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선비의 서재에 들다 (고전에서 찾아낸 뜻밖의 옛 이야기)

역사, 선비의 서재에 들다 (고전에서 찾아낸 뜻밖의 옛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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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왕부터 천민까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과 삶이 모여 역사가 된다!
48권의 고전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해석한 『역사, 선비의 서재에 들다』. 실록 밖에도 역사는 존재한다. 저자는 실록에 나와 있는 사실에 개인들이 남긴 기록을 더해 종합하면 보다 진실에 가까운 역사를 만나게 된다고 이야기하며, 율곡의 《석담일기》에서 《어우야담》에 이르기까지 개인이 남긴 문집과 야사집에 주목해 실록에서 다루지 않은 뒷이야기를 발굴함으로써 진실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평면적인 역사에 인물들의 성격과 전후 사정을 풍성하게 덧붙여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훨씬 더 자유롭고 새롭고 재미있는, 날 것 그대로의 역사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저자

배한철

구미출신으로1995년〈매일경제〉에입사했다.정부부처를출입하면서정책기사를주로써왔다.대학에서경제학을전공했고경영학으로내리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저널리즘이유명한미국미주리대학교에서방문연구원으로공부하기도했다.그러나고등학교시절부터필자의오랜꿈은역사학도였다.당시에는역사가단순히연대를나열하고사건이나제도를기계적으로외우는지루한과목이었다.그런데고등학교에들어가서만난국사선생님이역사에대한인식을바꿔놓았다.흥미진진한이야기로풀어내는역사수업은주입식교육에익숙했던필자를열광시켰다.2012년우연찮은기회에문화재관련취재를맡으면서부터묻어두었던역사학도의꿈을마음껏펼치고있다.현재〈매일경제〉와네이버에한국사와고미술,고전등을주제로다양한칼럼을쓰고있다.역사는재미있어야한다고믿으며,이를위해오늘도고전과문화재를찾아기자수첩을들고박물관과종갓집을종횡무진누비고있다.저서로는《한국사스크랩》(2015년세종도서선정),《얼굴,사람과역사를기록하다》(2016년이달의읽을만한책선정,2017년세종도서선정)등이있다.

목차

머리말고전의눈으로본새로운역사5

1장지존의삶
왕들의모습과생애17
성군의황당한돌출행동28
반전의종결자,선조37
다재다능했던왕들49
곁들여읽기-무수리의자식,탕평의화신이되다59

2장위인들의이면을엿보다1
우리가아는그사람맞아?예상밖의위인史68
인물로읽는한국사81
실록밖위인評90
곁들여읽기-퇴계를모욕한조식102

3장시대에맞선조선의여인들
옛여인,예술혼을불태우다112
말을아는꽃,기생들의슬픔121
그녀들의고단한인생132
곁들여읽기-유교적굴레벗어던진대학자의아내142

4장위인들의이면을엿보다2
바람난위인들152
무소불위세조의남자들,일백번고쳐죽은충신들164
잊힌,그러나미친존재감의인물史176
곁들여읽기-살인을일삼은사도세자는사이코패스186

5장전쟁의참상을기록하다
최강의전투력에속수무책무너지다196
수치스러운전쟁의기록208
전쟁,아비규환의비극218
종전,그러나다시원점227
곁들여읽기-일본에다녀온선비,남창을보고아연실색하다238

6장그시절삶의현장보고서1
비구니절에서웬아기울음?248
유학자의나라,일본책을수입하다259
문화유적의원형을보다270
우리가몰랐던뜻밖의역사282
곁들여읽기-정조가장수했다면조선이바뀌었을까?294

7장금강산도식후경
오랜역사만큼이나다양한음식문화304
궁핍해도배부르게조선인의식습관313
옛사람의건강법323
곁들여읽기-정부인이꼽은최고의음식‘개고기’333

8장그시절삶의현장보고서2
상전은빼앗고백성은속이고340
아전들대물려도적질하다349
‘백의민족’의진실358
소소하지만특별한이야기367
곁들여읽기-임금들의초상화가불타다375

9장이방인의눈에비친조선
조선人을말하다384
조선國을말하다393
조선史를말하다400
곁들여읽기-조선의마지막황제,치료불가능한고자?407

참고했던책과저자414

출판사 서평

48권의고전에서길어올린우리역사의진면목!!
사소하지만생생하고,낯설지만자유롭다
실록밖에서찾아낸새로운역사

‘기록의나라’조선은왕이사망하면그가재위하는동안있었던모든일의기록을엮어실록으로남겼다.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으로등록되어있는《조선왕조실록》은태조부터철종까지25대470여년동안시간순으로역사적인사건들을기록한,1893권888책에달하는어마어마한양의역사서다.과연‘기록의나라’라는이름에걸맞은정사正史라고할수있다.
그런데실록밖에도역사는존재한다.성리학의도입과함께학문이비약적으로발전하면서사대부들은방대한저작물을양산해냈다.시와수필,상소,행장,비문등형식이다양할뿐만아니라사상과정치,제도,과학,역사,인물,세태,풍속등다루는분야도실로광범위하다.조선후기에접어들면서경제가발전하고신분제도가느슨해지면서일부지만여성은물론,중인이하의하층민들도기록물을생산하여우리의기록문화를더욱풍성하게만들었다.이들이남긴저작물에는실록에서다루지않은사건들이다수포함되어있다.또실록과는전혀다른이야기를하는경우도허다하다.공식적인기록이아니라개인들의자유로운기록이다보니,자신들이살핀왕의인간적인면모부터널리알려진위인들의바람기,민초들의고단한삶까지다양한이야기가생생하게펼쳐진다.게다가양념처럼해학과풍자까지함께녹아있다.저자배한철이율곡의《석담일기》에서《어우야담》에이르기까지다양한고전에주목한이유다.개인이남긴문집과야사집등을통해실록에서다루지않은뒷이야기를발굴함으로써진실에한발자국더가까이다가가는것이다.
저자가다양한고전을통해역사를이렇듯새롭게해석한것은역사가엄숙하고준엄한의식으로무장한무거운것이아니라‘재미있는사람사는이야기’라는평소지론때문인지도모른다.왕부터천민까지사회를구성하고있는한사람,한사람의선택과삶이모여역사가된다.그렇기에저자는다양한관점이공존한다는사실을인정하고이들의이야기에귀기울이라고이야기한다.박물관과종갓집을종횡무진누비며만난다양한고전과그속에숨은이야기,그리고다양하고아름다운그림이독자들에게새로운즐거움을선사할것이다.

고전으로역사의퍼즐을맞추다
-사도세자는정말노론의희생양일까
-선조는정말무능한군주였을까

태종은형제들을죽이고왕위에올랐다.그리고한세대를건너손자인세조가다시조카인단종을밀어내고왕위에오르는비극이반복됐다.그러나태종과세조의왕위찬탈에대한조선왕조실록의평가는건조하게만느껴진다.건국초기왕권을강화하고국가의기틀을확립했다는식이다.물론그또한사실이지만실록의편찬자들역시태종과세조를좇던무리였기에어쩌면이같은평가가가능했던것이아닐까.그래서“역사는승자의것”이라는말이전해지는지도모른다.
그러나일반적인평가는실록의그것과는큰차이가있다.태종과세조의행동이패륜이며불충이라는의견이압도적이다.실록이정본에가까운역사라는것은누구나인정하지만,실록만을역사의전부로바라봐서는안되는이유가여기에있다.역사에서이같은경우를무수히발견할수있다.특히심각하고첨예한문제일수록이같은현상이두드러진다.
영조가사도세자를뒤주에가둬죽인임오화변은그자체로도끔찍한사건이지만,아버지가자신의손으로아들을죽인지극히이례적인사건이다.그래서영조를왕위에앉혔던노론이정치적으로소론의손을들어주던사도세자를음해하여제거했다는견해가전해지는것또한사실이다.그러나이것은훗날정조의생각이반영된관점이라고볼수있다.정조의어머니혜경궁홍씨는《한중록》에사도세자의정신병이심각한상태였음을보여주는여러가지사건들을기록한다.

사도세자는‘의대증衣帶症’이라는희귀병도앓았다.옷을갈아입기를고통스러워하는강박증이다.혜경궁홍씨는“옷을한번입으려면스물에서서른벌의옷을준비해야한다”며“입지못한옷은귀신을위해불태우기도했다”고했다.…(중략)…게다가사도세자가마음을의지했던정성왕후,인원왕후가같은해승하하자세자의증상은악화일로로치달았다.그해6월화증이더하여사람죽이기를시작했다.내시김한채를죽여서그머리를잘라들고다니면서내인들에게둘러보였다.혜경궁홍씨는“내그때사람의머리벤것을처음보았으니흉하고놀랍기이를것이있으리요”라고했다.이일이있은후세자는사람을죽이고야마음을풀리는지내인여럿을죽였다.

이처럼실록에나와있는사실에개인들이남긴기록을더해종합하면보다진실에가까운역사를만나게된다.선조의경우도마찬가지다.우리는선조가다가오는전쟁의위협에아무런조치도하지않은무능한군주로생각한다.그러나율곡이이의문집《석담일기》에그려진선조는우리의선입견과많이다르다.학문과예술,인재를사랑하고검소하게백성의고통을보듬을줄아는임금으로그려진다.세상어디에도선하기만한사람,혹은악하기만한사람은없다.사람이라면누구나선하고좋은점이있는반면,부족하고나쁜점도있기마련이다.그러나역사는사건이나인물의단선적인면만을기술하기때문에좋거나혹은나쁜면만지나치게강조되는것이다.저자는이런속성에주목해50여권에달하는다양한고전을뒤져서정사에서다루지않았으나사건의본질에다가설수있는다양한이야기를발굴한다.그리고이과정을통해역사의퍼즐을하나하나맞춰간다.그렇게사건과인물의진면목,진짜역사에다가선다.

우리가알던위인들의새로운모습
-단종의비를탐했던뻔뻔한신숙주
-처갓집여종과바람피우다걸린이항복

고전은우리에게널리알려져있는위인들의의외의모습들을보여준다.훈민정음창제에참여했고주요관직을두루거치면서뛰어난역량을발휘해,결국영의정의자리에까지오른신숙주는조선전기를대표하는인물가운데하나다.그런데김택영이쓴역사서《한사경》을보면,신숙주가세조에게단종의비정순왕후를자신의첩으로달라고했다는충격적인내용이전해진다.윤근수의《월정만필》과이긍익의《연려실기술》에서도같은내용이전하는것을보면,틀림없는사실로보인다.한때군주로모셨던단종과어린시절부터함께했던친구들을배신한것도모자라정순왕후를자신의첩으로삼으려했다는사실은가히충격적이다.이후신숙주와그의가문은승승장구했으나사람들은그의이런삐뚤어진탐욕을이야기하며,조카의왕위를탐한세조보다군주의아내를탐했던신숙주가오히려더악독하다고욕했다.
신숙주처럼후대에크게지탄을받을만한심각한이야기도있지만,《고금소총》이나《어우야담》같은민담과야사에등장하는위인들의모습은엄숙하고단정한모습이아니다.오히려사람냄새물씬나는익살스러운모습이다.오성과한음설화의주인공이항복은도원수권율의딸과혼인하면서데릴사위가되어처가로들어간다.그런데이항복은처갓집여종에게마음을빼앗긴다.뻔뻔스럽게도장인에게책읽을조용한독서당을얻어달라고해서본격적으로여종과바람을피우다가장인권율에게딱들킨다.그다급한상황에능청스럽게웃으면서농담으로넘기는이항복에권율도할말을잃고따라웃는다.다소과장이있을수있겠으나이런성격을가진이항복이임진왜란당시명나라장수들과관료를어떻게대했을지짐작할수있는부분이있다.
이처럼역사에는권력투쟁과국가의운명같은무겁고엄숙한이야기만있는것이아니다.역사를이끌어가는것도결국은사람이다.황희나퇴계이황,율곡이이처럼시대를풍미했던인물들은물론이고신사임당,황진이와같은여인들,노비출신이었지만정승이된반석평과같은이들이삶이하나하나모여역사가되는것이다.실록에기록된역사적인사건들의흐름에그들의인간적인면모를살피는것도역사의본모습을파악하는데중요한역할을한다.

이제까지역사는언제나왕이나권력의중심에있던신하들을중심으로움직여왔다.그러나오늘날의우리에게더의미있고친근한역사는오히려그중심에서멀리있는것들과더깊이연결되어있다.어느이름없는선비의서재에꽂혀있던문집에담긴생소한이야기가진짜역사의빈부분을채워주는조각이된다.평면적인역사에인물들의성격과전후사정을풍성하게덧붙여보다입체적으로이해할수있게해준다.훨씬더자유로워서새롭고재미있는,날것그대로의역사가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