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기문 (한밤에 깨어 옛일을 쓰다)

형설기문 (한밤에 깨어 옛일을 쓰다)

$30.40
Description
이 책은 1773년경 근기 남인의 핵심 가문 출신 지식인이었던 이극성이 조선시대 문인들의 일화와 시화를 엮어 펴낸 『형설기문』을 세 명의 젊은 고전문학자가 함께 현대어로 옮기고 주해와 서설을 단 책이다. 이극성은 『지봉유설』을 쓴 이수광의 6대손이자 『성호사설』을 쓴 이익의 사위로, 책은 그 자신이 속했던 근기 남인 계열의 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저자

이극성

저자이극성은초명(初名)은존성(存誠),자는유일(幼一)또는덕중(德仲),호는고재(睾齋)이다.지봉이수광(李?光)의6대손이며,성호이익(李瀷)의사위이다.조선후기근기남인의핵심가문출신으로,1741년생원시에합격하여옥과현감,익위사위솔등을역임했다.12조목의상소를올려영조에게경륜지사(經綸之士)라는칭찬을받았으며,가학(家學)전통을계승하여선조들의저술및국가의전고(典故)에관한기록을정리했다.저서로『사과록』,『경원록』,『오절순난록』,『명사총강』등이있다.그의글과기록들은17세기이후정국에서배제돼소수집단으로전락한남인계문인들의문화적지형을파악하는데더없이귀중한자료가된다.

목차

서설

<상권>
64괘를만든사람|강박의시|한호의글씨연습|바보흉내를낸김일손|정구와이황의만남|이항복과남구만의시|동래정씨정승|김득신의독서|정백창의교만|허목의문장1|임도삼의시1|임도삼의시2|남이웅의담력|배인범의도량|조경의문장|오광운의시|민종도의재치|최립의문장공부법|한덕사의문장|정태화의안목|이덕형의시|이준경의지혜|김집의신독|오색대간|정세규의과문|이항복의청렴|김득신과박장원의우정|이진기의과시|신경진의시구|권대재의몸가짐|벼슬구하는글|우리나라의명필|정재륜의처신|이계의시|이재춘의글씨|남구만의파자문|목씨무인의불통|함흥명기가련|서예가의글씨공부|윤순의서예평|이명은의글씨연습|목낙선의의리|윤지인의청렴|채팽윤과무명시인|오상렴의시|노비애남|유일심의공부|이몽리의몸가짐|관상1|관상2|관상3|오명수의시|최수량의시|윤순의시|허목의문장2|이관징과목래선의약속|채팽윤의시1|김창협의시|전처가후처를제사하다|허목의문장3|김숙만의농담|한덕필의지혜|김태로의선행|김의신의글씨|이지정의필법|과법과파법의어려움|장현광의아량|김시진의안목|김득신의대구|이항복과귀신|덕을쌓은윤효정|황상청의점술|채팽윤의시2|이름으로만든대우|노비를속인주인|솔방울과버들강아지|천황씨아버지의이름|걸주계|이서우의시1|이서우와채팽윤의시|법을지킨수졸|김효건가문의장수|이태화의시력|무과합격자|사색당파의유래|조현명과조하망의주량|박세당과박태보의고집|김창흡의시1|김창흡의시2|이헌경과목만중의시|정충신의총명|권대운의청렴|정원대사의시|윤정화의기억력|이광덕과조현명의시|조현명의시|임제의시1|이용휴의문장|이용휴의시|홍봉한과채제공의시|강연의임진왜란회고|강직한강석빈|백곡대사의시

<하권>
강형의묘자리|의상대사의지팡이|한호의글씨|정인홍의문장|신최의부인심씨의문장|윤광보의시|순(舜)에대해묻다|허적의용력|김완의용력|팔비헌|태조의후손|태종의후손|세종의후손|성종의후손|김시양의기억력|형제등과|대대로등과한집안|태조의후손|태종의후손|세종의후손|중종의후손|선조의후손|유희춘의부인백씨의시|정윤목의글씨|김현성의글씨|이익년의기억력|단위명사|염시도의청렴|우리나라사람들의별호|지봉가인물들의호|이정우의시|남식의가법|최씨부인의법도|윤강의백성사랑|채팽윤의시3|유도삼의시|김창흡의시3|김창흡과무명시인|권칙의시|임제의시2|기생노이이야기|김창흡의시4|공부는팔뚝으로한다|아들열한명의이름|김덕원을곡한윤지완|목천임의시|허목의공부|황상청의점술|권이진의지혜|이좌훈의시|여종이지은시|노승의시|가장쓰기어려운글|이한척의시|여종이지은시|권부와이만유의차이|문벌을숭상하는폐단|신유한의시|술상내는법|홍만조와서문중|윤기경의다스림|이옥의가법|윤유기의바둑|이관징의글씨연습|구선행의판결법|백언해|이만유와채팽윤의호칭|이진기와박필성의나이|효자범서|우리나라의소설|홍만조의정사|채팽윤의시4|김치의선견지명|유람을택한노수신|한유후의절개|서인의뜻|허목의시|이서우와오상렴의시|허종의키|석양정의그림비결|불문마(不問馬)|홍이상의후손|홍이상의성균관개혁|이광보의의리|홍봉한의꾀|한준겸의사위들|조식과윤원형|농부가된목조수|황준과부인남씨|이익년의시력|이춘제와이석의공부법|서명균의글씨|환관과소경|권민의기억력|조명국의공부법|오광운,이인복,권부,이유의공부법|오수응의선행|이서우의시2|윤동도와서지수|권흠의주량|배정휘의공부법|지관왕룡|반절을하는이유|김득신의데김|최립이지은소지|파자(破字)|홍여하의기억력|김창흡과능참봉|김창협과고성기생|가장쓰기어려운글자|정백창과정충신|김가교의몸가짐|현명한이익한부인|강홍중과곽희태|목대흠의기억력|회현동정씨의가법|오명준의형제들|문장만숭상하는풍조|내친척과내노비|최생이예를알다

<원문>
형설기문상권|형설기문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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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밤에깨어적는
조선시대문인들의흥미로운옛이야기
이극성의형설기문

정치적박해로정국에서배제되어
조선후기문화사에공백으로남을수밖에없었던
근기남인계지식인들의육성과행적을추억하다

이책은1773년경근기남인의핵심가문출신지식인이었던이극성이조선시대문인들의일화와시화를엮어펴낸『형설기문』을세명의젊은고전문학자가함께현대어로옮기고주해와서설을단책이다.이극성은『지봉유설』을쓴이수광의6대손이자『성호사설』을쓴이익의사위로,책은그자신이속했던근기남인계열의문인들에대한이야기를주로담고있다.
사실남인은17세기이후정국에서배제되어소수집단으로전락하고,신유박해이후엔계속된정치적탄압으로몰락의길을걷고있었다.때문에조선후기문화사에서이들이차지하던비중을부정하기어려움에도불구하고그문집은전하지않는것이많고,그나마전하는것도소략한필사본이대부분이었다.이런상황에서이번에초역되는『형설기문』의가치는더욱의미가있다.
책속에는조선후기실학파문인들을대거배출한지봉가와성호가문인들을비롯해,근기남인계문인들에대한수많은기록과당대의문화적지형도를파악할수있는흥미로운전거들이함께수록돼있다.균형잡힌시각에서조선후기문화사를다시바라보게만드는귀중한자료가아닐수없다.

부지런한공부가운데
선현의옛일을기록해두다

『형설기문』은익히알려진고사성어‘형설지공(螢雪之功)’에서그제목을따왔다.말그대로저자는스스로부지런히공부하던과정에서견문하게된여러문인들의작품들과그들의삶에얽힌흥미롭고교훈적인일화들을한데엮어한권의시화잡록(詩話雜錄)으로펴낸것이다.
무엇보다이극성은선조들의저술을정리하는작업에온힘을기울인인물이다.1762년5대조이성구의『분사집(分沙集)』을편찬하고장인이던이익과목만중에게서문을받았고,조부이한종의『회헌잡저(悔軒雜著)』,숙부이영주의『탄은고(誕隱稿)』를정리하여이익에게서문을받았으며,부친이계주의『온재서법(溫齋書法)』을간행하고정범조에게서문을받기도했다.갖은사화와박해로이수광에서저자로이어지는지봉가문인들의저작은일실된것이많았기때문에,이렇게가학적전통을계승함으로써선조들의저술을복원해내고,나아가국가의전고(典故,전거로삼을만한옛일)에관한기록을정리한이극성의노력은후일조선후기문화사를복원하는데남다른함의를지닌것으로평가받을만하다.


남인계문단에대한살아있는스케치

『형설기문』은장르상시화(詩話)갈래에속한다(시화란한문학에서시나시인혹은시파[詩派]등에대한평론이나시인들의창작과관련된고사,특이한행적등을기록한글들을일컫는다).『형설기문』의기사가운데본격적인한시비평으로분류할수있는기사는약50여화이다.여기에산문비평에해당하는기사까지합하면전체의1/4정도가문학비평에해당하는기사라할수있다.이러한문학비평기사는남인문인들과관련된것이주류를차지하고있어,다른문헌에서찾아볼수없는남인문단의실상을생생하게전해준다.
『형설기문』에는남인문인으로서높은문학사적위상을점하는허목(許穆)ㆍ이민구(李敏求)ㆍ채팽윤(蔡彭胤)ㆍ신유한(申維翰)ㆍ이서우(李瑞雨)ㆍ오상렴(吳尙濂)ㆍ이덕주(李德?)ㆍ강박(姜樸)ㆍ이용휴(李用休)ㆍ오광운(吳光運)ㆍ이헌경(李獻慶)ㆍ목만중(睦萬中)등이등장하며,이밖에좀처럼알려지지않은남인문인들에대한정보도담고있다.

『형설기문』,글쓰기의당파성

『형설기문』에서다뤄진문인들의상당수가당대에정치적으로궁지에몰려있던남인계지식인들이었기때문에,저자자신도옛문인들의행적과그문학적성취를순순히회고하는데머무르지않았다.또한역사적사건들에대해서는물론이거니와일상의차원에서도당파적태도로기술된기사들이자주목격된다.
그렇지만사실상조선후기에편찬된문헌들은대부분당색으로부터자유롭지못했다.문학비평에가까운시화역시예외가아니어서,저자의당색에따라거론하는문인이상이하고,평가도달라졌다.당파에따라학맥과혼맥이형성되는당시의상황에서이는자연스러운현상이었다.남인계문인이문학사에서정당한평가를받지못하고있는것역시이때문이다.현전하는시화의상당수가노론및소론계열의문인에의해편찬된것이기때문에,조선후기에편찬된거질의야담총서에도남인계문인의시화는드문편이었다.
이렇게시화잡록에당파적입장이개입됐던게보편적이었다고이를수있기에,『형설기문』의상황또한여기서멀지않다.즉,『형설기문』에서도남인계와소론계인물에관한일화는대체로우호적인입장에서서술되고있으되,남인에속하는김덕원과소론에속하는윤지완의당색을초월한친교는긍정적으로평가됐다.반면노론계인물들에대한시각은대체로부정적이었다.
특히채팽윤(남인)과김창흡(노론)이서로의시를평가한일화에서이러한시선을엿볼수있다.『형설기문』에수록된김창흡의시는미적으로뛰어나다기보다는희작적성격이두드러지는작품들이다.당대김창흡의시명(詩名)이결코채팽윤보다못했다고볼수없는점을고려한다면,이는당파적시선에입각한공정하지못한태도라여겨진다.이밖에도노론계인물에관한일화역시표면적으로는덕행과문장을높이평가한듯하지만,면밀히검토해보면그기저에는당론에입각한부정적인식이숨어있다.
『형설기문』의기사는이처럼당파적관점에입각해서술된것이적지않다.그러나이때문에오히려다른문헌에서발견할수없는남인문인들에대한기록이다수발견된다는점은이자료가각별한문학적위상을확보하고있음을반증한다.

『형설기문』이증언하는조선후기문화사

1.국조전고와조선의명필들
『형설기문』에는국조전고(國朝典故)성격의기사가다수실려있다.예컨대500여명이넘는역대문인들의호를열거한기사,대를이어문과에급제한30여가문의사례와해당인물들을일일이거론한기사,국왕의자손으로서현달한인물들을열거한기사등은상당한분량을차지한다.이밖에도대대로정승을역임한동래정씨및달성서씨,청풍김씨의인물들에대한기사,그리고오리이원익가문과김효건가문의장수한인물들을열거하는기사등은모두후대에남길만한전고의일종으로간주했던것으로보인다.사색당파의분당원인에대한『해동잡기』와『택리지』의기록을인용한부분역시같은의도에서비롯된것으로보인다.
특히『형설기문』에서는서예로이름난인물들의일화를비중있게다루고있는데,이는이극성의부친이계주의영향이었다.이계주는평생서예에몰두했으며,이극성도서예에남다른조예가있었다.이극성은무엇보다한호의필법을높이평가한것으로보인다.이서의필법은한호의필법을터득한이지정으로부터전수받은것이며,오준역시한호의고제라일컫고있다.그러나이서가한호의글씨를보고‘상놈의글씨[常漢筆]’라고혹평하였다는일화에서알수있듯이,당시한호의필법은사대부들사이에서그다지높은평가를받지못했던듯하다.그러나이극성은한호의필법에대한이서의혹평이너무지나친말이라하며,한호의필법을가장높이평가했다.이익역시『성호사설』에서도비슷한의견을개진했었다.

2.역사가의시선으로포착한다양한인물군상들
이극성은당대미천한신분이나처지에놓여있었지만뛰어난덕행이나재능을가진인물들―기생ㆍ종(노비)ㆍ맹인ㆍ수졸ㆍ서자등―의일화나여성이나천류(賤流)의작품으로알려진시문들을수록하는가하면,술수(術數)에뛰어난인물들의신이한행적을기록한기사들도실었다.또한직접부석사에가서의상대사의지팡이에서피어났다는꽃나무를보고,이를소재로지은퇴계의시를인용했으며,자신의선조인이동규와이종사촌간인김시진이민암의관상을보고그사람됨을꿰뚫어보았다는일화를수록하기도했다.
『형설기문』의내용이대부분철저한사실에기반하고있다는점을감안한다면,이러한일화는이질적인것으로여겨질수있다.그러나이러한성격의일화를수록한의도역시역사가로서알수없는사건의진위를섣불리단정하지않고견문한대로기록하여후대에전하려는‘존의(存疑)’의의도에서비롯됐다고보는것이타당할듯하다.
이처럼이극성이『형설기문』에서신분적으로미천하거나알려지지않은인물들의윤리적면모와잠재된능력을발견하고기록으로남기고자했던것은,정사(正史)를보충하는야사(野史)로서의역할을기대했기때문이다.그결과그는고매한도학자로부터기인(奇人)과천인(賤人)에이르기까지다양한인간군상들을사실적으로묘사함으로써당대에대한가감없는기록을남긴셈이다.

3.당대풍속의기록
이극성의국어에대한남다른관심역시당대문화사의기록이라는관점에서해석이가능하다.『형설기문』에는국어학적으로매우중요한자료로알려진이익의「백언해(百諺解)」가그대로전재되어있는데,이는이극성과이익의학문적연계를보여주는또다른증거이자당대풍속의기록이라는관점에서주목된다.이밖에음운(音韻)및방언(方言)을소재로삼은해학적성격의일화도적지않아국어학적으로참고할만하다.조선시대에사용되던수량명사백수십개를기록한기사도가치있는자료이다.

이처럼『형설기문』의내용은다양한분야를포괄하고있어이극성의지적관심사의폭이매우넓었음을보여준다.물론기존의시화잡록및타인의저술에수록된내용도실려있지만,이극성의육성으로기술한내용이주라는점을고려하면그가치는결코과소평가할수없다.정리하자면,『형설기문』은『지봉유설』과『성호사설』의박물학적전통을계승하면서도그관심사를예각화하여자국의인물과사건을중심으로당대문화사를여러각도에서조명한저술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