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예술미학 산책 (동아시아 문인들이 꿈꾼 미의 세계 | 양장본 Hardcover)

동양 예술미학 산책 (동아시아 문인들이 꿈꾼 미의 세계 | 양장본 Hardcover)

$44.53
Description
동양 예술미학의 정원으로
산책을 권유하다

지난 30여 년간 동양의 미학과 그 예술정신의 탐구에 몰두해온 필자가 여러 지면에 발표해온 글들을 차분한 어조로 정리해 엮은 책이다. 눈앞의 예술작품들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해내면서, 필자는 이를 창작했던 조선과 중국의 문인사대부들의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재조명한다. 이 과정에서 과연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의 예술적 형상과 그를 빚어낸 예술적 언어, 그리고 그에 담긴 작가의 예술정신은 서로 동떨어진 채 이해될 수 없다는 자연스러운 결론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동양 문인사대부들의 은일(隱逸)의 세계관에 대한 심층 분석이 이 책의 본류가 되고, 유가와 도가미학으로 크게 나뉘는 동양의 미학관, 품론ㆍ임모론ㆍ인품론ㆍ서화이론 등의 예술론, 쇄락과 광기 등 동양예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키워드들, 그리고 한국의 전통미를 비롯해 서양과 다른 동양 예술미학의 고유함과 본질에 이르기까지 동양의 미학과 그 예술정신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새로운 지의 총화를 모색하는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의 학술 기획 총서 ‘지의 회랑’의 세 번째 책으로, 중국 현대미학의 개척자인 쭝바이화(宗白華) 교수의 ?미학산보(美學散步)?처럼 학술서의 깊이와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유유히 미학의 정원을 산책하며 읽는 에세이와 같이 자유로운 문장이 일품이다. 이제 여기 동양 예술미학의 정수를 채록한 스물세 편의 글 숲을 천천히 거닐어보자.

은일의 삶을 지향한
동아시아 문인들이 꿈꾼 미의 세계

중국에는 은사(隱士), 일민(逸民), 유민(遺民), 은자(隱者), 은군자(隱君子), 육침(陸沈), 은일(隱逸), 은둔(隱遁), 퇴은(退隱), 귀은(歸隱)을 비롯하여 고사(高士), 처사(處士), 일사(逸士), 유인(幽人), 고인(高人), 처인(處人) 등, 세속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삶을 영위하는 문화가 있어 왔다. 대범함과 깨끗함, 고상함과 소박함이란 독특한 풍격을 지닌 은사들은 벼슬을 하지 않는 것을 하나의 특징으로 삼고, 정신의 독립과 세속의 초탈이라는 이상적인 삶을 추구했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과 처한 상황에 따라 유가적 삶과 도가적 삶을 함께 추구하거나 때론 도가적 삶에 치중한 형태를 취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삶은 쇄락(灑落)적 삶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했다. 일찍이 범엽(范曄)이 ?후한서? ?은일전?에서 다양하게 은사를 분류한 이후 역대 중국의 정사에는 일민이나 은일과 같은 부류가 많이 보인다. 또한 정사 외에도 황보밀(皇甫謐)의 ?고사전?을 비롯해 ?일사전? 같은 부류의 저작들도 많다.
조선의 사대부들도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수하며 관직에 나아가 자신의 이름을 청사(靑史)에 길이 남기겠다는 포부를 가지곤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자유가 속박 당하고, 심한 경우 몸에 욕됨을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이런즉 관직을 멀리하고 친자연하는 삶을 통해 존심양성(存心養性)하며, 한 몸을 온전히 보전하려는 이들이 있어 왔다. 공자는 자신이 처한 시대가 좋지 않으면 “은거하면서 그 뜻을 구하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 은거는 자연을 동경하면서 자연에서의 삶에 일정한 의미를 부여했다.
경제적 빈한함에도 은사의 이러한 은일의 삶엔 결코 좌절이나 비통함이 없었다. 가난하지만 도리어 그들은 행복해했다. 그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삶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그 빈한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능력 있는 백수’로서의 삶이었다. 이런 은일의 삶은 조선조 시인이나 화가들에게 중요한 작품 소재가 되었고, 그들은 작품을 통해 우회적으로 은일과 쇄락한 삶의 기품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이런 까닭에 동양예술에서는 기교의 최고 경지인 신품(神品) 이외에 ‘법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예술정신’, ‘훌륭한 인품’, ‘탈속적이면서 은일 지향의 삶’ 등의 맥락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경지인 ‘일품(逸品)’을 더 높은 경지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는 동양에서 예술작품과 예술가를 대할 때 단순히 기교 하나만으로 평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동양의 예술사를 보면, 간혹 기교를 어떤 측면에서 평가하느냐에 따라 신품과 일품의 우열을 논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일품을 신품보다 높게 평가하는 것은 결국 기교 너머 또 다른 미적 경지가 있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는 작가의 탈속적이면서 은일한 삶, 선풍도골(仙風道骨)의 풍모, 인품과 학식, 기운 등을 높이는 동양의 철학적ㆍ미학적 사유에 그 맥이 닿아 있다.
이렇게 이 책은 전 장에 걸쳐 다양한 은사들의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예술적이며 그 자체로 미학적이었던 동양 문인사대부들의 은일한 삶의 기품을 다층적이며 심층적으로 분석해나간다.
저자

조민환

저자조민환은성균관대학교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춘천교육대학교교수,산동사범대학외국인교수를거쳐,현재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교수로재직하고있다.
도가ㆍ도교학회회장,도교문화학회회장,서예학회회장등을역임했고,국제유교연합회이사,한국연구재단책임전문위원(인문학),동양예술학회회장등으로활동중이다.철학연구회논문상,원곡서예학술상등을수상하였다.
주요저서로〈중국철학과예술정신〉(1997),〈유학자들이보는노장철학(1998),〈노장철학으로동아시아문화를읽는다〉(2002)가있으며,〈강좌한국철학〉(1995)등10여권의책을함께썼다.
옮긴책으로는〈도덕지귀道德指歸〉(2008),〈이서李?필결筆訣역주〉(2012),〈태현집주太玄集註〉(2017)등이있다.[노장의미학사상연구],[주역의미학사상연구]등130여편의학술논문들을발표했으며,평론가로서서화잡지등에도쉼없이소논문과평론들을싣고있다.빼어난그림과글씨그리고이름높은유물과유적들에는항시남다른철학이내재되어있다고여기며,동양예술과동양철학사이의경계허물기에진력하고있다.

목차

책을열면서

제1장동양의미학과예술정신을어떻게이해할것인가?
제2장동양의미학과예술정신을이해하는초보적사유
제3장동양의미학과예술정신을이해하는두가지틀:중화미학과광견미학
제4장정기론:우아한것이아름다운가?기이한것이아름다운가?
제5장노장철학과예술정신:광기어린작품은무엇을표현하고자한것인가?
제6장동양서화예술에나타난감응(感應)미학에관한연구
제7장품론을통해작품의우열을가리다
제8장품격론을통해본문인전각
제9장동양예술에서의‘도’와‘기예’의관계성
제10장예술창작에서기교운용에관한장자적해석
제11장동양예술의임모(臨摹)전통에담긴의미
제12장동양미학에서의모방과창조
제13장유가의‘성중형외(誠中形外)’사유에나타난상덕미학(象德美學)
제14장동양예술에나타난인품론에관한연구
제15장유가의몸에대한인식을통해본신체미학
제16장쇄락(灑落)과천재적광기의미학적이해
제17장은사(隱士)의쇄락적삶에대한미학적이해
제18장조선조시화에나타난은일적삶의미학적이해
제19장피로사회와동양은일사상의현대적효용성
제20장노장철학에바탕을둔서화이론과기공(氣功)의상호연관성
제21장도산서당:‘택여기인(宅如其人)’의관점에서본형세론미학
제22장유가ㆍ도가사상의관점에서본한국전통미의특질
제23장조선조서화예술에나타난태극음양론

책을마치며
참고문헌ㆍ주ㆍ찾아보기
총서‘지의회랑’을기획하며

출판사 서평

동양미학의여러관점들을갈래짓고
그철학적ㆍ예술적ㆍ정치적ㆍ윤리적맥락을짚어보다

중국미학과예술정신은시대에따라큰흐름을달리하였다.철학자리쩌허우(李澤厚)는유가미학,도가미학,굴원(屈原)으로대표되는초소(楚騷)미학,선종(禪宗)미학이네가지를중국미학의큰흐름으로보고,이4대사조를파악하는것이중국미학의발전단계를이해하는데매우중요하다고말했다.
그런데큰틀에서는유가미학과도가미학을알면나머지분야는일정정도해결된다.선종이유가ㆍ도가와차별되는지점이있지만,주희등송대이학자들의“선종은장자에서나왔다”는언급이나리쩌허우가미학적측면에서볼때,“선(禪)은유가와도가의초월적인면을한층높였지만,그내재적실천에서는여전히중국의전통을따르고있다”,“선은장자와현학(玄學)을이었다”,그리고“선에서출발하여유가와도가에되돌아온것[由禪而返歸儒道]이다”라는언급등을참조할필요가있다.즉,선종미학은도가미학특히장자미학과유사한점이많고,아울러남방문화의상징인초소미학도유가미학과도가미학이란틀에서논의될수있다.특히송대이후문인사대부들은유가,도가,선종을하나로융합한경지를담아내어이전과다른독특한풍모를보이는데,실질적인그중심은유가이거나도가였다.
철학자장파(張法)역시중국미학의큰줄기로‘유가’,‘도가’,‘굴원’,‘선종’에다‘명청시대의사조(시민취향포함)’를추가하여다섯줄기로구분한다.유가,도가,명청시대의사조가기본이고,굴원과선종은앞에서거론한세가지의보충혹은조화(굴원은유가와도가의보충이고,선종은유가와도가및시민취향의조화다)다.
리쩌허우와장파의논지외에도이책에서는많은동양미학자ㆍ예술철학자들의입장과결론을종합해,동양미학의주요관점과다양한예술론들의특성을정리해놓았다.이를통해각사조들의철학적ㆍ예술적ㆍ정치적ㆍ윤리적맥락이일목요연하게정리된다.또한이를추상적인이론으로요약하는방법대신,문인사대부들이창작해놓은다양한명작들을인용해구체적으로해설하는방법을택함으로써독자들이동양미학관의갈래와그흐름들을현장감있게이해할수있도록도왔다.

동양의미학과예술정신의엣센스들
스물세편의글꼭지에서정리하려는바

제1장에서는동양미학과예술정신에관한기존의연구방법론과그결과들을정리하고,아울러시대변화에따라다르게나타난미적인식들을고찰한다.제2장에서는동양의미학과예술정신을이해하는초보적인사유에관해‘우주를담으려는의식’,‘형(形)과신(神)의관계’,‘마음을담아내는예술’,‘시ㆍ서ㆍ화는근원이같다’는차원에서고찰한다.제3장에서는동양의미학과예술정신을이해하는기본적인두가지사유의틀로서유가의중화(中和)미학과도가의광견(狂?)미학을설정하고,실질적인예술이론에서두사유의방식이어떤차이점을드러냈는지를고찰한다.중화미학과광견미학은다른차원에서는‘우아한것이아름다운가’또는‘기이한것이아름다운가’라는질문과연관되는데,제4장에서는이를구체적인사례를통해고찰한다.
제5장에서는노장예술정신의핵심에해당하는‘광기’가실질적으로예술창작에어떻게적용되었는지구체적인사례를통해고찰한다.제6장에서는인간과우주자연의교감의결과인감응론이서ㆍ화및음악이론에어떤영향을주었는지,특히‘상(象)’자를중심으로고찰한다.동양예술에서는품론을통해작가의예술적재능과기교의우열을가렸는데,제7장에서는다양한품론이시ㆍ서ㆍ화이론에구체적으로어떻게적용되었는지고찰한다.제8장에서는시ㆍ서ㆍ화의품격론은전각에도적용되는것으로설정하면서,문인전각에나타난품론에대해고찰한다.
동양예술에서는기교의최고경지를도(道)와연계하여이해하였는데,제9장에서는중국서화사에서도와기예가역사적으로어떤맥락에서이해되었는지고찰한다.동양의바람직한예술창작과관련하여장자가말한‘해의반박(解依盤?)’의고사와‘포정해우(?丁解牛)’의고사가거론되곤하는데,제10장에서는이고사의의미가실질적인예술창작에어떻게적용되었는지고찰한다.
동양예술은창작에앞서임모를매우중요하게여기는데,제11장에서는이같이임모를중시하는이유를‘법동(法同)’,‘수동(手同)’,‘심동(心同)’의관점에서고찰한다.동양예술에서는모방행위가예술창작에많은영향을준다고보는데,제12장에서는구체적으로어떤점이이를가능하게했는지고찰한다.유가는내면에쌓인긍정적인덕의기운이외적몸짓으로드러난다는일종의‘성중형외(誠中形外)’의사유를말하는데,제13장에서는이같은‘성중형외’의사유에담긴상덕(象德)미학을고찰한다.
동양예술은한작가의작품을평가할때‘인품(人品)’을가장우선시하는데,제14장에서는이런점을실제예술가의역사적평가와연계하여이것이갖는의미를고찰한다.동양에서‘몸’은단순한살덩이가아니라정신이그안에내재한것으로이해되는데,제15장에서는몸과정신의관계를말한신체미학이철학의변천에따라어떤변화를보여주는지주자학의‘수신(修身)’과양명학의‘안신(安身)’의사유에적용하여고찰한다.
유학에서는경외(敬畏)외에도쇄락(灑落)의경지를추구하는데,제16장에서는증점(曾點)의‘욕기영귀(浴沂詠歸)’로말해지는쇄락적사유가실질적인예술정신에서어떻게발현되는지고찰한다.제17장에서는중장통(仲長統)이[락지론(樂志論)]을통해제시된은일적삶을고찰한다.제18장에서는조선조시ㆍ화에나타난은일적삶을규명하여과거유학자들이어떠한삶을지향했는지고찰한다.제19장에서는‘피로사회’로규정되는오늘날,동양의은일사상이어떤효용성이있는지다루면서과거문인들이지향한은일적삶의현대적효용성을고찰한다.제20장에서는노장철학에바탕을둔서화이론은기공(氣功)에서추구한실질적인수련과밀접한관련을가지고있다는점에서출발하여서화이론과기공의상호연관성을고찰한다.
제21장에서는유학자들의노년기의삶의공간에중점을두고,이른바‘택여기인(宅如其人)’의한예로거론할수있는도산서당을형세론적측면에서살펴보고,이를이황의인품과학식과연계하여고찰한다.제22장에서는한국전통미의특질로일컬어지는다양한사유들을유가사상과도가사상에적용하여규명하되,특히도가사상측면에서자연미가갖는의미를고찰한다.제23장에서는태극음양론이조선조의서화이론과한글창제원리에어떤영향을주었는지고찰한다.