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국왕의선언,“우리는방역에실패했다”
코로나19대혼란으로드러난북유럽의실상
코로나19는그간‘선진국’이라불리었던나라들의민낯을드러냈다.그중에서는우리가오랫동안복지국가모델로서선망해왔던북유럽국가들이있었다.특히스웨덴은육아,교육,노후,노동,성평등등모든방면에서뛰어난복지정책을만들고평등한사회를이루었다는평가를받아왔다.양극화와불평등문제를겪고있는한국사회에서스웨덴은중요한모범국가이자반드시따라야할모델이었다.
그러나코로나19가등장하면서북유럽에대한환상은깨지기시작했다.처음에는동양인이나이주민에대한차별부터불거지더니느슨한방역과미흡한의료역량,과부하가걸린공공의료시스템이계속문제가되면서확진자와사망자수가폭발적으로증가했다.특히스웨덴은‘집단면역’이라는초강수를두면서전염병에취약한노인세대부터먼저희생시켰다는비판을받았고결국국왕이직접나서전세계앞에서방역의실패를인정해야했다.북유럽이이같은혼란을겪게되면서그들이공유하고있던틀인‘보편적복지국가’역시도마위에오르기시작했다.
“낸만큼돌려받지못하는나라”
기회없는복지천국의가난한시민들
국가예산으로공공의료시스템을운영하는스웨덴은작은증세로도병원에서치료받을수있는한국과달리응급상황에서도기본적인대기시간만5~10시간에달할정도로고비용?저효율이심각하다.교육은계층사다리의역할을충분히해내지못하고있고스웨덴아이들의학업성취도는갈수록떨어져얼마전에는세계적인수준에비해낮게나타났다.노령연금은각종소득세와주거비,필수생활비를제외하면한달에사용할수있는금액이17만원정도에불과하다.고용보험도국가가아닌민간의것으로실업의위험에취약하며비정규직근로자에대한노동법의보호수준(고용보호지수)은OECD평균이나한국보다한참뒤떨어진다.
이처럼혜택이기대만큼크지않음에도불구하고스웨덴복지국가는‘모든근로소득에성역없는과세를’을표방하며국민들에게높은조세부담률을가중시킨다.소득구간별로촘촘하게나누어누진적으로세금을부과하는한국과달리스웨덴은‘서민증세’라불러도될만큼저소득층에게도높은세금을부과한다.부가가치세도높기때문에실생활에필요한외식비,주류비,주차비,미용비등이비싸고무엇보다주거비가큰비중을차지한다.아울러스웨덴에서는‘세금달력’을통해옆사람의연봉을비롯한소득및신용정보를속속들이감시할수있는데이는시민들이서로탈세범들을신고하고잡아내기위한수단이되고있다.부의기회가현저히줄어든스웨덴국민들은그나마‘일확천금’을노릴수있는부동산투자나도박에빠져들고있고이로인한가계부채의규모는세계적인수준으로치솟고있다.
“우리끼리는평등하다,족벌가문만빼고”
평등정책의이면에숨겨진불편한진실
스웨덴은이민자들을가장많이받은나라고성평등정책에있어다른어떤나라보다앞서있다.동시에노동소득의격차가크지않고학벌에따른차별이거의없다.이같이외형적으로는강한평등정책을지향하는것만같은스웨덴이자산격차에있어서는세계최고수준을기록한다.자산의불평등정도를나타내는‘총자산지니계수’는자본주의의종주국미국보다높고,나라전체자산에서하위50%가차지하는비중은한국이15%인데비해스웨덴은0%다.
스웨덴에는재산세와상속세가폐지되어세금없이막대한자산을후대에물려줄수있는부유층가문이있고,할아버지의부동산대출이손자에게까지대물림되는중하위계층이있다.노동자들사이의‘소득격차’가큰한국과달리‘자산격차’가큰스웨덴에서는부자가불로소득을통해더욱부유해지고중산층?중하위층이열심히일할만한유인이떨어지면서더욱가난해지는현상이나타난다.아울러난민의과도한유입에따라스웨덴국민들의경제적부담이커지는상황에서이민자혐오를부추기는극우정당의인기가치솟고사회통합에위기가오고있다.
“과연복지국가는지속가능한가?”
스웨덴을넘어우리의미래를만들어가야하는이유
저자는스웨덴의역사와경제를살피며복지국가의근본적인조건을되짚고자한다.스웨덴사민당정부는발렌베리그룹을위시한독점기업에게기득권을보장해주는대신그들이양질의일자리를제공함으로써강력한복지국가를이룰수있으리라생각했다.하지만스웨덴대기업들은본사를해외로이전시키고복잡한피라미드형지배구조를만드는등각종편법을사용해고율의세금납부를피했다.그결과시장의활력은갈수록떨어졌고새로운기업보다는도태되는기업들만늘어갔다.경제성장이눈에띄게느려지면서고용도이전만큼활성화되지않자결국스웨덴정부는1980~1990년대에이르러대대적인신자유주의개혁을추진했다.
이같은스웨덴체제의역사를볼때,저자는보편적복지국가를통해성장과분배의선순환을이루고완전한평등을실현하는것이사실상실패했다고주장한다.그리고국민들을상대로증세에대한충분한논의와설득없이기업들에게만징벌적규제를부과하면서북유럽복지국가를모델로내세우려는시각에대해비판한다.저자는스웨덴이사회주의가아닌자본주의의토대위에서발전한나라인만큼,현재우리가부러워하는그들의복지정책은모두성장의동력을잃어버리지않는한에서만가능하고의미가있다고설명한다.즉경제성장에저해가되는보편적복지는줄이되,취약계층에대한선별적지원을확대하고시장의자유를최대한보장해야한다는것이다.스웨덴이처한현실에기초해우리가맞이할수있는미래를내다보는이책은선진복지국가들이지닌딜레마를넘어우리도우리자신만의새로운사회모델을구축해야함을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