,《살아서가야한다》,《별세계사건부》,《좀비제너레이션》,《바실라》등이있다.청소년도서로는《유품정리사》,《로봇중독》,《미스손탁》,《남산골두기자》,《사라진조우관》,《직지를찍는아이,아로》,《불꺼진아파트의아이들》,《이웃집구미호》,《나의서울대합격수기》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글왜왜란다음에호란을다시맞았을까

첫번째장비극은이렇게시작되었다:전장의먼지와화약냄새에익숙해진소년들

+홍한수전,첫번째선조28년(1595)5월,한양훈련도감
재해처럼돌연들이닥친난리,임진왜란│누구도예상하지못한7년의고통│“전쟁은그대들의몫이아니니돌아오라!”│전란에서소외된보통사람들│총을들어야했던소년들│막지못한전쟁,막아야했던전쟁

두번째장그들이모이면천하가감당하지못한다:조선과명과왜의전쟁으로벌어진북쪽의틈

+홍한수전,두번째선조28년(1595)12월,압록강
멧돼지가죽이라고불린변방의남자│누르하치는어떻게동아시아의패자가되었을까?│“그들은치질이고옴이다!”│조선을지키는울타리,강과번호│조선의통제에서벗어난여진│결국무너진세종의방어체계

세번째장북쪽에서부는검은바람:동아시아패권의교체와선택을강요받게된조선
+홍한수전,세번째광해군11년(1619)2월27월,요동배갈동령십리밖
조선군,압록강을건너다│명과후금사이에선광해군의선택│재조지은이라는마법의주문또는저주│동아시아세대교체의시작,사르후전투│서로다른곳을보고있는상과하│여진의미래를엿본책,《건주문견록》

네번째장반역과명분사이:의리를내세운배신,인조반정
+홍한수전,네번째광해군15년(1623)3월12일밤,한양창덕궁앞
같기에다른반역과반정120수많은실수에도성공한거사│광해군의짙고긴그림자│“반란이성공한것이아니라광해군이실패한것이다”│뒤집은자들이제시한새로운길│왕만바뀌었을뿐변하지않은조선

다섯번째장가장아플때스스로의몸에상처를내다:반정이후,이괄의난
+홍한수전,다섯번째인조2년(1624)1월24일평안도영변
북방을향한조선의사나운칼│새로운전술,다시새로운적│역적이될수밖에없었던공신│여진을상대하려했던빠른칼은조선으로향하고│이괄의압승│다시한양을버린임금│빠른승리만큼허무하게끝난반란│잃은것이너무컸던승리│“이제조선땅에싸울수있는장수는없다”

여섯번째장첫번째조짐,정묘호란:조선이흘려보낸시간과홍타이지의등장
+홍한수전,여섯번째인조5년(1627)1월22일평안도안주성
새로운군주홍타이지가선택한희생양,조선│함락된안주성,열려버린침략의길│“전쟁은우리의몫이아니다”│가장믿어야할존재를의심한임금│일어나지않은의병,등을돌린백성│호란은끝났지만끝나지않은용골산성의전장│의병장을믿지못하는임금

일곱번째장무릎을꿇어도죄,꿇지않아도죄:홍타이지,황제를선언하다
+홍한수전,일곱번째인조11년(1633)4월13일구련성마타자인근
전쟁으로다져진홍타이지의시대│물에약한뭍의여진족232조선의골칫덩이,가도와모문룡│모문룡은사라졌어도여전한조선의두통│“조선의전함이필요하다”│김여규가아니라신달리다!│“조선의전함은이제필요없다”244명과후금사이에서균형을잃고쓰러진인조

여덟번째장무너진동아시아의균형:모문룡의몰락과공유덕과경중명의망명
+홍한수전,여덟번째인조14년(1636)4월11일심양황궁
칭기즈칸의후예를정복한후금│버려지는조선의시간│마지막기회를놓친조선│읽지못한정세,쌓이는오해,들킨속마음│왜11월26일인가?│북쪽에서불어오는바람│결국,전쟁의시작

아홉번째장그후로38년,반복되는비극:병자호란의시작
+홍한수전,아홉번째인조14년(1636)12월29일남한산성
문제1:전투를할수없을정도로부족한병력│문제2:뒤떨어진전술│문제3:존경받지못하는선비│산성으로는막지못하는철기│제대로싸워보지도못하고패배한조선군│그저흘려보내기만한시간│한심하게갇힌자와느긋하게가둔자

열번째장예정되었던슬픈결말:삼전도의굴욕과병자호란이후의조선
+홍한수전,열번째인조15년(1637)1월30일,삼전도
희망은그렇게사라지고│아쉬움을남긴작은승리,광교산전투│비굴한항복이냐어리석은죽음이냐│수많은오판과희생끝에명에서청으로│반복된역사,다시찾아온비극│반복된비극,반복되지않을수있었던비극


나가는글비극이희극이되지않기위해서는어떤선택을해야할까?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임금께서이르셨다.“사격하는포수들사이에어찌하여아이들이이리도많은가?”
심충겸이아뢰었다.“그간포수로뽑힌아이가15명가량이온데,기술을전수해완성시킬생각이므로아동대兒童隊라고이름짓고해체하지않고있습니다.”
―《선조실록》27년(1594)6월26일

왜란이끝난다음호란이시작되기직전까지,
아무것도바뀌지않고모든것이바뀌었던시간,38년

★왜그때광해군은결국실패하고말았을까?
★왜그때인조는새로운제국인청의굴기에대비하지못했을까?
★왜그때조선은왜란이후에연이어다시호란을맞아야했을까?

1583년생홍한수를통해본평범하게비범했던역사

임진왜란당시조선이운용했던아동대소속의소년병이
병자호란당시청팔기군소속의노병이되기까지굴곡진삶을통해
난과난사이에끼어잊힌틈의역사를최초로발굴하다!

임진왜란이끝난이후부터병자호란이시작되기직전까지,큰사건들사이에끼어가려졌지만그어느때보다중요했던시기인38년간을최초로주목한역사교양서.

역사에서가장중요한순간은
변곡점이되는사건과사건사이,희미한틈에있다
역사적사건이끝난이후다음역사적사건으로전환되기까지의시기,‘틈’은종결된이전사건에대한결과와전개될이후의사건에대한원인이교차되는시간이다.그리고한국사에서가장주목할만한틈의역사로는정유재란이끝나고병자호란이시작되기직전까지인38년간의시간을꼽을수있다.그짧은틈은한반도에서동아시아패권이뒤바뀌는‘난亂’이라는거대한사건들에가려졌지만,한국사의이후를결정했다는점에서어느때보다중요한시기였다.
역사는과거에대한지양또는지향이라는흐름으로진행되기마련이다.그러나어떤역사적사건을설명하며그전후관계를살피는시도들은많았으나사건과사건을연결하는틈,사이의시간자체에주목하는경우는아직널리소개되지않은듯하다.
《38년》에서는이러한‘틈의역사’에주목했다.조선은국제적인환란을경험한이후내외적으로국가를재건해야했다.임진왜란이라는위기가끝난이후병자호란이라는위기의반복이전까지태풍의눈과같았던아주잠깐의시기동안조선은무슨선택을했으며,어떻게시간을보냈고,궁극적으로는왜비극을반복하게될수밖에없었는지,잠잠한듯조선의사회상이급변한시기를재조명한다.

거대한역사와역사사이
평범한사람들이살아간비범했던시대를담다

“그는어린나이에사르후전투에참전했다가포로로잡힌다.이후몇번이고죽을위기를넘기며낯선중국땅을떠돈다.무수한곡절을가슴에묻고13년을인내한끝에마침내고향으로돌아오지만그곳은자신이추억하던장소가아닌낯선땅이되었다.그래도자신이태어난곳이라고정을붙이는가싶었지만다시전쟁이터진다.그는뒤늦게본아들들과함께전장으로끌려가선찬바람을맞으며성벽을지키다성구석에서질긴숨을거둔다.노환과과로로죽고난다음에야그는비로소19세부터짊어진군역에서해방되었다.”

전란시기를배경으로삼은《김영철전》의내용이다.김영철은조선숙종대중인인홍세태가창작한가공의인물이지만,그굴곡진삶은당시조선인들에게흔하디흔한사연이었다.
그시절안추원은포로로잡혀청으로끌려갔다가26년만에귀국했지만고향에적응하지못하고청으로돌아갔다.왜란과호란을관통하며동아시아전역을전전하던안단은37년만에조국으로돌아왔지만,조선은외교문제로비화될까두려워하며그를청으로돌려보냈다.
임진왜란은왜의타네가시마철포와명의불랑기포라는당대최신화력이한반도에서운용된국제전쟁이다.그전쟁에서조선은누구보다많은피를흘린당사자이면서도철저하게전쟁에서소외되었다.훗날국가를재건하는과정에서강박적으로명분을확립하느라난의주체를스스로가아닌외부(명)에두는인식은사대부들사이에서더욱굳어진다.이러한인식은훗날병자호란을맞게되는원인가운데하나가되기도했다.연이은난리에서그충격을직격으로맞고책임을전적으로떠맡았으면서도철저하게소외된이들은따로있다.바로그시대를살아내야했던수많은‘김영철’들이다.
오늘날한국인은여전히혼란과긴장에싸인정세속에서살고있다.혹자는지금여기를명청교체기에빗대기존의제국인미국이쇠퇴하고새로운제국인중국이부상하고있다고도전망하고,누군가는중국을포위하는미국의안보전략에서한국의중요성이더욱부각될것이라고도예측한다.추측은제각각이지만공통적으로지적되는것은전환기마다한반도는위기를맞았고,최신화력의시험장이되었으며,그때마다평범한사람들이큰고통을받았다는사실이다.
《38년》에서는바로이러한평범한사람들의비범한이야기에대해이야기하고자한다.난과난사이,17세기한반도는이미많이소개되었기에오늘날G2에명과청을빗대는것은어느정도새삼스럽다.다만‘틈의역사’를표방하는이책에서는정치사나국제관계사에매몰되기보다는시절에휘말린사람들의삶에빛을비추고자했다.그럼으로써거대한사건에가려진보통사람들,틈사이에낀절절한사연들을자세하게들여다보고자했다.

생생한소설과빈틈없는해설을아울러
역사교양서의지평을넓히다
이를위해《38년》이소개하는1598년에서1636년까지38년간의역사는크게두축으로나뉘어전개된다.즉각장은홍한수라는평범한인물의비범한삶을담은소설과,그소설을바탕으로풀어쓴역사해설이라는두가지형식으로구성되어있다.
소설파트의주인공인홍한수는왜란전인1583년에태어나임진왜란과병자호란사이에서굵직한역사적사건을빠짐없이겪으며조선과명,청,그리고왜모두와얽힌다.임진왜란당시부모를잃고떠돌다아동대에입대해항왜에게사격술을배우고,얼떨결에인조반정에참여해이름없는공신이되는가하면떠밀리듯이괄의난에휩쓸려반역자가되고,짓지도않은죄를갚기위해북방으로밀려갔다가포로가되어죽을고비를넘기고,변발차림으로홍타이지와함께조선으로돌아와조선땅을지키는아들에게총을겨눈다.
교양서로서처음으로소개하는‘아동대’는임진왜란당시조선이모집했던소년병대이름이다.당시조선조정에서는조총병과는완력이부족한아이들로도운용할수있다고파악했다.15세면성인으로대접받았던당대기준에서어린이로취급받았으니아동대원들은말그대로십대초반정도의아이였을것이다.
역사해설파트에서는홍한수를비롯한아동대출신들의삶을배경으로삼아임진왜란직전부터병자호란직후까지의한국사를촘촘하게훑는다.그럼으로써광해군의외교정책이결국실패한까닭과인조가국제정세를똑똑하게파악하고있었음에도부상하는제국인청보다명에집착했던이유,그리고조선이임진왜란에이어병자호란을연이어맞았던사유에대해파헤쳤다.

조선은왜난(임진왜란)바로다음에
난(병자호란)을다시맞아야했을까?
이책에서이야기하는병자호란은필연적인비극이자,동시에대비하고또피할수도있었던전쟁이었다.그런점에서병자호란은자연재해와같이일방적으로닥친비극이지만끝내극복할수있었던임진왜란과는비슷한듯전혀달랐다.
결과만놓고보자면임진왜란은조선이왜에게승리한전쟁이다.다만이러한승리가조선에게는독으로작용했다.왜를상대하느라여진에대한경계가느슨해지면서누르하치가굴기하는것까지는어쩔수없는위험이었을것이다.전쟁이후재건이기대만큼이뤄지지않았음에도기존체제를유지하려다보니사회가경색되고시대정신이완고해지는것또한당연한현상이라고할수있다.경제가제대로회복되지못한상태에서군을정비하는데에도한계가있을수밖에없다.병자호란이라는비극은어떤측면에서는임진왜란때부터예정된,무수한분기점마다부딪혔을한계들이차곡차곡축적되어돌이킬수없게된흐름일수있다.
그러나한편으로조선은그무수한분기점만큼미래를바꿀수있는수많은기회들을가지고있기도했다.누르하치가굴기한다음에도조선조정은일찍이세종이마련했던북방방어체계를추스를수있었다.광해군은현실에냉소하는대신자신의외교정책에대한구상을설득할수도있었다.인조는노련한무인들을견제하거나배제하는대신중용함으로써국방력을보존할수도있었다.정권을유지하기위해명에대한사대를포기할수없었다면보다확실하게입장을취하며전쟁에대비할수도있었고,농성전과조총병과쪽으로기울어진군체계를철기중심의후금군의특성에맞춰수정할수도있었다.재정과인구가부족하다면사대부들과왕실이먼저나서사재를털고모범을보일수도있었다.정묘호란까지는피할수없었을지언정그이후에는대외정책을수정해청과의관계를개선할수도있었다.그러나조선의위정자들은홍한수와같은보통사람들이정유재란과사르후전투,인조반정과이괄의난,정묘호란을거칠때까지단한번의기회도제대로살리지못했다.
그결과여성들은청으로끌려갔다가돌아와손가락질을받아야했으며,남성들은아이였을때부터총을잡아성벽아래에서늙어가며얼어죽어야했다.이러한혹독한현실앞에서임금이‘오랑캐’앞에머리를조아려야했던치욕은차라리사소한일이었을뿐이다.

과거가희극으로소비되지않기위해,
역사가비극으로반복되지않기위해
《38년》에서는역사에빗대국제정세를조망하거나,명과청사이에놓인조선의처지에오늘날한국의상황을포개는데에서끝내지않고자했다.그러한문제의식에서나아가거대한사건들사이에끼인보통사람들의삶을복원하고사건과사건사이에가려진역사에초점을맞추고자했다.그리고비범한시대를고통스럽게넘기는평범한사람들의사연을통해명과왜의화력시험장이된한번도의상황이어떻게한국현대사에서그대로재현되었는지,왜한국은조선처럼주변상황에휘둘려원하지않는파병을강요당해왔는지,왜우리는성수대교와삼풍백화점을거쳐대구지하철참사와세월호참사에이르기까지여전히십년주기로비극적인사고를반복하고있는지를살피고자했다.
이책에서난과난사이38년의시간을들여다보며내린결론은다음과같다.하나,선택의갈림길에서취하게되는행동가운데최악은가장나쁜결단을내리는것이아니라결단을미루고내리지않는것이다.둘,비극으로나아가는무수한분기점의합에서단한순간단한명이라도자신의자리를제대로지키고있었다면적어도최악의결과로까지는도달하지않는다.셋,역사는반추할줄모르는이에게항상가장잔인한방식으로복수해왔다.38년이라는끼인역사를,명과청사이에낀조선의처지를,난과난사이에끼인그시절사람들의사연을역사로만박제할수없는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