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품위를 지키는 27가지 방법)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품위를 지키는 27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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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젊은 친구, 기사답게 행동해!”
무례한 시절을 견디는 모두를 위한
쇤부르크 씨의 농담 같은 진지한 어른 수업

“출근길 비 맞고 있는 강아지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어른으로 늙고 싶다”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독일의 저널리스트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가 가난 앞에서도 인간다운 품위를 잃지 않는 삶의 미학과 세계사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개인의 의미를 고민하는 성찰을 거쳐 이번에는 ‘어른’이라는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고고하면서도 상냥한 어른의 모습을 복원하고자 기사도라는 전통적 개념을 복원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음 27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인류 정신사를 일별하는 저자 특유의 입담에 넘어가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드러운 갑주와 단단한 내면을 가진 어른이라는 존재가 모든 낡은 것을 잔소리로 치부하는 오늘날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저자

알렉산더폰쇤부르크

AlexandervonSchönburg
인간을한마디로정의하는것은어리석고오만한시도다.그러나이책에서는사람을포기하지않고생의비겁함까지직시할수있는‘전통적’인어른이되고자일상을축적하는글쟁이로소개한다.1969년에유서깊은귀족가문에서태어나베를린에서가족과함께살고있다.《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의베를린판편집자와《쥐트도이체자이퉁》의칼럼니스트로활동했다.지금은《빌트》에글을쓰고있다.지은책들가운데《세계사라는참을수없는농담》,《폰쇤부르크씨의우아하게가난해지는법》,《폰쇤부르크씨의쓸데없는것들의사전》등이한국에소개되었다.

목차

들어가는글:어른들이사라진시대에서어른으로산다는것

00나는왜오래된덕목을27가지로정리했는가?
01신중함:용기는한번더깊게생각하는것이다
02유머:삶앞에겸손한사람만이웃을줄안다
03열린마음:우리는모두고향밖에서는이방인이다
04자족:사치는휘두르는것이지휘둘리는것이아니다
05격식:매너가그의역사를증명한다
06겸손:최고의오만함은고개를숙이는것이다
07충실:사랑은호르몬의화학작용이끝난다음부터시작된다
08정조:솔직하게순진하지말고정직하게순수하라
09동정심:공감은내가당신과같지않다는깨달음에서시작된다
10인내:육식동물의무기는송곳니가아니라참을성이다
11정의:정의는도달할수있는것이아니라다만다가가는것이다
12스포츠맨십:경쟁을두려워하면패배조차하지못하게된다
13권위:모든팀에는주장이필요하다
14데코룸:규칙에서자유롭고싶다면먼저규칙에통달하라
15친절:작은친절이우리가서있는지옥을잊게만든다
16인자함:타인에게엄격한잣대는스스로에대한과대평가에서비롯된다
17솔직함:인간은솔직함을좋아하지만얼마만큼솔직해져야하는지는모른다
18관후함:흉내낼수없는기품은오직너그러움에서만나온다
19절제:나를지배했던우상과결별할때자유가시작된다
20신중함:어른은하고싶은말과해야할말을구분할수있는존재다
21쿨함:사춘기에서벗어났으면태연함과무심함을착각하지말아야한다
22부지런함:우리는너무부지런하기때문에게으름에빠진다
23극기:스스로를대세에가두지말고스스로에대해직접결정하라
24용기:전장에서가장안전한곳은포탄이떨어지는바로앞이다
25관용:내가싸우는적이나를증명한다
26자부심:나에대한긍지는나에대해고민해본경험에서나온다
27감사함:행복은구걸할수있는것이아니니,다만감사하라

나가는글:권위가아닌품위로,어른으로의권유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언제부터클래식은
올드로희화화되었는가?

안동선비이만도는1910년경술국치를맞아곡기를끊는방식으로목숨을끊었다.같은시기《매천야록》의저자황현은다음과같은유언을남기고자결했다.“나라에목숨을버려야하는의리는딱히없다.그러나망국을책임지는선비하나나오지않는다면그또한부끄럽고미안한일일것이다.”
오늘날‘선비’라고하면한가로운책벌레나완고한원리주의자정도를떠올릴것이다.그러나실제선비는삶의자세에대해진지하게고민하며스스로에게부끄럽지않고자노력했으며,실제삶이그에따르지못하면최소한부끄러워했었다.
이와같이한문화권의준거로자리하며자신이적을둔사회를짊어지고자했던어른과그바탕이되는정신체계는이름만각각다를뿐시대와문화권에따라언제나그리고어디에서나존재해왔다.이를테면우리에게는앞서소개한선비가그러한역할을맡아왔고이슬람문화권에서는푸트와,서구문화권에서는기사도나신사라는개념이존재했다.
그러나언제부터일까,어른을상징하는태도들은동과서를가리지않고진작세상의뒤안길로사라졌어야할구태로의미가변화되었다.오늘날수많은자기계발서들과강연들에서는자아실현의덕목가운데하나로낯익은것과의단절과전해져내려온것들의파괴를꼽기도한다.
이에따라우리는전통적인‘어른’의모습을조금씩잃어갔고대신‘꼰대’라는멸칭이이를대체하게되었으며,옛지혜들은‘라떼는말이야’라는쉰내나는잔소리로치부되었다.익숙한것을무너뜨리는데에서혁신이시작된다는실리콘밸리테크올리가르히들의주장이어느덧지금을상징하는구호가된것이다.
독일의저널리스트알렉산더폰쇤부르크는이러한시절의분위기에대해의문을제기한다.다시말해스스로를‘최적화’하기위해보다개인에집중하며낡은것들을모두청소해나갔는데왜우리는점점더불안하고불행해지는것일까?《어른이라는진지한농담》은바로이러한문제의식에서시작한다.

갈등이일상이된
미성숙한사람들의세상

이러한시도의배경에는저자가내린두가지시대진단이자리하고있다.하나는현대사회가개인을과도하게찬양하는한편한사회의기준이되는보편적가치와그것을바탕으로운용되는질서를부정함으로써상대주의의함정에빠지게되었다는것이다.
또하나는삶을진지하게대하는태도들을일종의병리로매도하는이른바‘쿨함’과‘병맛’에대한유행이다.이에따라‘클래식’을‘올드’한것으로폄훼하고,혼돈과천박함을솔직함이나진보적인태도로포장하며태연함과냉담함을구분할수없게되었다.
이러한분위기에대한배경으로쇤부르크는결과적으로서로가서로에게포기당하는것을권유하는오늘날교육의지향을꼽는다.볼츠는놀이터를가리켜현대인이모험을경험할수있는최후의공간이라고말했다.그러나언젠가부터놀이터에서조차남과경쟁하는것이허용되지않게되었고,대신부모와교사들은아이들모두가잘하고있으며모두의의견이무조건옳다고만가르치고또응원한다.
그결과오늘날성인들은타인이라는지옥을견디는관용과나또한타인에게지옥일수있다는성찰을경험하는대신주파수가맞는이들끼리보고싶은것만보는쏠림현상에익숙해지게되었다.또그렇게성장한사람들이만든세상은갈등이두려워싸움을피하는대신서로어긋남에도불구하고어떻게든더불어살아야하는타인을일찌감치포기한채자기폐쇄적인영역으로침잠해각자도생하는‘죽은어른들의사회’가되었다.
지금한국뿐만아니라전세계적으로시민사회곳곳에서갈등이심화되고있지만,그래서저자는오히려오늘날제대로된갈등은존재하지않는다고진단한다.상대를직시하며제대로싸워본적이없는가짜어른들이서로의입장을확인하며설득하고설득당하는충돌은회피한채그저귀와눈을막고상대를차단하며자신의주장만외치는데급급하고있다고파악하기때문이다.
이에대한해결책으로저자가주목한덕목이이미오래전낡은것으로치부된기사도다.여기서기사도란전근대적계급의식으로서가아니라현대인이잃어버린깊고넓은어른의멋을가리킨다.

그옛날고결한기사처럼,
권위가아니라품위를가진어른

기사도caballarius는13세기무렵유럽에서가장강력한무력을행사하던이들인기사를통제하기위해체계화된일련의행동규범이다.폭력이나법으로강제하는것이아니라이상적인전범을제시하며권유하는형태였기때문에기사도는시간이지날수록단순한규범에서나아가인생에대한미학으로발전하게되었다.따라서기사도의핵심은스스로의삶에대한책임감그리고삶에서조금의구질구질함도용납하지않는고결함이었다.요컨대기사도는연재중인작품을마무리지어야하는작가처럼스스로의삶을책임지고자하는각오이자멋에대한집착이기도했다.
저자가이러한기사도에주목한까닭은그것이고대와근대,그리스와기독교적인정신이어우러진오늘날서구문화에서설정한이상적태도의근원이기때문이다.다시말해쇤부르크는있는힘껏시련을통과함으로써(성인식)스스로를증명했던강인한고대인과이기주의를넘어약자와소수자에주목하는자기희생적종교적인간을결합시킨기사도가삶에대한진지함을잃어버린오늘날복원해야하는가치라고주장한다.
따라서저자는관후함부터긍지에이르기까지이책에서27가지로정리된기사도의덕목들을하나하나재해석하며우리가잊고있거나또는과소평가하고있던전통적가치들을일깨우고,이를일상에서실천해어른이사라진시대에서어른이될것을권유하고자했다.
이렇게소개하면무겁고진지한글일것이라고우려할수있겠지만,저자는특유의필력으로자신의박람강기를일상의에피소드들에녹여유쾌하게풀어낸다.나아가“친구연인의외도를목격하게되었다면친구에게그사실을알려야할까?”나“혼자있는줄알고CF송을부르며춤을추고있는동료와마주했을때어떻게행동해야하나”와같이우리가한번쯤고민했던별것아니면서도은근하게신경쓰였던딜레마들을유머러스한문답형식으로중간중간끼워넣음으로써환기를시도하기도했다.그리고각챕터의마지막에는해당덕목에대한아포리즘을제시해글의결을더욱산뜻하게만들었다.이책의제목에‘진지한농담’이들어가는까닭은바로이러한특성에서비롯되었다.

최악의상황에서드러나는어른의깊이
따분한일상에서축적되는어른의넓이

하루하루살아내며축적되는성찰을가리켜우리는철학이라고일컫는다.그리고세월의더께처럼삶에내려앉은사유를인생의태도로다듬은이들을가리켜어른이라고한다.그렇게삶을대하는태도가나이테처럼단단하게몸에새겨져하나의스타일이되었을때,우리는그것을품격이라고한다.나아가그몸에스며든태도의미학이사회구성원들대다수에게받아들여지면질서가되고,질서가당대로끝나지않고시간을뛰어넘어후대로전해져내려가면전통이된다.
이책의원제“DieKunstdeslässigenAnstands”를우리말로옮기자면“굳이격식을차리지않아도귀족처럼예의를지킬수있는품격의기술”정도가될것이다.다만‘격식없는품위’라는모순적인표현을저자의의도에맞게다듬자면‘숨기려해도자연스럽게배어나오는기품’정도가적절할것이다.즉굳이케케묵은기사도의전통을27가지로나열하는이책의목적은꾸며내고구걸해서자신의품위를세우고자하는기술을소개하고자함이아니라나이가들수록깊어지는주름살처럼자연스럽게드러나는어른스러움과그격에대한권유에있다.또모든오래된것들이낡은것으로치부되는분위기에맞선교양인의소심한저항이기도하다.
기사도든선비든모든문화권에서이상으로제시하는덕목이추구하는경지는‘높은인간’의자세,즉어른스러움이다.그리고저자가이야기하는어른스러움이란남들보다우월한지성이나어디에도휘둘리지않는뚝심을바탕으로삼은단단함이아니라그반대로가진것도변변치못하고매순간휘둘리는처지일때,모든것을잃고바닥에떨어졌을때비로소드러나는어떤교양이자긍지다.나아가바쁜출근길,발걸음을잠시멈추고비맞고있는길고양이에게슬쩍우산을씌워주는여유이자기품이기도하다.
우리는스스로에게부끄럼없는삶을살고싶지만살아온날이쌓일수록무수히타협하며삶에서비겁해질수밖에없다.어른이된다는것은이러한생의비겁함을인정할줄아는의미이기도하다.그리고우리가살아가며지켜낼수있는최선의품격이란이러한스스로의비겁함과모자람에절망하거나회피하는것보다는‘그럼에도’불구하고지금서있는일상을포기하지않고전통으로지키고자노력하는자세자체일것이다.그것이저자가진담인듯농담처럼권유하는어른의품격이자여유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